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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전국 맛집, 그 곳에 가면 뭔가 다르다.

by 혜강(惠江) 2011. 1. 20.

 

전국 맛집, 그 곳에 가면 뭔가 다르다.

 

 

 

 

[서울] 광진구, 동대문구, 마포구, 서대문구 

 

 

▶ 장순루 (광진구 광장동/ 유산슬밥)

 

워커힐 근처에서 30년 넘게 영업해온 중국집이다. 역사만큼 음식 맛이 좋다. 해산물과 소스를 듬뿍 얹은 유산슬밥이나 잡탕밥 종류는 양도 푸짐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식사로 많이 찾는다. 탕수육은 달콤한 소스와 고기를 튀겨낸 정도가 좋고, 라조기도 매콤하면서도 육질 좋은 닭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장이나 짬뽕 같은 면도 좋지만 초면도 먹을 만하다. 강한 불맛으로 일반적인 중국집 메뉴들에 비해 확실한 맛을 내는 집이다. 맛을 따지는 택시기사들이 차를 세워놓고 느긋하게 먹고 가는 집이다. (02) 446-2055

*찾아가는 길: 천호대교 북단에서 워커힐호텔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 SK주유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 피자힐 (광진구 워커힐호텔/ 피자)
서울에서는 가장 고전적인 피자리아 중 하나다. 피자 맛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일정 정도 수준 이상의 피자 맛을 유지하고 있다. 토마토, 버섯, 살라미소시지 등 다양한 토핑을 얹은 콤비네이션 피자가 가장 맛있고 무난하다. 푸짐하게 얹은 모차렐라 치즈가 먹음직스러운 나폴리타나 피자며, 카프리체 피자, 해물 피자 등 몇가지 피자 메뉴들이 손님들을 기다린다. 피자힐이라는 상호 그대로 피자언덕에 올라가 창 밖으로 광나루 앞 한강을 내려다보자. 분위기가 잡히는 일급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다. 특이한 모양의 레스토랑 건물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 (02) 450-4699
*찾아가는 길: 워커힐호텔 안에 있다.

 

▶곰보추탕 (동대문구 용두동/ 추탕)
용금옥과 더불어 서울의 추탕 맛을 오랫동안 지켜온 식당이 곰보추탕이다. 서울에서는 추어탕이라고 부르지 않고 추탕이라고 부른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어서 끓이는데, 남도식 추어탕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징그러워 보일 수도 있다. 푹 끓인 추탕 국물과 입에서 아작아작 씹히는 미꾸라지의 느낌이 일품이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노포답게 변합없는 담백한 국물, 듬직한 추탕을 내놓는다. 정 미꾸라지를 통째로 못 먹겠다는 사람은 ‘갈아서 달라’고 하면 그렇게 끓여준다. (02) 928-5435
*찾아가는 길: 신설동에서 고대 쪽으로 가다가 대광고등학교 지나서 안암교 근처 천변에 있다.

 

▶ 눈치없는 유비 (마포구 동교동/ 갈치, 소라회)
강남에서 갈치회 붐을 일으킨 곳이 물항식당이라면 강북에서는 눈치없는 유비가 갈치회 붐을 일으켰다. 갈치회 맛은 얼마나 잘 보관된 상태로 빨리 직송했는가에 따라 판가름난다. 잡힌 지 오래된 갈치는 맛 자체가 뭉개지고, 힘줄 부위는 더 질겨지지만 신선한 갈치는 적당한 기름기와 졸깃졸깃 씹히는 맛이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회를 뜨고 난 이후에 남는 갈치뼈로 끓인 갈치국 또한 이 집의 별미. 비린내가 전혀 없고 개운하다.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뿔이 송송 달린 참소라와 홍삼도 좋다. 참소라의 쫄깃하고 탱탱한 맛, 물컹한 일반 해삼과 달리 입 안에서 오도독 거리는 홍삼 맛을 느낄 수 있다. (02) 326-0883
*찾아가는 길: 홍대 전철역 코코스 뒤쪽 골목 안에 있다.

 

▶ 간사이 (서대문구 창천동/ 일본식 라면)
일본 아줌마가 끓여주는 라면 맛이 마치 도쿄의 어느 뒷골목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음식의 국적 차이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나라 사람이 끓이는 라면 맛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미소라면부터 맛을 보자. 숙주가 들어간 국물이 시원하다. 멘다이코라면은 명란젓을 집어넣었다. 짭짤한 맛과 매콤한 맛이 잘 어울린다. 철판에 볶은 케첩 맛이 살짝 풍기는 야끼소바도 괜찮고, 따뜻한 두부에 가쓰오부시와 파를 올려놓은 아게다시도후도 먹을 만 하다. 나갈 때 형형색색 귀여운 주먹밥 오니기를 싸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02) 332-1333
*찾아가는 길: 신촌 현대백화점 뒷골목에 있다. 전화 문의 요망.

 

▶ 만리향 (서대문구 창천동/ 마파두부)
우리나라 중국집들은 지역적 특성이 거의 없다. 북경식, 사천식, 광동식 음식들이 다양하게 혼재하는 짬뽕 같은 스타일이다. 만리향은 사천풍 요리를 전문으로 내걸고 있다. 사천요리의 대표주자 격인 마파두부와 궁보계정 맛이 일품이다. 마파두부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천 지방 음식이다. 곰보 할머니가 만든 두부요리라 곰보 할머니라는 뜻의 ‘마파’가 붙었다. 매운 닭 요리인 궁보계정도 입이 아릴 정도로 매콤하다. 사천 지방 음식들은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운 게 특징이다. 물만두나 냉채 맛도 좋다. (02) 393-5863
*찾아가는 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신촌 기차역 가는 길, 고박사냉면집 앞에 있다.

 

▶ 미고 (서대문구 대현동/ 케이크)
이화여대 앞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케이크 하우스. 대학가답게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케이크와 차를 즐길 수 있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치즈 케이크, 마스카르포네 치즈의 맛과 달콤한 끈기가 입 안에 달라 붙는 티라미수 등 케이크 종류가 다양하다. 아주 달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내는 곳이다. 블루베리같은 산딸기 종류로 장식한 쉬퐁케이크나 녹차케이크 등도 다 뛰어난 편이다. 진열된 케이크를 한 조각씩 고른 후 커피를 따로 주문해 먹으면 된다. 여학생들의 수다 소리가 여대 앞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02) 362-6971
*찾아가는 길: 이대 정문에서 그린하우스 제과점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

 

▶ 화원 (서대문구 서교동/ 중화요리)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스타일의 중국 음식 맛을 볼 수 있는 집이다. 광화문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던 내력이 그대로 이어져 아직도 옛날 맛을 고수하고 있다. 튀긴 누룽지에 뜨거운 국물을 부으면 치익! 하고 나는 소리가 입맛을 자극하는 누룽지탕은 기본이고, 그밖에 다양한 요리들도 준비되어 있다. 뼈가 입 안에서 바스라질 정도인 돼지갈비는 돼지골수까지 씹어 먹어도 될 정도로 푹 익혔다. 고기채와 자장볶음도 꽃빵과 곁들여 먹기에 좋다. 하얀 꽃빵에 까만 자장과 고기를 얹어 한 입에 먹는 느낌이 푸지근하다. 오향장육과 물만두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02)323-2010
*찾아가는 길: 서교호텔 후문 뒷골목 서교오피스텔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서울] 은평구, 성동구, 종로구
 
▶ 풍년명절 (은평구 증산동/ 한정식)
새로운 조화를 시도하는 음식을 보면 요리 연구에 대한 주인 아주머니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황해도 풍의 이북식 음식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참신한 스타일의 음식들을 정갈하게 차려낸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백반류도 있지만 제대로 된 한식상을 받아보는 게 낫다. 1만5000원짜리 정식에는 만두, 녹두지짐, 가오리찜, 곰국, 우설수육, 불고기, 된장찌개 등이 올라온다. 2만원짜리 상에는 싱싱한 육회, 오리고기에 꿀을 발라서 다섯가지 색깔로 부쳐낸 오리오색전, 도미회 같은 것이 나온다. 가격에 따라서 표고버섯탕수나 홍어무침, 굴밥 등 다른 메뉴들도 추가된다. (02)375-8007
*찾아가는 길: 응암오거리에서 서부병원 사이 응암3동 사무소 앞에 있다.

 

▶ 대림감자국 (은평구 응암동/ 감자탕)
이제 ‘응암동 감자탕’이란 단어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그만큼 응암동 감자탕 골목에는 제 나름의 맛을 자랑하는 집들이 많다. 서로 원조임을 자처하는 감자탕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된 집이 대림감자국이라고 한다. 간판에는 아예 ‘태조 대림감자국’이라고 써놓았다. 걸쭉하면서도 묵직한 감자탕은 오래 끓일수록 제맛이 우러난다. 매운 국물이 잘 배어든 큼직한 감자의 노란 속살로 입에 채우고, 두 손으로 뼈를 들고 뼈 사이에 낀 살점들을 쭉쭉 빨아 먹어 보자. 약간은 야만적으로 보이지만 바로 이런 맛이 감자탕의 매력이다. (02) 306-6535
*찾아가는 길: 응암5거리 근처 대림시장 입구 감자국 골목 초입에 있다.

 

▶ 봉희설렁탕 (은평구 신사동/ 설렁탕)
설렁탕 하나만큼은 최고로 끓이기 위해서 갖은 정성을 들이는 집이다. 고춧가루나 소금 용기, 젓가락 놓임새가 눈맛부터 깔끔한 집이다. 짜임새 있는 외양만큼 설렁탕 국물도 시원스레 개운하다. 소 특유의 냄새를 잘 제거한 뽀얀 국물의 담백한 맛은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맛이다. 오랜 시간에 걸친 정성이 담겨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설렁탕 외에도 꼬리수육과 꼬리곰탕 등 쇠고기 요리가 몇가지 더 있다. 싱싱한 등골도 이 집에서 항상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물컹한 등골이 스르르 녹는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요즘 들어 분점을 여러 군데 늘리며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02) 302-9754
*찾아가는 길: 응암오거리에서 신사동으로 신흥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있다.

 

▶ 대도식당 (성동구 홍익동/ 등심구이)
등심 하나로 30년 넘는 명성을 지켜온 집이다. 맛있는 등심 집은 대부분 강남 지역에 몰려 있어 강북에서 대도식당 처럼 맛있는 고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등심은 부드럽고 연한 졸깃함이 있지만 단골들은 꼭 떡심이 많은 부위를 주문하곤 한다. 입 안에서 질겅질겅 씹히는 느낌이 부드러운 등심 부위와 어우러져 ‘고기 씹는’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고기 맛 하나로는 아직도 대도식당의 명성을 앞지를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 등심(600g 1근 3만4000원)만 전문으로 하는데, 등심을 먹고 나서 입가심으로 먹는 비빔밥도 맛있다. 잘게 썬 깍두기와 등심 기름에 같이 볶아 내온다. (02) 2292-9772
*찾아가는 길: 왕십리 구 경찰병원 근처에 있다.

 

▶ 조금 (종로구 인사동/ 일본식 돌솥밥)
버섯밥과 해물밥 두 가지의 돌솥밥 메뉴. 잔잔하게 밥을 짓는 솜씨가 대단하다. 속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담담한 맛을 내는 집이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도 짠지와 단무지, 가벼운 젓갈류 정도다. 해물밥에는 새우며, 굴, 조개에 버섯과 대추 등이 들어간다. 양념 간장을 살살 뿌려가면서 비벼 먹으면 짭잘하면서 고소한 밥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착 가라앉고 단정한 일본 풍이다. 돌솥밥(1만1000원)은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저녁 때는 대합, 은행, 오징어 등 꼬치 안주에 곁들여 정종 한 잔 걸치는 것도 무난하다. (02) 725-8400
*찾아가는 길: 안국역에서 인사동 골목 들어가는 초입에 있다.

 

▶ 디마떼오 (종로구 동숭동/ 피자)
맛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드문 강북 지역에서 피자에 관한 한 첫손 꼽는 집이다. 미국식 피자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이 집의 정통적인 이탈리아식 피자가 안 맞을 수도 있다. 디마떼오는 이탈리아에서도 피자의 본고장이랄 수 있는 나폴리의 유명한 피자 전문점. 이 집에서 일하는 이탈리아 주방장들은 전통적인 맛을 선보이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와서 피자를 구워내고 있다. 주문을 하면 숙련된 손 놀림으로 도우(피자 피)부터 만들기 시작한다. 잘 반죽된 도우를 활활 타오르는 화덕에 넣고 강한 불로 구워내면 본고장 피자의 맛이 살아난다. 기계식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씩 탄 부분도 있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인간적인 느낌이다. 피클은 나오지 않는다. (02) 747-4444
*찾아가는 길: 마로니에 공원 뒤쪽 골목 안 예일디자인 학원 옆에 있다.

 

▶ 마산아구찜 (종로구 낙원동/ 아구찜)
허리우드 극장 뒤편에는 아귀찜집들이 많다. 그중에서 식사 시간만 되면 길게 줄을 서는 집이 하나 있으니, 상호는 아귀찜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마산아구찜이다. 줄을 서서 기다려 먹지만 막상 먹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의 비결은 안주인 혼자만 알고 있다고 한다. 강남 지역의 유명 아귀찜 집에 비해서는 양념이 꽤 맵고 재료들이 풍성하다. 매운 맛이 푹 밴 미나리와 콩나물도 맛있고, 졸깃졸깃한 곤약을 듬뿍 넣고 찐 아귀는 입에서 살살 녹는다. 미더덕이 풍부하게 들어간 해물찜도 단골들이 즐겨 찾는 메뉴. (02) 763-7494
*찾아가는 길: 종로2가에서 안국동으로 가는 길, 낙원상가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 진할매 원조닭집 (종로구 종로5가/ 닭 한 마리)
동대문시장 좁다란 골목 안에 형광등 불빛이 밝은 진할매 원조 닭집이 나온다. 운동장 같은 식당에 바글대는 사람들을 보면 뮌헨 옥토버 페스트 때의 호프 집을 보는 것 같다. 세숫대야 같은 데에 닭 한 마리를 넣고 등 쪽을 가른 후 감자를 끼워서 내온다. 닭을 푹 삶아가면서 손님들이 직접 가위질을 해가며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먹는다. 고추 양념장과 간장, 식초, 겨자를 넣고 양념장을 만드는 건 손님들 몫이다. 시원한 물김치가 입맛을 돋운다. 닭을 먹어가면서 적당한 타이밍에 떡 사리나 국수 사리를 넣고 끓여서 배를 채우면 된다. 물은 셀프 서비스. (02) 2275-9666
*찾아가는 길: 종로 6가와 청계천 사이 먹자골목 안에 있다. 찾기가 쉽지 않다.

 

▶ 기조암 (종로구 동숭동/ 우동)
우동 매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거쳐갔을 일본식 우동의 새로운 장을 연 집이다. 80년대 말 동숭아트센터 옆에 문을 열었다가 몇년 전 지금 장소로 이전했다. 신선한 메밀향을 음미할 수 있는 자루소바 맛이 산뜻하다. 고급스런 와사비에 무, 파를 섞은 소바다시 국물에 살짝 담갔다가 먹는 메밀국수다. 사누끼우동인 가마뎅 맛도 좋다. 원래 사누끼 우동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면의 한쪽 끝은 목 속에, 다른 한쪽 끝은 입술에 걸치도록 목구멍을 그냥 통과시키면서도 끊지 않고 먹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면발의 길이는 50cm 정도로 뽑아낸다. 김치를 넣은 김치우동은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02) 766-6100
*찾아가는 길: 대학로 KFC 골목 끝까지 들어가서 막다른 곳에서 우회전 하면 왼편에 간판이 보인다.

 

▶ 손칼국수 (종로구 혜화동/ 칼국수)
사골을 우려낸 국물과 꼬들꼬들한 면발, 그 위에 얹은 쇠고기와 애호박이 절로 입맛을 당기게 한다. 사골을 우린 시원한 국물이 깊은 맛을 낸다. 이 국물에 토실토실 씹히는 칼국수가 잘 어울린다. 면과 국물이 어울려 나름대로 중후한 맛을 낸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간전을 주문하는 것도 좋다. 코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간 냄새가 살짝 나는 간을 계란에 묻혀서 부쳐낸다. 힘줄이 있는 부위는 약간 질겅거리는 듯이 씹히는데, 간장 양념에 찍어 먹으면 부드러움과 씹는 맛이 교차한다. 매일 싱싱한 간을 들여와 점심시간에만 전을 부친다. 간전은 일찍 떨어지니 빨리 주문하시길. (02) 764-7947
*찾아가는 길: 혜화동 로터리에서 성북동 가는 길 영화마을 비디오 숍 골목 안에 있다. 전화 요망.

 

▶ 신일 (종로구 관훈동/ 백반)
처음 문을 열 때부터 꽤 오래 들락거린 집이다. 인사동에서 저렴한 가격에 백반 한 상을 받는 데는 이만한 집을 찾기 힘들다. 이 집 스타일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순창식 고추장 백반. 안주인의 친정아버지가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을 기본으로 해서 내놓는 백반상이 전라도 스타일이다. 돼지고기 보쌈에 곁들여지는 순창식 고추장 장아찌, 무 장아찌가 주종을 이루지만 가끔씩 더덕이나 마늘 장아찌의 매콤한 맛을 볼 수도 있다. 신일정식(1만원)에는 굴이나 쭈꾸미, 육회, 계란찜 같은 요리 두어가지가 곁들여지고 장아찌 종류도 풍성해진다. (02) 739-5548
*찾아가는 길: 인사동 골목 안 박당표구사 옆 조그만 골목 안에 있다.

 

▶ 손만두집 (종로구 부암동/ 만두)
장안의 만두 매니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집이다. 자그맣고 귀여운 물만두를 내놓는다. 색깔이 알록달록한 오색 만두를 따로 포장해서 사와 집에서 쪄먹어도 맛있다. 만두를 듬뿍 집어넣은 만두전골은 시원하고 얼큰하다. 잔 손이 많이 간 만두 맛 자체가 빼어나다. 개성 있는 만두를 먹고 싶다면 편수를 주문하는 것도 괜찮다. 서울, 경기 지방에서 여름철에 많이 먹던 만두의 한 가지다. 얄팍한 만두피 안에 쇠고기, 오이, 표고버섯 등의 소를 넣었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면 입 안에서 오이의 시원함, 쇠고기와 표고의 담백함이 어우러진다. 인왕산의 맑은 공기를 쐬면 서울을 벗어난 듯하다. (02) 379-2648
*찾아가는 길: 자하문에서 북악스카이웨이 올라가는 길 초입에 있다.

 

▶ 그때 그 민속집 (종로구 신영동/ 두부요리)
예전의 허름한 건물을 개축해서 번듯한 건물을 지은 지 벌써 5년. 하지만 맛은 옛날 맛 그대로다. 주말이면 북한산 등반객들이 등산복을 입은 채 산행의 피로를 풀고자 찾는다. 두부는 단백질 양이 풍부하고 흡수도 빠르기 때문이다. 따뜻하게 데워서 나오는 손두부는 서해안 염전에서 받아온 물을 간수로 해서 매일 아침 만든다. 일종의 두부전골이라 할 수 있는 두부두루치기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사골 육수 국물에 야채와 버섯 등을 듬뿍 넣고 맵게 끓인 두부두루치기가 얼큰하게 속을 풀어준다. 세검정 두부촌으로 불리는 동네를 대표하는 집 중 하나다. (02) 379-4897
*찾아가는 길: 세검정 신영삼거리에서 구기터널 방향으로 좌회전, 150m 전방 대로 변에 있다.
 

[맛기행 / 서울] 중구, 용산구

▶ 진남포 막국수 (중구 신당3동/ 닭찜)
닭 한 마리를 이북식으로 푹 쪄서 내온다. 쇠쟁반에 넘치도록 담긴 부드러운 닭고기다. 한 마리를 삶아서 먹기 좋은 크기로 북북 찢어서 갖고 오는데, 그렇게 닭을 찢는 과정에서도 손맛이 배어든다. 껍질에는 자르르 윤기가 감돌고, 육질은 보드랍다. 씹을 새도 없이 스르르 허물어진다. 흔히 닭찜을 먹은 후에 나오는 죽은 없다. 메뉴도 닭찜이 아니라 ‘찜닭’이다. 닭을 찍어 먹는 양념장은 손님들 스스로 만들어 먹는다. 매운 양념장에 겨자, 식초를 적당히 넣어 만들면 된다 닭을 먹고 난 후 곁들이는 비빔막국수는 닭고기의 넘치는 기름기를 말끔하게 제거해 준다. (02) 2252-2457
*찾아가는 길: 약수역에서 남산 가는 길 한빛은행 근처 대로변에 있다.

 

▶ 뚱보돼지갈비 (중구 필동1가/ 돼지통고기)
두툼하게 토막낸 목살구이를 전문으로 내놓는 집이다. 그냥 가스불에 굽는 데도 고기 육질이 워낙 뛰어나 감칠맛이 난다. 처음에는 고기를 불판 위에 그냥 통으로 올려놓는다. 어느 정도 구워지면 그때부터 가게 아줌마의 가위질이 들어간다. 비계가 지글지글 끓으면서 살코기와 어우러지는 가운데 토막토막 잘라내는 목살을 이리저리 뒤집어 놓는다. 살코기에 스며든 비계로 인해 고기 맛은 고소하고 기름지다. 죽으로 먼저 가벼운 요기를 하고 나서 고기를 구워먹는다. 고기를 파와 와사비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질리지 않고 계속 넘어간다. (02) 2267-1801
*찾아가는 길: 충무로 극동빌딩 옆 골목 안에 있다.

 

▶ 장호왕곱창 (중구 순화동 / 김치찌개)
상호보다 그냥 ‘김치찌개집’으로 불리는 집이다. 항상 같은 맛을 내도록 잘 익힌 김치가 맛의 비결이다. 서울 시내에서 김치찌개 하나만큼은 최고봉에 속한다. 적당히 신 김치에 돼지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숭숭 썰어넣고 끓인다. 반찬도 스테인리스 그릇에 듬뿍 넣어주는 김치뿐이다. 김치찌개에 김치 반찬? 떨어진 냅킨이며, 물기가 남아 있는 수저 등 가게는 지저분한 편이다. 하지만 맛만을 목적으로 음식을 먹는다면 이런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점심 시간 내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오전 11시30분까지 가거나, 점심 마감 직전인 1시30분에 가는 게 낫다. 친절은 기대하지 마시라. (02) 756-5079
*찾아가는 길: 호암아트홀 건너편 대로변에 있다.

 

▶ 동경우동 (중구 초동/ 우동)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면 이 집의 우동 맛이 떠오른다. 특히 눈발이 흩날리는 날 먹는 카레우동 맛은 백미다. 마치 삿포로의 어느 허름한 우동집에서 눈을 맞으며 우동을 먹는 듯한 착각이 든다. 껄쭉한 국물에 햄, 감자, 야채 등을 듬뿍 넣은 카레에 부드러운 면을 집어넣었다. 카레우동뿐만 아니라 카레라이스도 괜찮다. 여기에 따뜻한 정종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유부우동, 튀김우동 등 우동 종류가 맛있다. 직접 담근 피클과 단무지도 우동과 함께 먹기에 적당하다. (02) 2274-3440
*찾아가는 길: 지하철 을지로3가역 명보극장 근처에 있다.

 

▶ 흥남집 (중구 오장동/ 회냉면)
흔히 ‘할머니집’이라 불리는 오장동 함흥냉면집과 더불어 오장동 냉면의 명성을 갖고 있는 곳이다. 할머니집이 부드러우면서도 도시적인 매운 맛이라면, 흥남집은 터프하면서도 거친 매운 맛이 함경도 정서에 가깝다. 투박하고 매운 양념 맛이 살을 에는 흥남 부두의 찬 바람을 느끼게 한다. 매운 회냉면에 겨자와 설탕, 식초를 알맞게 쳐서 먹으면 된다. 고구마 전분으로 뽑은 면발은 양손으로 잡고 당겨도 끊어지지 않을 만큼 질기면서 쫄깃거린다. 양념해서 얹은 회도 일품이다. 뜨거운 육수를 호호 불어 가며 먹는 회냉면은 여름에도 좋지만, 겨울에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02) 2266-0735
*찾아가는 길: 오장동 냉면 골목 대로 변에 있다.

 

▶ 우래옥 (중구 주교동/ 냉면, 불고기)
1946년 문을 열었으니 이미 역사가 반백년을 넘어선 냉면의 명가다. 지금의 번듯한 건물을 지은 건 1988년, 이전에는 허름한 일본식 주택에서 영업을 했다. 언제 가나 우래옥에서는 투박한 이북 사투리가 들린다. 이북이 고향인 손님들의 연륜만큼이나 냉면 맛도 여전하다. 우둔과 설도를 넣고 푹 끓여낸 육수의 시원한 맛과 입에서 툭툭 끊어지는 메밀 면의 싱싱한 맛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양질의 쇠고기와 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불고기 맛도 손꼽힌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나박 썬 배추와 무, 신 김치 그리고 식힌 밥을 넣는 김치말이밥도 이 집의 별미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그 시원한 맛을 느끼기 위해 항상 우래옥을 찾게 된다. (02) 2265-0151
*찾아가는 길: 청계 4가와 을지로 4가 사이 골목 안에 있다.

 

▶ 진까스 (중구 명동2가/ 돈까스)
명동에는 돈까스 집이 유난히 많다. 돈까스의 아성 명동에 돈까스로 도전장을 내민 자신만만한 집이 진까스다. 돼지목살의 두툼한 육질을 듬직하게 느낄 수 있는 메뉴가 진까스, 부드러운 안심살과 바삭거리는 튀김 옷의 조화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게 히레까스다. 고기의 육질에 따라 진까스는 남성적, 히레까스는 여성적인 풍취라 할 수 있다. 항상 콩기름을 사용해 튀겨낸다. 바삭한 튀김옷과 질 좋은 돼지고기, 콩기름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질 때 맛있는 돈까스가 탄생한다. 고로케도 맛있다. 감자와 다진 쇠고기, 양파의 비율을 적당히 조절한 감자고로케와 쇠고기고로케가 있고, 카레 맛을 첨가한 게 카레고로케다. (02) 777-0741
*찾아가는 길: 명동 사보이호텔 근처에 있다.

 

▶ 성내식당 (중구 신당5동/ 갈치, 고등어조림)
갈치나 고등어조림을 시키면 5000원짜리 백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반찬이 푸짐하게 나온다. 게장, 어리굴젓, 황석어(참조기)젓 등을 비롯해 집에서 먹는 것 같은 평범한 반찬부터 색다른 반찬들까지 두루두루 나온다. 갈치조림을 시키면 한 번 끓인 뒤 테이블에 내준다. 돌솥에 짓는 밥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전부리감으로 반찬들을 집어 먹고 있으면 된다. 잘 조린 갈치조림의 매콤짭짤한 맛이야말로 남도적인 양념간이다. 구수한 숭늉으로 마무리하면 남도에 가서 받는 백반상이 부럽지 않다. (02) 2252-5878
*찾아가는 길: 2호선 신당역 근처 골목 안에 있다. 찾기 힘들다. 전화 요망.

 

▶ 한남설렁탕 (용산구 한남동/ 설렁탕)
아주 시지 않으면서 잘 익은 깍두기만 있어도 설렁탕 한 그릇은 뚝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한남설렁탕은 배추김치도 맛있지만, 역시 빨간 국물에 무가 사각사각 씹히는 깍두기가 입맛을 더해준다. 커다란 무쇠솥에 24시간 내내 끓이는 설렁탕 국물. 소의 진국을 우려낸 시원 담백한 국물 맛은 소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국물에 밥을 말고, 소금 뿌리고, 파 듬뿍 얹고, 배추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설렁탕 한 그릇이 후루룩 넘어간다. 속이 허전한 날은 깍두기 국물을 부어서 먹어도 맛있다. 주차하기가 쉬워 택시기사들도 많이 찾는다. (02) 796-3148
*찾아가는 길: 순천향병원에서 이태원 올라가는 길 가에 있다.
 
[맛기행 / 서울] 강남구, 송파구
 
▶ 김씨네 (강남구 신사동/ 부대찌개)
이 집 부대찌개는 매운 고춧가루를 쓴 얼큰한 국물에 치즈를 올려놓았다. 치즈가 녹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난다. 소시지와 함께 흔히 ‘민찌’라고 부르는 다진 고기들이 들어간다. 매운 자극이 살짝 느껴지면서 전반적으로 기름기 있는 부드러움이 잘 조화를 이룬다. 삼겹살과 베이컨, 소시지 종류는 따로 구워서 먹기도 한다. 베이컨, 삼겹살에서 흘러내리는 기름기가 소시지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적인 초창기 퓨전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부대찌개를 비롯해 음식 맛이 무난하다. 마무리를 열무국수 한 그릇으로 해보는 것도 좋다. (02) 545-5290
*찾아가는 길: 성수대교 남단 삼원가든 바로 옆 골목 안에 있다.

 

▶ 무궁화 (강남구 청담동/ 안창살, 생등심)
최근 몇년간 서울에서 인기를 끄는 한우는 남도산 한우. 부드럽고, 씹는 맛도 일품인 남도 한우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집이다. 고기를 굽기 전 생고기를 적당하게 먹는 것도 입맛을 감칠맛 나게 만든다. 엉덩이살인 박살을 회처럼 썰어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가장 인기 있는 부위는 안창살로 양이 적어 물량이 달리는 게 흠일 뿐 맛은 최고다. 부드럽게 씹히는 게 서울 사람들 입맛에 맞는다. 흰색과 붉은 색이 조화를 이룬 꽃등심도 무궁화의 자랑거리다. 빨간 살코기 사이사이에 촘촘한 그물망처럼 새겨진 마블링(하얀 부분)은 꽃등심의 씹는 맛에 부드러움을 제공한다. (02) 540-3737
*찾아가는 길: 학동사거리 키네마극장과 코코스 사이 골목 안에 있다

 

▶ 아미 (강남구 역삼동/ 사시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뒷골목 일식집들은 전국 최고의 사시미와 초밥을 내놓는다. 다께, 후지, 베세토, 다까야마 등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일류로 꼽히는 집들이다. 아미 역시 마찬가지다. 다께에서 오래 일한 주방장의 칼맛, 손맛이 빼어나다. 항상 싱싱한 재료들이 사시미 감으로, 초밥 감으로 나온다. 가을철이면 감성돔 맛이 제대로 난다. 참치 뱃살도 항상 최고급품이 준비돼 있다. 워낙 다양한 재료들을 내놓기 때문에 일일이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겨울철에는 매생이국을 시원하게 끓여주고, 살이 잘 오른 참가지미구이도 입맛을 당긴다. 직접 만드는 짭짤한 어란 맛도 일품이다. (02) 508-5989
*찾아가는 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옆 골목 안에 있다.

