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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남해

진도의 접도에서 봄의 뒷덜미를 잡다

by 혜강(惠江) 2012. 3. 29.

 

진도 속의 접도  

 

접도에서 봄의 뒷덜미를 잡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봄 향기의 진원지를 향해 서울에서 출발. 경기도권을 벗어나 충청도를 진입, 공기가 포근해졌다. 충청도를 지나 전라도로 진입하니 바람막이 재킷도 거추장스러워 벗게 된다. 세계지도에서 한반도는 참 작다. 그럼에도, 서울에서 남해까지 내려가는 동안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변화는 매번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진도’ 약 6시간 운전 끝에 도착. 진도대교 덕분에 진입이 편리해졌지만 그래도 멀긴 멀다. 진도에서 다시 남쪽으로 더 내려간다. 약 300m 거리를 두고 작은 섬이 다리로 연결됐다. 진한 봄 향기가 다리 건너, 저곳에서 느껴진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접도’라는 섬이다. ‘섬 중의 섬’이라고 불리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닿을 수 있는 곳이다.

 

 

 

 

 

* 진도군 금갑리와 접도를 이어주는 ‘접도연도교’(상) / 해조류가 뻘을 옅게 깔았다(하) *

 

 

 

  이 오지에 마을 생긴 것은 약 100년, 전씨 일가가 입도했다는 설이 있으며, 약 1270년에 삼별초 군이 금갑선창을 통해 제주도로 퇴각하던 중 잔류병이 접도에 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남쪽 가장자리에 있어서일까. 이 섬은 유배지였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인적이 드물어 마을과 항구를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의 원형이 잘 남았다.

 

  1987년 완공된 접도연도교로 진도와 연결되면서 교통이 편리해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관광지로서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21세기에 통용되는 ‘섬 중의 섬’ 그 대표적인 곳이 접도가 아닐까 싶다.


  연도교를 지나 수품항으로 가다 보면 작은 포구를 볼 수 있다. 김양식장이 많아서인지, 조수간만의 차로 드러난 바다의 밑바닥에 파래, 김 등 해조류가 옅게 깔려 독특한 색감의 바다 풍경을 보여준다.

 


  

 

 

* 접도의 김 출하가 한창인 수품항(상) / 접도 어민의 든든한 바닷지기 ‘등대’(하) *

 

 

   수품항에 들어서면, 이 작은 섬에 이렇게 규모가 큰 항구가 있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국가지정어항이라고 한다. 방파제 등을 설치해 어장의 개발과 어선의 대피에 용이하도록 조성된 어항이다. 멀리 보이는 등대에서 김양식이 한창인 현장의 모습까지, 어촌의 생동감이 진한 바닷내음과 잘 어울린다. 어촌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면, 이번에는 시원한 풍경을 즐기기 위해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보자.

  수품항의 곳곳에 웰빙 등산로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수품항으로 진입하는 도로 맞은편, 오르막길을 이용하면 여미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다. 접도의 웰빙등산로는 이미 등산 마니아들에게는 유명한 코스로 평판이 자자하다. 해발 164m의 남망산 능선에 놓인 매력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 상록수가 군락을 이뤘고, 야생화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남해의 풍광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감동자체다. 이름하여 지붕없는 수목원이라 할 수 있다.

 

 


 

 

 

* 웰빙등산로 입구, “체력은 정력”(상)  여미주차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진돗개 한쌍(하) *

 

 

  웰빙등산로 전 구간은 약 12km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구간끼리 만나는 지점 덕분에 시간조절이 용이한 구성을 가졌다. 일단 전망대가 있는 쥐바위로 향했다. 경사가 높은 오르막이 더러 있지만 대부분 짧은 편이라서 가벼운 산책을 한다 치고 부담 없이 진입해도 된다.

 

 


 

 

 

* 상록수림의 상쾌한 산길 *

 

 


  진도군의 자랑 중 하나인 상록수림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사시사철 푸른 숲을 선사한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이 끼리끼리 모여 작은 군락을 이루며 숲을 메웠다.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분위기가 급변하는 기분이 드는데, 주위의 군락이 변하면 분위기도 같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수목의 군락이 등산을 즐겁게 한다. 

