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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쿠바의 '환영 받는 사교클럽'에 가보니

by 혜강(惠江) 2009. 11. 8.

 

쿠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쿠바의 '환영 받는 사교클럽'에 가보니

 

 

 

류수한

 

 

 

나시오날 호텔의 ‘살롱 1930’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보러 숙소 앞에 위치한 나시오날 호텔(Hotel Nacional)로 향했다. 이 호텔에서 매주 토요일 밤 공연이 열리는데, 오늘은 특별히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겸 쿠반 뮤직 올스타 콘서트’였다. 그래서인지 공연은 실내(살롱 1930)가 아닌 시원한 호텔 야외 라운지에서 열렸다.

  공연은 9시 45분부터 시작되었다. 공연만 보는 입장료는 25CUC, 식사포함 50CUC(1CUC=한화 1,440원). 공연이 시작될 무렵 공연장의 좌석은 관광객들로 빈 자리가 없었다. 바닷가 바람이 시원한 호텔의 야외 공연장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객원가수들의 노래, 살사 댄서들의 춤 등이 뜨겁게 달구었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자 흥분을 감추지 못한 외국 관광객들은 무대 옆으로 나가서 춤을 추기도 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환영받는 사교클럽'이라는 뜻. 쿠바음악의 전성기로 불리는 1930년대에 수도 아바나 동부에 있던 음악 사교클럽에서 비롯됐다. 우리에게는 2001년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라는 동명 영화를 통해 알려졌다.

 

  쿠바 음악 전성기 당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중심으로 화려한 연주 활동을 하던 아티스트 들은 1960년대 쿠바혁명 이후 사회주의 이념의 음악들이 주류가 되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음악이 부활하기까지는 30여년이 걸렸다.

  1995년 미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이자 레코딩 프로듀서인 라이 쿠더와 영국의 음반사 월드 서킷 사장 N.골드는 쿠바의 옛 음악가들을 다시 찾아 새롭게 음반이 만들었다. 그 음반의 타이틀이 당시 번성했던 옛 음악클럽의 이름인 아프로 재즈 클럽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다. 음반 제작 과정은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영화와 함께 수출된 음반은 세계적으로 6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유서깊은 나시오날 호텔 전경

 

 

 

  지금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주축 멤버들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인 콤바이 세군도(Compay Segundo) 깔끔한 정장에 파나마 모자를 눌러 쓰고 입에 시가를 물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영화속에서의 그의 모습이 아직 선한데, 2002년에 작고했다.

 

  그리고 쿠바에서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평가받는 이브라임 페레르(Ibrahim Ferrer)와 재즈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 (Ruben Gonzalez) 역시 이 세상에 지금은 없다. 반면 작년에 우리나라에도 방문한 적인 있는 오마라 포르뚜온도(Omara Portuondo)는 아직 왕성한 음악과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 나시오날 호텔에서 보면 그림같은 바닷가의 모습이 보인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전세계적인 명성 때문인지 이곳 아바나에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이름을 차용하는 라이브 공연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 당시 음반 제작에 참여했던 생존 멤버들이 각자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원조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자청하며 라이브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생전의 콤바이 세군도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주로 공연한 나시오날 호텔의 ‘살롱(Salon) 1930’의 공연이 가장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호텔내 ‘살롱 1930’ 문앞에 있는 콤파이 세군도 현판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은 “이러한 공연들이 관광객들을 의식한 너무 상업적이고 주축멤버가 다 빠진 김샌 장삿속의 공연 아닌가?”하는 말도 한다. 맞는 말이지만, 누구나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되어야 하고 특히 대중음악을 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적당히 대중에 부합하는 것이 순리이지 않을까? 비록 세기의 명 아티스트들이 빠진 공연일지라도 그 공연 마저 없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더더욱 섭섭하지 않을까?

 

 

 

 

공연 전단에 나온 오리지널 멤버 2명

 
 

   우리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음반이나 영화에서 듣던 음악들의 대부분의 장르는 ‘손’이다. 그러나 영화중에는 볼레로, 맘보, 차차차, 재즈, 살사 등의 음악들도 간간히 흘러나오는 것을 봐서는 장르를 구분하며 음악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오늘 보는 쿠반 올스타 팀의 공연도 보면 그러한 음악들이 총 망라되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밴드에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음반 제작 당시 참여했던 원조 멤버 2명이 함께 참여했다. 원조 밴드의 마라카스(Maracas) 주자였던 라사로 비야(Lazaro Villa)와 섹소폰 주자 알프레드 톰슨(Alfred Thompson) 이 그 2명이다. 사실 당시 음반과 영화에서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인물들이긴 하지만 이곳에서도 원조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멤버라는 인지도 때문에 전단 광고에 탑으로 올라오는 등 그 유명세가 대단한 것 같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공연의 모습

 

 

 

  어느덧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메인 테마곡인 찬찬(Chan Chan)과 관타나메라(Guantanamera)를 제창, 피날레를 장식하며 오늘의 공연은 끝이 났다. 적당한 재미와 퍼포먼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음악을 본고장에서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노래 ‘찬찬(Chan Chan)’이 귀에 어른거렸다.

 

 

 

<출처> 2009. 7. 20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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