 

▶ 옥주식당 (강남구 역삼동/ 홍어찜)
밥상을 보기만 해도 남도에 간 듯하다. 장맛이 잘 든 먹음직한 간장게장, 짭짤한 간을 한 파래무침,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톳, 비릿한 맛이 남아 있는 꼬막, 부침개와 깻잎, 남도풍 김치들, 감자, 토란…. 뚝배기에 뜨겁게 나오는 계란찜도 먹기가 좋다. 여기에 젓갈 세 가지 정도가 곁들여진다. 매콤한 갈치조림과 잘 삭힌 홍어회는 항상 준비돼 있다. 남도 출신 식당답게 낙지를 매만지는 솜씨도 대단하다. 콩나물, 미나리, 대파 등이 들어간 낙지찜은 맵기가 날카로운 칼날같다. 점심 때는 정신 없이 바쁘고 저녁 시간에는 그나마 정신 차리고 먹을 수 있다. (02) 567-4009
*찾아가는 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

 

▶ 포호아 (강남구 삼성동/ 월남국수)
포호아란 ‘쌀국수’라는 뜻. 깔끔하고 세련된 월남국수 식당으로 미국에서도 이름난 체인점이다. 우리 입맛에 맞는 개량형 월남국수를 선보인다. 아삭아삭한 스프링롤이나 에그롤을 애피타이저로 즐긴 뒤 다양한 고명을 선택할 수 있는 쌀국수를 주문하면 된다. 얇게 썬 안심과 쌀국수, 차돌박이와 쌀국수, 얇게 썬 안심, 힘줄과 쌀국수 등 들어가는 고기 부위를 입맛에 맞게 선택하자. 면발은 연하고 부드럽다. 그릇에 가득 담긴 국물에 숙주, 빨강, 파랑고추, 레몬 등을 알맞게 넣고 매운 소스와 양념 소스를 적당히 뿌려 먹으면 된다. 제대로 월남국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실란트로를 청해서 국수에 넣고 먹는 것도 좋다. (02) 555-6333
*찾아가는 길: 포스코 사거리 기업은행 뒷골목에 있다.

 

▶ 야나기 (강남구 대치동/ 생선초밥)
문을 연 지 9년, 8년째 들락거렸으니 이 집이 산 역사를 옆에서 지켜본 셈이다. 메뉴는 사시미와 초밥, 딱 두 가지다. 선도 좋은 생선과 칼맛으로 승부를 거는 집이다. 사시미 횟감은 최고로 맛이 오르는 순간을 잡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숙성시켜 둔다. 초밥 코스는 대개 참치로 시작한다. 질 좋은 참치 뱃살의 부드러움은 입 안을 꽉 채울 정도로 풍부한 맛이다. 분홍빛 살에 낀 하얀 지방질이 탐스럽다. 광어, 도미, 전복, 문어, 새우, 오도리 등이 한 조각 한 조각 나올 때 입맛이 새롭게 당긴다. 시샤모 알을 겨자에 절인 멘다이코 샐러드, 해파리를 우메보시에 절인 우메 구라게, 청어알을 다시마에 받친 곤모치 곤부 같은 별미 초밥들을 항상 맛볼 수 있다. (02) 569-5250
*찾아가는 길: 삼성역에서 개포동 방향으로 가다가 첫번째 골목에서 우회전, 골목 안에 있다.

 

▶ 원주추어탕 (강남구 삼성동/ 추어탕)
중부 지방에서 추어탕이 가장 유명한 동네는 원주다. 그 때문인지 전국 어딜 가나 ‘원주추어탕’이라는 상호가 보인다. 원주를 대표하는 추어탕집이 원주복추어탕집이라면 삼성동에 있는 원주추어탕집은 그 동생뻘이다. 원주식 추어탕은 타 지역과 달리 싱싱한 미나리를 많이 넣어 국물 맛이 특히 시원하다. 1인용 냄비에 미나리를 한 움큼씩 집어 넣고 국물을 펄펄 끓이면서 먹는다. 잘 갈아넣은 미꾸라지 맛이 사르르 걸리는 듯한 기분도 좋다. 신선한 톤의 추어탕으로 산초 대신 후추를 쳐서 먹는다. (02) 543-4553
*찾아가는 길: 삼성역에서 봉은사 사거리에서 88도로 나가는 길로 가다보면 대로 변에 있다.

 

▶ 언양불고기 (강남구 논현동/ 등심)
언양불고기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언양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유명한 언양불고기촌에 가서 먹는 것 이상으로 맛있는 고기들을 먹을 수 있다. 테이블이 여섯 개밖에 안되는 자그마한 집이지만 항상 최상급의 고기를 구해온다. 등심은 일단 고기가 괜찮다. 선명한 빨간 색과 하얀 마블링, 떡심 부위를 많이 달라면 그것도 오케이다. 얇게 썬 등심을 살짝 구워가면서 먹으면 쫄깃쫄깃 씹히는 맛마저 신선하다. 불고기 맛은 달보드레한 양념 맛이 아주 살짝 느껴지도록 양념을 했다. 불고기를 숯불에 그을리듯 살짝 익혀서 먹는 맛도 좋다. (02) 548-2684
*찾아가는 길: 제일생명 사거리에서 신사동 쪽으로 가다가 뤼미에르극장 지나서 오른쪽 주차장 골목 안에 있다.

 

▶ 함경도 찹쌀순대 (강남구 신사동 / 순대)
예전의 현대 아바이순대라는 상호를 함경도 찹쌀순대라는 이름으로 바꿔 달았다. 함경도풍의 정통 순대집으로 대중적인 메뉴는 순대국(4500원)이다. 구수한 국물에 순대와 간, 허파, 머리고기 등을 듬뿍 넣고 그 위에 시뻘건 다대기 양념을 듬뿍 얹었다. 매콤한 국물에 뜨거운 밥을 훌훌 말아 먹으면 된다. 순대정식(5000원)은 순대와 간, 허파 등을 접시에 내주고 순대국과 밥은 따로 먹으면 된다. 가볍게 들 수 있는 순대백반이라고 보면 된다. 딸려 나오는 밑반찬으로는 함경도집답게 가자미식해가 있다. 뼈가 와드득 씹히는 큼직한 가자미를 쓰지만 같이 들어간 무가 잘 익었고, 매콤한 양념도 잘 배어서 맛이 더할 나위 없다. 식해는 계속 리필이 된다. (02) 545-3302
*찾아가는 길: 압구정 현대백화점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

 

▶ 라미띠에 (강남구 신사동/ 프랑스 요리)
의자라곤 덜렁 12개, 아직 간판도 없는 집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2명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봄철에는 아스파라거스가 향기롭고, 부드러운 프와그라로 프랑스 요리의 풍미를 느끼는 것도 좋다. 스테이크를 살짝 구워낸 솜씨도 탁월하다. 예쁘게 데코레이션한 생선 요리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바닷가재 요리도 훌륭하다. 맛과 서비스에 관한 한 주인 겸 주방장을 신뢰하고 찾아가도 좋다. 모든 식사는 예약이 필수. 1인당 5만~6만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02) 546-9621
*찾아가는 길: 갤러리아백화점과 학동 사거리 사이 폴로 매장 옆 골목 안에 있다. 전화 요망.

 

▶ 라 볼파이아 (강남구 청담동/ 파스타, 피자)
볼파이아란 말은 ‘여우골’이란 뜻이다. 여우를 단순하게 처리한 로고가 앙증맞다. 화사한 가게 분위기에 걸맞게 주방장을 겸하는 주인은 물론 여자 분이다. 올리브 기름과 백포도주, 조개로 맛을 낸 ‘스파게티 봉골레’를 위시해 모든 파스타 메뉴가 산뜻한 맛이다. 보통 피자보다 훨씬 작은 도우(납작한 피자 반죽)에 상추같이 생긴 루콜라 야채를 얹고 구워낸 피자 맛이 압권이다. 창 밖에 쏟아지는 햇살을 보며 가벼운 이탈리아풍 식사를 즐기기에 좋다. 직접 굽는 빵 맛도 좋다. (02) 543-1770
*찾아가는 길: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로 가다 프라다매장 옆 골목에 있다.

 

▶ 안나비니 (강남구 청담동/ 이탈리아 요리)
3층으로 구성된 이 레스토랑의 1층은 꽃집 겸 식료품 가게다. 실내 화원을 지나 계단으로 올라가면 화려하지 않은 이탈리아풍 식당이 나온다. 겨울에는 페치카에서 장작도 땐다. 약간은 투박하면서 시골 냄새가 나는 토스카나풍 이탈리아 음식들이 간판 메뉴다. ‘판자넬라’ 같은 샐러드는 우리 입맛에도 맞게 새콤하고 수수하다. 루콜라와 함께 나오는 새끼문어튀김 같은 안티파스타도 맛있다. 파스타는 씹는 맛이 살아나도록 살짝 삶아냈다. 화창한 날씨엔 정원에서 식사를 해보는 것도 분위기 있다. (02) 3444-1275
*찾아가는 길: 갤러리아 명품관 건너편 청담동 골목 안에 있다. 전화 요망.

 

▶ 델리 (강남구 신사동/ 카레)
카레가 막 대중화하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개성 있는 카레 맛으로 압구정동의 유행을 선도했던 집이다. 카레 맛 하나만을 보고 찾는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델리 카레는 20여가지의 향신료를 배합해서 맛을 낸다. 시나몬, 월계수, 세이지, 칠리, 로즈마리 등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들이 델리 카레 맛의 비결이다. 안심 비프카레나 닭고기카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마치 집에서 정성들여 만든 듯하다. 개업 당시 여학생이던 소녀들이 지금은 아이 엄마가 돼 찾아오는 모습이 정겹다. (02) 545- 7545
*찾아가는 길: 갤러리아생활관 건너편 하나은행과 주택은행 사이 골목 안에 있다.

 

▶ 씨안 (강남구 청담동/ 퓨전 요리)
청담동의 퓨전음식 유행을 선도한 곳이라 보면 된다. 유행은 한물 갔지만 여전히 음식 맛만큼은 좋다. 일본계 미국인 주방장과 한국인 수석 요리사가 만들어내는 음식 솜씨가 동서양 맛의 조화를 잘 담아낸다. 매운 부추김치와 중국식 춘권이 만난 불고기춘권 등 이 집의 음식은 다국적 성향을 지녔다. 접시마다 양은 푸짐하다. 접시 하나씩 주문이 가능해 예산에 맞는 식사를 할 수도 있다. 큼직한 타이거새우, 부드러운 쇠고기 안심 등 고급 요리들이 맛있다. 센불에 잽싸게 볶아낸 볶음밥 종류도 마무리 식사로 훌륭하다. (02) 512-1998
*찾아가는 길: 청담동 M-Net 건물 뒷골목에 있다.

 

▶ 우리강산시골밥상 (강남구 신사동/ 백반)
강남에서 5000원짜리 백반으로 이보다 푸짐한 집이 있을까. 두 명이 단돈 1만원을 내면 상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반찬을 내온다. 무려 27~28가지에 이르는가보다. 맛을 따지기도 전에 눈부터 즐거워진다. 된장찌개와 굴비구이를 필두로 해서 겉절이를 비롯한 몇가지 김치 종류, 장아찌들, 나물들이 펼쳐진다. 항상 두 손이 양념 범벅인 영광 출신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반찬 하나 하나에 넘쳐난다. 12시 정오부터 점심을 개시하지만 금방 자리가 꽉 차버린다. (02) 541-0773
*찾아가는 길: 신사동 사거리 구 그랑프리극장 뒷골목 안에 있다.

 

▶ 에콜 드 파티쓰리 에구치 (강남구 신사동/ 케이크)
에구치의 주인이자 주방장인 일본인 에구치씨는 동경제빵학원에서 제빵 기술을 가르치던 빵 전문가. 항상 빵을 반죽하고 굽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케이크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뉴욕치즈케이크, 쿠겔호프, 포레 느와르, 갸또 마론, 프로마쥬 크루, 프람보아즈, 샤또 쇼콜라, 몽블라, 블랑 느와르 등 다양한 케이크들이 형형색색 다른 맛을 낸다. 마들렌이나 휘난세, 호두케이크 등의 바삭바삭한 쿠키들이나 달콤한 초콜릿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02) 3442-1258
*찾아가는 길: 신사동에서 도산대로를 따라 가다가 학동 사거리 못미쳐 서린과 루외루 사이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 가우초 (강남구 신사동/ 스테이크)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잘게 다지고 빵가루, 계란, 밀가루, 여러 가지 허브 등을 넣은 반죽을 꼭꼭 눌러 숯불에 구운 게 이 집의 자랑거리 햄버그 스테이크다. 두툼한 스테이크에 데미글라스 소스를 치고 계란을 얹었다. 먹기 좋은 크기로 고기를 잘라 와사비를 살짝 바르고 간장에 찍어먹는 와사비 스테이크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사시미 먹듯 초생강 한 조각을 같이 먹는 게 특이하다. 가우초란 팜파를 누비는 남미의 카우보이들을 뜻하는 단어다. (02) 545-2496
*찾아가는 길: 갤러리아백화점에서 강남구청 쪽으로 가다가 제일은행 끼고 골목 안으로 20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 예향 (강남구 삼성동/ 육전)
고기나 야채를 얇게 저며서 옷을 입힌 후 노릇노릇하게 부친 남도식 전 맛이 좋은 집이다. 소의 아롱사태를 살짝 부친 육전 (1만9000원)이 이 집의 간판 메뉴. 찹쌀가루와 계란을 묻힌 아롱사태를 지져서 노릇하게 익혀 내온다. 고기 맛만 보기 위해서는 아롱사태만 따로 주문을 해도 되고, 굴과 패주 등을 부치는 해물전도 싱싱하다. 오래 익히기 보다는 살짝 익혀서 먹는 쪽이 더 맛있다. 전을 먹고난 뒤 나오는 돌솥밥에 몇가지 젓갈이 곁들여지는 식사도 푸짐하고 맛있다. (02) 3452-9434
*찾아가는 길: 뉴월드호텔에서 무역센터 가는 대로 변에 있다.

 

▶ 황토군 토담면 오다리 (강남구 삼성동/ 라면)
라면 한 그릇 끓이는 솜씨의 진수를 보여주는 분식집이다. 라면은 매운 정도에 따라 세 가지. 가장 매운 냄비건면, 보통 매운 반합건면, 삼삼한 맛의 식판건면이다. 메뉴에 따라 신라면, 안성탕면 등 다른 라면을 쓴다. 라면 국물은 미리 야채를 넣고 끓인 육수를 쓴다. 그래야 짧은 시간에 강한 불로 라면을 끓일 수 있고 국물 맛이 좋아지기 때문. 이 집 주인은 군대에서 라면 끓였다고 한다. “아예 라면집을 차리자” 하고 작정해 차린 라면 전문점이다. (02) 555-4985
*찾아가는 길: 포스코 사거리 대각선 방향 골목 안에 있다. 지금 이사 중이다.

 

▶ 이남장 (강남구 삼성동/ 설렁탕)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렁탕을 먹기 시작한 지는 500년이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설렁탕은 우리의 영양식이었던 것이다. 을지로에 본점을 둔 이남장은 시내에 몇군데 분점을 두고 있다. 그중 가장 자주 찾는 집이 삼성동점인데, 워낙 고기가 푸짐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특을 시키기가 부담스러운 정도다. 기름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주문할 때 미리 기름을 빼달라고 하는 게 낫다. 기름진 국물과 매운 김치 맛이 잘 어울린다. (02) 567-8726
*찾아가는 길: 삼성동 한전 뒷골목에 있다.

 

▶ 강가 (강남구 신사동/ 인도 요리)
행정구역상 신사동이지만 흔히 압구정동이라 불리는 로데오거리 블록은 외래 음식 천국이다. 이 부근엔 낯선 이국 음식점들이 자주 생기는데 강가는 인도 음식을 대중화시켜 인기를 끄는 집이다. 인도식 화덕에 구운 탄두리치킨(1만7000원)은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닭 요리로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비프하이드라바디(1만4000원)처럼 매운 카레도 있다. 카레에 납작한 인도식 밀가루 빵인 난(2000원)을 찍어 먹으면서 플레인 요구르트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라씨(4000원)를 시원하게 마시는 것도 좋다. (02) 3444-3610
*찾아가는 길: 성수대교 남단 언주로 코코스 건너 편에 있다.

▶ 산골메밀묵 (송파구 오금동/ 두부, 메밀묵)
산골메밀묵이라는 옥호 그대로 촌 구석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듯한 분위기다. 두부는 탱탱하고 딴딴하다. 다른 집 두부는 너무 묽은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이 집의 자랑거리인 메밀묵은 메밀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메밀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채묵정식은 묵을 길게 채처럼 썰어서 밥에 얹고, 김과 깨를 뿌려서 내온다. 숟가락으로 팍팍 퍼서 먹으면 그 투박한 맛이 옛 고향의 정서로 다가온다. 거리가 먼 시골 정서가 묻어나는 음식들이다. (02) 443-6653
*찾아가는 길: 경찰병원에서 가락동 대림아파트 2동을 찾으면 바로 앞에 있다.

 

▶ 영빈관 (송파구 방이 1동/ 도다리 세꼬시)
생선회를 뜨는 방법 중에서 뼈까지 같이 뜨는 걸 세꼬시라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뼈꼬시라고도 부른다. 영빈관은 세꼬시 하나로 명성을 구가하는 집이다. 생선회의 부드러움과 뼈가 씹히는 강한 감촉이 조화를 이룬다. 세꼬시는 대개 와사비 간장보다는 초장에 찍어 먹는다. 질퍽거리지 않으면서 묽지도 않은 매콤새콤한 초장 맛이 그래서 중요하다. 싱싱한 세꼬시 횟감은 경상남도의 해안가에서 운송해 온다. (02) 424-3466
*찾아가는 길: 올림픽공원 남2문 앞 대우자동차 영업소 뒷골목에 있다.
 
[맛기행 / 인천] 월미도, 중구, 남구, 강화군
 
▶ 월미도 횟집촌 (월미도/ 생선회)
월미도에는 한 집 걸러 한 집꼴로 수백 군데의 횟집이 몰려 있다. 어느 식당이나 비슷비슷한 횟감들이 수조에 차 있고, 서해답게 꽃게를 취급하는 집들이 많다. 딱 ‘여기다’ 싶을 정도로 잘 하는 식당이 있진 않고, 유원지답게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광어나 우럭보다는 철따라 괜찮은 생선, 예를 들어 여름 농어, 가을 도미, 겨울 숭어 이런 식으로 골라보자. 사실 횟감이 바닷가에서 월미도로 곧바로 오기 보다는 노량진수산시장을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회맛보다는 분위기를 맛보러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1호선 전철 종점의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가격대가 워낙 천차만별이니까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가격을 협상하고 들어가는 게 낫다.

 

▶ 진흥각 (중구 중앙동/ 중화요리)
인천에는 개항 이래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있다. 완전히 쇠락했다가 중국과의 서해안 무역이 늘어나면서 다시 중흥기를 맞이하는 중이다. 70년대 고급 중국집에 앉아 있는 기분을 느껴보자. 진흥각은 인근 ‘팔미’와 더불어 오랫동안 인천 차이나타운의 이름난 중국집이다. 자장면, 짬뽕 등 면 종류는 뒤떨어지는 않는 제대로 된 맛을 낸다. 얄팍한 피와 푸짐하게 소가 들어간 큼지막한 물만두는 한 입에 가득 찰 정도다. 탕수육, 어묵, 잡채, 난자완스, 바다에 가까워서 그런지 해삼주스나 전가복 같은 해물 요리들도 좋다. (032) 772-3058
*찾아가는 길: 신포시장과 한미은행 근처에 있다.

 

▶ 청실홍실 (중구 신생동/ 메밀국수)
겉으로 보면 평범한 분식집 분위기지만 메밀국수 한 가지로 인천 지역을 석권한 집이다. 본점 가까이 있는 분점까지 성업할 정도로 사람들이 복작거린다. 메밀국수를 먹기 위해 서울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꽤 된다고 한다. 단순한 음식이니만큼 면과 국물 맛이 가장 중요하다. 싱싱하고 고소한 면발은 메밀 맛이 물씬 나며, 짭짤한 다시마 국물, 면을 더욱 시원하게 만드는 무즙이면 시원한 메밀국수 한 그릇이 된다. 냉면처럼 겨자와 식초를 적당히 뿌려서 먹는 것도 괜찮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따뜻한 메밀우동, 부드러운 통만두나 매콤한 김치만두 등 선택의 폭이 커진다. (032) 772-7760
*찾아가는 길: 신포동 농협 건너편에 있다.

 

▶ 초가집 (중구 용동/ 칼국수)
요즘 새로 생긴 칼국수 집들은 재료들을 듬뿍 넣는 게 마케팅 포인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지락 조개가 넘친다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다. 국물이 비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초가집 칼국수는 바지락을 넣는 양과 끓이는 시간의 조절 감각이 좋다. 담백한 국물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 바지락의 양을 조절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아는 집이다. 항상 넓은 나무판 위에서 밀가루를 반죽하고, 칼로 잘라 면을 만들고 있다. 주인 할머니의 손맛만큼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게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한 자리에서 40년 넘게 칼국수를 전문적으로 판 허름한 집이다. 내용물이라곤 바지락, 애호박, 대파가 전부. 하지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자그이 있는 국물 맛 하나는 정말 좋다.(032) 773-5245
*찾아가는 길: 동인천 길병원 뒤쪽에 있다. 골목 안이라 찾기 힘들다. 전화 문의 바람.

 

▶ 평양옥 (중구 신흥동/ 갈비, 냉면)
문을 연 지 50년이 넘은 인천에서는 가장 오래된 식당이다. 오랜 내력에 걸맞게 웬만한 한식 종류는 다 있는 집이다. 가장 대표적인 식사는 갈비나 불고기 등 고기 종류로 배를 채운 뒤 시원한 냉면 한 사발로 마무리를 지으면 좋다. 아니면 따뜻한 온면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괜찮다. 두툼한 갈빗대가 들어간 갈비탕의 국물은 맑고, 소뼈에 우거지를 넣고 푹 끓인 해장국도 개운하다. 해장국은 아침 일찍부터 찾는 손님이 많다. 일반적인 한식집으로는 상위 수준에 속하는 맛과 전통을 갖고 있는 집이다. (032) 882-4646
*찾아가는 길: 야구경기장 근처 제이교회 옆에 있다.

 

▶ 이화찹쌀순대 (중구 도원동/ 순대)
인천 야구장 앞은 순대집 골목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경쟁이 치열해서 어느 집이나 수준급의 맛을 내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소문난 집이 이화찹쌀순대다. 역시 순대 전문답게 식사는 순대국밥 (4000원) 하나, 안주나 주전부리 용으로는 순대(4000원)와 머리고기뿐이다. 내장에 이겨넣은 찹쌀과 야채 중심의 순대 속을 먹는 기분은 씹는 느낌보다도 살살 녹는 것 같은 맛이다. 오죽하면 순대 피로 쓰는 돼지내장의 씹히는 느낌까지도 부드러울까. 개운한 순대국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푸짐하다. 전국적으로도 가장 최상급의 순대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 (032) 882-3039
*찾아가는 길: 숭의로타리 국민은행 옆 인천 실내수영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 연안부두 횟집촌(중구 항동)
연안부두 회센터를 비롯해 인천 연안부두 가에는 횟집 수백 군데가 성업 중이다. 거대한 회센터부터 자그마한 횟집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항구 풍경을 즐기면서 바다 바로 앞에 와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자. 어느 집이나 광어, 우렁, 농어 등 횟감은 구색을 갖추고 있지만 그다지 다양한 건 아니다. 시끌벅적한 시장통 분위기가 회먹는 기분을 자아낸다. 가게가 많아 가격은 비싸지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미리 횟값은 흥정하고 들어가는 게 낫다. 서울을 벗어나 연안부두 선착장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이 동네를 찾을 만한 이유는 충분히 된다. 멀리 펼쳐진 서해 바다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이다.

▶ 성진물텀벙 (남구 용현동/ 아구찜)
용현동 일대는 온통 아귀찜집 천지. 하지만 이 동네에선 ‘아귀’라고 부르면 촌놈 소리를 듣기 십상이고, ‘물텀벙’이라고 불러야 한다. 간판에도 다 물텅범이라는 글자들이 쓰여 있다. 예전에는 아귀가 잡히면 재수가 없다고 다시 바닷속으로 던져 버렸다고 한다. 아귀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물텅범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게 된 건 이 때문.
메뉴는 아귀찜(2만원부터)과 아귀탕 딱 두 가지뿐이다. 새빨간 양념을 듬뿍 얹은 아귀찜이 보기에도 맵고 먹어봐도 맵다. 다양하게 배합한 매콤한 양념 맛이 이 집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부드러운 아귀살과 콩나물, 미더덕 등이 빨간 고추장 양념에 범벅되어 매콤하게 입맛을 당긴다. (032) 883-6690
*찾아가는 길: 용현동 사거리에 물텀벙 촌에 있다.

▶ 우리옥 (인천 강화군/ 한정식)
경기도의 백반집으로는 가장 전통이 깊다. 서민적인 상차림이지만 강화도를 대표하는 음식점이다. 가마솥에 장작을 때서 지은 밥맛이 출중하다. 전기밥솥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윤기가 흐른다. 백반 한 상에 3500원. 버섯, 호박, 조개젓, 감자 등 나오는 반찬들은 재료는 평범하지만 수수하고 정갈하다. 1980년대 이전에나 볼 수 있었던 고향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집이다. 대구찌개나 병어회 등 다른 메뉴들도 간단하지만 손맛이 난다. (032) 934-2427
*찾아가는 길: 강화읍내에 들어가서 한빛은행 근처 BYC 골목안.

 

▶ 연안식당 (인천 강화군/ 백반, 꽃게장)
아궁이에 무쇠솥을 올려놓고 지어선지 윤기가 흐른다. 3000원 짜리 백반상이 아깝지 않다. 서울을 빠져나와 한시간이면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집이다. 밥 한숟가락을 퍼서 김에 싸 먹기만 해도 한그릇 뚝딱 비운다. 반찬은 푸성귀들이 대부분이지만 하나하나가 전반적으로 맛깔난다. 꽃게장(1만원)을 따로 주문하면 밥과 게장 맛만으르도 세상 어느 밥상이 부럽지 않다. 갖은 양념을 한 게장 맛이 달콤하고 짭짤하다. 마지막으로 곁들여지는 누룽지 한 그릇이면 배가 뜨뜻하다. (032) 937-1009
*찾아가는 길: 강화 마니산 아래 동네 화도 직행버스터미널 맞은 편에 있다.

 

▶ 대선정 (인천 강화군/ 메밀칼싹두기)
메밀칼싹두기?. 메뉴 이름을 보기만 해도 메밀 반죽을 칼로 싹둑싹둑 썰어내는 광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말 그대로 메밀칼싹두기는 메밀칼국수다. 조개 국물에 양파, 당근, 애호박, 감자, 김 등을 얹어서 국물 맛에 묘미를 더한다. 따뜻한 국물 한 모금에서도 담백함과 시원함이 느껴진다. 시래기밥도 이 집의 별미. 시래기를 넣고 밥을 짓다가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시래기가 질겨져서 먹기 힘들어 진다지만 그런 걱정을 하지 마시라. 이 집 시래기밥에 간장을 살짝 뿌려먹으면 보들보들한 시래기와 밥이 슬슬 넘어간다. (032) 937-1907
*찾아가는 길: 강화도 초지진 식당촌 안에 있다.  
 
맛기행 / 경기] 파주시, 고양시, 의정부시
 
▶ 김천흑돼지 (파주시 교하면/ 흑돼지 소금구이)

38선 이남에서 돼지고기로 유명한 동네가 몇 군데 있다. 제주, 강화, 그리고 김천 아래에 있는 지례가 그렇다. 지례산 돼지고기는 그 쫄깃쫄깃한 육질이 다른 지역의 돼지고기 맛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김천흑돼지집은 지례에 있는 흑돼지 농장에서 돼지를 산 채로 싣고와 도축해 고기를 댄다고 한다. 얼리지 않은 돼지 생고기의 맛이다. 소금구이(6000원)는 잘 구워서 한 입 씹으면 비계가 이빨에 찰싹 달라붙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쫄깃거린다. 껍질까지 잘 붙은 돼지고기가 고소하다. (031) 943-6456
*찾아가는 길: 자유로 금촌 문발리에서 빠져서 나가다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1km 정도 가면 오른 쪽에 있다.

 

▶ 반구정 나루터집 (파주시 문산읍/ 장어구이)
황희 정승이 은퇴한 후 남은 여생을 보냈다는 반구정. 한적한 정자 옆에 그 이름을 딴 식당이 하나 있다. 임진강 일대에서는 베스트로 손꼽히는 장어구이의 명가 중 하나다. 간장 중심의 양념장을 살살 발라가면서 구워낸 장어구이가 맛있다. 장어는 숯이 들어간 작은 풍로에서 굽는다. 양념 맛이 맵다는 게 특징이다. 메기매운탕도 적당히 얼큰하다. 기름기가 흐르는 풍부한 육질의 메기 맛을 볼 수 있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강을 따라 회유하는 황복찜도 별미. 식당 바로 옆은 군사 지역이라 초소와 철조망들이 쳐져 있다. (031)952-3472
*찾아가는 길: 자유로에서 문산으로 나가서 첫 삼거리에서 좌회전, 반구정을 찾으면 된다.

 

▶ 초계탕집 (파주시 법원읍/ 초계탕)
남쪽에서는 닭과 쇠고기를 주로 따뜻하게 해서 먹는데, 이북에서는 고기를 냉채로도 잘 먹는다. 초계탕은 이북 출신 주인의 손맛으로 차갑게 해서 먹는 닭요리다. 8개월 가량 잘 먹여서 키운 닭을 사용하므로 고기의 쫄깃한 맛이 감칠 맛 나게 느껴진다. 기름기를 잘 제거해서 깔끔, 담백한 맛을 낸다. 닭고기 육수와 차갑게 보관해둔 동치미 국물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내온다. 육수엔 마늘, 양파, 대파 등 갖은 야채를 아낌없이 썼다. 여기에 식초와 겨자를 세게 쳐서 먹으면 입안에 오미가 두루 느껴진다. 닭을 다 먹고 난 후 국물에 메밀면을 담갔다 먹는 맛도 시원하다. (031) 958-5250
*찾아가는 길: 법원리에서 의정부 쪽으로 가다가 시립도서관 뒤쪽에 있다.

 

▶ 장수마을 (고양시 풍동/ 닭백숙)
80년대 최고의 데이트 코스 중 하나였던 일산 백마역. 신시가지가 들어서면서 정감어린 풍경은 많이 바랬지만 예전보다 더 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성업 중이다. 장수마을의 닭백숙은 맛있다. 한솥씩 쪄내는 닭찜 맛이 예사롭지 않다. 강한 화력으로 최대한 짧은 시간에 조리한 닭맛이 보들보들하다. 큰 쟁반에 담긴 닭찜에서는 기름기가 배어난다. 이 느낌은 시원한 배추나 무김치로 눌러주면 된다. 이 집에서 혀를 내두르게 하는 건 닭죽이다. 찹쌀의 쫄깃쫄깃함과 부드러움, 찹쌀 누룽지의 끈적거림이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031) 904-5533
*찾아가는 길: 백마역에서 일산쪽으로 가다 마두골프연습장을 끼고 좌회전을 하면 식당촌 안에 있다.

 

▶ 너른마당 (고양시 원흥동/ 닭백숙)
상호 그대로 넓은 마당에서 놀던 닭들이 쫄깃한 육질을 자랑한다. 가게 마당도 넓지만 닭들을 풀어키우는 농장도 널찍하다. 연변에서 우리 옛날 토종닭에 가까운 조선닭 종자를 구해와 대규모로 양식하면서 식당도 같이 운영한다고 한다. 여기에 바로 닭고기 맛이 들어있는 걸까. 졸깃한 육질을 잘 살려낸 백숙(3만원)이나 매콤달콤한 닭도리탕 모두 괜찮다. 여기에 현미찹쌀로 쑨 부드러운 죽이 곁들여진다. 통오리밀쌈(3만5000원)도 맛있다. 적당히 기름기를 제거한 오리고기가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다. 비결은 참나무 장작으로 훈제를 해서란다. (031) 966-7485
*찾아가는 길: 삼송리검문소에서 좌회전해서 가다 농협대학 들어가는 길에 있다.

