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두암과 용연
힘찬 용의 기상이 서려 있는 해안 절경
제주시내 서쪽 바닷가에 돌출한 기암으로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은 용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용두암이란 이름이 붙었다. 제주시 한천 하류의 용연에서 서쪽 200m쯤의 바닷가에 있다. 그 모양이나 크기로 보아 매우 드문 형상기암으로 바다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힘찬 용의 기상이 서려 있는 해안 절경이다. 높이는 10여m나 되고 바다 속으로 잠긴 몸의 길이가 30여m쯤이 되어 석양 속에서 가만히 이 괴암을 응시하노라면 정말로 용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용두암을 지질학적으로 보면 용암이 분출하다가 굳어진 것이며, 제주특산물인 섬갯분취와 희귀식물인 낚시돌풀 등이 자생하고 있어 식물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겐 소중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용두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서쪽으로 100여m쯤 떨어진 곳이 적당하며, 바다가 잔잔한 날보다는 파도가 심하게 몰아치는 날이 적격이다. 바위에 파도가 부딪쳐 산산이 조각나는 모습이나 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서있는 용두암을 바라보면 마치 한 마리의 용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마치 천지개벽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신의 노여움 속에 용이 으르렁 울부짖으며 바닷가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듯하기도 하다.
용두암에 얽힌 전설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용왕의 사자가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산신이 쏜 화살에 맞아서 죽었는데 그 시체가 물에 잠기다가 머리만 물위에 떠 있다고도 한다. 또 용이 승천할 때 한라산 산신령의 옥구슬을 입에 물고 달아나려 하자 산신령이 분노하여 쏜 화살에 맞아 바다로 떨어졌는데 몸체만 바다 속에 잠기고 머리는 울부짖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고도 한다.
용두암에서 동쪽으로 200m정도 거리에 용연이 있다. 연못의 양쪽에 8개의 바위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좁은 계곡이며 영주 12경 가운데 하나인 용연야범이라 불리는 곳이다. 용이 놀던 자리라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호수가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선 암벽과 물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맑은 물빛으로 예부터 선비, 묵객들의 뱃놀이 터로 사랑받았다고 한다. 특히 여름밤에 보름달이 둥실 떴을 때의 정취가 선경 같다고 할 만큼 야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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