 

 


 

*  쥐바위에서 보이는 북동쪽 풍경 *

 


 

  약 30분 오르면 쥐바위 전망대에 도착이다. 해발 약 159m로 남망산 정상(164m)에 이어 접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전망대에 앉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평온해 보이는 마을,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남해, 남망산에서 뻗은 여맥, 그 골짜기가 땅으로 퍼져 작은 평지를 이루는 모습 등, 천천히 하나하나씩 시선을 옮기며 풍경을 음미해본다.

 


 

 

 

 

* 야생화·야생초 체험장(상)과 야생화 ‘산자고’ *

 

 

 

 

 

 

 

 

 

* 병풍바위 근처 동백숲 *

 

 

 

 남쪽 끝에 위치한 섬이기에 일몰과 일출 풍경이 멋질 것 같다. 다음에 이곳을 찾을 때는 그 모습을 담아가기로 결심, 다음 발걸음을 이어간다. 상록수 숲내음과 바닷내음을 마음껏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꽃향이 느껴지는 곳에 도착한다. 동백숲이다. 등산로 주변의 동백나무 군락 중 가장 오밀조밀하게, 넓게 퍼진 군락이다. 동백꽃들이 만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성격 급한 봉우리가 망울을 터트렸다. 수풀이 빽빽한 게 동굴 같은 느낌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니 잠깐 서서 눈을 감아본다.

  고개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오르막을 넘을 때면 새로운 풍경이 매번 펼쳐지니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귀바위, 병풍바위, 말똥바위, 솔섬바위 등등 기암의 다양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 산길에서 바닷길로 넘어오면 보이는 풍경 *

 

 

  

 

 

 

* 산길과 바닷길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의 웰빙등산로(상) / 기암바위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볼 수 있다 *

 

  병풍바위를 둘러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과 섬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 두 방향이다. 여기서 해변으로 내려가면 접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기다린다. 해안 암석과 산길을 번갈아 가도록 구성돼 그야말로 팔색조 같은 길이다. 섬 중의 섬이라는 표현이 다시 한 번 실감 난다. 해안의 기암에는 바다의 생태계가 살아있고, 어떤 경계도 없이 자연스럽게 숲의 생태계로 넘어가는 모습이 신기하면서 경이롭다.

  접도의 웰빙등산로를 가기 전, 등산장비 하나 정도는 없어도 상관없지만 카메라만은 꼭 지참하자. 시도 때도 없이 담고 싶은 풍경과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말이다. 남도의 갈바람이 갑자기 그리운 때가 잦다. 하지만 봄기운 가득 담은 접도의 바람도 자주 생각날 것 같은 예감이다.


여행정보



1. 찾아가는 길

* 자가용
 - 목포IC → 영산호하구둑 → 영암방조제 → 금호방조제 → 77번 국도 → 우수영 → 금골교차로(진도

 

    대교 방면) → 의신면 금갑리 → 수품항 → 접도
 -  해남IC → 우수영 → 금골교차로(진도대교 방면) → 의신면 금갑리 → 수품항 → 접도

* 버스
서울 ↔ 진도 : 1일 4회 왕복(5시간 30분) /  광주 ↔ 진도 : 1일 20회 왕복(2시간 소요)
목포 ↔ 진도 : 1일 22회 왕복(1시간) /  서울 ↔ 목포 : 1일 25회 왕복(4시간 40분 소요)



2. 맛집

구장터 : 생선매운탕, 백반, 061)543-3722 /  팽목횟집 : 생선회, 매운탕, 061)544-1975
기와섬 : 회정식, 전복, 061)543-5900 /  이조숯불갈비 : 갈비, 갈비탕,  061)544-8183
제주촌 : 쇠고기등심, 돼지갈비, 061)544-4919



3. 숙소

남강모텔 : 진도읍 성내리 46-10, 061)544-6300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리 745-5, 061)542-2251
왕고개모텔 : 의신면 침계리 878-1, 061)543-9556
진도관광모텔 : 군내면 녹진리 3-2, 061)542-2123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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