 

▶ 평양면옥 (의정부시 의정부3동/ 평양냉면)
냉면집에 있어서 평양면옥은 대부같은 존재. 평양면옥에서 나온 냉면 맛의 줄기가 서울의 명 냉면집들인 필동면옥과 을지면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냉면을 먹어온 사람들은 이 집의 냉면(5000원)이야말로 전통적인 평양냉면에 아주 가깝다고 한다. 이빨 사이에서 툭툭 끊어지는 면발이 전형적인 평양냉면의 맛이다. 냉면 국물은 순수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고춧가루와 파만 살짝 뿌렸다. 여름철엔 차가운 냉면의 시원함을 그대로 느끼고, 겨울에는 뜨뜻한 구들에 앉아 입이 시리도록 차가운 냉면을 먹으며 이냉치냉으로 추위를 쫓는다. (031) 877-2282
*찾아가는 길: 의정부 병무청 맞은 편에 있다.

 

▶ 수흥식당 (의정부시 의정부1동/ 부대찌개)
부대찌개는 의정부나 송탄 같은 미군부대가 주둔한 지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대에서 나온 소시지, 햄 종류를 모아두었다가 끓였던 부대찌개는 참으로 입을 것, 먹을 것 없던 시절의 음식이다. 부대찌개 식당의 원조(원조)는 오뎅집이지만, 한국적인 매운 맛을 살려낸 수흥식당의 부대찌개(4500원)도 만만치 않다.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냄비뚜껑을 열면 햄, 소시지, 다진 쇠고기, 두부와 온갖 야채가 들어있다. 매운 김치찌개를 연상케 할 만큼 칼칼한 스타일로 부대찌개 맛을 낸다. (031)846-8620
*찾아가는 길: 의정부 역전 맞은 편 농협 옆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제일시장 안이다.
 
[맛기행 / 경기] 동두천, 김포, 안양, 군포, 평택
 
▶ 송월관 (동두천시 생연2동/ 떡갈비)
남도 별미인 떡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집. 이제 떡갈비는 대기업에서 대량 생산할 만큼 널리 알려졌지만 이것 만큼은 정성이 듬뿍 들어간 맛을 볼 필요가 있다. 떡갈비(1만 2000원)는 워낙이 손이 많이 간다. 갈비에서 살을 발라내 다지고 뭉치고 굽고…주방에서 석쇠를 뒤집는 것까지 다 하기 때문에 손님은 그냥 입만 갖고 가서 호강하면 된다. 갈비살을 따로 떼어낸 후 양념을 넣고 다져서 구워낸 떡갈비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 미국식 햄버거스테이크가 부럽지 않은 한국판 햄버거스테이크. 떡갈비와 갈비탕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31) 865-2428
*찾아가는 길: 동두천 유림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철둑을 건너면 간판이 보인다.

 

▶ 김포 한탄강 (김포시 운양동/ 메기매운탕)
이집 메기매운탕 맛은 항상 일정하다거나 맛있다고 할 수 없다. 약간의 셀프 조리 과정을 거치면서 맛이 천차만별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본 양념을 해서 나오지만 다대기, 소금 등 손님 입맛에 따라 넣으면서 맛이 달라진다. 때문에 ‘맛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누가 자기 솜씨에 누워서 침을 뱉으랴. 매운탕 양은 풍성하다. 수제비와 라면 사리를 곁들이기도 한다. 재료 가격들까지 적혀 있어 모든 걸 공개하는 듯한 독특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끄는 집이다. (031)985-6555
*찾아가는 길: 김포 지나서 강화로 가다 나진검문소 지나 5분 정도 가면 국도 변에 있다.

 

▶ 정호해물탕(안양시 안양1동/ 해물탕)
해물탕 하나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는 집이다. 즐겨 찾는 단골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사람들로 가게가 항상 북적거린다. 이 집의 장기인 해물모듬찌개를 먹기 위해서다. 해물모듬찌개는 보통(1만원)과 특(1만5000원)이 있는데, 어느 걸 주문해도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맛의 비결은 미리 준비해둔다는 해물모듬찌용 육수에 있다고 주인은 귀띔한다. 새우, 조개, 소라 등 해물이란 해물은 다 들어간다고 한다. 특요리엔 새우, 키조개, 소라 등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20여가지 해물과 야채, 팽이버섯 등을 듬뿍 넣고, 팔팔 끓이면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031) 449-9334
*찾아가는 길: 안양 2000아울렛 백화점 정문 건너편 대한신용금고 골목 안에 있다.

 

▶ 장원(안양시 평촌동/ 등심, 갈비)
안양 평촌 신도시 귀인동 이른바 ‘평촌 먹거리촌’에는 큰길을 사이에 두고 온갖 종류의 음식점 수백 곳이 몰려있다. 이들 중에서 장원은 생고기 전문점으로 이름나 있다. 생등심과 생갈비를 양념을 하지 않고 구워 먹는데 육질이 아주 부드럽다. 생고기 전문점답게 생고기도 고추장과 참기름 양념에 찍어 먹으면 가볍게 씹히면서 살살 녹는다. 고기를 먹고 난 후에 식사로 곁들이는 된장찌개도 맛있다. 간단한 식사로는 갈비가 많이 들어간 갈비탕도 적격이다. (031) 385-5287
*찾아가는 길: 평촌 귀인동 먹자골목 안에 있다. 세진컴퓨터 건너편.

 

▶ 군포식당(군포시 당동/ 설렁탕)
한 자리에서 30년 넘게 설렁탕을 끓여온 집이다. 양지머리와 사골 등을 넣어서 오랜 시간 끓여낸 국물 맛이 진국이다. 고기 누린내는 거의 나지 않는 말끔한 맛이 난다. 담백하고 산뜻한 국물 맛이 나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에도 좋다. 잘 익은 김치도 설렁탕 맛을 배가시킨다. 영업 시간은 오후 9시면 끝나지만, 그 이후에도 식당에선 여전히 설렁탕 국물이 끓고 있다. 경기 일원에서 설렁탕만을 전문으로 끓이는 집으로는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보면 된다. (031) 452-0025
*찾아가는 길: 과천에서 가다보면 군포역 가기 전에 만도기계 사옥 건너편에 있다.

 

▶ 고박사집(평택시 평택동/ 냉면)
서울을 비롯해 경기 인근에는 고박사집이라는 옥호를 내건 냉면집이 여러군데 있다. 냉면으로 일가를 이룬 평택 고박사집의 분점들이다. 워낙 명성이 자자자해 다른 분점들도 성황을 이루지만 역시 ‘고박사 냉면’이라면 평택에 있는 본점에 가서 먹어보는 게 낫다. 쇠고기를 아낌없이 푹 삶은 육수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어떤 비율로 배합하느냐가 이곳 국물 맛의 비결이라 한다. 여기에 졸깃한 냉면 사리가 씹히며 메밀 향이 난다. 냉면을 만드는 감각이 여느 집과는 다르므로 그 특징을 입으로 느껴보시길. (031) 655-4252
*찾아가는 길: 평택역 맞은 편 평택관광호텔 뒤에 있다.

 

▶ 파주옥(평택시 평택동/ 곰탕)
이른 아침부터 탕 국물을 끓이느라 식당이 분주하다. 아침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워낙 많은 탓이다. 새벽 내내 계속 끓이던 우탕 국물에서 진득한 맛이 우러난다. 사골을 푹 끓여 뭉근하게 국물을 낸 곰탕이나, 소머리를 중심으로 국물을 낸 설렁탕이나 다 진국이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곰탕 국물을 한 그릇 쭉 들이키면 위장 아래서부터 뜨뜻하게 국물이 차 오르는 기분이다. 오랫동안 곰탕을 끓여온 집답게 한결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곰탕 먹는 즐거움 중 하나다. (031) 655-2446
*찾아가는 길: 평택역전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경기] 용인시, 수원시, 성남시, 광주군

 


▶ 금촌집(용인시 김량장동/ 꿩탕, 토끼탕)

금촌집의 메뉴는 야성적이다. 꿩, 토끼, 메추리 등 일반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고기들을 탕으로, 구이로 내놓는다. 탕은 꿩이나 토끼 등 주재료만 바뀔 뿐 국물 맛은 그대로다. 얼큰한 국물 맛이 토끼고기 속에 잘 배어든 토끼탕(한 마리 3만5000원)은 이 집의 별미다. 봄철에는 국물 안에 넣은 달래향이 향긋하게 풍기며 입맛을 자극하다. 토끼구이는 부드럽고 담백한 육질이 좋다. 뼈가 많지만 뼈를 발라먹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메추리 구이를 먹고 있으면 식당이 아니라 들판에 있는 착각이 든다. 고기와 양파, 대파, 양송이버섯 등을 같이 굽는 냄새가 향긋하다. (031) 335-3808
*찾아가는 길: 용인 문예회관 근처에 있다.

 

▶ 청계산(용인시 수지읍/ 닭육회)
닭을 육회로 먹는 건 남쪽 지방이 아니면 보기 힘든 일이다. 닭을 어떻게 날로 먹느냐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닭육회를 하는 집은 그만큼 닭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청계산에서 요리에 사용하는 닭들은 가게 근처 산자락에 풀어놓고 기르다가 바로 잡아 회를 떠낸 것들이다. 육회감으로는 가슴살과 날개, 모래주머니를 주로 쓴다. 가슴살은 회로 뜨는 순간 부드러운 맛으로 바뀌고, 마늘과 곁들여 먹는 모래주머니는 오독오독 씹힌다. 녹두를 넣고 끓여내는 닭죽이 약간은 투박하면서도 입맛이 동해 술술 넘어간다. 닭 한마리 4만5000원. (031)262-4871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풍덕천 가는 길로 가다 두꺼비주유소에서 우회전, 고기리 유원지 안으로 들어가면 있다.

 

▶ 중앙식당 (용인시 백암면/ 순대)
순대집 대여섯 군데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백암 순대마을’. 얼마나 순대를 잘 만들면 이런 호칭이 붙었을까. 돼지내장에 부추, 호박, 양파, 배추같은 온갖 야채와 양념, 간 고기와 선지피를 넣었다고 한다. 순대 껍질은 졸깃하게 씹히면서도 보드랍고, 순대를 한입 깨어물면 입안에 따뜻한 순대 속이 가득 찬다. 흔히 돼지내장이라고도 하고 돼지똥집이라고도 하는 오소리감투를 삶아서 새우젓에 찍어 먹는 맛도 좋다. 푸짐한 순대국이나 소머리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후다닥 먹고 떠나는 모습들도 정겹다. (031) 332-4023
*찾아가는 길: 용인에서 양지 가는 길로 가다가 백암우체국 바로 앞에 있다.

 

▶ 삼부자갈비(수원시 인계동/ 갈비)
‘갈비 먹으러 수원 간다’고 할만큼 수원은 갈비로 이름난 고장이다. 삼부자갈비집은 15년 전쯤 지금의 자리로 갈비집을 대형화해나가기 시작했다. 갈비를 굽기 전에 나오는 이집 동치미는 정신이 확 들 정도로 시원하고 개운하다. 갈비는 항상 6cm 길이로 적당하게 잘라 양념 맛이 잘 배어들도록 준비를 해둔다고 한다. 대형 갈비집인 탓에 일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에도 체계가 잡혀있다. 숯불에 갈비를 구워가면서 절묘한 솜씨로 살을 발라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싹둑싹둑 잘라준다. 달착지근한 양념 맛이 고기와 잘 어울린다. (031) 212-3805
*찾아가는 길: 수원 IC에서 빠져서 시내로 가다가 원천유원지 근처에 있다.

 

▶ 본수원갈비(수원시 인계동/ 갈비)
간판 그대로 본수원갈비라는 이름 값을 하는 집이다. 대형 한옥 건물에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져 고풍스러운 운치를 자아낸다. 본수원갈비집은 고기를 먹기 전에 매콤한 열무물김치로 먼저 입안의 자극을 한껏 끌어낸다. 겨울에는 가끔 동치미를 내오기도 하지만 주인 말에 따르면 역시 열무와 갈비의 조화가 최고라고 한다. 큼직한 사이즈, 소금을 중심으로 한 양념, 숯불에 굽는 방법에서 전통적인 수원갈비 맛이 나온다. 소금에 참기름, 마늘, 파, 깨, 후추, 설탕, 배 등으로 같이 한 양념 맛이 깨끗하면서 담백하다. 7cm 길이로 잘라내는 갈비가 크기만으로도 먹는 맛이 나게 한다. 한 사람이 일인분을 해치우기 힘들 정도로 고기 양도 많고 푸짐하다. (031) 211-8434
*찾아가는 길: 수원 IC에서 빠져서 수원 시내로 들어가다가 원천유원지 근처에 있다.

 

▶ 고미장(성남시 분당구)
대나무통밥을 한 상 받으면 마치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간 듯한 착각이 든다. 잘 지은 대나무통밥을 먹으면 시원한 느낌이다. 쌀, 찹쌀, 흑미, 잣, 은행, 밤, 대추 등이 대통 안에서 하나로 조화를 이루었다. 밥에서는 은은한 대나무 향기가 난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대나무 통은 일회용이다. 여러번 사용하면 대나무의 향 자체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유황오리를 요리한 또서찜이 별미다. 당귀, 인삼, 황기, 대추, 감초 등 한약재 소스를 찜냄비에 붓고 한 번 삶아둔 오리를 다시 찌면서 먹는 요리다. 야채의 온갖 향이 가미된 유황오리 요리를 다 먹고 나면 힘이 불끈 솟는 기분이 든다. 오리 코스요리는 4인분에 8만5000원이다. (031) 702-1276
*찾아가는 길: 분당 중앙교회 뒤 효자촌 먹자골목 안에 있다.

 

▶ 전주영양돌솥밥 전문점(성남시 구미동/ 돌솥밥)
전주라는 지명을 내건 돌솥밥집이 많이 눈에 띈다. 하지만 요즘 서울 인근 식당에서도 전주 돌솥밥을 능가하는 맛을 종종 보여준다. 이 집은 무거운 돌솥에 콩, 밤, 버섯 등을 넣고 밥을 지은 뒤 계란 노른자를 얹어서 내온다. 따로 내오는 여벌 그릇에 밥을 떠낸 후 쓱싹 비벼서 양념간장을 살짝 살짝 쳐가면서 먹으면 된다.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두었다가 밥을 다 먹은 후에 누룽지를 만들어 먹어보자. 칼칼한 된장찌개, 다양한 맛으로 무친 나물들, 굴비구이 등이 반찬으로 나와 밥상을 푸짐하게 만든다. (031) 714-8281
*찾아가는 길: 미금역 뒤 먹자골목 안에 있다.

 

▶ 백제장(광주군 중부면/ 산채정식)
남한산성은 이제 예전의 고즈넉한 정취는 자취를 감추고, 시끌벅적한 유원지가 됐다. 하기야 서울 근처에서 경치가 괜찮다는 곳을 사람들이 가만히 남겨둘리 있겠는가. 백제장은 남한산성 주변 식당들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집 중 하나다. 산채정식(1만2000원)을 시키면 취나물, 더덕, 고사리, 도라지, 참나물 등 철 따라 바뀌는 다양한 나물들을 맛볼 수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구수한 된장찌개 한 그릇 곁들인 밥상을 받는 맛이 새롭다. 식사와는 따로 숯불더덕구이나 숯불불고기 등을 주문해 같이 먹는 것도 좋다. (031) 743-6551
*찾아가는 길: 남한산성 유원지 안에 있다.

 

▶ 급월산방(광주군 도척면/ 산채정식)
산채정식이라는 메뉴를 내걸었지만 사실은 한정식 쪽에 더 가깝다. 산채정식(1만원)에는 샛노란 단호박죽을 필두로 무를 빨갛게 물들인 채나물과 보쌈, 시원한 오이김치, 동태전, 버섯전, 야채전,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이 나온다. 식사로는 솥밥에 나물과 장아찌들이 나온다. 매실, 더덕, 깻잎, 풋마늘, 오이장아찌 등의 반찬은 항상 바뀐다. 특산채정식(2만원)를 주문하면 버섯전골, 황태구이, 낙지소면, 더덕구이, 사태찜 중에서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원하는 걸 먹으려면 미리 전화 예약하는 게 낫다. (031) 762-3459
*찾아가는 길: 곤지암에서 용인 쪽으로 가다가 아시아나골프장 근처 유정저수지 옆에 있다.

 

▶ 고향매운탕 (광주군 남종면/ 붕어찜)
광주군 분원마을은 도예촌으로도 유명하지만, 붕어가 많이 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붕어축제도 열리더니, 이제는 완전히 붕어요리의 중심지가 됐다. 고향매운탕 집은 수많은 매운탕집들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기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제 자리잡은 매콤 짭짤한 양념 맛이 이 집의 붕어찜(1인분 1만5000원) 맛의 비결이다. 매콤한 국물이 무와 우거지에 잘 배어들었고, 그 맛이 다시 붕어에도 잘 스며들었다. 육질이 부드러운 붕어와 맛깔 나는 양념 맛이 좋다. 붕어조림을 다 먹은 후에는 다양한 반찬과 함께 사람 수에 맞게 돌솥밥을 지어온다. (031) 767-9693
*찾아가는 길: 퇴촌 마을 입구에서 좌회전, 분원마을로 들어가면 강가에 있다.

 

▶ 골목집 (광주군 실촌면/ 소머리국밥)
골목집은 곤지암을 전국 최강의 소머리국밥촌으로 만든 집이다. 곤지암 소머리국밥이라는 말 자체가 이 집 때문에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명성에 걸맞게 언제 가도 사람이 북적거린다. 뽀얀 국물에서 감도는 향기가 포근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맛이 진한 국물은 속을 확 풀어준다. 그 안에 동동 뜬 소머리 부위들을 씹고 있으면, 국밥보다는 우탕에 가까운 소머리국밥의 묘미가 잘 살아난다. 푹 고아낸 국물과 부드럽게 씹히는 소머리고기들의 맛이 잘 어울린다. 설과 추석 당일 날은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소머리국밥을 한 그릇씩 그냥 퍼준다. (031) 762-6265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에서 빠져 이천 방향으로 2km 정도 올라가면 곤지암 마을 안에 있다.

 

▶ 담원 (광주군 퇴촌면/ 산야초정식)
담원, 깊은 동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도에서 좁은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화사한 정원이 아름다운 식당 하나가 나온다. 음식 솜씨뿐만 아니라 우리 꽃들로 이루어진 정원에 들어서면 벌써 마음은 낙원에 와있다. 이름부터 맛깔스러운 산야초정식(1인분 1만8000원)을 시켜보자. 종종 메뉴가 바뀌지만 메밀국수, 해파리 양배추, 자소잎 튀김, 팽이버섯, 장작에 구운 돼지고기, 샐러드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이렇게 코스를 먹고 나면 된장찌개와 참나물, 비름나물, 돌미나리 등 나물들과 밥이 나온다. 자연을 담은 요리의 계절 감각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031) 767- 5870
*찾아가는 길: 퇴촌에서 양평 가는 길 사이 산길 안에 있다. 식당을 찾기 어려우니 전화로 문의해보자.
 
[맛기행 / 경기] 포천, 양평, 남양주, 하남, 가평

▶ 이동폭포갈비(포천군 이동면/ 이동갈비)

'남 수원, 북 이동' 이라 해도 허언이 아닐 정도로 이곳들 이동 갈비의 명성은 대단하다. 수원갈비가 소금간을 했다면 이동갈비는 간장 양념을 한다. 맛은 찬반양론이 심하지만 양으로는 이곳들을 필적할 곳들이 없을 것 같다. 마을 전체가 갈비집이라, 동네 전체에 갈비 굽는 냄새가 넘친다. 1인분에 열대씩 주는 푸짐함과 달달한 양념 맛이 대중적인 인기를 끈다. 갈비 열대를 먹다보면 더 이상 고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동갈비의 역사가 깊어 어느 집이나 먹을 만한 맛을 낸다. 이동폭포갈비집은 창밖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집이다. (031) 531-4415
*찾아가는 길: 이동 갈비마을에서 백운계곡 쪽으로 올라가다 첫 삼거리 왼편에 있다.

 

▶ 미미향(포천군 이동면/ 탕수육)
포천에서 군 생활 한 사람치고 이 집 요리를 먹어보지 못했다면 군 생활을 헛 했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온다. 푸짐하고 달콤한 탕수육이 대표 선수. 소스는 달콤하고 고기는 적당히 바삭하다. 30년 동안 전통을 고수해 온 옛날 탕수육 맛이 여기에 있다. 짜장이나 짬뽕 등 일반적인 면 종류도 수준급 이상이다. 센 화력을 제압하는 솜씨만큼 음식 맛이 좋다. 탕수육 한그릇 나오는 데에 30분 이상 걸리니 이 사실을 참고하시길. (031) 531-4333
*찾아가는 길: 이동갈비촌 근처에 있다. 건물 개축 중이니 먹으려면 좀 기다려야 할 듯.

 

▶ 곰터먹촌(포천군 내촌면/ 김치말이국수)
잘 익은 김치국물에 국수를 집어넣어 만드는 김치말이국수. 만들기는 쉬워보이지만 맛있는 동치미 국물과 차가운 면의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한기가 느껴질 만큼 써늘한 김치 국물에 국수를 듬뿍 집어넣고 후루룩 먹는 맛이 시원하면서도 개운하다. 시원한 자극이 입안의 텁텁한 기운을 없애준다. 고명으로 돼지고기, 배, 열무, 잣 등을 듬뿍 얹었다. 냉면이나 김치말이밥처럼 이북의 고유 음식 중 하나다. (031) 534-0732
*찾아가는 길: 내촌에서 포천 베어스타운 가는 길 이면도로 안에 있다.

▶ 서종가든(양평군 서종면/ 두부전골)
콩 요리, 두부 요리만큼은 자신있게 하는 식당이다. 두부전골(6000원)엔 넓적하게 썬 두부, 기름진 돼지고기, 짭짤한 새우젓이 들어간다. 독특하게 배합한 재료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꼬릿하게 풍기는 장 냄새나 국물 맛에서 시골스런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주인이 매일 직접 만든다는 탄탄한 두부는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0338) 773-6035
*찾아가는 길: 양수리에서 청평 가는 길로 가다보면 문호리에 있다.

 

▶ 옥천냉면옥(양평군 옥천면/ 냉면)
참으로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굵은 면발을 쓰는 게 옥천냉면옥의 특징이다. 통통한 냉면 면발이 입안에서 자기 혼자 춤을 출 만큼 탱탱하다. 처음 입에 넣었을 땐 모르지만 먹다보면 입에 서서히 달라붙는다. 비빔냉면에 들어간 돼지고기 제육과 두꺼운 면발이 잘 어울린다. 맹맹한 육수에 간장을 몇 방울 떨어뜨려서 먹으면 제 맛이 살아난다. 무를 큼지막하게 썬 빨간 냉면김치는 톡 쏠 정도로 맵다. 기름기가 많은 편육도 비빔냉면과 곁들이기에 좋고, 완자 맛을 보는 것도 이 집의 별미다. 같은 동네에 분점들도 있지만 동네 안에 있는 본점이 역시 원조 값을 한다. (031) 772-5029
*찾아가는 길: 양평 가기 직전 옥천 마을에서 빠져서 동네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 비원매운탕(양평군 양평읍/ 매운탕)
예전에 손맛을 내던 주인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며느리가 그 뒤를 이어 매운탕 맛을 내고 있다. 솜씨에 변함은 없다. 워낙 오랜 내력이 뒷받침되는 탓이다. 민물고기와 함께 무와 양파를 집어 넣은 후 고추장, 간장 등 얼큰 짭잘한 양념을 넣고 푹 졸인 붕어찜이나 쏘가리찜이 구수하다. 민물새우를 곁들여선지 시원한 맛이 더해진다. 메자나 누치새끼 등을 작은 생선들을 넣고 끓이는 잡어매운탕도 별미다. 고추장, 된장을 넣은 국물을 끓이다가 잡어들을 넣어서 야채들을 듬뿍 넣고 팔팔 끓인 잡어매운탕은 깊은 장맛을 느낄 수 있다. (031) 771-2406
*찾아가는 길: 양평읍을 끼고 도는 강변도로 변에 있다.

 

▶ 산당 (양평군 강하면/ 한정식)
주인이 직접 장만하는 음식들이 자연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가장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표현됐다. 고향정식(1만원)은 양이나 질적으로 다 괜찮은 메뉴다. 야채샐러드, 돼지고기구이, 입안에서 말캉말캉 씹히는 오징어, 뒷맛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맛이 남아도는 장떡, 도토리묵에 편육 등을 먹고 나면 밥과 찌개, 나물 반찬 등이 깔린다. 쓰디쓴 고들빼기와 씀바귀는 본래 그대로의 맛이다. 시원한 백김치며, 게장 맛도 좋다. 노자의 도덕경이나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같은 책으로 만든 메뉴판도 느낌이 좋다. 나오는 메뉴는 계절에 맞게 매일 매일 바뀐다. (031) 772-3959
*찾아가는 길: 퇴촌에서 양평으로 10㎞ 정도 가다보면 바탕골 예술관 근처에 있다.

▶ 미왕관(남양주시 금곡동/ 붕어조림)
요즘은 붕어집이 많지만 항상 생각나는 건 미왕관의 붕어조림 맛이다. 오랫동안 푹 졸인 얼큰한 붕어찜(1인분 1만1000원) 국물 맛이 붕어와 모든 재료에 깊숙히 스며든 게 강한 인상을 남겨서다. 뒷뜰에 가지런히 놓인 장독대에서 나는 장맛이 붕어찜 맛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메기매운탕도 얼큰하고 구수하다. 예전에는 누치 같은 민물고기회도 했지만 요즘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민물고기 요리를 전문적으로 해온 집이다. (031) 592-1357
*찾아가는 길: 금곡역 목화예식장 옆에 있다.

 

▶ 기와집(남양주시 조안면/ 두부요리)
옥호 그대로 기와집 한채를 식당으로 쓰는 두부 전문집이다. 가게 이름처럼 고풍스런 정취가 흐른다. 생두부를 간장에 찍어먹는 맛도 삼삼하고, 순두부백반 한 상이면 깔끔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나름대로 두부 맛에 일가견이 있다. 일종의 비지찌개인 콩탕도 맛있다. 콩비지에 신김치, 돼지고기를 넣어 끓여낸다. 비지 알갱이가 입안에서 도르르 굴러다니는 기분이 좋다.. 토속적인 음식을 하는 집답게 전 종류도 괜찮다. (031) 576-8090
*찾아가는 길: 양평 가는 6번 국도에서 양수리로 빠져나가면 국도 변에 있다.

 

▶ 개성집(남양주시 조안면)
오이를 소금에 절여 부추, 배, 양파 등으로 빵빵하게 속을 채운 오이소박이와 그 국물에 차가운 국수를 넣어 만든 게 오이소박이 냉국수(4000원). 국물은 시원하고 면은 쫄깃하고 탱탱하다. 면을 삶는 포인트도 좋고, 오이소박이도 적당하게 익어서 제맛을 낸다. 오이소박이냉국수에 도톰한 찐만두 한 접시 곁들이면 여름철 미각을 돋우는 데에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가을의 별미 추어탕(6000원)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031) 576-6497
*찾아가는 길: 양수리 삼거리에서 새터 쪽으로 2.8킬로 거리, 국도 왼편에 있다.

▶ 마방집(하남시 천현동 / 한정식)
경기 지역에서 가장 오래 된 식당 중의 하나. 마방집이라는 상호 그대로 옛날에는 우마차를 끌고 다니던 상인들의 쉼터이자 숙소였다. 안채와 뒷채로 나뉘어진 한옥집 처마에는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뒷 마당에는 장독대들이 줄지어 서 있고, 장작불에 고기 굽는 냄새, 밥 짓는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이 집 밥상은 깔끔하다. 스무가지 가량의 나물들이 자그마한 그릇에 옹기종기 담겨 나온다. 수수한 나물 반찬에 곁들여지는 된장찌개 맛도 일품. 된장찌개는 꽤나 투박하면서도 칼칼하다. 장작에 구워 불맛이 잘 든 돼지장작불고기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031) 792-2049
*찾아가는 길: 하남시에서 광주 가는 길로 가다보면 국도변 왼쪽에 있다.

 

▶ 솔모랑해장국(가평군 설악면/ 해장국)
뚝배기에 펄펄 끓여서 내오는 해장국 국물 한 그릇을 떠먹어보자. 국물 안에 그득하게 담긴 내장 종류들을 먼저 끄집어내서 양념장에 찍어먹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대충 내장들을 어느 정도 먹고난 후에 밥을 말아 먹으면 해장국 한 그릇의 푸짐함을 만끽할 수 있다. 해장국과 곱창전골을 전문으로 하는데 해장국에 들어가는 재료들 만큼이나 전골 맛도 괜찮다. 식당 근처가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라 날씨가 좋은 날이면 오색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더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031) 584-7294
*찾아가는 길: 양평에서 설악 가는 길로 가다보면 국도 변에 있다.

 

▶ 마산집(가평군 가평읍/ 매운탕)
가격이 금값이나 다름없이 비싼 쏘가리 매운탕. 옛날만큼 커다란 쏘가리를 보긴 힘들지만 그래도 쏘가리 맛은 민물고기 맛의 최고 중 하나다. 맛있는 고기 맛이 국물에도 그대로 배어난다. 쏘가리 매운탕(8만원)의 깊고 그윽한 맛은 장독대의 묵은 장맛에서 나온다. 작은 민물고기들을 여러마리 푹 집어넣고 끓인 잡어매운탕(2만원)도 괜찮다. 끄리, 누치, 피라미 등을 넣고 벌건 국물로 얼큰하고 구수하게 끓였다. 작은 민물고기들을 뼈를 발라먹긴 귀찮지만 맛있는 국물과 함께 먹는 자연산 민물고기들이다. (031) 582-2053
*찾아가는 길: 가평에서 춘천으로 가는 구도로로 따라 가다 보면 강가에 있다.
 
[맛기행 / 경기] 이천시, 여주시, 안성시
 
▶ 이천쌀밥집 (이천시 신둔면/ 돌솥밥)
이천은 풍요로운 쌀의 고장이다. 예로부터 궁중에 진상하던 품질 좋은 쌀의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천쌀밥집은 쌀의 산지 이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쌀 맛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식당이다. 메뉴로는 콩, 밤, 잣, 대추, 은행 등을 같이 넣은 영양밥과 흰쌀만 넣고 지은 정식 두가지 밥 종류가 있다. 돌솥에 막 지어낸 밥에 곁들여지는 반찬들도 전체적으로 수더분하다. 돼지고기, 생선, 전, 잡채, 된장찌개, 비지찌개, 철 따라 바뀌는 각종 나물들이 단정한 상차림이다. 밥맛이 좋으므로 반찬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뭐니 해도 이 집의 강점은 기름진 밥맛에 있다. 밥을 주문하면 다 지어서 내오는 데까지 딱 18분이 걸린다. (031) 634-4813
*찾아가는 길: 3번 국도로 곤지암에서 이천으로 10분 정도 차로 달리면 동원대학 옆에 있다.

 

▶ 걸구쟁이식당 (여주군 강천면/ 도토리수제비)
전통 사찰 음식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집이다. 이 집 주인아주머니는 산중으로 산채를 캐러 올라가는 게 취미라고 할 정도로 나물에 관심이 많다. 산채비빔밥이나 사찰정식은 수수하면서도 현란한 ‘나물 파티’다. 쏙새뿌리, 황새냉이, 산머위 처럼 도시에서 보기 드문 나물들은 물론이고 참나물, 산머위, 목이버섯, 도라지, 쑥갓, 냉이, 울릉도취, 참취, 원추리 등 나물들, 두부, 도라지, 더덕, 무, 감, 깻잎, 산초 장아찌 등이 있다. 여기에 김이나 고추 부각 등이 곁들여진다. 이렇게 다양한 산채들이 철따라 바뀌면서 밥상을 장식한다. 불교 박물관 안에 있어서 박물관을 찾아왔던 어느 스님이 ‘중들이 이렇게 밥을 많이 먹는 줄 알거 아니냐’고 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오후 6시 이후에는 식당 문을 닫으니, 꼭 전화를 하고 가야한다. (031) 885-9875
*찾아가는 길: 여주에서 원주 가는 국도 변 목아 불교 박물관 안에 있다.

