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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순천 짱뚱어탕, 청정 갯벌이 선물한 에너지 푸드

by 혜강(惠江) 2010. 7. 1.

 

순천 짱뚱어탕

 

청정 갯벌이 선물한 에너지 푸드

 

 

전남 순천시 대대동 

                 

 

                  

단백질 함량이 높고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영양식인 짱뚱어탕

 

  꿈에 그리던 딸을 낳았지만 아내의 산후병이 심각했다. 몇달 째 직업을 구하지 못해 살림이 바닥나 병 치료는 물론 아내에게 미역국 한번 제대로 끊여주지 못했다. 자신의 무능력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 도무지 집에 붙어 있을 수 없었다.

  바다를 보면 한결 나아질까 해서 해변으로 달려갔다. 무표정한 바다를 응시한 채 신세한탄만 늘어놓고 있었다. 그런데 방금 갯벌에서 꼬막을 캐고 나온 할머니로부터 짱뚱어가 임산부의 산후 보양식으로 최고라는 소리를 들었다. 인형을 닮은 아기와 고생한 아내의 얼굴이 떠오르자 이미 발걸음은 갯벌로 향하고 있었다.

 

  바지를 걷고 질퍽한 갯벌로 들어갔다. 무릎까지 빠져 몸을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았다. 다시 밖으로 나가 널판을 주어 미끄러지듯 갯벌을 유영해본다. 스키가 따로 없다. 자리를 잡고 숨을 죽이고 뻘 위를 살펴보았다.

  짱뚱어란 놈이 머드 마사지 하듯 뻘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몸길이는 15cm, 머리통이 유난히 크고 작은 눈은 머리 꼭대기에 붙어 있으며, 눈 사이가 좁아 우스꽝스런 얼굴이었다. 입술은 두툼하고 그 안쪽에 촘촘한 이빨을 감추고 있었고 온몸에는 점박이 문신까지 새겨져 강단이 있어 보였다. 솔직히 ‘저렇게 못생긴 생선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좌 : 공기중에 호흡하며 갯벌을 거닐고 있는 순천만 짱뚱어. 우 : 순천만 갯벌

 

  물속에서는 여느 물고기처럼 아가미 호흡을 하지만 특이하게도 공기 중에서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뻘 위를 자유롭게 기어 다닌다. 화가 났는지 등지느러미를 공작처럼 펼칠 때도 있었다.  꼬리지느러미를 이용해 하늘로 펄쩍 뛰어 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인데, 이는 짝짓기 철에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몸부림이란다.

  연예시절 아내에게 나의 초콜릿 복근을 자랑했던 호기가 생각난다. 물고기나 사람이나 여자 앞에서는 그저 힘자랑을 하고 싶어지나 보다. 깨끗한 갯벌에서만 자라는 짱뚱어는 양식이 되지 않고 오로지 한 마리씩 잡아야 한다. 더구나 물때가 좋지 않으면 아예 짱뚱어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요즈음 귀한 생선 대접을 받는다. 11월에서 4월까지 갯벌 깊숙이 들어가 겨울잠을 자는데 ‘짱뚱어’라는 이름도 ‘잠둥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면 전에 영양분을 충분히 비축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에 잡힌 짱뚱어야말로 가장 실하고 기름져 전국의 미식가들이 순천을 찾는다고 한다.

 

  짱뚱어는 소리가 나거나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구멍 속으로 숨어들어 손으로는 잡기에 벅차다. 아무리 빠른 손놀림으로 낚아채도 ‘갯벌의 초음속비행기’인 짱뚱어를 따라 잡을 수 없다. 하늘을 향해 치솟는 파워에 민첩함까지 겸비하고 있어 짱뚱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스테미너까지 함께 먹는다고 보면 된다.

  보양식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고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오기까지 생겼다. 그러나 아무리 빨리 손을 휘저으며 잡으려 해도 구멍 속으로 빠르게 파고 들어가는 속도를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온몸이 진흙으로 범벅이 되었으니 의욕만 앞선 셈이다. 

