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바라나시(Varanasi)
현세에서... 모순적인 매력이 있는 곳
바라나시에서 만난 음악가 빠뿌와 그의 딸 무갈
글·사진 이형수
인도에 오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른다는 바라나시(Varanasi). 바라나시에 무엇이 있기에 그 많은 사람은 바라나시에 가는가?
▲ 인도 바라나시에 있는 가장 큰 화장터. ⓒ 이형수
어떤 사람들은 바라나시를 ‘삶과 죽음의 경계’, ‘영혼의 쉼터’와 같은 거창한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그보다는 실체적인 것들을 찾아간다. 그 실체적인 것 중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바로 화장터다.
어느 문화에서도 화장터를 일반사람에게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이곳은 매일 수 없이 시체를 태운 재와 연기를 볼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확연히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본다고 그다지 흥미로운 일은 아니다.
▲ 인도 바라나시 Ghat의 낮 풍경. ⓒ 이형수
인도 곳곳에 강을 옆에 둔 화장터가 있긴 하지만, 가장 성스러운 갠지스 강(Ganges)의 화장터와는 감히 규모나 비용, 인기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의 시신이 갠지스 강(강가 강)의 화장터에 실려온다. 화장터로 가는 좁은 골목에서는 “Ram nam satya hai”라고 외치며 시신을 든 남성들을 몇 분 간격으로 계속 볼 수 있다.
* Ram nam satya hai : ‘Ram의 이름은 진실이다.’라는 뜻인데, 여기서 Ram은 라마 신을 말한다. 이 말은 ‘죽은 사람은 라마신의 진실(숨)이 없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매일 밤,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한다. 의식을 보기 위해, 많은 인도인과 여행자 들이 모인다. ⓒ 이형수
갠지스 강(강가 강)에서 화장을 이렇게 헌신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힌두교도 불교와 마찬가지로 윤회 사상이 있다. 가장 성스러운 강에서 사후를 맞는 것이 다음 세상에 나올 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성스러운 갠지스 강(강가 강)의 생성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주민들은 힌두교에서 가장 추앙받는 신 중의 하나인 시바(시와) 신이 전 세계를 집어삼킬 만한 큰물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의 머리로 받아 강으로 흐르게 했다는 설을 가장 많이 믿고 있는 것 같았다.
▲새벽녘, 우리를 배로 안내하는 소년 ⓒ 이형수
화장터에 가보면, 화장되는 장소도 사회 계급에 따라, 돈의 여유에 따라 다르며 태우는 나무의 종류도 다르다. 가장 비싼 땔감으로는 Sandal Wood(백단향) 종류가 있으며 부자들은 땔감으로 몇 백만 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화장 후, 아들이나 친지가 시체의 가슴뼈를 모아서 배를 타고 갠지스 강(강가 강)에 던진다.
갠지스 강(강가 강)은 종교적으로는 성스러울지는 몰라도, 과학적으로는 아주 오염되어 있다. 책에서는 하천의 대장균 검출 한계치의 30배가 넘는 대장균이 살고 있다고 한다. 화장된 시체와 화장되지 않은 인간의 시체(아이들, 독사에 물린 사람, 임산부, 사두, 나병환자는 순수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화장하지 않는다)와 동물의 시체가 강으로 들어오고, 하수구도 강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건기에는 유속도 느려진다. 침전물들은 유속이 느린 곳에 퇴적된다.
▲성스러운 목욕을 하는 인도인들. 화장터와 Ghat의 반대편 강가에 혹자는 시체가 많이 몰린다고 한다. 배를 타고 강 반대편을 향해 출발한지 5분도 채 안 되어, 보트의 줄에 걸 려 떠내려가지 않는 한 남자의 시체를 봤다. ⓒ 이형수
이런 곳에서 매일 목욕을 하고, 그 물을 마시는 광경이 타지인에게는 신기하다 못 해, 존경스럽기도 하다. 그들만의 성스러운 의식과 행동들이 바라나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과학적으로는 오염되었지만, 종교적으로는 순수한 이곳… 모순적인 매력을 지닌 성스러운 이 젖줄을 보기 위해 수 많은 순례자가 찾으며, 축제나 성스러운 기간에는 그 수가 가히 엄청나다고 한다. 이런 바라나시의 풍경이 인터넷에 소개되어 있겠지만, 나의 눈을 통해 본 바라나시의 풍경을 소개한다.
바라나시(Varanasi)의 가장 신비로운 시간은 아침이다. 갠지스 강(강가 강)의 물안개가 신비스럽게 수면을 감돈다. 순례자들은 아침 일찍 목욕재계하고, 목욕이 끝난 후 명상을 하는 순례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여행객이나 관광객들은 아침 일찍 배를 빌려, 이런 광경을 강 중앙에서 바라보곤 한다.
<출처> 2011. 7. 15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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