 

▶ 보배네집 (여주군 북내면/ 김치만두)
요즘은 서울 시내 분식집에서도 김치만두를 하는 집이 곧잘 눈에 띄인다. 보배네집은 그 흔한 김치만두 하나로 유명해진 식당으로, 만두 한 그릇 먹으러 이 집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잘 익은 김치로 만두 소를 만들어 얇게 빚은 만두피로 큼지막하게 싼다. 만두를 찌면서 신김치의 매운 맛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매콤함을 즐길 수 있다. 고추장에 비벼 먹는 보리밥도 시골 정취를 물씬 풍긴다. 된장찌개 한 그릇에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투박한 맛이다. (031) 884-4243
*찾아가는 길: 여주에서 양평 쪽으로 가다가 오금리 주유소에서 300m 정도 거리에 있다.

 

▶ 강계봉진막국수 (여주군 대신면/ 비빔막국수)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막국수집으로 촌락을 이루고 있는 동네가 천서리다. 천서리 막국수촌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자 제 맛을 내는 집이 강계봉진막국수집이다. 정신이 바짝 들 정도로 시원한 육수에 사리를 풍부하게 집어넣었다. 하지만 역시 이집에 가면 비빔막국수를 먹어보자. 정신없이 입을 호호 불면서 먹어야 할 정도로 매운 양념에 막국수를 비볐다. 매운 맛을 잊으려고 막국수를 한번 더 씹으려고 하면 면발은 어느새 입안에서 뚝 끊어져 도망쳐 버린다. 기름진 돼지고기를 따로 청해서 매운 맛을 달래며 먹는 게 어울린다. (031) 882-8300
*찾아가는 길: 양평에서 여주 쪽으로 가다가 이포대교 지나자마자 천서리 마을 안에 있다.

 

▶ 안일옥 (안성시 영동/ 우탕)
안성도 한우가 유명한 동네다. 소를 갖고 다양한 탕을 끓여내는 건 안일옥에서나 볼 수 있는 솜씨다. 장터에서 국밥을 팔면서 장사를 시작한 지 어느새 80여년. 한 마디로 소 한 마리의 모든 부위를 탕으로 끓여내는 집이다. 설렁탕, 곰탕 등 어느 한 가지가 전문이 아니라 우탕이 전문인 것이다. 특이한 건 설렁탕이나 곰탕이나 국물을 같은 걸로 쓴다. 다만 설렁탕은 소머리, 곰탕은 살코기 중심으로 들어가는 내용만 다를 뿐이다. 이외에도 도가니탕, 꼬리곰탕, 우족탕 등 쇠고기가 들어간 탕 종류라면 없는 게 없다. 큼직한 무김치, 배추김치, 알타리김치 등을 곁들여 먹는 우탕 한 그릇이 배지근하다. (031) 675-2486
*찾아가는 길: 안성 시내 국민은행 바로 뒷쪽에 있다.

 

▶ 안성마춤 한우촌 (안성시 삼죽면/ 생등심)
안성 한우는 경기도 지역에서는 맛 좋기로 알려져 있다. 이 집은 자신있게 안성 한우를 내놓는 집이다. 이 식당이 직접 부근에서 운영하는 농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한우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맛의 차이가 없는 한우들이 나온다. 고기를 굽기 전에 육사시미로 입을 깔끔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싱싱한 육사시미 한점이면 고기를 구울 준비가 끝마쳐진다. 떡심이 알맞게 붙은 생등심(1만 5000원)이 괜찮고, 생갈비(1만 3000원)도 질 좋은 부위의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031) 673-5550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에서 일죽 IC에서 나와서 38번 국도 안성으로 12km지점에 있다.
 
[맛기행 / 강원] 춘천시, 홍천군

▶ 통나무 닭갈비 (춘천시 신북읍/ 닭갈비)
전형적인 스타일의 닭갈비 집이다. 춘천을 가면 큼지막한 불판에 닭갈비와 고명들을 올려 놓고 구워가면서 먹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불판에 닭갈비와 깻잎, 양배추, 고구마, 가래떡 등을 넣고, 고기가 잘 익을 때까지 고명들을 하나씩 집어 먹다보면 닭갈비가 제대로 익는다. 잘 익은 닭갈비에는 야채와 매콤한 고추장 양념의 풍미가 제대로 배어든다. 닭갈비(6000원)를 먹고난 후에는 쟁반막국수 (7000원)로 뒷 마무리해본다. 닭갈비 먹고난 후의 더부룩함이 막국수의 시원함에 싹 쓸려내려가는 것 같다. (033) 241-5999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에서 소양호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 소양강 송어 (춘천시 동면/ 산천어회)
산천어와 곤들매기(암어) 대량 양식에 성공을 거둔 양식장 겸 횟집. 횟집에서 파는 대부분의 산천어가 이 집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맞다. 산천어는 생전에 김일성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꽤나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민물회 중에서도 고급 어족. 엷은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산천어회(1kg 3만원)를 입안에 넣어 부드럽게 씹어 넘기면 달콤한 뒷맛이 남는다. 송어회(1kg 1만7000원)를 먹을 때는 느끼함을 덜기 위해 야채무침과 함께 먹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산천어 맛이 쫄깃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033) 242-1002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에서 동면 쪽으로 거의 다 가서 소양댐 빠지는 길로 내려가다 보면 길 오른 편에 있다.

▶ 연산골 막국수 (춘천시 동면/ 막국수)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 파묻힌 느낌으로 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막국수 맛도 신선하고 자연스럽다. 메밀로 뽑은 면답게 거무튀튀한 면발이 톡톡 끊긴다. 메밀향이 은근하게 퍼지는 막국수 맛이 토속적이다. 막국수 사리 위에 김, 깨, 오이, 당근, 동치미 무, 계란 반쪽을 올려놓았다. 육수를 약간 붓고 겨자, 식초, 설탕을 입맛에 맞게 쳐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된다.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사용하는 것도 맛의 비결이다. 제1회 춘천 막국수 축제 대상을 받기도 한 집이다. (033) 242-2228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를 벗어나 동면 구봉산 골짜기 아래 있다.

▶ 검봉산 칡국수 (춘천시 남산면/ 칡국수)
비빔냉면이나 막국수처럼 양념장에 초와 겨자를 쳐서 먹는 매콤한 칡국수. 면을 뽑을 때 칡을 갈아 넣었다고 해서 칡 냄새가 세게 풍기는 건 아니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맛 자체보다 무슨 무슨 재료들이 들어갔다는 데에서 더 먹는 맛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국수와 달리 면발의 끈기나 먹는 감촉은 쫄깃쫄깃하다. 칡국수 (4000원)에 칡부침(3000원)을 곁들이면 칡 한 뿌리를 캐내서 먹는 듯한 기분이다. 양념장도 거칠지 않으면서 매콤한 맛을 잘 내고 있다. 시원한 원두막에 앉아 칡국수나 촌두부를 먹는 맛이 일품이다. (033) 261-2986
*찾아가는 길: 강촌 유원지에서 구곡폭포로 향하는 길에 있다.

▶ 실비막국수 (춘천시 소양로2가/ 막국수)
춘천 막국수를 대표할 정도로 오래된 집으로, 부안막국수집 등과 더불어 전통적인 춘천 막국수의 명가로 자리매김해왔다. 주문을 받자마자 적당량의 막국수를 뽑아낸다. 금방 만든 면발이 싱싱하다. 면을 비빌 때 적당량의 육수를 넣어서 비비면 새콤 매콤하면서도 부드럽게 먹힌다. 겨자, 식초, 설탕을 쳐서 비비면 된다. 달걀 지단과 무, 상추 등을 고명으로 얹어서 내온다. 가벼운 메밀 향이 나는 면발이 입안에서 잘 끊긴다. 면을 다 먹고 나선 그릇 채로 들고 바닥에 깔린 시원한 국물을 쭈욱 들이키면 온몸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든다. 푹 삶은 돼지고기 제육은 막국수의 매콤새콤한 맛을 중화시켜 준다. (033) 254-2472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 캠프 페이지에서 도심으로 넘어가는 사창고개 위에 자리잡고 있다.

▶ 읍내밥집 (춘천시 조양동/ 된장백반)
옛날 초가집에 앉아있는 듯한 정취가 느껴지는 집이다. 앞마당 장독대에선 장 익는 냄새가 풍겨나온다. 떠먹는 된장(4000원), 비벼먹는 된장(5000원) 외에도 다양한 재료들을 넣은 된장찌개와 국 등 메뉴들이 ‘된장’ 일색이다. 우렁된장, 모시조개된장, 소고기된장, 배추 넣어 끓인 된장국 등은 뱃속이 후련하게 장맛을 보여준다. 배추, 부추, 물김치, 마늘쫑, 쇠고기장조림, 마늘무침 등 집에서 맛보는 듯한 반찬들이 편안하다. 된장에 찍은 풋고추 하나 베어 물면 자연의 정감이 느껴진다. (033) 256-1103
*찾아가는 길: 춘천 시청 후문 근처, 제일병원 뒤에 있다.

▶ 원조 숯불닭갈비 (춘천시/ 닭갈비)
고기를 구울 때는 역시 숯불을 쓰는 게 제맛을 낸다. 춘천 닭갈비라 하면 까맣고 둥그런 불판에 양념과 닭갈비를 올려놓고 구워먹는 게 상식. 하지만 원조 숯불닭갈비집은 그런 전형성을 무시하고, 숯불에 철망을 올려놓고 양념이 잘 밴 닭갈비를 푸짐하게 구워준다. 겉에서 보기엔 협소한데다 볼품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춘천에서 닭갈비 맛 하나만큼은 어느 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집이다. 뼈 있는 닭갈비, 뼈 없는 닭갈비 모두 고기 자체의 육질이 좋아 쫄깃쫄깃 씹는 맛이 입 안에서 풍부한 여운으로 남는다. 숯불에 닭갈비가 다 익으면, 숯불과 철망 사이에 철판을 끼워 넣어서 타지 않게 해준다. (033) 257-5326
*찾아가는 길: 춘천 시내 중앙시장 건너편 대로변 모퉁이에 있다.

▶ 양지말 화로구이 (홍천군 홍천읍/ 양념돼지구이)
언제부턴가 홍천 명물로 자리 잡은 화로구이. 왠만큼 허기가 지지 않더라도 차를 타고 지나다 고기 굽는 냄새를 맡으면 먹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에 재어둔 양념 돼지고기를 풍로에 구워 먹는다. 화로라고 부르기엔 그렇지만, 어쨌거나 분위기상 이른바 화로구이(7000원)다.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비계에서 떨어지는 기름이 숯불 타는 냄새를 자극적으로 만들고, 숯불 냄새가 다시 돼지고기에 스며들면서 육질에 풍미를 더한다. 양념구이라 그런지 고기 맛보다는 약간 달콤한 양념 맛에 비중을 뒀다는 점이 아쉽다. (033) 435-7533
*찾아가는 길: 양평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 홍천읍 못 미쳐에 자리잡았다.
 
[맛기행 / 강원] 양양군, 속초시, 인제군, 설악산
 
▶ 등불 (양양군 양양읍/ 등심, 송이구이)
날씨가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한우 맛은 남다르다고 한다. 강원도 한우와 양양의 명산 송이버섯의 만남은 최고다. 가을철 깊은 산 속 소나무의 정기를 받고 자란 송이와 최고급 한우를 굽는 것만으로도 입은 최고의 사치를 누리게 된다. 생등심과 송이버섯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식당이다. 송이버섯은 매년 시세가 다른데 최상급은 1kg당 30만원이다. 얼리지 않은 선홍빛 등심과 송이버섯을 올려 놓고 구워가면서 죽죽 찢어 먹으면 된다. 질 좋은 한우 등심의 육질, 얇게 잘라 깨물어 먹으면 코를 자극하는 송이버섯 향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가을에 찾을 것을 권한다. (033) 671-1500
*찾아가는 길: 양양에서 속초로 올라가는 국도 변 왼쪽에 있다.

▶ 천선식당 (양양군 양양읍/ 뚜거리탕)
매년 가을이면 양양에선 ‘연어 축제’가 펼쳐진다. 연어철이 돌아와 연어가 넘치기 때문이다. 이때 양양에서 맛볼 수 있는 게 연어구이와 연어회. 연어구이는 소금간을 해뒀다가 구워준다. 짭짤한 간이 돼 있어 입이 심심치가 않다. 오렌지빛 연어회는 꽁꽁 얼렸다가 해동해 내온다. 김에 싸 먹으면 차갑던 연어가 입안에서 체온으로 인해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맑은 강물 바위 밑 모래 속에 산다는 작은 민물고기 뚜거리를 푹 끓인 뚜거리탕(5000원)도 이집 명물이다. (033) 672-5566
*찾아가는 길: 양양읍내 남대천 변 구다리 건너에 있다.

▶ 김영애할머니 순두부 (속초시 노학동/ 순두부)
학사평 마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바로 이 동네에서 만들어내는 순두부 맛 때문이다. 학사평 두부 마을의 원조답게 메뉴도 순두부정식 딱 한가지로만 했다. 맑은 국물에 담겨나오는 하얀빛의 순두부. 따뜻한 국물이 온기를 전해주고, 콩 냄새를 살짝 띈 순두부는 입안에서 보드랍게 녹는다. 가끔 가다 걸리는 두부 알갱이의 여운이 혀끝을 거쳐 입안에 퍼진다. 두부 자체의 담백한 맛을 즐기려면 양념장을 쳐서 먹는 것보다 두부만 숟가락으로 떠 먹는게 낫다. (033) 635-9520
*찾아가는 길: 미시령에서 서울 방면으로 가다보면 학사평 마을 국도 변에 있다.

▶ 준활어판매장 (속초시 동명동/ 생선회)
속초 여객선터미널에서 등대로 이어지는 길 전체엔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집은 마치 ‘미니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1층에서 횟감을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가 양념값을 따로 내면 회와 매운탕을 내주는 식당이다. 다른 집에 비해 비교적 신선한 횟감을 다양하게 구비해 두었고, 흥정하기 나름이지만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방어, 광어, 우럭, 가자미, 도다리, 게르치 등 횟감들은 항상 넘쳐날 정도로 풍부하다.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보다는 방어나 가자미 등 동해에서 잡아올린 생선들을 회로 뜨는 게 괜찮을 듯 하다. (033) 636-1996
*찾아가는 길: 속초시 동명동 횟집촌 안에 있다.

▶ 유운장 (속초시 금호동/ 중화요리)
속초에 오랫동안 머무르던 친구가 짜장면 맛이 아주 좋은 집이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첫발을 들인 집이다. 그제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속초에는 유난히도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집들이 많다. 이곳은 옛날에 먹던 중국요리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35년 역사를 자랑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면발의 맛이 잘 살아있는 짜장면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이 집의 음식 솜씨를 간파할 수 있다. 잘 볶아만든 짜장을 맛보면 강한 불로 조리한 중국 요리의 특성을 느껴볼 수 있다. 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어내오는 탕수육은 달콤한 소스와 함께 부담없이 넘어간다. (033) 633-2310
*찾아가는 길: 속초시내 대원마트 맞은 편에 있다.

▶ 원조함흥냉면 (속초시 금호동/ 회냉면)
속초에는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많이 산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지닌 곳에 어찌 맛있는 함흥냉면 집이 없을까. 함흥에서 피난 내려와서 가게를 차린 주인은 작고했지만 여전히 대를 이어 성업 중이다. 주방은 밖에서도 면을 뽑는 걸 볼 수 있도록 오픈해놓았다. 회냉면은 탱탱하고 질기게 씹히는 면발이 좋다. 양념은 약간 세다 싶을 정도로 진한 편이다. 여기에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냉면을 먹으면서 진한 양념으로 무친 홍어회를 먹는 것도 잘 어울린다. (033) 633-2256
*찾아가는 길: 속초시내 중앙시장 건너편에 있다.

▶ 미산민박식당 (인제군 상남면/ 두부, 민물고기조림)
따뜻한 우유빛 국물에 담긴 부드러우면서도 콩내음이 물씬 풍기는 두부 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입에 넣는 즉시 눈처럼 스르르 녹아버린다. 새벽마다 두부 만드는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이 집의 민물고기 조림은 주인아저씨가 미산계곡에서 잡아온 메자, 꺽지, 쉬리, 동자개 등을 졸여낸 잡어 조림이다. 작은 놈들은 가시가 들어있는 채로 아삭아삭 씹어먹어도 된다. 간장을 중심으로 한 짭잘 매콤한 양념맛과 오염되지 않은 계곡에서 사는 민물고기의 싱싱함이 만나 최상의 맛을 제공한다. 직접 담근 옥수수술 한 잔 걸치는 맛도 좋다. (033) 463-6921
*찾아가는 길: 인제군 상남면에서 미산계곡으로 들어가면 식당 간판이 보인다.

▶ 점봉산 산채 (인제군 북면 / 산채정식)
산채의 천국인 점봉산 깊은 산골짜기에서 채취한 산채의 진수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이름 모를 산채들에서 풍겨나는 향기는 식사를 다 마친 후에도 입안 구석구석을 자극하며 오래도록 남는다. 상에 오르는 산채 수는 약 스무가지. 얼레지, 나물취, 표고버섯, 목이버섯, 박쥐나물, 노란 동백, 산당귀, 참나물, 물푸레나무, 고비 등이 뿜어내는 현란한 냄새에 취해보자. 우산나물이나 당귀잎, 단풍취에 쌈을 싸서 된장을 약간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다래, 도토리, 두릅 등으로 담근 장아찌 한입 깨물면 입속 전체가 즐거워진다. (033) 463-8894
*찾아가는 길: 인제읍에서 미시령 쪽으로 가다보면 국도 변 오른쪽에 있다.
 
[맛기행 / 강원] 평창군, 강릉시, 오대산

▶ 운두령 (평창군 용평면/ 송어회)
평창은 60년대 최초로 송어 양식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수온이 낮아 송어 키우기에도 최적이라고 한다. 송어회(2만원) 전문집인 운두령은 큼지막한 접시에 꽁꽁 얼린 돌판을 올려놓고, 그 위에 오렌지빛 송어를 네 줄로 가지런히 썰어 내놓는다. 돌판의 차가운 기운이 송어에 스며들어서인지 다른 송어 횟집에 비해 씹는 맛이 풍부하고, 졸깃졸깃하다. 송어회와 곁들여 먹는 야채 양념도 일품. 야채에 콩가루, 초장, 참기름을 섞어서 먹으면 송어 맛이 한결 더해진다. (033) 332-1943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속사 IC에서 빠져나와 운두령 고개 쪽으로 향한다.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서 2km 정도 가면 있다.

▶ 부림식당 (평창군 진부면/ 산채백반)
오대산 아랫쪽에 자리한 진부에는 유난히 산채 전문식당이 눈에 많이 띈다. 어느 집이나 나름대로 잘 갈무리해둔 산채를 밥상 위에 풍성하게 올려놓는다. 산채백반에는 김치류 몇가지와 된장찌개, 두부 외에 열댓가지 나물들이 올라온다. 콩이 좋다는 강원도답게 두부와 된장찌개에서는 산골 맛이 물씬 난다. 취나물, 곰취나물, 참나물 등 산나물 향기와 표고, 느타리 등 버섯 종류의 은은한 향기, 더덕, 두릅의 강한 향기가 밥상 전체에 흐른다. 나물들의 수수함이 어우러진 푸짐한 밥상, 이 냄새를 벗하는 것만으로 맑은 공기를 쐬는 듯 하다. (033) 335-7576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로 가다가 진부 IC에서 빠져 하진부로 들어가면 원앙예식장 뒤에 있다.

▶ 부일식당 (평창군 진부면/ 산채백반)
산채가 좋기로 유명한 진부 지역에서 산채백반 하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식당이다. 볼거리는 별로 없는 동네지만 산채 맛을 보기 위해 영동고속도로에서 하진부로 들어오는 객들이 많다. 부일식당 산채백반(6000원)에는 더덕, 도라지, 곰취나물, 취나물 등 산나물과 오이, 고추, 깻잎, 알타리 등 야채들이 한상 가득 펼쳐진다. 투박한 두부와 매운 양념장이 잘 어울린다. 된장찌개 한그릇에도 시골 정취가 가득 담겨있다. 유명세에 걸맞게 산채가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033) 335-7232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에서 진부 IC에서 빠져 하진부로 들어가면 SK주유소 옆에 있다.

▶ 삼교 원조동치미 막국수 (강릉시 주문진읍/ 막국수)
여름철 뱃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운 동치미와 막국수 한그릇은 어떨까. 자그마한 단지에 큰 얼음덩어리들이 둥둥 뜬 시원한 동치미 국물은 보기만 해도 한기가 느껴진다. 메밀향이 풋풋한 막국수 사리에 동치미 국물을 가득 부어 먹는 막국수(3500원) 맛이 일품이다. 겨울철에도 뜨끈한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먹으면 이냉치냉, 정신이 번쩍 난다. 돼지고기 수육(1만 2000원)은 양이 적은게 흠이지만 기름진 육질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033) 661-5396
*찾아가는 길: 주문진 읍내 SK주유소가 있는 사거리에서 삼교리 장덕리 방면으로 8km 가량 들어가면 있다.

▶ 그린횟집 (강릉시 사천면/ 생선회)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올라가는 해안도로는 ‘횟집 천국’이다. 그 많은 횟집 중에서도 그린횟집은 횟감이 꽤 다양한 편이다. 수조 속을 헤엄쳐다니는 갖가지 생선 종류 만큼, 이곳을 찾는 손님도 많다. 광어, 가자미, 방어, 놀래미 등 일반적인 생선류, 여기에 오징어, 가리비, 멍게, 해삼, 전복 등 싱싱한 해산물들이 뒤를 잇는다. 회를 뜨는 솜씨도 나쁘지 않고, 다양한 횟감을 구비한 만큼 선택의 폭도 크다. 회를 먹은 후 삼숙이나 해뜨기(추가예정)로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도 시원하다. (033) 644-0366
*찾아가는 길: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주문진으로 바닷가를 끼고 올라가는 해안도로변에 있다.

▶ 초당원조순두부 (강릉시 초당동/ 순두부)
두부 하나로 전국에 명성을 날린 초당 마을에 가보자. 어느 집을 찾건 두부 맛에 실망할 일은 안 생긴다. 그 중에서도 초당 원조순두부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매일 아침 일찍 바닷물을 떠와 간수를 해서 두부를 만들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따뜻한 두부 국물과 함께 떠먹는 순두부는 입에서 스르르 녹는다. 살짝 응고시켰던 액체가 체온이 닿자 녹는 듯한 기분이다. 속이 알찬 모두부는 두부 씹는 맛이 좋다. 탄탄한 모두부를 먹으면 입에 꽉 차는 듯한 기분이 든다. 비지 알갱이가 입안에 사르르 걸리는 비지찌개나 시골 맛이 나는 된장찌개도 좋다. (033) 652-2660
*찾아가는 길: 강릉시에서 초당동을 찾으면 동네 전체가 두부집 천지다.

▶ 강릉 감자옹심 (강릉시 임당동/ 감자옹심)
감자바위란 말도 있지만 감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쌀이 모자라던 시절에 감자 한 톨의 고마움은 대단했으리라. 감자옹심이란 단어 자체는 낯설지만, 동짓날 팥죽에 넣어 먹는 새알심을 떠올리면 된다. 새알심을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에 맞춰 감자와 전분을 적당량 섞어 만든 것이 감자옹심. 만드는 데에 손이 많이 갈 뿐만 아니라 탄력이 넘치고 씹는 맛도 쫄깃쫄깃하다. 이집 감자옹심(4000원)에는 투박한 칼국수와 메밀칼국수가 들어간다. 국수에 감자옹심을 듬뿍 넣어 면만 먹을 때의 심심함을 달랜다. 촌스럽지만 인상적인 음식이다. (033) 648-0340
*찾아가는 길: 강릉 천주교회 근처에 있다. 성당을 찾은 후 전화를 걸면 금방 찾을 수 있다.

▶ 해성횟집 (강릉시 성남동/ 삼숙이탕)
부산과 전주의 대표적인 해장용 국물이 복국, 콩나물해장국이라면 강릉의 해장국 대표주자는 삼숙이탕(5000원)이다. 강릉도 바닷가 동네답게 해장용으로 해물탕을 즐겨 먹는다. 삼숙이를 부드럽게 씹는 동시에 명태 곤이의 씹는 맛도 느껴본다. 국물이 깊은 맛에 미나리와 파를 넣어 싱싱함과 시원함을 더했다. 재료와 매운 양념이 어우러지면서 얼큰 시원한 맛을 만들어 낸다. 싱싱한 오징어를 쓰는 물회(7000원)도 시원한 여름날에 먹기 좋은 별미(별미)다. 철 따라 바뀌는 오징어며 가자미, 명태 식해도 맛깔스럽다. (033) 648-4313
*찾아가는 길: 강릉 중앙시장을 찾으면 시장 건물 2층에 있다.
 
[맛기행 / 대전] 유성구, 서구, 중구, 동구
 
▶ 숯골원냉면 (유성구 신성동/ 냉면)
유성온천 가까이 형성돼 있던 냉면촌은 이 지역 재개발로 뿔뿔이 흩어졌으나 그중 대표주자였던 숯골원냉면집의 맛은 여전하다. 찰기가 거의 없이 톡톡 끊어지는 메밀 면과 함께 얇게 썬 계란 지단을 씹는 느낌이 독특하다. 시원한 국물은 냉면 맛의 기본. 잘 익은 동치미와 그 안에 든 새콤한 무를 깨물어 먹는 맛도 좋다. 깔끔하게 새로 지은 건물이라 가족 단위 나들이 손님들도 많다. 토종닭 백숙과 냉면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42)861-3287
*찾아가는 길: 충남대 서문을 지나서 주유소 있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300m 정도 가면 있다. 산동농협 뒷건물.

▶ 솔밭묵집 (유성구 관평동/ 도토리묵)
북대전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면 난데 없는 묵 집촌이 펼쳐진다. 묵 하나만으로 마을 하나를 세운 듯한 느낌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좋은 재료를 써야 맛이 나고, 잔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음식이 바로 묵이다. 야들야들하면서도 탱탱한 도토리묵(3500원)을 숟가락으로 뜨려면 미끌거리면서 흘러내린다. 닭 기름에 깨를 갈아 넣은 닭죽은 고소하다. 자르르 흐르는 기름기와 부드러운 닭죽 맛의 여운이 강하다. 널찍한 시골 마당 분위기다.(042) 935-5686
*찾아가는 길: 엑스포IC에서 빠져나가자마자 오른쪽 샛길로 빠져나가면 묵 집촌이 펼쳐진다.

▶ 동천홍 (서구 월평동/ 사천탕면)
일본 사람들이 선호하는 굴 소스를 많이 쓰는 게 동천홍의 특징이다. 깔끔한 일본풍 중화요리점이라고 보면 맞다. 매운 고추를 듬뿍 넣어 자극적이지만, 신선한 굴을 넣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 난다. 볶음면 종류도 괜찮다. 면과 야채를 같이 넣어 한 번 볶아준 굴소면은 면발을 씹는 졸깃한 느낌과 배추 맛이 산뜻하게 어울린다. 충남 서해안에서 지천으로 나는 싱싱한 굴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인은 화교 출신으로 일본에서 해물과 굴소스가 많이 들어가는 요리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042) 482-6267
*찾아가는 길: 선사유적지가 있는 월평동 선사시네마극장 근처에 있다.

▶ 옥천순대 (서구 가장동/ 순대)
순대 하나는 자신 있게 내놓는 집이다. 순대만 시켜서 소금에 찍어 먹어도 좋고, 순대국으로 제대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다. 엷은 갈색이 감도는 순대와 내장, 머리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순대국 한 그릇이 풍족스럽다. 내장과 머리고기를 씹을 때의 쫄깃함과 돼지 창자 속을 듬뿍 채운 토속적인 순대 맛을 느낄 수 있다. 순대국밥에 양념장을 풀어 넣으면 돼지고기의 듬직한 맛과 얼큰한 국물 맛이 교차한다. 하루종일 차를 몰고 찾아온 사람들과 택시기사들로 북적거린다. (042)525-0234
*찾아가는 길: 시내에서 가장교 다리를 건너서 100m 정도 가다 횡단보호에서 골목 안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 영순옥 (중구 대흥동/ 추어탕)
전국 어디를 가나 대도시에는 꽤 잘 한다는 추어탕집이 한두집쯤 있게 마련이다. 대전 영순옥은 산초가루와 더불어 인삼가루를 넣는 추어탕으로 인기를 모으는 곳. 주인 할머니가 추어탕 끓이는 법을 배운 곳이 인삼의 고장 금산이라 인삼가루를 넣게 됐다나? 푹 끓인 추어탕을 먹을 때 인삼가루를 넣으면 딴 데서 먹었던 것과는 다른 향기가 사르르 퍼진다. 산초의 강한 향과도 잘 어울린다. 파를 듬뿍 넣어서 시원하기도 하고, 버섯 향취 또한 추어탕의 개운함을 더한다. 마늘과 고추 다진 걸 넣고 약간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먹는 것도 좋다. (042)823-7872
*찾아가는 길: 국립묘지를 지나 SK주유소와 같이 있다. 동학사 가는 길이다.

▶ 진로집 (중구 대흥동/ 두부두루치기)
대전 근처를 지날 때면 이 집 두부두루치기(4000원)의 매운 맛이 떠올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른다. 두부두루치기는 일종의 두부전골. 고춧가루를 푸짐하게 써서 아릿하게 매운 국물이 꽤 자극적이다. 매운 두부를 허겁지겁 떠 먹어가면서 국물에 국수사리를 같이 넣어서 먹으면 그 맵기가 무교동 낙지 저리 가랄 만큼 맵다. 제육을 따로 시켜서 국물에 넣고 비벼 먹어도 맛있다. 푸짐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싸다. 그야말로 대중적인 실비집이라고나 할까. (042)226-0914
*찾아가는 길: 대전여중 후문 앞 좁다란 골목 안에 있다.

▶ 한밭식당 (동구 중동/ 설렁탕)
대전의 옛 이름인 한밭을 옥호로 내건 한밭식당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가장 오래된 음식점 중 하나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며 주인도 여러번 바뀌고, LA에도 같은 이름을 내건 설렁탕집이 있을 정도다. 시커먼 가마솥에 불을 때가며 서민 음식인 설렁탕을 전문으로 해온 집으로, 설렁탕 맛은 나이 든 세대들이 좋아할 묵직한 맛이다. 이런 옛스러운 맛을 내는 집은 이제 전국적으로도 흔치가 않다. 뽀얀 설렁탕 한 그릇에 곁들여 먹는 깍두기 맛도 좋다. (042) 256-1565
*찾아가는 길: 대전역에서 길을 건너 오른쪽 블록 안에 있다.

