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주 개인전
전통 민화를 주제로 한 김혜주 개인전 감상
2010년 7월 20일~7월 26일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
* 김혜주 개인전이 열린 서울미술관 입구 *
오랜만에 인사동 나들이 길에 나섰다.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조형예술학부 김혜주 교수의 개인전이 열린다고 해서였다. 나는 1969년 김혜주 교수가 숭의여자중학교 1학년 때 담임을 하고 72년 2월 졸업 후 헤어진 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다. 늘 친구들 일에 앞장서는 김은경(대성닷컴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렀더니 땀이 솟았다. 토요일 저녁 무렵 인사동은 다른 때보다 부산했다. 도착해 보니 주인공인 김혜주 교수와 김은경, 주은희(피부과전문의) 원장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남은 누구에게나 유쾌하고 즐거운 것이지만 그날은 제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어서 더욱 그랬다.
2010년 7월 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김혜주 개인전은 주로 한국의 전통 민화작품으로 일월오봉도를 비롯하여 모란도, 연화도, 십장생, 문자도 등의 작품이었다. 민화는 이 용어를 처음 쓴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에 의하면 ‘조선의 민화’는 “대체로 회화에는 정통회화와 비정통회화의 두 흐름이 있는데 전자는 창조를 본질로 하며 감상을 위해 그려진 것인데, 후자인 민화는 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양식이나 관습 등과 연관이 있으며 실용성이 수반된 그림이 많다”고 했다.
이들 민화는 대체로 십장생, 사신도, 벽사, 신선도 등의 도교적인 것과 고승상, 사원벽화 등의 불교적인 것 그리고 문자도, 문방도 등의 교육적인 것, 그리고 화조, 어류, 산수, 풍속 등의 일상적인 것으로 분류되지만 이들 그림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본래의 주제와 관계없이 오히려 도형의 스타일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얽히고 설켜 주제에 의한 분류도 사실 명확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진솔하게 살아온 서민들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감정으로부터 형성된 민화는 겨레의 꿈과 신화, 종교, 정신이 깃들어 있는 귀중한 우리의 유산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이나 행사 때에 치장용으로 사용하던 풍습이 생활양식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사라지면서 자연히 민화를 그리는 화공의 맥도 끊어지게 되었고 민화는 점차 퇴보하였다. 따라서 어느 정도 민화에 대한 인식이 달리진 오늘날에도 민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세월에 풍화되고 그 빛이 바래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민화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열린 김혜주 개인전은 민화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우리 나름의 전통의 소중함과 서민들의 삶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귀중한 계기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작품을 둘러보고 나와 더위도 식힐 겸 냉모밀국수로 저녁을 들며 그간 살아온 얘기의 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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