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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부산. 경남

경남 고성, 옛적 공룡들의 낙원이었던 상족암과 공룡박물관

by 혜강(惠江) 2011. 4. 12.

경남 고성

 

공룡들의 낙원이었던 상족암과 공룡박물관 

 

 

 ·사진 남상학

 

 

 

 

‘고성’하면 누가 뭐래도 옛적 공룡발자국 화석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동안 통영, 거제의 자연 풍광을 즐기는 맛에 취해서 고성 땅을 밟으면서도 고성에 펼쳐진 천연기념물들을 그대로 지나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공룡테마박물관인 고성 공룡박물관을 비롯하여 억겁의 세월이 함축된 ‘노천 자연사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상족암군립공원의 최고 매력 포인트 상족암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따라서 나의 고성 여행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1억 년 전 백악기 대륙으로의 여행인 셈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여 언덕 위로 올라서자 공룡을 상징하는 거대한 조형물인 공룡탑이 방문객을 반긴다. 공룡탑은 길이 34m, 너비 8.7m, 높이 24m의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형상화한 것이다. 공룡탑을 지나 상족암군립공원 앞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산중턱의 고성공룡박물관으로 향했다. 하이면 덕명리의 공룡박물관은 상족암 군립공원 위쪽 언덕에 2004년 설립했다.

 

 

 

  상족암 바닷가에 가장 많은 화석을 남긴 공룡 이구아노돈의 몸체를 형상화해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공룡테마박물관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실 내부에는 공룡 전신골격 복제품, 익룡 전신골격 등 공룡진품 7점, 복제 37점, 일반화석 108점, 모형 공룡 17점 등 총 169점이 전시되어 있다.  1층은 백악기공원, 디노랜드, 과거의 흔적, 뮤지엄 샾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악기 공룡공원, 초식·육식동물의 삶, 공룡시대의 동반자들, 시대별 화석, 화석 발굴현장 등을 볼 수 있다. 2층은 공룡의 수도, 고성의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다. 3층에는 발자국 화석지와 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에 오면 공룡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공룡은 어떤 동물인가?  어떤 종류가 있는가? 언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는가? 멸종된 이유는 무엇인가? 등 말이다. 

 

  각종 전시물을 관람하고 공룡박물관의 후문으로 나오면 야외박물관인 공룡공원이 펼쳐진다. 야외박물관 개념으로 조성된 공룡공원은 10여점의 공룡조형물과 함께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룡놀이터, 토끼와 흰 사슴 동산, 푸른 편백 숲 토피어리 동산 등이 조선되어 있어아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또 공룡공원에는 전망대도 마련돼 있어 상족암 일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공룡공원을 들러보았다면 다음 차례는 상족암이다. 여기서 탐방로를 따라 10분쯤 걸어가면 해안가의 상족암까지 갈 수 있다. 해안으로 내려서자 입이 닥 벌어진다.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자리한 상족암군립공원은 온통 울퉁불퉁하고 칼로 자른 듯한 바위 절벽으로 이뤄진 해안공원이었다. 마치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채석강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풍광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수만 권의 책을 켜켜이 쌓아놓은 듯한 이곳의 수성암 절벽 아래에는 썰물 때마다 널찍한 갯바위가 드러난다. 또한 거제 해금강의 십자동굴 같은 해식동굴도 있고, 입구와 출구가 따로 만들어진 바위굴도 있다. 입구가 바다 쪽으로 뚫린 어느 동굴에는 천상의 선녀들이 내려와 해수욕했다는 선녀탕도 있다. 해식동굴이 뚫린 상족암 바위틈새는 멀리서 보면 밥상다리 모양 같다 하여 상족암이라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발자국이 여럿 있다고 해서 쌍족암이라고 했고, 그냥 쌍발이라고도 했다.

 상족암 해식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바깥세상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십자가 형상으로 뚫린 굴은 어른 두세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 안쪽의 교차지점은 어른 열 명이 둘러앉아도 될 만큼 널찍한데, 동굴 바닥 암반엔 전설의 선녀탕을 비롯해 큼직한 공룡발자국 화석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그래서 오랜 세월 파도가 뚫어놓은 미로 같은 굴속을 거닐다보면 마치 저 어두운 구석 어디선가 무서운 티라노사우루스가 날카로운 눈을 꿈벅거리며 공격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층암단애로 이루어진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광도 상족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다.

 

 

  이처럼 풍광이 빼어난 상족암군립공원의 최고 매력 포인트는 억겁의 세월이 함축된 ‘노천 자연사박물관’이라는 점에 있다. 약 6km의 상족암 해안에는 약 1억4000만~6500만 년 전의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과 새의 발자국 화석이 무려 4300여 개나 산재한다. 그렇다면 이곳 고성은 아득한 옛적 공룡들의 낙원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곳 ‘고성 덕명리의 공룡화석 산출지’는 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아 지난 1999년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되었다.

 

  상족암 일대에 살던 공룡은 대체로 용각류(龍脚類), 조각류(鳥脚類), 수각류(獸脚類) 세 종류로 나뉜다. 용각류는 네다리 보행인 초식공룡으로 몸길이 약 25m, 몸무게 약 78톤이나 되는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이 있고, 조각류란 두 다리로 보행한 날개 달린 공룡을 말한다. 수각류는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이다. 또 얼마 전엔 길이 30cm, 너비 3cm로 완벽한 형태를 갖춘 익룡의 뼈화석이 상족암 앞바다 한 무인도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뼈화석이 네 개의 익룡 손가락 가운데 날개로 진화한 네 번째 손가락의 첫마디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촛대바위와 상족암 사이에는 나무데크 산책로가 개설돼 있어 밀물 때도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또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밀집된 촛대바위 옆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실제 크기 모형이 설치돼 있다. 

 

  상족암 유람선을 타는 것은 남다른 멋을 자아낸다. 유람선을 타면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상족암 일대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남해안 한려수도 호수 같은 고성만과 자란만의 수려한 자연경관도 해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고성읍 남포항과 하이면 덕명항에서 출발한다.   

 

 

▶관련 사진들

 

 

공룡탑

 

여러 공룡의 뼈대들
공룡 멸종에 대한 설명
공룡의 생활모습 상상도와 알 품기
상족암에서 발견된 화석들
여러가지 공룡의 재현

 

 

공원에 설치한 다양한 공룡 모형
공룡공원에 설치된 전망대와 여기서 바라본 섬등
공룡공원에서 상족암으로 내려가는 출구
상족암 군립공원 해안 절경

* 상족암 해안의 해식동굴. 이 해식동굴을 밖에서 보면 밥상다리모양 같다 하여 상족암이 불린다.

 

 

* 상족암군립공원 안에 흩어진 공룡발자국 *

 

 * 상족암 해안 산책로, 테크로 되어 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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