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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북한과 1.8㎞ 사이를 둔 강화평화전망대

by 혜강(惠江) 2010. 2. 23.

 

강화도평화전망대

 

북한과 1.8㎞ 사이를 둔 강화평화전망대

인천 강화군 양사면 전망대로797(구 철산리 산 6-1)

 

글·사진 남상학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는 북한의 개풍군을 비롯한 연백군이 마주보이는 곳이다. 이곳에 북한 땅을 가장 가까이서 건너다볼 수 있다는 강화평화전망대가 섰다.

  이 지역은 그간 농사를 짓거나 군(軍) 작전에 관련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반세기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던 금단의 땅이었다. 그 이유는 남방한계선이 인근으로 지나고 있어 민통선 북방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좌측에는 예성강이, 우측방향에는 한강과 임진강이 서해바다와 합류하는 갯벌이 넓게 펼쳐진 곳으로, 그 동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따라서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자연생태 지역으로서 온갖 생명이 역동하고 갯벌과 숲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더구나 북한과 1.8㎞ 사이를 두고 있어 육안으로도 북한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 농업에 종사하는 장면, 자전거 타고 가는 모습, 개성공단 탑, 아름다운 송악산 등을 아주 가까이에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안보관광지로 적합한 곳이었다. 이런 조건을 감안하여 2008년 9월 낙후되었던 민통선 지역(양사, 송해, 하점면)의 균형발전과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발전의 활성화 차원에서 이곳에 안보관광지인 평화전망대를 설치한 것이다.

  하루 해/ 너의 손목 싸쥐면
  고드름은 운하(運河) 이켠서/ 녹아 버리고

  풀밭/ 부러진 허리 껴 건지다 보면
  밑둥 긴 폭포처럼/ 역사는 철철 흘러가 버린다.

  피 다순 쭉지 잡고/ 너의 눈동자, 영(嶺) 넘으면
  완충지대는,/ 바심하기 좋은 이슬 젖은 안마당.

  고동치는 젖가슴 뿌리 세우고/ 치솟은 삼림(森林) 거니노라면
  초연(硝煙) 걷힌 밭두덕가/ 풍장 울려라.

               - 신동엽(申東曄)의 '완충지대(緩衝地帶)' 전문

  이미 인근의 서부전선에는 김포 애기봉 전망대와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이 있으나, 이곳은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가장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호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최적의 안보관광지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도로를 안내판을 따라 북으로 달리면 초소에서 신분을 확인한다. 전망대가 군 작전지역 내에 있어 출입할 때 신분을 확인해야 하므로 신분증은 꼭 가지고 가야 한다. 신분을 확인한 뒤에 조금만 가면 평화전망대에 다다른다. 날씨가 추운 탓인지 아니면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주차장은 승용차 몇 대뿐 텅 비어 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도 희끗희끗한 언덕을 오르면 정면으로 평화전망대의 우람한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좌측 언덕에 ‘제적봉(制赤峯峰)’이라 쓴 돌비가 서 있고, 그 우측으로 전시용 장갑차 두 대가 보인다.  

  평화전망대는 지하 1층과 지상4층 건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이었다. 지하층과 4층은 군부대에서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을 조망과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전망대 구경은 먼저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3층으로 올라가 전방 조망실에서 북한 땅을 건너다 본 후 2층과 1층을 구경하는 것이 편하다.

  3층에는 민통선지역의 자연생태와 북한의 온 산하가 한눈에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시설ㆍ안보교육장이 있다. 창문 너머 조강(祖江)을 사이에 두고 북한 산하를 한눈에 가까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강은 황해북도 수안군 언진산에서 발원하여 황해남도 배천군과 개성시 개풍군 사이로 흘러나오는 예성강과 우리 민족의 젖줄인 한강, 분단조국의 어제와 오늘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임진강이 한 곳에서 모이는데 이 물길을 강화만이라고도 하고 조강이라고도 부른다.

  어제만 해도 눈발이 날렸지만 오늘은 운 좋게 하늘이 맑아 전망이 좋다. 이곳에서 건너다보이는 북한 땅까지는 고작 1.8km, 그야말로 지척(咫尺)이다. 이곳에서 망원경으로는 건너편 연백군에 사는 북한주민의 생활모습과 선전용 위장마을 볼 수 있다. 또 개성공단 탑, 각종 장애물 등을 건너다 볼 수 있다. 희끗희끗하게 눈 덮인 마을이 우리네 고향의 모습 그대로다. 멀리 송악산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만약 날씨가 흐리다 해도 영상을 통해 북한 전경 등을 볼 수 있도록 스크린 시설도 되어 있다. 전망대 안의 포토존에서는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북한 땅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2층은 전시공간으로 내려왔다. 이곳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배경과 국내·외 전쟁 발발과정 및남·북한의 군사력 비교, 북한의 실상,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하는 통일의 의지 등을 볼 수 있는 전시물과 영상으로도 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도 옥외 전망대와 망원경이 마련되어 있어

  또 1층에는 강화특산품과 북한의 특산물 등을 판매하는 특산품 판매장과 식당, 관리사무실, 게스트룸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이곳에는 색다른 코너가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는 통일염원소가 그것이다. 방문객들이 자신의 소원을 적어 매단 종이들이 마치 한 그루 튼실한 나뭇잎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소원과는 달리, 남북관계가 안개 가득 낀 듯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이고 보면 이 소원들이 언제 이루질 것인지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그 어느 날 우리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라 믿음으로 시인 양성우의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를 읽어본다.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총창뿐인 마음에 과녁이 되어서/ 소리 없이 어둠 속에 쓰러지면서
  네가 흘린 핏방울이 살아남아서/ 오는 봄에 풀뿌리를 적셔준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골백번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이 진흙의 한반도에서
  다만 녹슬지 않는 비싼 넋으로/ 밤이나 낮이나 과녁이 되어
  네가 죽고 다시 죽어/ 스며들지라도
  오는 봄에 나무 끝을 쓰다듬어주는/ 작은 바람으로 돌아온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끈끈한 눈물로/ 잠시 머물다가 갈지라도
  불보다 뜨거운 깃발로/ 네가 어느 날 갑자기 이 땅을 깨우고
  남과 북이 온몸으로 소리칠 수 있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 양성우의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에서


  그리고 야외에는 망배단이 있다. 이 망배단에서는 연백군․ 개풍군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찾아와 북녘을 향해 제사를 올리며 그리움의 한(恨)을 달랜다.

  전망대는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오후 6시)까지다. 관람료는 어른 2500원(단체 2200원), 군인·청소년 1700원(단체 1300원), 어린이 1000원(단체 800원)이며, 관람종료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주차 무료. 문의(강화평화전망대 관리실 032-932-3467)

  강화읍에서 평화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송해면 양오리에는 강화의 특산품인 왕골 공예품과 화문석을 소개하는 강화 화문석 문화관(www.hwamunseok.co.kr)이 있어 오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볼만 하다. 화문석은 꽃무늬가 그려진 돗자리를 일컫는 말이지만 화문석 문화관을 구경하고 나면 강화도 화문석에는 왕골로 짠 돗자리나 왕골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공예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강화평화전망대의 개관과 함께 강화는 곳곳에 산재한 역사, 문화 유적을 연결한 일일 관광 테마 코스로 연계 운영함으로서 양사면 등 북쪽의 민통선지역이 이제는 정체기가 길었던 만큼 발전의 성장동력이 꿈틀되면서 균형발전을 통한 관광객 증가와 지역발전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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