▶ 평양숨두부 (동구 대성동/ 순두부)
이 집 두부는 손가락으로 누르면 쏙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두부 표면에는 송송 숨 구멍이 들여다보인다. 이런 두부의 모양새를 보고 지은 건지 상호도 숨두부, 메뉴 이름도 숨두부다. 뜨끈한 국물과 연하디연한 두부를 한 숟가락에 떠서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목구멍을 꽉 채우며 넘어간다. 담백한 두부에 고추, 파, 깨를 같이 넣은 매콤한 양념장에 묻혀 먹어도 좋다. 두부 전문집으로 시작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오리와 닭백숙을 많이 한다. 시골 촌닭 맛도 괜찮은 집이다. (042)284-4141
*찾아가는 길: 대전에서 금산 가는 길, 가오동 변전소 지나서 맞은편에 있다.
 
[맛기행 / 충북] 진천군, 괴산군, 청주시, 보은군
 
▶ 송애집 (진천군 초평면/ 붕어찜)
붕어찜에 관한 한 충청도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다. 큼직한 냄비에 알이 굵은 붕어를 넣고 푹 쪄낸 붕어찜(2인분ㆍ2만4000원) 맛이 각별하다. 알이 있는 붕어를 먹는 맛은 정말 일품이다. 알 자체의 단 맛과 톡톡 씹히는 맛이 어우러지면서 싱싱한 붕어를 먹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푹 삶은 무와 시래기, 그리고 수제비가 들어간 붕어찜은 내력 있는 식당의 손맛을 보여준다. 간이 진하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으면서 절묘하게 적당히 얼큰한 맛을 자아낸다. (043) 532-6228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진천 IC에서 증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초평저수지 근처에 있다.
▶ 복성원 (괴산군 증평읍/ 중화요리)
크게 썬 고기에 달콤한 소스를 얹은 고전적인 탕수육이다. 케첩을 듬뿍 치고 달달한 맛만 나는 요즘의 서울 탕수육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맛있다. 이곳 짜장 맛은 <북경반점>이라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장처럼 된장같은 장 맛이 살짝 난다. 짜장 맛이 구수하기까지 하다. 이 집의 가을철 별미는 자연산 송이버섯과 죽생(대나무 속의 그물처럼 생긴 막)을 한데 볶아놓은 송이볶음. 송이 향의 여운은 물론 죽생을 씹는 시원함이 오래 남는다. 부추를 직접 손질하는 화교 할아버지의 손맛이 음식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043) 836-2026
*찾아가는 길: 증평 읍내 시외버스 터미널 사거리에 있다.
 
▶ 경북집 (청주시 주성동/ 민물새우탕)
민물새우 매운탕(9000원) 외에도 쏘가리찌개, 메기찌개 등 민물고기 매운탕을 전문적으로 끓이는 집이다. 30년 넘게 민물새우탕을 전문적으로 끓여왔으니 전통이 빚어낸 손 맛이라고나 할까. 찌개 국물 맛에 깊이가 담겨 있다. 민물새우 매운탕은 민물새우를 듬뿍 넣고 수제비, 느타리버섯, 무, 파 등을 같이 넣어서 얼큰하게 끓여냈다. 민물새우 특유의 맛 때문에 시원하면서도 살짝 흙내음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들척지근한 맛이다. 깨끗하고 넓은 건물을 식당으로 쓰고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괜찮다. (043) 211-9200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주 IC에서 빠져나가 충주가는 36번 국도로 가다 신흥고등학교가 보이면 700 정도 더 가면 있다.
 
▶ 제일장 (청주시 산성동/ 백숙)
지금은 물이 말라버린 명암약수터를 지나 구비구비 좁은 길을 올라가면 상당산성이 나온다. 상당산성 주변에는 토속음식점으로 지정된 괜찮은 음식점들이 많다. 다만 어디나 비슷한 메뉴를 한다는 게 흠이다. 제일장 역시 토속음식 전문식당이다. 십전대보탕과 황기, 엄나무, 은행을 넣은 한방오리백숙(3만원)은 약재 맛이 풀풀 나는 건강식이다. 인삼을 넣고 푹 쪄낸 인삼닭백숙(2만3000원)을 먹으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 하다. 찰, 찹쌀, 콩, 수수, 조, 다시마, 대추, 밤, 인삼, 은행, 호두, 잣, 솔, 쑥을 넣은 영양돌솥밥(1만원)도 일품이다. (043) 254-3979
*찾아가는 길: 청주시내 상당산성 유원지를 찾아가면 식당이 보인다.
▶ 경주집 (청주시 서문동/ 버섯매운탕)
경주집은 지방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술도 안 팔고, 담배도 못 피우게 하는 집이다. 하지만 술이 고프고 담배가 피우고 싶은 사람들이 꾹꾹 참고 이곳을 꾸준히 찾아오는 이유는 변함없는 맛 때문이다. 메뉴는 매운 양념장으로 얼큰하게 끓여낸 버섯매운탕(6000원) 한 가지뿐이다. 버섯향이 향기롭고, 육수를 연상케 하는 짙고 강한 국물 맛이 이채롭다. 20년 넘게 나오는 반찬도 깍두기와 울릉도 취나물 뿐이라고 한다. 똑같은 반찬을 20년 넘게 준비해 왔으니 그 맛의 깊이도 어지간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맞다. (043) 221-6523
*찾아가는 길: 서문동 오거리 서남교회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 경희식당 (보은군 내속리면/ 한정식)
경희식당의 한정식(1만8000원)은 담백한 서울식이다. 서울 출신의 주인 할머니의 손맛 때문인 듯 하다. 쇠고기를 네모나게 다진 뒤 구워서 다시 조린 반찬, 손이 많이 간 게 들여다보이는 북어 보푸라기, 강한 맛이 자극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겨자장 등은 요즘 보기 드문 반찬들이다. 향이 강한 싸리버섯과 표고버섯전, 호두, 밤 등 견과류, 더덕, 마늘쫑, 갑오징어, 굴전, 은행, 더덕, 논우렁, 두릅, 감장아찌, 더덕순, 마늘장아찌, 쇠고기장조림, 집장, 박고지, 꽃게장, 인삼, 도라지, 씀바귀 등 반찬들이 한상 가득 푸짐하게 나온다. (043) 543-3736
*찾아가는 길: 속리산 법주사 사하촌에 있다.
 
▶ 가야식당 (보은군 내속리면/ 버섯전골)
속리산도 산의 정기가 담긴 산채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가야식당에서 가장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산나물 비빔밥(5000원). 고사리를 비롯한 몇가지 나물, 표고버섯, 싸리버섯이 들어간 산나물 비빔밥에선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가야식당은 다양한 버섯들을 넣은 버섯전골(1만5000원)을 주메뉴로 내걸고 있다. 버섯전골엔 표고, 능이, 싸리, 새송이, 팽이, 느타리 등이 들어갔다. 버섯 냄새가 풍부하게 뿜어나오는 얼큰한 국물 맛이 시원하다. (043) 543-4419
*찾아가는 길: 속리산 법주사 사하촌에 있다.

▶ 신라식당 (보은군 보은읍/ 백반)
저렴한 가격에 정성들인 백반(6000원)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반찬의 양이나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이 담겨있는 식탁이다. 집에서 편히 먹는 상차림이라고 보면 된다. 깻잎을 가벼운 양념을 해서 쪄냈는데 양념간이 적당하게 맞을 뿐만 아니라 삼삼하면서도 자극적이라 잃었던 식욕을 당기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반찬이었다. 껍질까지 잘 붙은 돼지고기를 새우젓에 찍어 먹으며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 떠먹는 기쁨도 최고다. 두릅, 조개젓, 부침개, 도라지, 미나리, 취나물, 표고버섯, 쑥갓, 고추장아찌 등 깔끔한 밑반찬들과 함께 나온다. (043) 544-2869
*찾아가는 길: 보은읍내 보은군 농협 옆에 있다.
 
[맛기행 / 충북] 제천시, 단양군, 충주시, 월악산

 

▶ 묵마을 (제천시 봉양읍/ 묵밥)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터널이 뚫리기 전 박달재는 참으로 험난한 고갯길이었다. 박달재를 넘는 길에 자리한 봉양이란 마을엔, 아예 이름을 ‘묵마을’로 내걸 만큼 묵 하나만큼은 자신만만한 집이 있다. 사실 전국적으로도 묵을 전문으로 내세우는 식당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릇에 넘칠 정도로 그득하게 담은 묵과 따뜻한 국물, 여기에 밥을 넣어 함께 먹으면 푸짐한 곡기가 느껴진다. 따뜻한 국물에 묵을 썰어 내놓는 채묵(4000원)을 먹으면 온 몸에서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훈훈하다. 탱탱한 도토리묵도 신선하게 입맛을 자극한다. (043) 647-5989
*찾아가는 길: 제천에서 충주 방면으로 가다보면 박달재 못 미쳐 봉양사거리에서 차로 2분 정도.

▶ 아리랑토면 (제천시 중앙로/ 막국수)
과거에 나왔던 아리랑 담배 로고가 그려져 있는 이 집 간판을 보면 뱃속부터 싸하게 시원해지는 느낌이 온다. 이 집의 상호로 내건 토면(3000원)은 쉽게 말해 막국수다. 고명을 거의 넣지 않고 국물과 면 맛으로만 충분히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장 기본적인 국물과 면 맛에 자신이 있어 고명 따위엔 신경쓰지 않겠다는 건가. 물론 야채와 각종 고명을 화려하게 올려놓은 토리면(4500원)도 있다. 이 집 면발은 싱그러운 내음이 풍길 만큼 싱싱한 게 특징이다. (043) 647-8658
*찾아가는 길: 제천 주택은행 뒷편에 있다.

▶ 장다리식당(단양군 단양읍/ 도토리빈대떡)
이 집 도토리빈대떡(7000원)은 해산물을 듬뿍 얹은 ‘해물피자’에 가깝다. 각종 산나물과 낙지 등 해물을 고명으로 올려놓고 도토리 가루를 이용해 파전처럼 부쳐낸 맛이 특별하다. 도토리 맛이 빈대떡에 무게를 더해준다. 음식을 내주는 손이 넉넉하다. 산채비빔덮밥(5500원)은 고사리, 숙주, 도토리묵, 애호박 등을 넣고 고추장 양념에 밥을 비벼서 먹는다. 그냥 비빔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밥을 비빈 후 배추나 케일 같은 야채로 쌈을 싸서 먹는다. 일반 메뉴에 약간씩 변화를 준 아이디어가 새롭다. (043) 423-3960
*찾아가는 길: 단양읍내 관공서 사거리에서 동북쪽 골목 안에 있다.

▶ 맛나식당(단양군 단양읍/ 오소리감투 전골)
이 집이 오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오소리감투 전골 때문이다. 오소리감투 전골이란 다름아닌 돼지내장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푹 끓인 찌개의 일종이다. 역한 냄새를 제거한 돼지내장에다 느타리 버섯까지 듬뿍 집어 넣으면 냄비 하나가 가득찬다. 당근, 깻잎 등 몇가지 야채를 집어넣고 마늘, 생강 등으로 진하게 양념해서 펄펄 끓인다. 계속 끓여가면서 떠 먹는 얼큰한 국물 맛도 일품이다. 돼지내장의 텁텁한 맛과 이를 누르는 듯한 강한 양념의 조화가 좋다. (043) 422-3380
*찾아가는 길: 단양에서 나루터 쪽으로 가면 롯데장이라는 여관 뒷골목에 있다.

▶ 소백산관광목장(단양군 대강면/ 한우구이)
소백산 한우의 생생한 맛을 자연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소백산관광목장이다. 산중의 맑은 공기까지 어우러져 쇠고기 맛 하나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우 한 마리(1kg 4만원)’이면 네 명 정도가 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커다란 접시에 부위별로 다양하게 잘라 내온다. 안심, 등심, 아롱사태, 차돌박이, 안창, 염통 등 각종 부위가 적당한 양으로 나온다. 다양한 부위를 맛보는 게 싫다면 등심 같은 부위만 따로 주문해도 좋다. 아무래도 특수 부위의 맛에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밑반찬의 수준이 쇠고기의 수준을 받쳐주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주말에 가서 숙박까지 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043) 422-9270
*찾아가는 길: 단양에서 영주 방면으로 가다가 927번 지방도로 예천, 사인암으로 가는 길로 우회전해서 쭉 가면 된다.

▶ 신라정(충주시 교현동/ 쏘가리찜)
‘민물고기의 제왕’이라는 쏘가리찜이 신라정의 대표선수다. 탱탱한 육질이 특징인 쏘가리는 생김새로 보나, 맛으로 보나 최고의 민물고기다. 쏘가리찜을 주문하기 전에 장어구이를 먹어보자. 돌판에 양파와 생강을 깔아 내놓는 장어구이 요리가 수준급. 양념이 잘 배어있는데다 장어도 적당하게 잘 구워 내온다. 쏘가리찜은 쏘가리가 눌어붙지 않도록 냄비 바닥에 젓가락을 깔고 무를 넣고 졸여냈다. 맵고 얼큰한 국물 맛이 푹 스며들었다. 양념 맛은 물론이요, 육질 좋은 쏘가리의 살점을 발라가면서 먹는 맛이 민물고기조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043)843-9356
*찾아가는 길: 충주 시내 건대병원 건너편에 있다.

▶ 아주식당(충주시 성서동/ 순대)
시장통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을 듯한 토속적인 순대집. 싼값에 토속적인 순대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순대를 섞어 달라고 주문하면 돼지내장에 속을 잔뜩 채운 순대와 쫄깃하고 물렁뼈가 씹히는 머리고기를 푸짐하게 섞어 내온다. 요기하거나 술안주감, 어느 쪽에나 적합하다. 순대 자체도 부드럽고 알차게 내용물을 채운 게 꽤나 먹음적스럽다. 돼지뼈를 고아낸 진하고 얼큰한 국물의 순대국도 이 집의 자랑거리. 뜨끈한 순대국물이 스산한 가을바람을 싹 잊게 한다. 겨울철에는 소곱창전골을 끓여가며 먹어봐도 좋다. (043) 847-2998
*찾아가는 길: 충주시내 제일로타리 근처 중앙시장 안에 있다.

▶ 대장군식당(충주시 상모면/ 꿩요리)
마을 전체를 ‘꿩 마을’로 만들기 위해 농민후계자들이 꿩 공부를 하러 전국을 돌아다녔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집 꿩 전통요리 (4만5000원)라고 한다. 꿩 전통요리는 꿩 한 마리를 풀 코스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먹는 요리. 꿩 한 마리를 육회로 시작해 생채, 꼬치, 불고기, 만두, 수제비 등 여섯 가지 코스로 먹는다. 빨간 가슴살은 육회로 뜨고, 속가슴살을 다진 후 소스에 버무려 오이, 양배추 등과 같이 생채로 먹는다. 허벅지살을 구운 꼬치, 양념간을 해서 구운 불고기 등 한 마디로 꿩 한 마리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다. (043) 846-1757
*찾아가는 길: 수안보온천 근처에 있다. 충주나 수안보에서 전화로 문의를 하는 게 낫다.
 
[맛기행 / 충남] 서산시, 태안군 ,홍성군
 
▶ 솔감관광농원 (서산시 팔봉면/ 밀국낙지탕)
밀국낙지탕이라는 간단해도 나름대로 잔손이 많이 가는 탕 메뉴다. 쇠고기 육수에 빨간 고추, 피망, 대파를 집어넣고 팔팔 끓이고, 이 국물 안에 낙지를 통째 넣어 살짝 데쳐 먹는 요리다. 마구 꼬부라지는 낙지를 집게로 들어올려 가위질을 해가면서 잘라 먹는다. 낙지를 얼마나 짧은 시간에 잘 데치느냐가 낙지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포인트다. 낙지를 다 먹으면 수제비가 등장한다. 이미 한 번 삶아서 나오는 수제비다. 그래서 수제비가 국물 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걸쭉하지 않고 담백한 국물 맛을 끝까지 느길 수 있다. (041) 669-9090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태안으로 가다 검문소가 나오면 우회전, 그 길을 따라 5㎞ 가다 LG주유소에서 좌회전 어송리 마을로 들어가면 된다.

▶ 반도회관 (서산시 읍내동/ 한정식)
서산의 밥상은 육류와 해물이 다같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게 특징. 물론 서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간이 잘된 매콤한 어리굴젓이 올라 와야 한다. 그래야 밥상 받는 맛도 들기 때문이다. 조기, 오징어, 멍게, 낙지, 홍어 등 해산물과 두릅, 더덕 등 산야채들이 곁들여 진다. 한정식상에는 가벼운 횟감도 올라온다. 30여 가지의 육류와 해물들이 한 상에 꽉 찬다. (한정식은 1인분 2만5000원) 바다와 산의 정취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지역 환경을 밥상머리에서도 느낄 수 있다. (041) 665-2262
*찾아가는 길: 서산문화회관 근처 대로 변에 있다.

▶ 삼기곱창 (서산시 동문동/ 게장백반)
서해안에서 잡힌 꽃게들의 집산지가 바로 서산, 이곳에서 게장 맛 하나는 최고로 치는 식당이다. 삼기곱창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게장으로 더 유명하다. 예전에는 삼기수족관이라는 상호였는데, 아직도 게장 맛은 여전하다. 예부터 간장게장하면 민물참게장이나 꽃게장을 최고로 쳤다. 큼직한 꽃게에 간간하고 짭짤하게 배어든 장맛, 게살을 파먹는 재미, 밥 한 그릇이 게눈 감추듯 없어진다. 간장과 게살 향의 어우러진 게, 서해의 진미를 맛보는 기분이다. 게장백반(1만 2000원) 1인분에 한 마리씩 돌아가니 배딱지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다툴 일은 없다. (041) 665-5392
*찾아가는 길: 서산시 축협 앞에 있다.

▶ 부석냉면 수복식당 (서산시 부석면/ 냉면)
방 안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적힌 문구가 눈에 팍 들어온다. ‘냉면, 비빔냉면만 허유.’ 냉면 전문점다운 글귀다. 말 그대로 메뉴는 냉면(4000원)과 비빔냉면(4500원) 두 가지뿐이다. 깔끔하고 산뜻한 육수 맛이 가볍다. 부드러운 육수와 야들야들 쫄깃쫄깃한 면발의 조화도 인상적이다. 돼지고기와 계란 등 고명을 얹고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냉면 맛도 꽤 괜찮다. 정통적인 냉면 맛에서 본다면 약간은 캐주얼한 맛인 셈이다. 냉면 김치 맛도 입맛을 돋우는 데는 손색이 없다. (041) 662-4128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간월도 쪽으로 가다가 부석면 소재지에 있다.

▶ 오뚜기횟집 (서산시 부석면/ 새조개)
오뚜기횟집은 새조개를 전문으로 내걸고 있는 횟집이다. 조개 속살이 새 부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새조개, 일본에서는 도리까이라고 부른다. 그냥 구워먹는 것도 좋지만 새조개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날로 먹거나 살짝 익혀서 먹는 게 더 낫다. 조갯살의 부드러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조개를 샤브샤브로 끓여먹는 맛은 감칠맛 난다. 끓는 육수에 슬쩍 담갔다가 살이 보들보들할 때 입 안에 바로 넣으면 살살 녹아 버린다. 하지만 새조개를 먹을 수 있는 철은 겨울 한 철뿐이다. 새조개가 없는 다른 철에는 광어, 우럭, 농어, 놀래미 등의 횟감이 있다. (041) 662-2708
*찾아가는 길: 서산에서 부석면을 지나 간월도까지 가면 있다.

▶ 물새집 (태안군 안면읍/ 생선회)
흔히 여름 농어, 겨울 숭어라고 한다. 여름철에 안면도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횟집에서나 농어들을 볼 수 있다. 한창 살 오른 농어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계절은 여름이다. 찬 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황량한 겨울바다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물새집의 수조에는 우럭, 광어, 농어, 놀래미 등 횟감들이 노닐고 있다. 회 한 접시를 주문하면 해물 밑반찬들도 괜찮게 펼쳐진다. 아나고, 낙지, 해삼, 굴 등으로 가볍게 입맛을 돋우고 푸짐하게 회 한 접시, 그리고 이어지는 매운탕 국물에 식사를 하면 된다. (041) 673-4576
*찾아가는 길: 태안반도 안면도에 가면 방포해수욕장을 찾으면 된다.

▶ 안흥하우스 (태안군 근흥면/ 생선회)
태안반도의 서남쪽 끝에는 옛날 항구의 풍경이 남아 있는 안흥항구가 있다. 선착장 주변에는 어리굴젓을 위시한 젓갈류와 해산물 가게,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횟감이나 메뉴는 비슷비슷하다. 싱싱한 활어회 한 접시 시켜 먹으면서 항구 풍경을 즐기면 된다. 맛보다도 분위기가 더 근사하다. 사실 회보다는 생선매운탕 맛이 더 낫다. 생선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얼큰하게 끓인 매운탕이나 서해의 명물 꽃게탕을 즐기는 것도 좋다. 농어회는 1㎏에 6만원 정도다. (041) 675-1021
*찾아가는 길: 태안반도에서 안흥까지 찾아가면 유람선 선착장 맞은편에 있다.

▶ 삼천리회센터 (홍성군 서부면/ 대하구이)
천수만에서 잡히는 대하가 크고 싱싱해 사람들은 남당리를 찾아간다. 알루미늄 호일에 올려놓고 번개탄에 구워가며 담백한 대하(1㎏당 2만원)를 먹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뜨거운 불 위에서 깜짝 놀라 하늘로 펑펑 튀어 오르는 새우들을 한 번 상상해 보시라. 살아 있는 새우를 껍질만 벗겨 오도리로 먹는 것도 신선하기 그지없다. 처음엔 바닷가 간이 의자에 앉아 대하를 구워먹었지만, 지금은 그 바로 앞에 건물을 새로 지었다. 대하는 봄, 가을이 제철이다. 겨울에는 새조개 회나 샤브샤브, 구이를 주로 내놓는다. (041) 634-2672
*찾아가는 길: 홍성에서 광천을 지나 북쪽으로 우회전, 남당리를 찾으면 된다.
 
[맛기행 / 충남] 부여군, 논산시
 
▶ 구드레돌쌈밥 (부여군 부여읍/ 쌈밥)
부여를 벗어나 백마강으로 가는 길목, 구드레라는 동네에서 쌈밥으로 명성을 쌓은 집이다. 돌솥밥과 쌈밥이란 말을 줄인 돌쌈밥(1만원)을 전문으로 한다. 충청도 식당 중에서는 일찍이 외국산 허브들을 쌈 재료로 사용해왔다. 케일, 겨자잎 등 20가지 이상의 쌈 야채들이 풍성하게 나온다. 돌솥밥은 마치 마가린이 들어간 듯 고소한 맛이 난다. 야채에 밥과 보쌈처럼 삶은 삼겹살을 같이 싸서 입을 크게 벌리고 먹으면 된다. 쌈 싸먹는 기분이 제대로 드는 집이다. (041) 836-0463
*찾아가는 길: 부여읍내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 가는 길에 있다.

▶ 황산옥 (논산시 강경읍/ 황복찜)
어느 봄날 소동파가 “대밭 속의 복숭아꽃 두서너가지 피기 시작하는데, 바로 복어가 올라오는 때”라 했다고 한다. 봄날 강물을 노랗게 물들이며 올라오는 황복을 잡아 냉동시켜 뒀다가 1년 내내 얼큰한 매운탕(1인분 1만2000원)을 끓여준다. 금강에서 나는 우여는 처음에는 약간 퍼석거리는 듯 해도 매콤새콤한 양념에 무치면 맛이 한결 살아난다. 웅어가 맞는 말이지만 우여라는 사투리가 더 정감이 난다. 식당 바로 앞에 파란 금강이 펼쳐져 있다. 문을 연 지만 80년 가까이 된 유서 깊은 식당이다. (041) 745-4836
*찾아가는 길: 강경에 가면 옛날 나루터 있는 동네에 있다

▶ 평매매운탕 (논산시 가야곡면/ 매운탕)
탑정저수지는 충청도 일대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민물고기도 많아 예부터 낚시꾼들이 많이 찾았다. 그러니 주변에 맛난 매운탕 집이 없을 리 없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맛있는 참게의 노란 알에선 향기가 난다. 그런 참게를 넣고 매운탕(3만원부터)을 얼큰하게 팔팔 끓인다. 가을에 말려둔 무시래기와 민물새우, 우렁을 집어넣어 시원한 맛을 낸다. 식당을 찾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매운탕 한 냄비 먹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041) 741-0926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논산 IC에서 나가서 가야곡면 쪽으로 마을 안에 있다. 전화 문의 요망.

▶ 화악리 오골계식당 (논산시 연산면/ 오골계)
겉만 검은 게 아니라 뼛속까지 검고, 몸에도 좋다는 오골계. 다른 동네에 살던 놈들은 거의 멸종됐지만, 계룡산 줄기인 연산면 화악리에서만 살아남아 종자를 잇고 있다. 이 식당은 대규모로 오골계를 양식하는 데 성공, 손님들에게 맛있는 오골계탕(중 2만원, 대 3만원)을 제공한다. 다른 닭에 비해 오골계는 졸깃졸깃 씹는 맛도 좋고, 뻑뻑하지도 않다. 한방에 쓰이는 약재들과 함께 더덕, 대추, 마늘, 고추도 집어넣는다. 오골계를 푹 찐 오골계황기탕 한 그릇이면 힘이 불끈 솟는 것 같다. (041) 736-0707
*찾아가는 길: 대전에서 논산으로 가다가 연산 못미쳐 개태사 근처에 있다.
 

[맛기행 / 광주시] 북구, 서구, 동구
▶ 영미오리탕 (북구 유동/ 오리탕)
광주 유동 오리탕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집. 오리 요리로 80년 세월을 지켜왔다. 메뉴로는 오리탕, 오리로스, 오리주물럭이 전부다. 오리탕(2만3000원)은 마치 보신탕처럼 들깨를 풀어서 걸쭉하게 끓였다. 오리고기는 쫄깃쫄깃, 살짠 데친 미나리가 향긋하다. 초장과 깨를 버무린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오리로스구이(2만8000원)는 뼈를 발라낸 살코기만을 구워먹는 메뉴다. 다 먹고 나면 탕을 끓여준다. 남도의 내력 있는 집답게 배추, 무, 갓김치가 입에 착 달라 붙는다. (062) 527-0249
*찾아가는 길: 현대백화점 옆 오리탕 골목 안에 있다.

▶ 흑산식당 (서구 화정1동/ 홍어찜)
가게 전체에 홍어 삭히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 냄새가 바로 남도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냄새이기도 하다. 암모니아 냄새처럼 퀴퀴하지만 여기엔 그로테스크한 마력이 있다. 먹으면 먹을수록 그 강력한 냄새가 더 입맛을 당기게 하니 말이다. 뚜렷한 남도 색깔이라 할 수 있는 홍어의 맛. 물기를 잘 뺀 홍어는 씹는 감촉이 쫄깃쫄깃, 오돌오돌하다. 잘 삭힌 홍어 냄새는 코가 뻥 뚫리다 못해 숨이 가쁘다. 이러면서 뒤통수에서부터 잔잔하게 홍어 냄새의 여운이 퍼지기 시작한다. 홍어회(2만원)에 초장을 살짝 찍고 입 안을 넘기면서, 꺢ヅ퉬이라는 말 그대로 동동주 한 잔 곁들이면 제격이다. (062) 369-5859
*찾아가는 길: 화정동 주택은행 뒷골목에 있다.

▶ 팔도정 (동구 수기동/ 굴비구이)
팔도정은 무엇보다 굴비와 밥맛이 좋다. 더 이상 뭐가 필요하랴. 맛있는 굴비 한 마리면 밥 그릇 몇 개를 비워도 모자랄 것을. 주인 별명이 ‘미스터 굴비’로 통한다. 법성포 쪽이 고향이라 광주에서 다른 장사를 하면서 손님들한테 굴비를 한두마리씩 구해주다가 굴비 전문식당을 차렸다고 한다. 흔히 영광굴비라 부르지만 영광은 행정 중심일 뿐 최상의 굴비 생산지는 법성포다. 이 집 주인은 “최상의 굴비만 골라 쓴다”고 한다. 큼직한 굴비(1인분 1만8000원)를 노릇노릇하게 구운 게 탐스럽기만 하다. 젓가락을 들이대기가 아까울 정도다. 꾸들꾸들하게 씹히는 맛이 감칠맛 난다. (062) 222-8889
*찾아가는 길: 명성예식장 후문 앞에 있다.

▶ 무등산추어탕 (동구 금남로4가/ 추어탕)
광주를 대표하는 추어탕집. 무등산추어탕이라는 상호로는 몰라도 ‘뽐뿌집’이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제시대 때 이 집 앞에 펌프가 달린 공동우물이 있었는데, 그 펌프라는 단어가 뽐뿌집이 된 것이라고. 딴 메뉴 없이 추어탕 하나만 한다. 미꾸라지를 잘 갈아서 넣고, 시래기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추어탕(5000원) 국물이 담백하고 깊다. 시래기를 씹을 때마다 미꾸라지의 진국 맛이 배어난다. 조선간장에 파, 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양념장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된다. 식당은 금남로 대로변 고층 빌딩 사이의 야트막한 건물에 있다. 세월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 같은 집. (062) 228-2406
*찾아가는 길: 금남로 4가 국민은행 옆에 있다.

▶ 또식당 (동구 대의동/ 애저찜)
‘어린 새끼돼지’를 뜻하는 애저는 귀하고 먹기 힘든 음식이다. 예전에는 어미 뱃속에 든 놈을 찜 재료로 썼다지만, 요즘은 제주도의 새끼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후 2~3월이 지난 놈을 골라서 쓴다. 또 식당의 애저찜(한 마리 15만원, 반 마리 7만5000원)은 애저를 연하디연하게 쪄낸 요리다. 된장 푼 물에 인삼, 대추, 생강, 밤 등을 넣고 고기가 흐물거릴 정도로 푹 삶은 다음 돌냄비에 받쳐서 내온다. 이렇게 나온 애저찜은 입에 넣는 시간도 짧다고 여겨질 정도로 그냥 녹아 없어진다. 묵은 깻잎에 싸먹는 걸 제일로 치기도 하지만 토하젓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식당에 도착하기 한 시간 정도 전에 미리 전화를 걸어두는 게 좋다. (062) 222-1355
*찾아가는 길: 금남로 1가 광주일보 뒷골목에 있다.

▶ 대광식당 (동구 불로동/ 고기전)
육전과 아롱사태가 대광식당의 두 가지 간판 메뉴다. 주로 사태살을 쓰는 육전은 찹쌀가루를 슬쩍 묻힌 뒤 계란옷을 얇게 입혀 구워준다. 손님들이 굽는 게 아니라 항상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고 서브해준다. 부드러운 사태살에 부드럽게 계란을 입힌 덕에 입 안에서 슬슬 녹는다. 땅콩가루와 후추를 넣은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육전에는 굴이나 낙지를 추가로 주문할 수도 있다. 고기만 먹기 위해서라면 아롱사태가 괜찮다. 육질이 좋은 아롱사태를 얇게 저며서 슬쩍 굽는다. (062) 223-3598
*찾아가는 길: 도청에서 천변으로 가다 그랜드호텔 건너편 패밀리렌트카 뒤에 있다.

▶ 불로백반 (동구 광산동/ 갈치조림)
밥상머리에 앉으면 먼저 다슬기국을 내온다. 속풀이를 하라는 일종의 전채)인 셈이다. 한 번 데웠다가 적당히 식혀 주는 데 위장이 두둑할 정도로 개운하다. 불로백반의 간판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알이 굵고 담백한 갈치를 어디서 구해오는지 언제 가도 갈치 크기에 변함이 없다. 갈치 한 마리를 큼직하게 썰어서 가운데 살찐 토막은 구이용으로 쓰고, 약간 작은 것들은 조림으로 쓴다. 매콤한 양념으로 푹 조려낸 갈치조림이 입에서 슬슬 녹는다. 항상 싱싱한 갈치를 구비해두는 집이니만큼 매콤 쫌쪼름한 갈치속젓도 떨어지지 않는다. 사시사철 병어, 서대, 금풍생이 (줄돔의 일종으로 딱돔이라고도 한다)등 다양한 생선 요리를 내놓는다. 얼마 전 내부수리를 해서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062) 228-4834
*찾아가는 길: 도청 옆 전남대학병원으로 가는 일방통행로 오른쪽에 있다.

