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해명산
정상~낙가산 사이 조망 좋은 너럭바위들 많아
너럭바위 수시로 나타나 조망의 즐거움 배가
글 신준범 기자ㅣ사진 정정현 기자
▲ 해명산 북서봉에서 바라본 석모도 해안.
섬산이라 하면 서울에서 멀어 불편하다는 생각부터 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이런 이들의 선입견을 깨는 산이 석모도 해명산이다. 강화도에도 좋은 산이 많지만 다리로 연결돼 있고 섬 치곤 워낙 커 섬산 특유의 맛을 느끼긴 어렵다.
그러나 해명산(327m)은 강화도에서 여객선으로 1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음에도 섬산의 독특한 맛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는 산이다. 육지의 1,000m대 못지않게 기운차고 아기자기한 산등성이를 걷는 사이 마치 자그마한 배들을 거느린 채 거함을 타고 망망대해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석모도 해명산은 강화의 산을 통틀어도 일몰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특히 낙가산 정상인 눈썹바위 위 정상 너럭바위에서 금빛 서해로 떨어지는 낙조가 일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몰만큼 아름답진 않지만 일출 또한 내륙의 일출만큼이나 풍광이 뛰어나다. 능선은 좁은 편이라 텐트 여러 동을 칠 만큼 너른 터는 없으나 3~4인용 텐트 2동을 칠 만한 곳은 드문드문 있다. 다만 마당바위와 낭떠러지가 곳곳에 있으므로 유의해서 막영지를 찾아야 한다.
망망대해와 강화 본섬을 조망할 수 있는 해명산~낙가산 산행 기점은 외포리 포구 가까이 큰말, 전득이고개, 보문사, 삼산면소재지 4곳을 들 수 있으나 대개 전득이고개에서 능선으로 올라붙은 다음 해명산과 낙가산 정상을 거쳐 보문사로 내려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산행 할 경우 약 6.3km에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석포리 선착장에서 전득이고개까지는 포구에서 보문사를 순환하는 노선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약 30분)로 접근한다.
전득이고개를 넘어서면 도로 오른쪽에 잔디밭 공터와 산행안내판이 보인다. 고갯마루에 서면 깊은 산중에 들어선 느낌이지만 능선으로 올라서면 왼쪽으로 염전과 간척지, 푸른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눈에 들어오며 섬산행의 즐거움에 빠져든다. 반면 뒤돌아서면 본섬 안의 진강산과 덕장산, 그리고 마니산 등 평행선으로 달리는 강화의 산들이 훤히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진강산과 덕정산 사이로 불꽃 모양으로 솟구친 북한산까지 보인다.
급경사 능선길을 따라 능선마루 바위지대에 올라서면 이제 교동도와 그 오른쪽으로 한강과 예성강이 합쳐지는 강화만 일원의 북한 땅이 눈에 든다. 능선마루에서 암봉을 거쳐 안부로 내려선 다음 안전로프가 설치된 슬랩을 올라서면 해명산 정상이 가깝다.
정상에 서면 낙가산 일원과 그 뒤로 우뚝 솟구친 상봉산이 반겨준다. 이후 해명산 북서봉인 310m봉까지는 제법 장쾌한 느낌을 주는 능선으로, 봄이면 진달래꽃이 붉게 물드는 구간이다. 너럭바위가 수시로 나타나 조망의 즐거움에 빠지게 해 산행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구간이다. 북서봉 정상은 너럭바위라 조망을 즐기며 쉬기 좋다.
북서봉을 넘어서면 상봉산 왼쪽으로 작은 섬들과 오른쪽으로 석모리 일원의 간척지와 상주산까지 눈에 들어오는 등 석모도의 전모가 드러난다. 북서봉 뒤편은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지다 사거리 안부로 내려선다. 예서부터 다시 오르막길을 따라 270m봉으로 올라선다. 새가리고개 지나 250m봉을 내려서면 이제 보문사 목탁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전득이고개~해명산~낙가산~보문사 산행은 3시간30분 정도 걸리지만 조망의 즐거움에 빠지다 보면 1시간쯤 늘어날 수 있으니 여유 있게 시간을 잡아야 한다.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출처> 2010. 3 / 월간산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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