           ▲ 좌 : 함량이 높고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영양식인 짱뚱어탕. 우 : 짱뚱어탕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종원>

 

  짱뚱어 잡기를 포기하고 뻘을 빠져 나오려는데 한 노인이 희한한 방법으로  짱뚱어를 낚아채는 것이 아닌가? 짱뚱어가 노는 곳에 낚시대를 던져 놓고 기다렸다가 이곳을 지나는 짱뚱어를 재빨리 낚아채는 홀치기 낚시였다.

  노인께 산후병에 시달리는 아내 이야기를 했더니 선뜻  낚싯대를 빌려준다. 홀치기 낚시야말로 인간의 두뇌와 짱뚱어의 스피드의 싸움이다. 머리에 걸리든, 옆구리에 걸리든 힘이 쎈 짱뚱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은 최고였다. 1시간 만에 30마리나 낚아 올렸다. 노인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달려가 탕을 만들려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할 수 없이 순천만 인근 짱뚱어탕 전문식당에 무작정 들어갔다. 주방장이 내 딱한 사정을 듣더니 빙그레 웃는다.

  우선 칼로 짱뚱어를 손질하라고 한다. 딱딱한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배에 칼집을 내어 내장을 꺼내 버리려고 했더니 주방장이 질색을 한다. 짱뚱어탕의 맛의 비결은 바로 손톱만한 짱뚱어 속(애)에 있는데 그걸 버리면 탕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짱뚱어가 죽으면 애가 녹아버리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을 요리해야 그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대충 끓이는 것도 아니다. 짱뚱어를 삶아 채에 곱게 거른 후 우거지와 갖은 양념을 넣고 된장을 풀어 한약처럼 5시간 이상을 푹 고아야 한다.

 

 

               ▲ 좌 :짱뚱어. 우 : 뼈와 머리통은 과자처럼 바삭바삭하다.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종원>

 

 

  짱뚱어 탕을 정성스럽게 냄비에 담아 집으로 가져갔다. 예상치 못한 짱뚱어탕을 받은 아내는 놀란 표정이다. 더구나 내가 갯벌로 달려가 직접 잡았다고 하니 감격에 겨운 표정이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가득 떠 아내에 입에 넣어 주었다.

  바다 생선이지만 비리지 않고 걸쭉하면서도 깔끔하다고 한다. 들깨가루와 방앗잎 특유의 향까지 더해져 오묘한 맛이 살아있었다. 맛도 좋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영양식으로 최고다. 아내는 고마운지 내 손을 힘껏 잡아주었다. 모처럼 남편노릇을 한 것 같아 괜히 뿌듯해졌다. 아내 옆에서 방실 웃는 아기는 천사의 얼굴이었다. 아내가 빨리 기력을 회복해 좋은 젖이 나와 아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내일부터는 공주의 우유값 마련을 위해서라도 다시 건설현장을 기웃거려야겠다. 이제 절망하지 말고 가족을 생각해서 힘차게 뛰어 올라야겠다.  마치 하늘을 향해 도약하는 짱뚱어처럼 말이다.

 

  짱뚱어탕은 국물이 진하고 시원해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들어가는 초입과 별양면사무소 인근에 오랜 역사를 가진 짱뚱어탕 집이 몰려 있다. 맛의 고장답게 꼬막, 게장, 생선구이, 튀김 등 먹음직스런 밑반찬이 한상 가득 올라온다. 전골은 짱뚱어를 갈지 않고 통채로 끓여 나와 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있으며, 구이는 입안에 살살 녹는 육질도 좋지만 뼈와 머리를 바싹 구우면 과자처럼 고소해 술안주로 최고다. 짱뚱어회는 한 마리당 두 점 밖에 나오지 않아 현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낙안읍성에서는 남도의 파릇한 푸성귀로 요리한 팔진미를 맛볼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군수물자를 수송할 길을 확인하기 위해 낙안을 방문했을 때 읍성주민들이 정성스레 찬을 만들어 올린 데서 유래한 음식이다. 금전산 석이버섯, 백이산 고사리, 오봉산 도라지, 제석산 더덕, 남내리 미나리, 성북리 무, 서내리 녹두, 용추리 천어(붕어, 잉어) 등 낙안마을 주변에서 나는 8가지 식재료에 정성스런 마음까지 더해 팔진미 백반이 완성된다.