▶ 선주원 (동구 광산동/ 한정식)
남도 한정식의 진수, 광주 한정식은 푸짐하다. 어느 집을 가나 나름의 손맛으로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푸짐하게 깔아놓는다. 부드러운 생고기, 가을철 송이버섯, LA갈비식으로 구운 소갈비, 쇠고기산적, 산낙지, 생선전, 호박전, 야채전, 쇠고기전, 매생이탕, 장어구이 등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물론 철마다 상차림은 바뀐다. 겨울철에는 꼭 홍어에 돼지고기, 신 김치를 곁들인 삼합이 나온다. 떡 벌어지게 차린 요리들을 먹고 나서 생선구이와 젓갈, 장아찌에 곁들여 먹는 밥맛도 좋다. 토하, 뻘덕게, 멍게, 전복내장젓갈 등이 군침을 돌게 한다. 4인 기준 8만원 상, 10만원 상이 있다. (062) 232-5522
*찾아가는 길: 도청 민원실과 보이스카우트 연맹 사이 골목 안에 있다.

▶ 삼화식당 (동구 서석동/ 생조기매운탕)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삼화식당의 4000원짜리 생조기매운탕에도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생굴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밥상에 올라온 반찬 가짓수가 요란하지는 않다. 하지만 하나같이 맛있다. 매운탕에는 조기 두 마리와 굴, 조개, 오징어 등이 들어간다. 저렴한 가격에도 풍성한 해물 잔치를 연상케 한다. ‘이렇게 줘서 뭐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 뜨겁게 달구어진 냄비에 담긴 시뻘건 국물, 시원한 맛을 자아내는 해물들은 식사로나 숙취 해소로도 그만이다. 매운 양념을 한 낙지를 철판에 슬슬 구워가면서 먹는 낙지철판구이(2만원) 맛도 좋다. (062) 232-9293
*찾아가는 길: 동구청 뒷골목 구 전남공고 정문 앞에 있다.

▶ 송죽헌 (동구 남동/ 한정식)
빛고을 광주의 한정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 중 하나가 송죽헌이다. 기품 있는 음식, 정갈한 상차림, 푸짐한 요리들, 한 마디로 남도 한정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식당이다. 요리 가짓수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홍어회와 돼지고기, 신 김치의 앙상블을 일컫는 삼합을 비롯해 생선회, 죽, 홍어찜, 죽순찜, 떡갈비, 쇠고기산적, 어만두 등이 상에 넘칠 정도로 차려진다. 밥이 나올 때쯤이면 드디어 젓갈의 고향 남도의 한정식 집답게 오랫동안 공을 들여 삭힌 젓갈 잔치가 펼쳐진다. 토하, 진석화, 꼴뚜기, 납새기, 전복창, 돔베, 대구알젓 등 다양한 젓갈 일곱 가지로 밥상을 장식한다. 굴비나 고추, 무, 오이장아찌 등 맛깔스러운 장아찌들도 함께 상 위에 오른다. 4인 점심은 14만원, 저녁은 16만원. (062) 222-4234
*찾아가는 길: 도청에서 전남대학병원 가는 일방통행로 뒷골목 안에 있다.

▶ 아리랑하우스 (동구 계림동/ 한정식)
배가 터지도록 떡 벌이지게 차린 음식들을 쫓아가다 보면 입이 쉴 틈이 없다. 한정식(1인분 2만원)에는 홍어찜, 홍어사시미, 제육, 꼬치, 갈비살구이, 모듬전, 장어구이, 탕평채, 낙지볶음 등이 주르르 나온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를 먹는 속도가 쫓아가기 바쁘다. 남도 한정식처럼 반찬 가짓수와 양이 많다. 토속적인 남도 풍을 벗어나 누구나 먹기 쉽게 서울ㆍ경기 풍의 담백하고 삼삼한 맛이다. 2만5000원짜리 한정식에는 몇가지 생선회와 튀김 종류가 추가되고, 3만원 짜리 특상에는 로스편채, 생선구이, 구절판 등이 더 나온다. 뭘 시키든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062) 525- 2111
*찾아가는 길: 광주시청 정문 바로 앞 금수관광호텔 2층에 있다.

▶ 송풍정 (동구 운림동/ 보리밥)
무등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당산나무 그늘 아래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보리밥 한 상 받는 기분이 흐뭇하다. 산 중에서 맛보는 꽁보리밥 백반(4000원)이 이렇게 달 줄이야. 꽁보리밥에다 상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촌스러운 스테인리스 대접, 열댓가지 나물들이 보기 좋게 올라온다. 투박한 된장찌개 맛도 구수하다. 산길이라 일찍 어두워지므로 저녁 때는 개방된 등산로를 따라 차를 몰고 올라가야 한다. 보리밥 식사 외에도 닭이나 청둥오리백숙(3만원)이 있고,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볶음도 맛있다. 막걸리 한 자배기 들이키기에 딱 좋다. (062) 227-1859
*찾아가는 길: 증심사에서 무등산 등산로로 올라가다 산 중턱에 있다.
 

[맛기행 / 전북] 완주군, 전주시, 남원시

 

▶ 화심순두부 (완주군 소양면/ 두부)
온천이 있어서 화심이라는 지명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순두부의 명성이 온천의 유명세를 앞지르고 있다. 두부 맛 자체를 음미하고 싶다면 큼지막하고 네모 나게 썰어서 내주는 생두부(2000원)를 먹는 게 좋다. 두부 맛 하나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얼큰한 순두부찌개백반(4000원)은 쇠고기, 바지락, 파 등을 넣어서 끓였다. 빨간 국물의 양념 맛과 매운 맛이 강하다. 늘 손님이 북적대서 두부가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갓 만들어낸 신선한 두부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집의 장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로 들리기에도 좋다. (063) 243-8268
*찾아가는 길: 전주에서 진안가는 국도로 가다보면 화심온천 근처에 있다.

▶ 삼백집 (전주시 고사동/ 콩나물국밥)
일년 365일, 24시간 내내 문을 닫지 않는 전통적인 전주 콩나물해장국집. 삼백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는 콩나물국밥을 딱 300그릇밖에 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왔을 때 주인인 욕쟁이 할머니가 “이놈아!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인 줄 알겠다. 그런 김에 이 계란 하나 더 쳐먹어라”했다는 일화가 전설처럼 남아 있다. 콩나물국밥(3000원)은 뚝배기에 펄펄 끓이면서 내온다. 방심하고 한 숟갈 들었다간 입 천장을 델 정도로 국물이 뜨겁다. 이곳 쇠고기장조림은 장조림 한 개면 밥을 여러술 뜰 수 있을 정도로 짜디짜서 없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063) 284-2227
*찾아가는 길: 중앙동 관광호텔 바로 뒤에 있다.

▶ 백번집 (전주시 다가동/ 한정식)
전주의 3대 음식 하면 비빔밥, 콩나물국밥, 한정식이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그중 두 가지를 꼽으라면 비빔밥과 한정식, 혹은 콩나물국밥과 한정식을 꼽는다. 그만큼 한정식은 전주를 대표하는 고급스러운 음식문화의 총체다.
전라회관, 수구정과 더불어 전주 3대 한정식집으로 일컬어지는 백번집은 몇년 전 신축 건물을 지어 더욱 깔끔해졌다. 전주십미로 알려진 황포묵, 모래무지, 콩나물, 미나리는 물론이요 김제평야의 기름진 쌀, 영광 굴비 등 지방 특산물이 다 모여든 듯한 상차림을 뽐낸다. 백번집이라는 상호에 맞게 전화번호도 100번. 한 상차림에 4인 기준 8만원, 10만원, 12만원 세 종류가 있다. (063) 286-0100
*찾아가는 길: 도청에서 완산교 쪽으로 직진하다 홍삼전시판매장을 끼고 우회전하면 된다.

▶ 성미당회관 (전주시 중앙동/ 비빔밥)
성미당회관은 돌솥에 뜨거운 비빔밥을 내오는 여타 전주비빔밥집들과 다른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한다. 두 가지가 크게 다른 점인데 한 가지는 놋쇠그릇에 비빔밥(7000원)을 담아 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밥을 한번 비벼 내온다는 점이다. 한번 비벼놓은 밥을 손님이 다시 한번 비벼먹는 셈이다. 성미당회관은 이 방법이 전주식 비빔밥의 원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적당한 온도에서 미리 잘 비빈 밥, 이렇게 먹고 있자면 왠지 아늑한 느낌마저 드는 곳이다. (063) 287-8800
*찾아가는 길: 전주우체국 앞 골목 안에 있다.

▶ 새중앙회관 (전주시 중앙동/ 비빔밥)
‘전주라 해서 뭐가 다르겠지’ 하고 잔뜩 기대했다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비빔밥이 나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이제는 워낙 많은 전국의 비빔밥집들이 알게 모르게 전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다른 지역의 비빔밥과 전주비빔밥은 다르다. 그 좋은 예가 새중앙회관의 비빔밥(7000원). 잘 달구어진 새까만 돌솥에 들어간 뜨거운 밥, 그 위에 장식된 고명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전주에서나 볼 수 있는 색채의 어울림이요, 재료의 다양함이다. 초록색 야채와 노란색 황포묵만으로 벌써 컬러가 바뀐다. 밑반찬 하나에도 색깔에 신경을 쓴 듯하다. 바로 이런 점이 전주비빔밥의 멋이다. (063) 285-8288
*찾아가는 길: 전주우체국 바로 앞에 있다.

▶ 왱이콩나물국밥집 (전주시 경원동/ 콩나물국밥)
왱이집 콩나물국밥은 콩나물국밥은 뜨거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미지근한 국물로 나온다. 먹기 적당한 온도의 국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집이다. 국물에 새우젓과 고추를 살짝 넣어서 먹는다. 고추가 아주 매우니 주의할 것. 국물 안에는 밥과 신김치, 오징어, 콩나물 등이 들어가 있다. 계란은 꼭 두 알씩 나오는데 그냥 먹든, 국물에 풀어서 먹든 먹는 방법은 손님 마음에 달려 있다. 미지근한 국물 맛이 처음에는 밍밍하게 느껴지지만 입맛을 붙이면 먹기 편한 데다 의외로 깊은 맛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년 365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063) 287-6979
*찾아가는 길: 전주전화국 근처에 있다.

▶ 전라회관 (전주시 경원동/ 한정식)
지금은 없어진 전주 한정식의 명가 부월옥의 맛과 전통을 계승한 집이다. 한상 가득 펼쳐지는 요리, 철따라 바뀌는 반찬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동하게 한다. 무에 깊이 스며든 국물 맛과 오랫동안 졸인 민물고기 씹히는 맛이 잘 어울리는 오모가리(뚝배기의 전북 사투리)탕을 필두로 해서 깻국물에 진하게 끓인 토란탕, 많이 삭히지 않은 가오리찜, 달콤한 갈비탕, 전주 명물 황포묵, 토하탕, 수육, 조기구이에 된장찌개….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 같은 상차림이 한 상 제대로 받는 듯하다. 4인 기본 한상에 10만원. 얼마 전에 옛날 기와집에서 새로 건물을 지어 이사를 갔다. (063) 288-3033
*찾아가는 길: 전주에서 정혜사라는 절 바로 근처에 있다.

▶ 다문 (전주시 교동/ 비빔밥)
차 잎을 딸 시즌에 이 집에 가면 마당 가득 차를 말리는 풍경이 전원에 온 느낌을 준다. 전통 찻집이라 차가 전문이지 식사가 중심이 아니다. 따라서 아무 때나 식사를 주문한다고 해서 밥을 주지는 않는다. 최소한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식사 메뉴로는 백반(5000원)이 있다. 사람이 많으면 밥을 지을 때 굴비와 계란, 황새기젓을 넣고 지어낸다. 황새기젓 냄새가 밥에 배어들어 꼬릿하던 냄새는 구수한 향으로 변하고, 따뜻해진 황새기젓은 입에 놓으면 살살 녹는다. 요즘은 정규 메뉴에서 백반은 사라졌고, 열무된장비빔밥(4000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063) 288-8607
*찾아가는 길: 전주시청에서 향교가 있는 교동을 찾아가면 그 근처에 있다.

▶ 지산장 (남원시 죽향동/ 한정식)
전통적인 한정식집이었는데 요즘은 숯불구이 한정식(1만5000원)을 더 내세우는 것 같다. 고기를 푸짐하게 구워가며 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다. 전통적인 모양의 숯불 화로에 숯불을 듬뿍 집어넣고, 양념에 재어둔 불고기를 석쇠에 굽는다. 불고기는 양념이 진하게 구석구석 스며들었다. 간장 맛이 푹 배어들어 있고, 다진 마늘과 파도 적절한 맛을 낸다. 고기 맛, 양념 맛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건 숯불의 맛이다. 역시 숯불은 고기를 굽는 데 있어 최상의 양념임을 입증해준다. 꼴뚜기와 바지락 등 젓갈들도 입맛을 당기게 한다. (063) 625-2294
*찾아가는 길: 남원역에서 광한루로 가다보면 중앙교회 바로 옆에 있다.

▶ 새집 (남원시 천거동/ 추어탕)
전국에서 가장 추어탕을 맛있게 끓이는 지역이 남원이고, 남원을 대표하는 미꾸라지 요리의 명가가 새집이다. 추어숙회(2만5000원~ 4만5000원)는 장수산 곱돌냄비 위에 미꾸라지를 몸통이 허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푹 쪄서 내온다. 미꾸라지에서 배어나온 기름기와 매끄러운 감촉이 입 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다. 시래기와 토란대를 넣은 추어탕(6000원)도 좋다. 깨끗 담백한 맛이다. 국물이 은근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063) 625-2443
*찾아가는 길: 광한루에서 곡성 쪽으로 가다보면 남원 MBC 바로 옆에 있다.

[맛기행 / 전북] 무주군, 장수군, 진안군, 덕유산
 
▶ 강변가든 (무주군 무주읍/ 매운탕)
무주 지역에서 자가미라고 부르는 빠가사리매운탕(1만8000원)과 메기매운탕(2만5000원) 등 매운탕을 전문으로 한다. 자가미매운탕은 뼈를 발라가면서 먹는 맛이 좋고, 메기매운탕은 기름진 육질을 맛볼 수 있다. 내용물만 다를 뿐 국물 맛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얼큰하다. 수제비를 많이 집어넣어 국물 맛을 약간 탁하게 한 게 좀 흠이다. 하지만 매운탕에 들어간 수제비는 그 자체로 잘 어울리므로 입맛에 따라 조절해 달라고 하는 게 낫다. (063) 322-0371
*찾아가는 길: 무주에서 금산 가는 국도 변에 있다.

▶ 금강식당 (무주군 무주읍/ 어죽)
매년 무주에선 반딧불 축제가 열린다. 반딧불이 깜빡거리며 어두운 하늘에서 빛나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무주의 맑은 물, 맑은 공기와 함께 개운한 맛을 느끼려면 어죽(4000원)을 한 번 먹어볼 필요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금강식당 어죽이 특히 맛있다. 빠가사리를 여러 차례에 걸쳐 푹 끓이면 생선 비린내나 흙 냄새가 완벽하게 빠진다. 이렇게 빠가사리 진국을 낸 뒤 죽, 수제비, 들깨, 마늘, 파, 양파를 넣고 다시 끓인 게 어죽이다. 죽 한 그릇으로 민물고기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뚝배기에 1인분씩 따로 끓여서 내오는 국물 맛이 깊고,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063) 322-0979
*찾아가는 길: 무주읍 전북은행 맞은 편에 있다.

▶ 천지가든 (무주군 무주읍/ 산채비빔밥)
무주는 정읍과 더불어 전라북도에서 산채로 으뜸가는 지역이다. 따라서 어느 식당을 가나 맛있는 나물을 먹을 수 있다. 천지가든의 산채비빔밥(6000원)은 돌솥을 뜨겁게 달구면서 밥과 버섯, 산나물, 계란 등을 집어넣고 고추장 양념에 비벼 먹는 흔한 스타일이다. 고사리, 콩나물, 도라지 등 나물들보다는 석이, 싸리 같은 버섯 종류의 향기가 입맛을 돋운다. 그외의 다양한 메뉴들을 보면 음식 백화점 같은 인상이다. 어느 메뉴를 주문해도 무난하다. (063) 322-3456
*찾아가는 길: 무주읍 터미널에서 양수발전소 쪽으로 가면 된다.

▶ 전주일미식당 (무주군 설천면/ 산채비빔밥)
무주구천동에서 덕유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에는 꽤 많은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는 유난히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간 상호가 많다. 그중에서도 전주일미식당은 덕유산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집으로 식당 입구에서 파전을 부친다. 네모난 검은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파전을 부치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취나물, 고사리, 무나물, 상추, 계란 등을 넣고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5000원)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요깃거리다. 버섯이 듬뿍 들어간 버섯국밥(6000원)도 맛있다. (063) 322-3229
*찾아가는 길: 무주구천동 덕유산공원 등산로 입구에 있다.

▶ 야가 스투벤 (무주 티롤호텔/ 양식) 무주 리조트는 오스트리아나 스위스의 산악지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호텔이나 부속 건물들도 다 유럽풍이지만 이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건 티롤호텔 ‘야가 스투벤(Jaga Stubenㆍ 사냥꾼 오두막)'의 음식들이다. 저녁 특선 메뉴(6만원) 코스는 쇠고기 안심, 스프, 샐러드, 그리고 메인 디쉬인 새우와 치즈 그라탕으로 이어진다. 산 중에서는 드물게 서양식 레스토랑으로 제맛을 내는 집이다. 굴라쉬 스프처럼 우리 입맛에 맞는 헝가리언 스프도 있다. 깊은 산 속에서 정찬을 받는 듯한 그럴싸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예전에 맛있었던 퐁뒤(고기와 해물을 끓는 물에 잠깐 담갔다가 먹는 스위스 음식)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 (063) 320-7576
*찾아가는 길: 무주리조트 티롤호텔 안에 있다.

▶ 진풍장회관 (장수군 장계면/ 매운탕)
뚝배기를 뜻하는 오모가리에 민물고기를 넣고 푹 끓이면 먹는 동안에도 국물이 식지 않는다. 시래기를 뚝배기 바닥에 듬뿍 깔고, 메기나 빠가사리 같은 민물고기를 올려놓는다. 그 위에 팽이, 느타리, 양송이 등 버섯 몇가지와 미나리를 뚝배기에 넘칠 정도로 얹어서 팔팔 끓여낸다. 국물 맛은 얼큰하면서도 담백하다. 기름진 육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메기매운탕이나 고소한 빠가사리매운탕 다 맛이 괜찮다. 시골 식당이지만 백반부터 추어탕, 삼겹살, 낙지불낙까지 있을 건 다 있다. (063) 352-0068
*찾아가는 길: 무주에서 장수로 가는 길에 장계라는 마을이 나온다. 천변 동성목욕탕 옆에 있다.

▶ 진안관 (진안군 진안읍/ 애저찜)
돼지고기는 잘 먹어도 애저(일저)는 왠지 맛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애저찜의 육질은 대단히 부드럽다. 고기를 먹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다. 미리 한번 삶아두는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바로 애저를 먹을 수 있다. 이 집 애저(3만원)는 돼지 한 마리의 4분의 1 정도로 3명이 먹기에 적당하다. 양파, 파, 후추, 마늘, 생강 등 야채와 양념을 넣고 쪄냈다. 애저찜을 다 먹은 후에는 양념을 한 육수를 냄비에 붓고 끓이면서 식사를 곁들이면 된다. (063) 433-2629
*찾아가는 길: 진안읍 목화예식장 옆에 있다.

▶ 청산원 (진안군 진안읍/ 더덕구이)
마이산 아래서 오랫동안 장사를 했던 주인이 진안 읍내로 옮겨와 새로 차린 집이다. 마이산 자락에서 식당을 할 때는 물론 지금도 음식 만드는 솜씨가 괜찮다. 진안은 원래 인삼으로 유명한 지역인데, 인삼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져서인지 더덕도 진안산(산)을 꽤 쳐준다. 불판에 더덕과 양념 돼지고기와 함께 굽는 더덕구이정식(1만원)이 일품이다. 매콤하게 양념을 한 돼지고기와 팽이버섯, 빨간 고추, 파, 양파 등을 같이 넣고 구워가면서 먹는데 더덕 향이 꽤 강한 편이다. 이외에도 표고, 느타리, 양송이, 팽이버섯 등 버섯 너댓 가지를 넣고 끓이는 버섯탕도 먹을 만하다. (063) 433-2101
*찾아가는 길: 진안읍 공설운동장 옆에 있다.
 

[맛기행 / 전북] 부안군, 장성군, 고창군, 정읍시

 

▶ 궁항 신용횟집(부안군 변산면/ 생선회)
김제, 부안 근처에서 돌아 다니는 관광버스들은 대개가 변산반도 관광객들을 태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변산반도에 자리한 변산, 언포 등의 해수욕장과 채석강엔 사람들이 늘 득실거린다. 하지만 격포에서 5분만 차를 타고 움직이면 그 소란스러움이 어디로 사라졌을까 의아할 정도로 한적한 궁항이 나온다. 여기서 서해안 낙조를 감상하며 회를 맛보면 어떨까. 초봄까진 감성돔이 한창이고, 여름에는 농어회(6만원)도 괜찮다. 뻘 밭의 깊은 맛을 지닌 꽃게, 낙지, 백합 등을 회나 탕으로 먹는 것도 좋다. (063) 582-8911
*찾아가는 길: 변산에서 격포 채석강을 지나 약간 더 들어가면 궁항이라는 마을에 있다.

▶ 계화회관(부안군 부안읍/ 백합죽)
백합조개의 명산 부안. 백합조개의 ‘백합’은 조갯살이 백옥같이 하얀 데서 따왔다고 한다. 백합조개란 이름 대신 생합, 대합, 화합, 문합, 무명조개 등으로도 부른다. 계화회관에는 구이, 찜, 탕 등 다양한 백합 요리가 있지만 이 집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 뭐니뭐니 해도 백합죽(5000원)이다. 부안 명산인 계화미와 백합을 넣어 보들보들하게 죽을 잘 쑨 후에 김과 깨를 듬뿍 넣어 고소한 맛을 가미했다. 맛있는 쌀과 맛있는 조개가 만난 담백한 백합죽은 속을 든든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아침식사나 숙취를 없애는 해장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063) 584-3075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과 종로약국 사잇골목으로 현대장 여관 바로 옆이다.

▶ 서해 조개한마당(부안군 부안읍/ 백합요리)
동해나 남해에서도 백합이 나지만 부안 백합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부안 백합은 싱싱하면서도 졸깃하고 개운하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부안 백합만 골라서 사간다고 한다. 질기기만 한 중국산 백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아한 맛이 난다. 그중에서도 백합의 귀족같은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집이 서해 조개한마당이다. 백합을 날로 먹은 후에 들이키는 백합 국물의 짭짤함은 바다 맛의 극치다. 매운 고추를 넣고 맑게 끓인 백합탕, 호일로 싸서 싱싱한 맛이 살아나도록 쪄낸 백합찜도 맛있다. 가을철에는 전어회덮밥도 좋다. (063) 583-4142
*찾아가는 길: 부안우체국 사거리 근처 구 수협 앞에 있다.

▶ 정읍식당(장성군 북하면/ 산채정식)
내장산이 북으로 내장사를 끼고 있다면 그 못지 않은 절 하나가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니, 그게 바로 백양사다. 내장사 못지 않은 봄, 가을 풍경을 자랑한다. 정읍식당의 밥상은 특정식(1만원)이나 산채정식(8000원) 모두 괜찮다. 풍기는 향만으로도 취할 듯한 두릅, 봉긋하게 뚝배기에 솟아오른 계란찜, 먹기 힘들지 않게 적당히 삭힌 홍어, 봄철에 염장을 해둔 죽순, 된장찌개, 낙지, 도라지, 더덕, 우렁, 미나리, 생취나물, 고사리, 해파리냉채 등 상차림이 푸짐하다. 밥을 듬직하게 먹고나서 백양사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신선한 공기가 가슴 속에 담긴다. (061) 392-7427
*찾아가는 길: 백양사 사하촌에 있다.

▶ 초야식당(장성군 장성읍/ 장어구이)
초야식당 장어구이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한 마디로 장어구이의 명가다. 장어구이(일인분 1만3000원) 맛의 비결은 양념에 있다. 꿀, 인삼, 계피, 감초, 양파, 대파, 마늘, 고추 등 23가지 재료가 들어간 양념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복잡 미묘한 양념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맛을 낸다. 힘이 쌩쌩한 ‘청년기’ 장어를 고르는 주인의 눈썰미도 맛에 한몫을 더하는 요소다. 장어구이를 먹기 전에 나오는 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그 중에서 압권은 피리조림이다. 식어도 비릿하지 않고 매콤 짭잘한 양념 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제1회 남도 음식축제 대상을 수상한 집이다. (061) 393-0734
*찾아가는 길: 장성읍에서 장성댐 가는 길로 6km 정도 가면 하와이 모텔 근처에 있다.

▶ 오산식당(고창군 고창읍/ 백반)
남도 백반이란 대충 나오는 듯 하지만 엄청나게 잔신경을 쓴 밥상이다. ‘밥 주세요’란 한 마디에 차려내온 백반 한 상에 여행길 피로가 싹 풀린다. 구수한 된장찌개, 고춧잎과 무말랭이를 넣은 집장, 얼큰한 김치찌개, 백김치, 오이지, 마늘쫑, 깻잎, 느타리버섯, 김, 꽈리고추, 양파장아찌, 새우, 미나리, 김치, 애호박, 도라지, 이렇게 한 상을 차려놓고 달랑 4000원만 받는다. 메뉴에 5000원 짜리 백반이 있지만 배가 불러 더 시켜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게 아쉽다. 굴비의 고장 법성포에서 가까운 덕에 제대로 된 굴비를 큼직한 걸로 한 마리 얹어놓고 반찬을 몇 가지 더 올려놓으면 입맛을 다시게 하는 굴비정식 (1만5000원)이 된다. (063) 562-9595
*찾아가는 길: 고창읍 기능대학교 맞은 편에 있다. 오산주유소 옆집.

▶ 선운사 산장회관(고창군 아산면/ 장어구이)
선운사 사하촌은 온통 장어 굽는 냄새다. 흔히 얘기하는 풍천 장어다. 자연산 장어는 너무 비싸지만 양식 장어도 양념을 제대로 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고창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동네 장어집들은 고추장 양념을 발라가면서 장어를 굽는다. 달착지근하고 매운 맛이 특징인데 빨리 물려 많이 먹기에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선운사 동백꽃 구경도 좋지만 풍천장어의 풍미를 맛보지 못한다면 선운사 구경은 다 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침 무렵의 백반정식 한상도 듬직한 한 끼 식사다. (063) 562-1563
*찾아가는 길: 선운사 사하촌에 있다.

▶ 대일정(정읍시 태인면/ 참게장백반)
예전에는 흔했던 참게장이 이제는 천금을 주고도 얻어먹기가 힘들어졌다. 참게가 보기 힘들어졌다는 건 그만큼 강물이 오염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양식 참게만 많아졌다. 그 덕택에 참게장백반(1인분 1만원)은 가격이 내렸다. 참게를 자베기에 넣고 흙을 뱉어내게 하면서 물을 계속 갈아준 후, 게딱지 속에 생강 마늘 등을 넣고 그 위에 조선간장을 붓는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서 참게 속에 장맛이 잘 배어들도록 한 후 그늘진 곳에 한 달쯤 뒀다가 먹는 게 참게장. 참게장백반을 시켜도 한 사람당 한 마리가 안 돌아가는 걸 알고 주문할 것. (063) 534-4030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태인 IC에서 빠져서 태인파출소 바로 옆에 있다.
 
[맛기행/ 전남] 순창군, 곡성군, 구례군, 순천시
 
▶ 우정식당 (순창군 순창읍/ 삼계탕)
큼지막한 뚝배기를 꽉 채울 정도로 큰 닭을 팔팔 끓인 삼계탕(8000원)은 장정 한 사람이 1인분을 해치우기 힘들 정도다. 녹각, 인삼, 대추, 밤, 마늘 등 삼계탕에 들어간 내용물들도 하나같이 큼직큼직하다. 삼계탕 뚝배기를 다 비우고 나면 녹두죽이 나온다. 고추장의 고장 순창답게 우정식당에서도 고추장, 된장을 많이 담가둔다. 투박한 된장과 달콤한 고추장 맛은 일품. 그냥 밥과 고추장만 먹는 것으로도 입맛이 돈다. 한정식(8000원)은 푸짐한 반찬에 더덕, 마늘, 무, 오이 등 장아찌들이 곁들여진다. (063) 653-2627
*찾아가는 길: 순창 버스터미널 대각선 방향에 큰 길가에 있다.

▶ 남원집 (순창군 순창읍/ 한정식)
남원에서 시집 와 순창에서 식당을 연 지 40년 가까운 세월. 남원집 한정식 상은 주인 할머니의 나이만큼이나 연륜과 맛이 들었다. 한정식(6만원) 상을 받으면 무려 70여 가지 반찬이 한 상에 올라오는데, 가짓수에 비해 상 크기가 작아 두 겹으로 차곡차곡 포개져 나온다. 반찬을 종류별로 하나씩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지경이니 직접 가서 그 풍성함을 눈으로 느껴보시기 바란다. 자주 온 사람들은 아예 음식이 남을 걸 대비해서 빈 그릇을 갖고 와서 싸간다고 한다. (063) 653-2376
*찾아가는 길: 순창 현대병원 바로 맞은 편 골목 안에 있다.

▶ 동원식당 (구례군 구례읍/ 산채백반)
지리산으로 올라가는 관문인 구례의 동원식당은 한정식 (7000원)으로 오랜 명맥을 잇고 있는 집이다. 사실 한정식이라고 하기보다는 산채백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할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동원식당의 한정식 상에는 산나물 냄새가 푸르게 묻어난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시원하면서도 쌉싸름하고 향이 강한 더덕 맛에 빠져 다른 반찬은 쳐다보지도 않고 밥 한 그릇을 비웠다. 된장찌개, 생선구이, 돼지불고기 등 스물댓 가지의 반찬이 펼쳐지는 밥상에 지리산 깊은 골의 맛이 남아 있다. (061) 782-2221
찾아가는 길: 구례 우체국 후문 앞에 있다.

▶ 가든산장 (곡성군 죽곡면/ 은어회)
곡성에서 구례구역까지 이어지는 17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그 길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아름다운 압록유원지가 있다. 맑은 강물을 바라보며 먹는 은어회와 참게매운탕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지금은 거의 다 양식이라 자연산 은어에서 나는 수박향까지 맡을 수는 없지만 깨끗한 섬진강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압록의 은어회다. 은어회로 입맛을 개우고 참게매운탕을 먹는 것도 푸짐하다. 맛있는 참게는 노란 알(실제는 알이 아니라 내장)을 깨물면 뭐라 설명하기 힘든 꽃 같은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진다. 입맛의 사치다. (061) 362-8343
*찾아가는 길: 곡성에서 구례 쪽으로 가다보면 압록유원지가 나온다. 압록교를 넘자마자 우회전하면 강변에 있다.