  위에 부담이 없는 웰빙음식 이기에 여성들의 미용식으로 인기 있다. 거기다 제석산에서 자란 더덕으로 담근 사삼주 한 잔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식사를 마친 후 산책 삼아 읍성 한 바퀴 돌면 절로 소화가 된다.

              좌 : 순천만 갈대숲탐방로. 우 : 순천만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S자 물길 <사진제공 : 순천
                  시청>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보고다. 일단 순천만자연생태관에 들어가 갯벌의 생성과정, 기능, 갈대이야기, 철새이야기 등을 공부하고 나서 갈대숲탐방로를 거닐면 좋다.

  해질 무렵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의 아이콘인 ‘S자 물길’이 펼쳐진다. 부드러운 산자락 위로 붉은 노을이 비단처럼 펼쳐지며 그 아래로 S자 물길이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흐른다. 그 옆은 둥그런 갈대 군락이 섬처럼 떠 있어 '미스테리 서클'처럼 신비감을 더해 준다.

 

  아직도 성 안에 주민이 살고 있는 낙안읍성은 대장간, 장터, 서당, 우물터, 장독대등 조선시대 민초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장금’, ‘상도’, ‘허준’, ‘용의 눈물’ 등 사극의 단골촬영지다. 동헌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금전산이 한 눈에 들어와 마치 한자 쇠'金'처럼 보여 재미삼아 로또복권 한 장 사는 것은 어떨까싶다. 읍성의 동남쪽 모서리는 올망졸망 초가집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 좌 : 순천만자연생태관. 우 : 순천전통야생차 체험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종원>

 

<여행정보>


○ 전화
-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3742 / - 순천만자연생태관 061)749-3006
- 낙안읍성 061)749-3347 /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202
- 선암사 종무소 061)754-5247 / - 송광사 종무소 061)755-0107
- 순천 드라마세트장 061)749-4003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영등포역-순천 (4시간 40분 소요)
[버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순천(5시간 소요)
[비행기] 김포공항-여수공항(55분 소요) 여수공항에서 순천만까지 차편으로 5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순천]서울-호남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순천IC-22번국도-남교오거리-818번 지방도-순천만
[광주-순천]광주-남해남고속도로-순천IC-22번국도-남교오거리-818번 지방도-순천만
[대구-순천]대구-중부내륙고속도로-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순천IC-22번국도-남교오거리-818번 지방도-순천만
[부산-통영]부산-남해고속도로순천IC-22번국도-남교오거리-818번 지방도-순천만

 

○ 숙박정보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202 / 선암사내
-유심천스포츠관광호텔: (061)755-5001 / 가곡동
- 하얏트모텔: (061)755-2110 / 가곡동 /굿스테이
- 맨하탄모텔: (061)725-5842 / 연향동
- 사파이어모텔 :(061)722-6655 / 연향동
- 아비숑모텔 : (061)741-6677 / 장천동
- 엠베서더모텔: (061)745-4422 / 덕월동

 

○ 식당정보
- 순천만가든 :(061)741-4489/짱뚱어탕, 장어/순천만생태공원 앞
- 대대선창집: (061)741-3157 / 짱뚱어탕, 장어 /순천만생태공원 앞
- 욕보할매집: (061)742-8304/ 짱뚱어탕,쭈꾸미구이/별량면사무소앞
- 성문앞그집: (061)754-2550 /남도정식(팔진미)/낙안읍성 동문입구
- 낙안읍성향토음식점:(061)754-6912/사또밥상(팔진미)/낙안읍성내
- 일품매우: (061)724-5455/ 매실한우/순천기적의 도서관 옆
- 흥덕식당: (061)744-9208/백반/순천역 광장 옆 광주은행 뒷골목
- 길상식당 : (061)754-5599/ 산채정식/선암사 입구
- 초원식당: (061)754-5811 / 산채정식 / 선암사 입구
- 한성관:(061)723-9916 /한정식/ 조례동

 

○ 주변 볼거리
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 고인돌공원, 순천왜성, 주암호, 기적의 도서관

 

 

<출처> 2010. 6. 29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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