▶ 석곡식당 (곡성군 석곡면/ 돼지불백)
여수와 순천에서 올라오는 트럭 운전기사들의 돈을 긁어 모았다는 돼지불백(6500원)의 명가. 남도에도 이름난 기사식당들이 몇 있는데, 그런 종류의 집 중 가장 원조다운 집 중 하나라고 보면 맞다. 갖은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연탄불에 굽는데, 부엌에서 굽는 냄새가 풍겨오며 배고프게 만든다. 껍질과 비계까지 잘 붙어 있는 돼지고기는 생김새부터가 먹음직스럽다. 불고기 양념은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이다. 남해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리는 바람에 이제는 한적한 마을이 되었고, 손님도 예전같지 않지만 돼지고기 맛과 양념 맛을 보면 충분히 그 내력을 알 수 있다. (061) 362-3133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석곡으로 빠지면 석곡파출소 건너편에 있다.

▶ 투가리추어탕 (순천시 풍덕동/추어탕)
투가리란 남도에서 뚝배기를 뜻하는 사투리다. 무거운 뚝배기에 하나 가득 채워서 나오는 추어탕이 국물만 언 듯 봐도 진해 보인다. 미꾸라지를 잘 갈아 넣은 국물에 다진 고추와 젬피가루를 넣어서 먹는다. 조심해야 할 점은 고추가 미치도록 맵기 때문에 양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젬피가루도 산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초보다 훨씬 향과 맛이 강하다. 씹는 맛이 좋은 시래기와 혀에 약간씩 걸리는 추어, 고추와 젬피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 투가리추어탕은 강한 추어탕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061) 742-0862
*찾아가는 길: 풍덕동 당산나무 놀이터 바로 옆에 있다. 주택가 안이므로 찾기가 좀 힘들다. 전화 문의하는 게 편할 듯.
 

[맛기행 / 전남] 여수시, 보성군, 담양군

 

▶ 잠수기회타운 (여수시 국동/ 생선회)
늦봄부터 가을까지 여수 인근을 휩쓰는 회는 ‘하모’다. 여수 지방에서는 갯장어를 일본 말인 하모로 부른다. 갯장어는 잘게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회(2만5000원)가 일품이다. 넓적하게 포를 뜬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잠깐 담갔다가 꺼내 먹는 샤브샤브식의 유비끼(2만8000원)도 맛있다. 갯장어 뼈와 대가리를 푹 고아서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갯장어 맛이 일품이다. 잠수기회타운은 대형 식당이라 다양한 횟감들이 많다. 갯장어가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회를 선택할 수 있다. 뻥 뚫린 창가에 앉아 여수항을 내려다보는 낭만도 있는 집이다. (061) 640-20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소경도 선착장 나루터가 있는 국동 어항단지 안에 있다.

▶ 칠공주장어탕 (여수시 교동/ 장어요리)
이른 아침부터 여수 사람들의 술독을 달래주는 장어탕 한그릇으로 유명한 집이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에 후추를 뿌려서 톡 쏘는 느낌이 좋다. 기름지고 두둑한 장어탕뿐 아니라 장어 내장을 듬뿍 넣은 내장탕 맛도 좋다. 이 집에선 아나고(붕장어)를 재료로 쓴다. 숯불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냄새와 연기가 싫은 사람은 아예 주방에서 구워달라고 해도 된다. 장어 맛도 좋고 양념 맛도 일품이다. 식당 주인네가 딸만 일곱이라 칠공주식당이라고 한다. (061) 663-1580
*찾아가는 길: 여수시 교동 광주은행 뒤쪽 장어탕 골목 안에 있다.

▶ 구백식당 (여수시 중앙동/ 서대회)
납짝하고 길쭉하게 생긴 여수의 명물 ‘서대’를 회로도 먹고, 조려서도 먹는다. 구백식당은 서대회로 유명한 집이다. 막걸리 식초와 새콤, 달콤, 매콤한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서대회는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을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두사람이 1인분(1만원)을 시켜 밥에 비벼 먹어도 좋다. 여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풍생이 구이를 서대회와 곁들이면 여수의 전통적인 재료와 음식들을 다 맛보는 셈이다. 구백이라는 상호 그대로 전화번호도 구백번이다. (061) 662-0900
*찾아가는 길: 여수 중앙동로터리 천일약국 바로 뒤에 있다.

▶ 명신식당 (여수시 중앙동/ 낙지볶음)
낙지볶음 한 가지 메뉴만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낙지는 힘이 좋고, 맛은 찰지고 쫄깃쫄깃하다. 오랫동안 낙지볶음(2인분 기본 1만6000원)만 해온 덕에 주방에서 내온 볶음 재료가 손님의 입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모든 움직임이 매끄럽다. 매운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울려 적당한 담백하다. 까만 후라이팬에 올라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보면 사람들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든다. 불에 달궈진 뜨끈뜨끈한 낙지를 그냥 떠먹어도 되고, 밥에 얹어서 비벼먹어도 된다. (061) 662-3990
*찾아가는 길: 여수 외환은행 바로 뒤편에 있다.

▶ 한길로회관 (보성군 보성읍/ 전어회)
한길로회관은 군 단위 중심지의 유명 식당답게 한정식을 비롯해 모든 음식을 다 한다. 전어로 유명한 보성답게 가을이 오면 맛있는 전어가 상에 오른다. 새벽부터 시장에서 통통한 전어를 사다가 매콤한 양념에 회를 무치거나 구워서 내놓는다. 전어 내장은 다 끄집어내서 보성 명물 돔베젓을 담근다. 전어구이 하나만 올라가도 밥상이 풍성해진다. 전어를 구운 후 양념장을 살짝 발라서 내오는데, 한 군데도 버릴 게 없을 정도로 머리까지 쪽쪽 빨아 먹어도 된다. (061) 852-3281
*찾아가는 길: 보성읍내 경찰서 옆에 있다.

▶ 행낭횟집 (보성군 회천면/ 전어회)
가을 전어, 가을 바다를 동시에 만끽하려면 율포를 찾아가는 게 어떨까. 해수욕장 때문에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을철 율포는 고요하고 한적한 바닷가다. 행낭횟집은 율포에서만 40년 가까이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집. 빨간 양념에 무쳐내오는 전어회 맛이 고소하다. 전어회를 밥 위에 얹어 내오는 걸 여기선 회덮밥 대신 전어회비빔밥이라 한다. 회천면에서 나는 쪽파는 맛있기로 유명한데, 맵고 강한 맛이 살아 있는 쪽파김치까지 곁들이면 더 바랄 게 없다. 근처에 해수온천탕이 있어 뜨끈한 물에 몸을 한 번 담그고 오는 것도 좋다. (061) 852-8072
*찾아가는 길: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에서 면사무소를 찾으면 그 옆에 있다.

▶ 국일식당 (보성군 벌교읍/ 백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였던 벌교. 벌교읍내에서 백반을 전문으로 30년 이상 상을 차려온 집이다. 5000원, 7000원, 1만원짜리 백반상이 있다. 남도의 백반집답게 서너가지 젓갈은 기본이다. 보성 특산 전어속젓, 토하젓, 대구아가미젓, 바지락젓 등이 철따라 올라온다. 생선매운탕, 양태찜, 굴비구이, 홍어찜, 해물전, 쭈꾸미불고기, 새우찜, 게장 등 다양한 요리가 입맛을 돋우는 집이다. 그때그때 나오는 반찬이 달라지니 여기 쓴 것말고 다른 반찬이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보시길. (061) 857-0588
*찾아가는 길: 벌교 남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다.

▶ 벌교우렁집 (보성군 벌교읍/ 우렁회) (061) 857-7613
노총각이 우렁색시를 구하는 것도 아니건만 우렁이 회를 먹기 위해 벌교까지 달려가 볼 만한 집이다. 외제 우렁이를 쓰는 다른 곳과는 달리 오로지 토종 우렁이만 고집해 쓰는 곳이다. 우렁이를 먹다 보면 입 안에서 잔모래처럼 사각사각 씹히는 게 느껴지는 데 그게 바로 우렁이 새끼들이다. 살모사처럼 어미를 파먹으면서 자라는 것이다. 진한 모성애에 울고, 우렁이 맛에 웃는다. 야채와 함께 무친 우렁회(1만5000원, 2만5000원)나 구수한 우렁이된장국(6000원) 모두 맛이 좋다.
*찾아가는 길: 벌교 읍내 홍교 근처에 있다.

▶ 전통식당 (담양군 고서면/ 한정식)
5년 묵은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불행하게도 이집 자랑거리인 5년 묵은 김치는 다 떨어졌고, 이제는 3년 묵은 김치만 남아 있다. 하지만 김치 맛이 일반 김치와는 격이 다르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반찬들도 맛있다. 젓갈과 장아찌, 참게장, 두릅, 머위, 쇠고기 산적, 계란찜, 병어조림 등 40가지 정도의 반찬이 화려하다. 남도 한정식 집은 대개 기본 상이 4인부터 시작되지만, 이 집은 두 사람도 단출하게 상을 받을 수 있다. 1인분 2만원. (061) 382-3111
*찾아가는 길: 무등산 뒤편 광주댐 근처 소쇄원 가는 길에 있다.

▶ 민속식당 (담양군 담양읍/ 죽순요리)
죽순은 봄날의 나른한 입맛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매년 봄비가 내리고 나면 우후죽순 올라오는 햇죽순을 대량으로 사서 염장 보관, 일년 내내 싱그러워 보이는 죽순을 내온다. 물에 담가 아릿하고 떨떠름한 맛을 뺀 죽순을 쇠고기 생안심과 함께 무친 게 죽순육회 (1만8000원). 죽순회(1만원)는 죽순과 우렁이, 풋고추, 오이 등을 넣고 매콤달콤새콤하게 무친다. 어느 걸 먹어도 시원하고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온 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원래는 ‘민속의 집’이었으나 간판을 새로 바꿔 달았다. (061) 381-2515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신식당 (담양군 담양읍/ 떡갈비)
떡갈비는 광주나 해남 등 남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떡갈비 하나를 제대로 만들려면 귀찮을 정도로 잔손이 많이 간다. 갈비에 붙어 있는 살만 발라서 채를 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다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구워낸다. 담양은 특히 떡갈비 집이 많다. 부드럽고 고소한 떡갈비를 간판 메뉴로 내건 신식당은 초벌구이를 한 떡갈비를 잔불에 따뜻하게 해가면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2~3년간 남도음식축제에 가면 담양의 대표선수로 참여하는 식당이다. (061) 382-9901
*찾아가는 길: 담양 읍내 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 덕인갈비 (담양군 담양읍/ 불고기)
남도로 식도락 여행을 떠날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담양이다. 워낙 손맛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라 어느 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덕인갈비도 신식당과 더불어 담양 떡갈비의 양웅이라 할 만하다. 떡갈비(1인분 1만2000원)를 만드는 아줌마들의 손놀림이 바삐 돌아간다. 품질 좋은 죽향한우에 간장, 양파, 배 등 야채와 과일로 맛을 낸 장터불고기(한 근 2만4000원) 맛도 일품이다. 국물 없이 구운 바싹불고기의 맛이 이름 그대로 장터에서 구워먹는 것 같다. (061) 381-3991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맛기행 / 전남] 무안, 나주, 영암, 목포, 해남
 
▶ 사창짚불구이(무안군 몽탄면/ 삼겹살구이)
부산 기장 쪽에 가면 짚불 꼼장어구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집 대표 메뉴는 짚불에 구운 삼겹살구이다. 삼겹살(6000원)을 주문하면 주인 아주머니가 미리 석쇠에 가지런히 쟁여둔 삼겹살을 짚불에 화르륵 불을 붙여 순식간에 구워낸다.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짚불의 강한 화력 때문에 드문드문 약간씩 탄 삼겹살이 오히려 더욱 고소하다. 석쇠 사이로 기름기가 빠지면서 고기 맛은 더 쫄깃쫄깃해진다. 호남선 기적소리를 들으며 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다. (061) 453-7778
*찾아가는 길: 무안군에서 호남선이 지나가는 사창역을 찾으면 그 가까이 있다.

▶ 나주곰탕 하얀집(나주시 중앙동/ 곰탕)
언제부턴가 나주곰탕이라는 말은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1900년대 초반, 지금 주인의 할머니가 장터에 나가 국밥을 만들어 팔던 게 지금의 나주곰탕이 됐다고 한다. 출가한 딸들도 외지에서 곰탕집을 경영하고 있으니, 4대째 곰탕 역사가 이어진다. 식당에 들어가 그냥 ‘탕 하나요!’ 하고 외치자 양지, 사태, 머리곡 등을 푸짐하게 넣어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양이 많은 곰탕(5000원)이 순식간에 나온다. 언제 가든지 항상 가마솥에 펄펄 끓고 있는 곰탕을 볼 수 있다. 뜨끈뜨끈한 곰탕 국물 위에 계란 지단과 파, 고춧가루를 살짝 얹은 게 시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061) 333-4292
*찾아가는 길: 옛 나주군청(현 시의회) 앞에 있다.

▶ 쌍둥이가든(영암군 삼호면 / 짱뚱어탕)
쌍둥이가든 메뉴는 짱뚱어탕과 추어탕 두 가지뿐이다. 두 가지 음식 모두 주재료인 짱뚱어나 미꾸라지를 갈아 끓인 탕이다. 원래 모양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푹 삶은 후 체에 걸러서 형체가 보이지 않도록 간다. 그런 다음 푹 끓여 진국으로 먹으면 된다. 국물은 배추우거지를 넣어 매콤하게 끓였다. 발간 국물이 보기에도 얼큰해 보인다. 갯벌에 가면 기다가 뛰다가 하면서 마치 네발 달린 짐승처럼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게 있는데, 바로 짱뚱어다. (061) 462-5637
*찾아가는 길: 목포 영산강 하구둑에서 영암 쪽으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오른쪽 대로변에 있다.

▶ 호산회관(목포시 용당2동/ 낙지요리)
‘세발낙지’의 고장 목포에서도 호산회관은 낙지 요리에 관한 한 첫손에 꼽히는 집이다. 낙지 요리라면 뭐든지 있는 집이라고 보면 된다. 메뉴만 주욱 읊어봐도 낙지를 조리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 수 있다. 세발낙지(한 마리 3500원), 낙지데침(3만원), 낙지다짐 외에도 낙지구이(1만5000원), 낙지초무침(1만 5000원), 낙지볶음, 낙지즉석전골, 낙지돌판구이, 낙갈(낙지ㆍ갈비)대하찜, 낙지산적, 연포탕, 불낙(불고기ㆍ낙지)전골, 낙지덮밥, 낙지비빔밥, 낙지죽까지 없는 게 없다. 입에 쩍쩍 들러붙는 싱싱한 놈들을 참 잘도 골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낙지 외에 일식 사시미도 한다. 가끔씩 새로 개발한 낙지 요리를 먹는 건 호산회관에 가는 즐거움이다. (061) 278-0050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삼호광장 근처에 있다.

▶ 영란횟집(목포시 중앙동/ 민어회)
여름철 민어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영란횟집은 민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뻘을 먹고 자란 민어 맛 하나만큼은 으뜸이다. 냉장고 안에는 항상 20~30명은 달라붙어야 먹을 정도로 큰 민어가 몇마리씩 드러누워 있다. 그 큰 민어를 통째로 잡으니 부드러운 맛부터 쫄깃쫄깃한 씹는 맛까지, 몸통에서 꽁지까지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다. 민어의 다양한 부위와 껍질이 붙어 있는 뱃살까지 함께 나오는 민어회 한 접시가 메인 디쉬다. 여기에 민어껍질, 부레, 양념한 민어뼈 등이 나온다. 회를 다 먹고나면 민어매운탕이 나온다. 다른 회도 있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 민어 외에 달리 무엇을 먹으랴. (061) 243-7311
*찾아가는 길: 목포시 초원관광호텔 바로 앞에 있다.

▶ 선창횟집(목포시 금동2가/ 준치회)
굳이 ‘썩어도 준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준치 맛의 달고 보드라움을 아는 사람은 안다. 선창횟집은 준치를 남도풍으로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잘 무쳐서 준다. 얇게 포를 뜬 준치회, 각종 야채를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준치회무침이 맛있다. 대접에 밥 한 공기를 엎어 넣고, 준치회무침에 쓱싹 비벼 먹으면 매콤한 준치비빔밥이 된다. 준치는 봄에 나온 걸 급랭시켜 두었다가 녹여가면서 무침으로 쓴다고 한다. 봄철에는 싱싱한 준치를 회로 먹을 수도 있다. 다른 횟감으로는 병어회가 있다. 병어 역시 목포쪽 물이 좋은데, 씹을수록 달콤한 여운이 남는 회다. (061) 244-3708
*찾아가는 길: 목포시내 신안군 교육청 바로 옆에 있다.

▶ 백포식당(해남군 해남읍/ 생선조림)
백포식당은 맵고 맛있는 생선찜(8000원)을 내놓는 집이다. 찜용으로는 주로 갈치, 서대, 조기 등을 쓴다.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통통한 갈치를 먹음직스럽게 졸인 갈치조림은 간간하고 매콤한 맛이다. 갈치는 물론 양념이 푹 배어든 무를 베어먹는 맛도 좋다. 바다가 가까운 동네답게 젓갈 맛이 싱싱하다. 해남의 명물 토하젓을 필두로 조개젓, 전어속젓, 황새기젓, 갈치속젓 등 다양한 젓갈을 만날 수 있다. 젓갈만 곁들여도 밥맛이 난다. 백반을 먹듯 편하게 밥을 먹기에 좋은 집이다. (061) 536-3449
*찾아가는 길: 해남 버스터미널에서 약간 내려가면 한국통신 바로 앞에 있다.

▶ 장수통닭(해남군 해남읍/ 닭 한 마리)
간판에는 ‘통닭집’이라 써놓았지만 보통 통닭집을 떠올리면 안된다. 친구가 “해남에 간 길에 장수통닭집에 들러 닭 한 마리 잡아달라고 청하면 아주머니가 뒷산에서 풀어 기르는 큼지막한 토종닭 한 마리씩 잡아와서 요리를 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 속아 갔던 집이다. 친구의 허풍에 넘어간 셈이지만 남도적이고 토속적인 닭 맛 하나는 최고였다. 닭 한 마리(3만원)를 주문하면 닭 육회를 필두로 닭불고기, 닭찜, 닭죽을 차려내온다. 한 마리만 주문해도 어른 네명 정도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닭이 크다. (061) 535-1003
*찾아가는 길: 해남읍내에서 대흥사 가는 길목에 있다.
 
[맛기행 / 부산시] 동래구, 수영구, 부산진구, 남구…
 
▶ 동래할매파전(동래구 복천동/ 해물파전)
‘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 간다’는 말이 있다. 항도 부산의 다채로운 해산물과 맛있는 기장 파의 시원함이 만나 동래파전의 명성을 얻어냈다. 잘 달아오른 기름기가 흐르는 번철(검은색 네모난 철판)에 찹쌀과 쌀가루 반죽, 그 위에 조개, 굴, 쇠고기와 파 등 고명을 얹어서 지진다. 서양식 피자보다 부드럽고 졸깃하다. 푸짐한 장터 인심이 묻어나듯 듬뿍 올려놓은 고명 맛이 파전(1만5000원, 2만원) 맛의 핵심. 예전에는 제일식당이라는 상호로 간판을 달았다가 동래파전의 원조격인 식당답게 상호를 바꾸었다. (051) 552-0792
*찾아가는 길: 동래구청 옆 한빛은행 골목 안에 있다.

▶ 옥미아구찜(수영구 망미2동/ 아구찜)
망미동 일대를 아귀찜 골목으로 만든 부산 아귀찜의 명가. 음식 맛을 본 손님들 표정을 보면 ‘전국 제일의 맛’이라는 주인 자랑이 허풍 같지만은 않다. 냉동 아귀밖에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 있는 아귀의 육질이 얼마나 다른가를 느껴볼 수 있다. 부드러운 살, 쫄깃쫄깃 씹히는 내장, 부위마다 씹는 맛도 다 다르다. 매콤한 양념에도 고추나 마늘만 넣은 게 아니라 해산물을 넣었다. 그래선지 톡 쏘는 이집 아귀찜(1만5000원부터)에선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051)754-3789
*찾아가는 길: 양정로터리에서 수영로터리 쪽으로 가다 고가에서 좌회전, 토곡 방면 100m 정도 거리에 있다.

▶ 가야밀면(부산진구 가야동/ 밀면)
‘빨리 주이소~’. 사람들이 우두커니 앉아 밀면(냉국수의 일종) 한 그릇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급하기로 소문난 ‘부산 싸나이들’의 성질을 밀면 맛 하나로 꽉 잡아버린 곳이다. 문을 열기 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물론 먼저 온 사람부터 밀면을 내오지만 주는 사람 마음대로이니 괜히 ‘빨리 달라’고 재촉해 밉보일 필요는 없다. 40년 전부터 손님들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길들여온 곳이기 때문이다. 씹으면서 뚝뚝 끊어지는 면발과 밀면 말던 할머니가 개발했다는 육수 맛도 일품이다. 한번 맛을 들이면 영원히 중독될 것 같다. (051) 891-2483
*찾아가는 길: 동의대 아래 주택가 골목 안에 있어 찾기 힘들다. 전화 문의 요망.

▶ 초원복국(남구 대연동/ 복국)
일반적인 복 요리로는 부산에서 첫손 꼽히는 식당 중의 하나.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 지역 기관장들의 도청사건으로 일약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집이다. 참복 사시미부터 시작해 복 요리라고는 없는 게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부터 복 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민숭민숭하다 싶을 정도로 담백한 국물, 부드러운 복어 살점이 입 안에서 녹는다. 초장을 넣고 식초를 친 시큼한 국물 맛이 입맛을 잡아당긴다. 국물은 물론이오 재료 전체의 맛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해장국으로도 일품인 복국, 아침의 허전한 뱃속을 담백하게 채워준다. (051) 628-3935
*찾아가는 길: 부경대학교 후문 앞에 있다.

▶ 산정(서구 서대신동3가/ 갈비)
산정이라는 상호 그대로 산 속의 정원 같은 집이다. 지금은 없어진 서울의 대원각 같은 분위기를 연상하면 맞다. 호젓하게 앉아 고기를 굽다보면 작은 숲을 이룬 나무들 분위기에 푹 빠져 고기 맛이 더 난다. 고기 맛이 부산 지역에서 최고급이다. 고기를 달콤한 양념에 푹 재운 뒤 구운 양념갈비도 맛있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방갈로 식으로 넓은 산중에 작은 별채들을 지어놓아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시원한 메밀국수인 발국수로 고기 먹은 마무리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것도 좋다. (051) 255-1144
*찾아가는 길: 동아대부속병원 근처에 있다. 골목 안이니 전화로 문의.

▶ 오막집(서구 동대신동/ 양구이)
양곱창 구이집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집 중 하나다. 소의 첫번째 위인 양구이를 40여년 이상 전문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 정도 세월이니만큼 맛있는 양을 고르는 주인의 식견은 탁월하다. 간을 한 양곱창(9000원)에 숯불이 뿜어내는 직화구이의 맛이 첨가된다. 양을 숯불에 살짝 구우면 쫄깃쫄깃한 내장 특유의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많이 익히면 양 자체의 싱싱하고 부드러운 맛을 보기 힘드므로 짧은 시간에 빨리 굽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간장, 참기름, 마늘 등을 혼합해서 만든 엷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양을 먹고 나서 구수한 누룽지 한 그릇 곁들이면 고기의 느끼함이 그대로 가신다. (051) 243-6973
*찾아가는 길: 동대신동 서부교회 옆 골목 안에 있다.

▶ 구포집(중구 부평동/ 추어탕)
씹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미꾸라지를 보드랍게 갈아넣은 추어탕 맛이 훈훈하다. 부산을 대표하는 경상도식 추어탕집으로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집이다. 진한 추어탕 국물에 고사리를 넣어 추어탕의 구수한 맛이 더욱 발한다. 구수한 장맛도 좋다. 된장을 풀어넣어 수수한 맛이 나는 추어탕에 우거지, 콩나물 등을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야채 종류들을 다양하게 넣어 국물은 거친 감이 가시고 부드러워진다. 부산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집으로 산뜻한 하루를 위해 추어탕이나 복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기에 좋다. (051) 244-2146
*찾아가는 길: 보수동 사거리 한빛은행 뒤에 있다.

▶ 돌고래식당(중구 신창동/ 순두부백반)
2000원짜리 순두부백반으로 이름난 국제시장 명물 집이다. 싼 가격에 비해 맛이 각별해서 박리다매 형식으로 엄청나게 손님을 받는다. 처음 갔을 때는 600원인가를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가격이 세배 이상 뛰었지만 여전히 손님들은 줄을 잇는다. 한 자리가 빠지면 금방 다른 손님이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에 숨돌릴 틈 없이 쫓기는 기분으로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그마한 뚝배기에 담아 보글보글 끓인 순두부를 대접에 밥 한 그릇 털어넣고 쓱싹 비벼 먹으면 된다. 매콤한 찌개 국물에 비벼 먹는 밥 한 그릇이 잘도 넘어간다. 싱싱한 겉절이도 전체적인 입맛을 돋운다. (051) 246-1825
*찾아가는 길: 국제시장 안 구 삼천리백화점 앞에 있다. 골목 안이라 찾기 힘들다.

▶ 18번 완당집(중구 남포동/ 완당)
날개를 활짝 편 물만두처럼 보이는 완당. 담백한 국물에 콩알만 한 완당이 날개를 펼치고 동동 떠 있다. 넓게 퍼진 완당피와는 대조적으로 자그마한 완당(3500원) 안에는 오밀조밀하게 소, 돼지, 생강, 무 등을 다져 넣었다. 국물에는 파, 계란, 김, 어묵, 숙주나물 등이 들어간다. 완당피가 입 안에서 펄럭거리고, 자그마한 완당 속을 헤집으면서 알맹이를 먹는 느낌이 유쾌하다. 따로 나오는 고춧가루, 식초, 후추를 입맛에 맞게 적당히 뿌려서 먹으면 된다. 초의 시원함이 완당 국물의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얼마 전 내부수리를 해서 깔끔해졌다. (051) 245-0018
*찾아가는 길: 남포동 극장가 부산극장 맞은 편에 있다.

▶ 부산실비집(중구 중앙동/ 붕장어구이)
부산이 고향인 친구가 ‘부산에 가면 꼭 들리는 집’이라며 적극 추천한 집이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붕장어를 굽는 폼이 너무 멋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양념장에 버무린 붕장어를 아주머니가 날렵한 솜씨로 휘휘 뒤집어가면서 초벌구이를 한 다음 각 테이블에 있는 불판으로 옮겨 준다. 고추장이 기본인 양념장 냄새가 매콤하게 코를 자극하고, 슬슬 구워낸 붕장어의 육질이 보드라우면서도 입 안에서 잘근잘근 씹힌다. 양념 맛과 굽는 실력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맛이다. 값싼 선술집 분위기와 부산의 명물 붕장어구이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051) 462-8865
*찾아가는 길: 구 시청 뒤편 옛날 영도다리 건너기 전에 있다.

▶ 목장원(영도구 동삼동/ 갈비, 등심)
잘 숙성시킨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냉장육을 정확한 온도에서 일주일 이상 장기 숙성시킨 후 맛이 절정에 오를 때 식탁에 내놓는다고 한다. 이런 노하우로 최고조의 수입육 맛을 이끌어낸다. 등심이나 갈비 등 한 가지 부위만 주문하는 것도 좋지만, 특모듬을 주문하면 안창살, 갈비살, 새치 같은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양질의 쇠고기구이를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집이다. 고깃집 이외에도 넓은 대지에 피자리아와 브라질식 추라스코 집이 같이 영업 중이다. 한 공간 안에 세 가지 식당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창 밖에는 부산 앞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펼쳐진다. (051) 404-5000
*찾아가는 길: 영도 해변도로를 타고 가다가 보면 있다.

▶ 금수복국(해운대구 중동/복국)
해운대에서 소주를 마시고 쓰린 속, 아픈 머리를 쥐어잡고 갔다가 한방에 술기운이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집이다. 바로 부산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주는 복국의 위력이었다. 30년 넘게 장사를 한 때문인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게 안에서는 복국, 복매운탕 등 복어 냄새가 잔뜩 배어 있다. 복국과 매운탕 다 1인분씩 냄비에 따로 나오는데, 시원함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복국이 더 낫다. 복어와 미나리, 콩나물, 마늘 다진 것 등을 넣어 속을 시원스레 풀어주는 데 그 맑은 국물의 개운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051) 742-3600
*찾아가는 길: 해운대구청 바로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대구시] 중구, 남구, 수성구

 

▶ 강산면옥(중구 교동/ 냉면)
경상도의 이름난 냉면집으로 부산의 원산면옥, 대구의 강산면옥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강산면옥의 역사는 한국전쟁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0년 넘게 냉면 한 그릇에 심혈을 기울여 시내에도 분점을 여러곳 내면서 대구 지역 냉면 시장을 평정해버린 집이다. 육수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매니아들의 불평도 있지만 여전히 대구를 대표하는 시원한 냉면 맛이다.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주먹밥과 사리를 곁들인 김치말이는 언제 먹어도 시원하다. 여름보다는 오히려 추운 겨울날 먹는 맛이 더 긴 여운을 남긴다. 꿩고기를 약간 넣은 냉면 맛은 국물과 면의 조화가 좋다. 국물은 감칠 맛이 나고, 면발도 졸깃졸깃 씹힌다. (053) 425-0840
*찾아가는 길: 교동시장 안 강산백화점 3층에 있다.

▶ 실비갈비찜식당(중구 동인1가/ 갈비찜)
동인동 갈비찜 골목에는 같은 스타일의 갈비찜 집만 스무군데 이상 늘어서 있다. 이 골목에서 먹는 갈비찜 맛은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유별난 맛. 노란 양은그릇에 담겨 나오는 갈비찜은 빨간 양념으로 만들었다. 마늘과 고춧가루 등을 듬뿍 넣어 적당히 맵고 자극적이다. 대구 사람들이 좋아하는 투박한 매운 맛에 달콤한 맛이 가미됐다. 서울식의 갈비찜을 상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매운 갈비조림에 가깝다.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아니라 안주감으로도 훌륭하다. (053) 424-6931
*찾아가는 길: 대구역에서 동인로터리를 지나자마자 첫 골목에서 우회전, 골목 안에 있다.

▶ 교동따로(중구 전동/ 따로국밥)
‘국일따로’식당과 더불어 시내 한복판 따로국밥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집이다. 따로국밥 전문 식당 네 군데가 연이어 서있는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따로국밥은 쇠뼈를 한데 넣어 푹 끓인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덜렁 ‘따로’ 내놓는다 해서 붙인 이름. 선지를 같이 넣고 끓여 선지 씹히는 감촉이 부드럽다. 국물은 해장이나 식사용으로 다 좋다. 무는 한 입씩 베어 물 때마다 무에 스며든 국물 맛까지도 느껴진다. 따로국밥(3500원) 수육 두 가지 메뉴만 한다. (053) 254-8923
*찾아가는 길: 만경관 극장과 중앙지하상가 사이 대로변에 있다.

▶ 상주식당(중구 동성로2가/ 추어탕)
겨울에 이 집에 잘못 가면 무조건 헛걸음이다. “자연산 미꾸라지와 노지 재래종인 조선 배추가 없는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문을 닫습니다. 4월1일에 꼭 오십시오.” 그래서 만우절날 찾아가면 약속이라도 한듯 겨우내 추어탕에 굶주린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이렇게 겨울 내내 문을 닫는 ‘배짱 장사’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추어탕의 맛이나 질로는 자신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체로 곱게 걸러 부드럽게 넘어가는 추어탕 국물, 기름기를 쏙 빼내 담백한 곱창, 신맛이 우러나는 계피가루, 항상 변함없는 상주식당의 추어탕 맛이다. (053) 425-5924
*찾아가는 길: 대구백화점 신관 뒷골목 안에 있다. 찾기가 힘들다.

▶ 진골목식당(중구 종로2가/ 육개장)
서울에서 보기 힘든 게 맛있는 육개장집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시내에 육개장 집이 꽤 많았는데, 요즘은 육개장이라는 메뉴조차 보기 힘들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대구 지방 음식으로 육개장을 꼽았다. 하지만 대구에서조차 이제는 제대로 된 육개장 집을 찾기 힘들다. 진골목식당은 아주 고전적인 육개장(4000원) 맛을 보여준다. 오래 달인 사골 국물에 쇠고기와 대파, 토란줄기를 푹 끓여서 내온다. 끓인 시간 만큼이나 국물 맛은 짙게 우러나고, 뭉근하게 허물어지는 내용물들도 알차다. 상에 내올 때 마늘 다진 것과 후추를 뿌려서 먹으면 된다. (053) 253-3757
*찾아가는 길: 제일극장 맞은편 농협 옆 골목 안에 있다.

▶ 에스파냐(남구 대명9동/ 스페인요리)
대구 앞산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맛있는 집 중 하나가 스페인 음식점 에스파냐다.. 가게 안은 플라멩고를 비롯한 스페인 민속음악이 낭만적으로 흐른다. 스페인식 해물잡탕밥이라 할 수 있는 빠에야가 우리 입맛에도 잘 어울린다. 냄비에 새우와 조개 종류를 넣고 만든 빠에야의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을 만하다. 매콤한 닭요리, 새우요리 등이 곁들여지는 발렌시아 코스(1만2000원)는 저렴한 가격에 근사한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진홍빛 칵테일 샹그리아 한 잔 곁들이면 분위기도 더 바랄 게 없다. (053) 622-2295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근처에 있다.

▶ 대덕식당(남구 대명9동/ 따로국밥)
건물 네 채의 1층을 헐어 이어 붙여만들었는데도 발 붙일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집이다. 대구 사람들이 앞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들려서 따로국밥(3000원)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가는 도시락집. 고기 육수에 우거지를 넣고 오래도록 끓여서 시원한 맛이 더하다. 그렇게 끓인 국물에 선지를 따로 넣었다. 선지의 싱싱함이 푹 고은 국물의 따뜻함과 잘 어울린다. 국물 따로 밥 따로 한 그릇 비우는 기분은 따로국밥의 본고장 대구에서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대구 따로국밥의 상징과도 같은 집이다.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 문화전당 맞은편 쪽에 있다. (053) 656-8111

▶ 미성복불고기(수성구 두산동/ 복불고기)
‘매워 봐야 얼마나 매울까’ 하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고추, 후추, 마늘 등 자극이 심한 향신료를 몰아 넣은 양념 맛이 코를 찡하게 만든다. 하지만 복불고기는 독한 자극에도 불구하고 먹게 되는 별미다. 은복을 쓰는지라 복어 자체의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입을 호호 불면서도 계속 수저가 갈 정도로 매운 맛의 당기는 힘이 강하다. 이 집에서 직접 재배한 마르고 질긴 콩나물은 씹는 맛이 좋고, 어슷하게 썬 파 맛과 잘 어울린다. 콩나물에까지 온통 매운 양념이 배어들었다. 먹고난 후 밥을 비벼 먹을 때까지도 입 안에서 후끈거리는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053) 764-8896
*찾아가는 길: 수성구 전신전화국에서 200m 거리의 대로변에 있다.
[맛기행 / 울산] 남구, 동구
 
▶ 원조집(남구 무거1동/선지국)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로 울산의 아침을 시작하는 집 중 하나다. 투박한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선지국이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하다. 새벽 내내 끓인 벌건 사골 국물에 짙은 자주빛이 감도는 싱싱한 선지가 담겨 나온다. 국물의 개운한 맛과 선지, 콩나물, 파의 시원함이 한데 어우러진다. 아침이나 점심은 가볍게 선지국 한 그릇이, 저녁 시간에는 곱창 메뉴가 어울린다. 얼큰한 곱창전골 국물이나 고소한 곱창구이에 대포 한 잔 곁들이는 것도 괜찮다. (052) 277-1453
*찾아가는 길: 무거동 삼호볼링장 바로 옆에 있다.

▶ 송강정(남구 삼산동/갈비)
울산 인근에는 쇠고기가 맛있는 지역이 많다. 송강정은 울산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갈비 맛을 내는 곳 중 하나다. 양념 맛의 달보드래한 정도나 양념이 잘 배어든 육질이 다 괜찮다. 부드러운 육질의 갈비에 칼집을 많이 내서인지 씹히는 느낌도 별로 안든다. 양질의 고기를 잘 골라 상에 올려놓는 실력은 이 집의 전통을 느끼게 한다. 식사는 돌솥밥에 매운 게장, 굴, 문어, 무생채 등 깔끔한 반찬이 곁들여진다. (052) 258-6633
*찾아가는 길: 모드니백화점 뒤 강변도로에 있다.

▶ 함양집(남구 신정3동/ 비빔밥)
70여년 동안 이른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비빔밥을 만들어 팔아 왔다. 3대에 걸쳐 내려온 손맛이 배어나는 집이다. 무겁고 노란 놋쇠그릇에 소복하게 담아오는 비빔밥이 먹음직스럽다. 따뜻한 밥 위에 쇠고기 육회 약간, 고사리, 숙주, 무, 미역, 계란지단 등을 얹어서 내온다. 이 재료들을 고추장 양념에 싹싹 비벼서 먹으면 된다. 한끼 거리로는 모자람이 없는 간편한 비빔밥 한 그릇이다. 묵과 국물을 숟가락으로 같이 떠먹으면 뱃속이 금세 두둑해지는 묵채도 깔끔하게 나온다.(052)275-6947
*찾아가는 길: 시청 맞은편 경남은행과 농협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

▶ 경주할매집 (남구 신정2동/나물정식)
맛있는 식당 음식 솜씨의 가장 큰 비결은 장맛에 있다. 달보드레한 고추장과 깊은 맛이 담겨 있는 된장이 이 집 음식 맛의 기본기를 드러낸다. 무, 미역, 콩나물 등을 넣고 고추장과 함께 매콤하게 비벼 먹는 나물정식이 단출하면서도 맛깔스럽다. 갈무리를 잘해둔 반찬들도 전반적으로 밥 맛을 잘 뒷받침해 준다. 오징어식해나 참가자미조림, 달래, 콩잎, 무장아찌 등 밑반찬 하나 하나에 손이 많이 간 것 같다. 메뉴에 올라온 옥돔구이나 갈치구이는 다 제주도산을 들여다 쓴다고 한다. (052) 274-6894
*찾아가는 길: 울산시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금 내부 수리중.

▶ 터미널해장국 (남구 달동/ 해장국)
터미널해장국 집은 울산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서울에서 울산까지 먼 여행 길의 여독을 가볍게 풀어주기에도 적합한 집이다. 옥호 그대로 버스터미널에서 가깝기도 하고, 맛도 적당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내내 문을 여는 만큼 주방 안에서 하루종일 사골국물을 끓이는 것이 이집 맛의 비결. 오랫동안 푹 달인 국물과 싱싱한 선지, 야채를 넣은 해장국이 시원 담백하다. 들어간 재료들도 먹는데 부담이 없고, 국물 맛과도 잘 어울린다. (052) 260-7997
*찾아가는 길: 현대백화점 울산점에서 백화점 100m 정도 근처 사거리에 있다.

▶ 왕고래집 (남구 장생포동/고래고기)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시절의 장생포항은 떠들썩한 동네였지만 지금의 장생포항은 빛바랜 사진처럼 한적하기만 하다. 고래고기집은 거의 사라졌지만 왕고래집만은 여전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고래 자체가 워낙 커서 부위마다 다양한 육질과 다채로운 맛을 낸다. 수육(3만원)을 시키면 뱃살, 갈비, 허파, 갈비살, 곱창, 지느러미, 대롱창 같은 다양한 특수 부위들을 모듬으로 먹어볼 수 있다. 쇠고기 육회와 비슷한 고래고기 육회(2만원)도 도전해볼 만하다. (052)261-7075
*찾아가는 길: 장생포항으로 들어가면 한양사진관 앞에 있다.

▶ 남석회집(동구 방어동/생선회)
울산의 방어진시장은 다양한 해산물의 보고다. 남석회집의 수조에서 놀고 있는 생선을 골라서 먹어도 되고, 시장에서 횟감을 사다가 양념만 따로 사서 먹어도 된다.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통에서 먹는 회의 싱싱함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매운탕 솜씨도 근사하다. 밥 위에 횟감을 얹어서 매콤달콤한 양념장에 쓱싹 비벼 먹는 회밥도 경상도 해안가의 별미. 가을철이면 맛 오른 전어를 먹는 것도 즐겁고, 겨울철에는 도미회나 오돌오돌한 홍해삼 맛도 좋다. (052) 252-8000
*찾아가는 길: 방어진 방파제 방어진 철공소 바로 옆에 있다.

▶ 할매낙지(동구 일산동/낙지볶음)
부산 범일동 일대의 먹자골목에는 낙지집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이 동네가 바로 조방낙지촌이다. 조방낙지에서 먹던 낙지볶음을 울산 할매낙지에서도 맛볼 수 있다. 매콤한 낙지볶음 맛의 비결은 주인 아주머니가 배합해서 만드는 양념장 속에 숨겨져 있다. 까만 프라이팬에 낙지와 야채를 올려놓고 그 위에 양념장을 듬뿍 얹는다. 빨간 양념으로 덮인 낙지를 보글보글 조려가면서 적당히 익으면 양념이 밴 낙지부터 한 점씩 집어서 먹으면 된다. 혀를 찌르듯이 매운 맛이다. 낙지말고도 새우나 곱창을 곁들여서 볶아 먹어도 된다. (052) 232-8740
*찾아가는 길: 현대미포조선 쪽으로 가면 동구청과 현대중전기 사이에 있다.
 
[맛기행 / 경북] 포항시, 경주시
 
▶ 해송정 (포항시 송라면/ 생선회)
바람에 밀려 내륙 쪽으로 머리를 향한 ‘바다 소나무’들이 자아내는 운치가 최고다. 식당 주변에 해송이 많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해송정. 먼저 동해산 백합을 넣고 끓인 시원한 국물이 나온다. 밑반찬으론 소라와 해삼 종류가 따라붙는다. 물론 철따라 밑반찬 종류는 바뀐다. 횟감으론 광어, 도다리, 게르치, 방어, 숭어, 가자미 등이 주로 쓰인다. 모듬회(3만5000원부터)를 주문하면 회를 세가지 정도 떠서 접시에 빙 두르고, 한 가운데에 탱탱한 소라회를 썰어주기도 한다. (054) 246-1636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영덕으로 가다가 청하사거리에서 월포해수욕장 쪽으로 가면 된다.

▶ 연일물회 (포항시 연일읍/ 물회)
시원한 물회를 빼고 포항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처음 이 집에 가서 물회(1만원)를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주인 얼굴을 살짝 엿보게 됐다. 해병대 출신다운 터프함이 넘쳤지만 음식 만드는 손길은 지극히 섬세하다. 가자미를 송송 썰어 큼지막한 대접에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내준다. 이렇게 만든 양념 가자미회에 차가운 물을 부어서 먹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모듬회(3만원부터)가 있지만 수조를 들여다보면 가장 잘 구비되어 있는 건 가자미 종류들이다. 도다리회도 먹음직스럽고, 가을철 전어도 좋다. (054) 285-5281
*찾아가는 길: 포항에서 남부경찰서를 찾으면 300 정도 거리에 있다.

▶ 대보전복도매집 (포항시 대보면/ 생선회)
동해의 끝 호미곶 등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동해의 해수를 끌어들인 수조 안에는 온갖 횟감들이 싱싱한 눈빛을 하고 헤엄치고 있다. 광어, 도다리, 우럭, 아구, 놀래미, 쥐치 등 익숙한 생선들과 이노래기, 장치 등 딴 데서는 보이지도 않는 잡어들까지 넘쳐난다. 모듬회(3만원부터)는 생선들의 싱싱함만큼이나 괜찮고, 잡어 몇가지를 그대로 세꼬시로 먹는 맛도 자극적이다. 영덕 못지않게 대게들도 탐스럽다. 전복도매집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전복이 주메뉴는 아니다. 싱싱한 횟감을 파는 일반 횟집으로 보면 된다. (054) 284-2226
*찾아가는 길: 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가면 등대박물관 못미쳐 해안도로에 있다.

▶ 유림식당 (포항시 동빈동/ 해삼비빔밥)
해삼비빔밥(1만원)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이름난 집이다. 전국 최초의 해삼비빔밥 집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해삼비빔밥에는 해삼과 오이, 배, 김, 파 등이 들어간다. 여기에 식초, 마늘, 깨소금을 잘 배합한 간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해삼을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서 보관했다가 얹어서 내온다. 처음엔 딱딱하던 해삼이 밥 온도로 인해 연해진다. 이렇게 부들부들 해진 해삼이 입안으로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 해삼이 주인공이지만 같이 들어간 오이와 배의 시원함도 비빔밥의 맛을 배가한다. 새콤매콤하게 무친 해삼무침도 맛있다. (054) 246-5362
*찾아가는 길: 포항 육거리에서 전매청을 찾으면 그 근처에 있다.

▶ 동해별관 (포항시 대도동/ 해물정식)
해물정식과 해물코스정식, 메뉴는 이렇게 두 가지뿐이지만 계절에 따라 바뀌는 상차림은 변화무쌍하다. 해물로만 구성된 메뉴들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을까. 해물정식에(1만원)는 크게 다섯가지 요리가 등장한다. 회, 매운탕, 구이, 튀김, 숙회다. 해산물이 풍부한 동네인만큼 회나 매운탕, 구이에 쓰이는 생선들도 다양하다. 메기매운탕(민물고기)과 가자미구이(바닷고기)가 동시에 나오기도 한다. 홋때기(쑤기미의 일종) 식해는 이 집의 별미다. 해물 코스정식(2만원)에는 새우, 튀김, 초밥 등 좀 더 고급스러운 음식들이 추가로 나온다. (054) 281-9579
*찾아가는 길: 포항 문화예술회관 바로 맞은 편에 있다.

▶ 늘시원 바다속의 집 (경주시 감포읍/ 생선회)
감포 앞 바다에 자리잡은 이 식당은 회보다도 분위기로 기선을 제압한다. 이 집 지하층은 특수 건축구조로 바다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 해놓았다. 벽 전체를 유리로 만들어 놓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마치 거대한 수족관 안에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유리창 바깥에는 헤비급 방어와 도미들이 헤엄치고 있다. 이런 광경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경주 사람들이 회를 먹기 위해 주로 찾는 감포이니만큼 이 동네에도 횟감은 풍성하다.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이다. 가격은 기본 3만원부터. (054) 744-1177
*찾아가는 길: 경주에서 감포로 가면 읍내 입구에 대형 가게 간판이 보인다.

▶ 황남빵 (경주시 황오동/ 빵)
경주 황남빵은 50년 넘는 오랜 전통에 걸맞게 맛이 뛰어나다. 앙금이 내는 적당한 정도의 달콤한 맛과 얄팍하고 부드러운 피의 어울림, 거기에 황남빵(25개 1만원)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서울까지 갖고 와서 먹는 것도 좋지만 역시 황남빵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최고다. 갓 구워냈을 때 따끈따끈한 맛에 먹으면 계속 집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경주 관광코스의 하나로 느껴질 정도로 경주를 대표하는 맛이다. (054)772-2784
* 찾아가는 길:경주시청 옆에 있다.

▶ 평양냉면집 (경주시 노동동/ 평양냉면)
평양냉면(5000원)과 함흥냉면(5000원) 두 가지를 다 겸비한 집이지만, 역시 옥호에 걸맞게 평양냉면이 훨씬 낫다. 지방에서는 드물게 전통적인 냉면 맛이 유지되는 집이다. 거무튀튀한 면발은 이빨 사이에서 툭 끊어진다. 배, 무, 배추, 오이, 돼지고기, 계란 등 냉면에 들어가는 고명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식초와 겨자를 써서 쭈욱 들이키는 시원한 육수와 툭툭 끊기는 면발의 어울림이 냉면 맛의 진미를 느끼게 해준다. 경주시내 한 가운데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쓰고 있다. 갈비탕, 육계장 등 한식 메뉴도 다양하다. (054)772-2448
*찾아가는 길: 경주 시내 대왕극장 맞은 편에 있다.
 
[맛기행 / 경남] 고성군, 통영시, 한려수도

▶돌집가든(고성군 회화면/ 닭백숙)
닭백숙을 주문한 후에야 혹시나 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혹시 육회로도 주나요?” 했더니 “그럼요!”하고 씩씩하게 대답을 마친 주인 아주머니가 생닭을 얇게 썰어 주는 게 아닌가. 이 집도 닭의 품질에는 자신만만한 집이다. 조리하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강한 불맛으로 닭백숙 맛의 깊이를 그윽하게 담아낸다. 각종 한약재 향이 닭 한 마리에 구석구석 배어들어 다양한 맛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백숙의 마무리는 죽통밥이다. 죽통에 밥을 가득 담고 백숙과 함께 찐 밥맛이 좋다. (055) 673-2446
*찾아가는 길: 고성에서 마산으로 올라가는 국도 변에 자리잡고 있다.

▶ 뚱보할매김밥(통영시 중앙동/ 충무김밥)
세상에 통영처럼 김밥집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동네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게 통영이라 불려도 김밥만큼은 ‘통영김밥’이 아니라 ‘충무김밥’이다. 원래 충무김밥은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 몇분이 부두와 배 위에서 행상으로 팔던 간이음식이었다. 뚱보할매김밥 집이 유명한 이유는 ‘국풍 81’ 행사에 참가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김밥을 쌀 때 먼저 내용물을 넣으면 쉬이 축축해져 맛이 없기 때문에 김밥을 싼 후 오징어나 쭈꾸미 무침을 따로 내주던 아이디어 음식이 충무김밥(3000원)이다. (055) 645-2619
*찾아가는 길: 통영 시내 중앙시장 입구에 있다.

▶ 향토집(통영시 항남동/ 굴 요리)
굴을 듬뿍 넣고 지은 굴솥밥(6000원)이 이 집의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싱싱한 굴맛이 밥에 고스란히 배어들었고, 고소함이 느껴진다. 갓 지어낸 굴솥밥에 굴 엑기스를 뽑아 간장에 섞은 양념장을 살짝 쳐서 먹으면 다 먹고 나서도 굴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집의 모든 메뉴에는 다 굴이 들어간다. 굴전, 굴전골, 굴뚝배기, 굴회 등 굴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메뉴에 도전하는 집이다. 조금만 시기가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굴인지라 싱싱함에 생명을 건다. 굴 하나만큼은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집이다. (055) 645-4808
*찾아가는 길: 통영 여객선터미널 앞 88낚시점 골목 안에 있다.

▶ 춘추한정식(통영시 항남동/ 한정식)
회무침과 가벼운 회 한 종류까지 딸려 나오는 밥상이 1인분에 7000원이다. 1만원짜리 상에는 회의 질이나 종류가 확연하게 바뀐다. 3000원 차이에 이 정도로 회의 수준이 바뀌는 건 해산물이 넘치는 통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막 잡아올린 듯한 싱싱한 횟감 외에 돼지고기 수육, 굴젓, 쭈꾸미무침 등 다 해서 17~18 가지의 반찬이 상에 오른다. 통영에는 해산물 한정식집들이 몇군데 있지만 유명세에서는 춘추한정식만한 집이 없다. 그만큼 다양한 메뉴 변화를 꾀하면서 가격에 비해 만족스러운 상차림을 내놓기 때문이다. (055) 646-9005
*찾아가는 길: 통영 세관 뒤쪽에 있다.

▶ 호동식당(통영시 서호동/ 복국)
먹어본 바로는 통영에서 이 집과 서호시장 안에 있는 분소식당 복국 맛이 가장 좋았다. 두 집 다 맑은 복국의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집이다. 호동식당 복국(7000원)은 싱싱한 졸복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맑게 끓여낸다. 국물 맛이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통영에서는 복국에 파래 초무침과 파 양념장을 약간씩 넣어서 매콤새콤한 맛을 가미해 먹는 게 정석이다. 생물 복들이 내는 맛은 단순히 복어살을 먹는 촉감뿐만 아니라 국물 맛의 깊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담백한 복어를 먼저 집어먹고 나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뚝딱거리고 먹으면 온몸이 후련하다. (055) 645-3138
*찾아가는 길: 서호시장 비치호텔 앞 유명한약국 옆에 있다.

▶ 가마솥 시락국(통영시 서호동/ 시래기국)
시락국이란 경상도 사투리로 시래기국을 이른다. 시래기를 잘게 썰어 넣고 끓인 토장 해장국이라고 보면 된다. 구수한 장맛이 느껴지는 시래기국이 시원하기 그지 없다. 여기에 고추와 산초,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서 먹으면 된다. 고추는 엄청나게 맵다. 자신만만하게 듬뿍 넣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다. 경상도나 전라도에서 많이 먹는 산초도 시락국에 풍미를 더한다. 코를 톡 쏘는 산초의 향이 맨송맨송해 보이는 시락국에 새로운 느낌을 더해준다. (055) 646-8843
*찾아가는 길: 통영시 서호시장 안에 있다. 찾기가 쉽지 않다.

▶ 제주횟집(통영시 미수동/ 생선회)
통영의 생선회는 전국 어느 곳보다도 다양하고 싱싱한 편이다. 통영을 대표하는 횟감 중 하나는 볼락인데, 요즘은 너무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갓돔이 넘쳐 나지만 통영의 가을은 귀한 감성돔들이 흔해 보인다. 고소한 도다리 세꼬시, 졸깃졸깃한 농어회도 빼놓을 수 없다. 횟감이 다양한 통영에서는 흔히 ‘봄 도다리, 여름 농어, 가을 감성돔, 겨울 숭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회도 푸짐하고 맛있지만 제주횟집의 또다른 별미는 전복죽. 깨와 김을 살짝 뿌린 향긋한 전복죽(1만원) 맛이 일품이다. (055) 645-8905
*찾아가는 길: 통영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 가는 길 구다리 바로 아래 선창가에 있다.

▶ 도남식당(통영시 도남동/ 해물뚝배기)
도남식당 해물뚝배기(5000원, 7000원)는 미더덕, 참소라, 바지락, 돌게, 개조개, 꼬막, 물메기알, 홍합, 가리비, 쏙가재, 부채가재 등 철따라 재료가 다양하게 바뀐다. 7000원짜리에는 멸치회무침과 생선구이가 딸려나오기도 한다. 매일 바뀌는 재료들이 마치 충무 어시장을 뚝배기 한 냄비에 옮겨놓은 듯하다. 꼼꼼하게 싸고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해물뚝배기를 끓인다.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의 다양한 해산물 파티가 벌어지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싱싱한 해물에서 우러나는 국물 맛도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055) 643-5888
*찾아가는 길: 충무 시내에서 마리나 리조트로 가다보면 분수대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제주시, 북제주군
 
▶유빈(제주시 삼도2동/전복요리)
최상급 쌀을 하루 전에 불려 뒀다가 전복 내장과 참기름을 같이 넣고 볶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람 수에 맞춰 적당량의 전복죽을 끓여내온다. 서울에선 보기 힘든 연한 초록빛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전복으로 회를 뜬 전복회(1kg 14만원)는 꼬들꼬들하면서도 탱탱한 전복살 맛이 살아 있다. 전복회는 맛도 좋지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제주 근해산만으로는 양이 모자라 멀리 추자도나 충무산 전복을 쓴다고 한다. (064)753-5218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 방파제 근처에 있다.

▶미풍식당(제주시 삼도1동/해장국)
미풍식당은 새벽부터 택시기사들과 전날 마신 술 해장을 위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장국 국물은 단순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깊은 맛도 있다. 제주도 토종 고추와 마늘, 콩나물, 우거지, 당면, 선지, 머리고기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벌건 국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매운 맛이 느껴진다. 매운 맛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마늘 다진 걸 더 집어넣고 먹어도 된다. 시원한 깍두기 국물이 매운 맛을 시원하게 변화시켜준다. (064)758-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아카데미극장 근처에 있다.

▶성복식당(제주시 건입동/갈치회, 고등어조림)
제주시 부두 근처에는 갈치회집들이 많은데 그중 즐겨 찾는 곳이 성복식당이다. 고등어조림은 항상 토실토실한 고등어를 잘 조려서 내온다. 포동포동한 육질이 담백하고 간도 알맞다. 미리 삶아 뒀다가 다시 한 번 조리는 무에도 양념 맛이 듬뿍 담겨 있다. 입 안에서 슬슬 허물어진다. 겨울철에는 한참 살이 오른 고등어를 먹을 수 있다. 갈치회는 기름기가 약간 흐르면서도 달콤하다. 힘줄이 남아 있게 회를 뜨므로 씹는 맛도 좋다. (064)757-2481
*찾아가는 길: 제주시 서부두 방파제 갈치횟집촌에 있다.

▶돌하르방식당(제주시 일도2동/제주 전통음식)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메뉴도 '각재기국' 덜렁 하나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 집 각재기국 맛에 빠진 넥타이 부대, 택시기사들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각재기란 다름아닌 전갱이 종류의 제주도 사투리다. 싱싱한 전갱이와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국물 맛이 개운하다. 주인 할아버지 혼자 아침에 시장을 봐온 후 직접 손질하고 기다리는 손님들 순서대로 각재기국을 내준다. 여기에 곁들이는 멜젓(큰 멸치 젓갈)이나 생선구이 등 모든 게 투박해 보이지만 제주도의 토속적인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064) 752-7580
*찾아가는 길: 제주시 사라봉 근처 소방서 뒷골목에 있다.

▶장춘식당(제주시 연동/제주 전통음식)
제주시에서 제주도 전통 음식을 제대로 내놓는 집으로 도라지식당과 장춘식당을 꼽는다. 제주도 음식은 서울 사람들 입맛에는 약간 거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제주도 고유 음식을 내놓는 장춘식당에선 비릿한 맛이 전혀 나지 않고 시원한 갈칫국, 샛노란 성게 알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성게국을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오분재기를 구워낸 오분재기구이도 쌉쌀한 내장 맛까지 향이 퍼지면서 그윽하다. 탱탱한 참소라와 한치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 소라볶음도 매콤 짭짤한 게 먹음직스럽다. (064)742-8556
*찾아가는 길: 신제주 KBS 뒤쪽에 있다.

▶만선식당(제주시 건입동/활어 고등어회)
여름철 서부두 바닷가에 앉아 살아 있는 고등어 활어회를 먹는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다. 일식집에서 절인 고등어회나 초밥을 먹으면서 느꼈던 물컹거림이 활어 고등어에는 없다. 물컹거리기는커녕 쫄깃쫄깃하고 탱탱하기만 하다. 고등어회 외에 갈치회도 있고, 제주도의 토속적인 음식 물회도 먹을 수 있다. 한치를 넣은 물회 한 그릇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먹으면 한 여름 무더위마저 한 풀 꺾인다. (064) 758-9202
*찾아가는 길: 제주시 탑동에서 서부두 방파제 들어가는 길에 있다.

▶어장군(제주시 연동/갈치조림)
질냄비에 큼직한 갈치를 통째 썰어 넣었다. 거대한 갈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호사스러운데 무와 호박, 파도 큼직큼직, 고추도 통째로 집어넣었다. 빨간 국물에 푹 담긴 갈치조림은 싱싱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다. 자그마한 소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보말과 미역을 넣고 끓인 보말미역국의 초록빛 국물 맛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제주도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다. 제주도식 돼지고기 제육인 '돔베(도마의 제주도 사투리)고기'로 씹는 맛이 풍부한 제주산 돼지고기 맛을 만끽해볼 수 있다. (064) 744-2258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 신제주 건설회관 뒤쪽에 있다.

▶우도회집(북제주군 우도면/생선회)
제주도 북동쪽에 자리잡은 우도는 제주도 서남쪽에 있는 모슬포(대정읍)와 더불어 제주 지역에서도 가장 생선회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파도가 센 바다에서 사는 생선들이 힘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쫄깃쫄깃한 돌돔(1kg 10만원)이나 담백한 뱅에돔 외에도 다양한 횟감을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회 한 접시 먹고 나면 조개껍질과 산호초로만 해변이 만들어졌다는 서빈백사해수욕장을 비롯해 우도의 절경을 둘러보자. (064) 783-0509
*찾아가는 길: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가면 선착장 바로 앞에 있다.
 
[맛기행 / 제주] 서귀포시, 남제주군

 

▶진주식당(서귀포시 서귀포동/해물뚝배기)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해물뚝배기다. 이 해물뚝배기의 생명은 전복과 쌍둥이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은 오분재기를 얼마나 듬뿍 넣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분재기가 너무 비싸서 많이 넣을 수는 없지만 진미식당의 해물뚝배기는 오분재기와 조개로 우려낸 국물이 시원하다. 매운 고추를 가미한 된장과 조개 종류가 만들어내는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1만2000원)을 시켜야 오분재기를 예닐곱개 정도 구경할 수 있다. 사치스럽긴 하지만 오분재기볶음 같은 메뉴를 주문해 본격적인 제주도의 미각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064) 762-5158
*찾아가는 길: 서귀포 선비치호텔 뒤에 있다.

▶원덕성원(서귀포시 서귀동/꿩깐풍기)
서귀포에서 문을 연 지 50년 된 유서 깊은 중국집. 꿩 샤브샤브와 전국에서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 꿩 깐풍기가 특징이다. 끓는 국물에 꿩고기를 살짝 데쳐서 먹는 샤브샤브도 별미지만 압권은 역시 꿩 깐풍기다. 약간 맵다 싶을 정도로 고추, 마늘을 듬뿍 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깐풍기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외의 음식들도 중국 음식답게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요리들이다. 너무 매워 입을 후후 불면서 먹어도 매운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 고추짬뽕도 환상적이다. (064) 762-2402
*찾아가는 길: 서귀포 나폴리호텔 근처에 있다.

▶한라성(서귀포시 상효동/꿩샤브샤브)
꿩 한 마리를 고스란히 식탁 위에 올려놓는 데 있어선 이 집을 흉내내기는 힘들다. 가슴살, 간, 똥집 등을 포로 뜬 육회가 먼저 나온다. 탱탱하고 졸깃하다. 얇게 썬 꿩고기는 샤브샤브를 해서 먹으면 된다. 살짝살짝 꿩고기를 데쳐 가면서 부드럽게 넘기고 나면 메밀국수 사리가 나온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꿩고기로 끓인 육수에다간 숭덩숭덩 썬 투박한 메밀국수를 넣자. 결국 꿩 한 마리(3만5000원)를 앉은자리에서 빠짐없이 다 먹는 셈이다. (064)732-9041
*찾아가는 길: 서귀포 돈내코유원지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진미식당(남제주군 안덕면/다금바리회)
일본에서는 아이가 회를 못 먹으면 회맛을 가르치기 위해 다금바리나 돌돔으로 입맛을 들이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럴 만큼 다금바리는 육질이 좋은 고급 횟감이다. 다금바리만큼은 진미식당이 최고로 꼽힌다. 다금바리는 가격(1kg 15만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회맛만큼은 여느 생선이 따라갈 수 없다. 졸깃졸깃하면서도 기름지고, 혀에 착 달라붙는 회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칼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다금바리가 준비돼 있는지 꼭 전화로 확인하고 가는 게 낫다. (064) 794-3639
*찾아가는 길: 산방산 앞 사계리 포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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