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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성남 율동공원, 자연의 멋을 최대한 살린 도심 속 휴식처

by 혜강(惠江) 2009. 4. 18.

 

성남 율동공원

 

자연의 멋을 최대한 살린 도심 속 휴식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45 (지번 율동 318), 031-702-8714

 

 

글·사진 남상학

 

 




  율동공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에 위치한 자연호수공원이다.  329,603㎡(99,879평)의 대규모 공원으로 호수와 잔디밭· 야산 등 원래의 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을 최대한 살려 도심 속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로 1999년에 개장했다. 경치가 아름답고 다양한 시설과 쾌적한 공간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여가와 휴식, 산책과 운동을 할 수 있는 활동적인 공간이자 각종 문화행사 등 야외학습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분당구 이매사거리에서 율동 새마을 성남연수원 방향으로 들어가 우회전하거나 이매사거리에서 광주 방향으로 가다가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하면 된다. 율동공원 관리사무소가 새마을연수원 방향 쪽에 있어서 이곳이 정문처럼 느껴지지만 승용차로 가는 사람에게는 대형 주차장이 있는 광주 방향이 훨씬 편리하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뚝 위로 올라서면 아담한 호수가 시야를 시원스럽게 열어준다. 물을 담고 있는 호수는 바라보는 사람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호수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번지점프대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번지점프대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호수에 역동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도시 생활의 삭막함을 덜어주는 이런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호수를 따라 조성한 산책로를 걷기로 했다. 걷기 편하도록 깔끔하게 단장된 2.5㎞의 순환로는 산책로와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구분되어 있다. 이들 산책로에는 평상복이나 추리닝을 입은 많은 시민들이 호수를 바라보며 봄의 정취 속에서 건강을 다지는 웰빙 족이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보았다. 길옆으로 그림 같이 예쁜 집이 보였다. 이 운치 있는 집은 다름 아닌 ‘호반의 집’이다. 이 수변휴게소는 산책하다 쉴 겸 차 한 잔 나누기에 딱 좋은 곳이다. 그 옆에는 쉼터도 있다. 쉼터 옆으로 올라가면 피크닉장이 있고 대도사라는 절이 있다.     

 

 



   또 율동호수에 설치된 분수대는 물줄기가 최고 103m까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어 청량감과 함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낸다. 특히 야간에는 무지개 빛을 발하는 멋진 장관을 연출하여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찾는 이가 많다.  

  ‘호반의 집’을 조금 지나면 갈대밭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호숫가에 조성된 갈대발은 그리 넓진 않으나 산책로에서 데크를 통하여 이어져 있어 갈대밭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다. 갈대숲 여기저기에선 물고기들이 관람객이 접근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유유히 유영하다 가끔 물살을 튀기며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갈대밭 뒤로는 만남 광장이 있다. ‘만남의 광장’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야외무대가 있어 작은 음악회를 열기에 좋다. 민속광장에선 민속그네를 탈 수 있고, 연자방아도 있다. 또 돌기둥을 설치해 놓은 조형물광장 앞에선 자전거를 타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그 뒤로 이제 파릇파릇 잎이 돋아난 잔디광장에는 봄나들이 나온 상춘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봄의 향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고 행복해 보인다.    

  광장을 둘러보고 되돌아 나와 호반 산책길로 들어섰다. 호숫가에 설치해 놓은 인공 수초섬이 보인다. 율동호수에 물고기가 많은 것은 산란과 서식에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인공수초섬 때문일 것이다. 관리인의 말로는 이 수초섬은 물고기의 산란과 서식에도 중요하지만 수질을 정화하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고 했다. 

 

 



   수초섬을 지나 번지점프대 쪽으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물가에서 ‘퍼드득’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오리들이 물가에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격렬히 애정 싸움을 하는 중이다. 서로 쫓아가 공격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놈들은 사람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산책로의 벤치에까지 올라오는 여유를 가진, 그야말로 자연과 인간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것이다.    

   이어서 번지점프대가 우뚝 막아선다. 번지점프는 본래 남태평양 펜타 코스트섬이라는 곳에서 원주민들이 행하던 성인식에서 유래된 것인데, 근대에 이르러 감동과 스릴감을 맛보기 위해 널리 퍼져 모험심이 강한 청소년들이나 도시민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1999년 8월에 설치되었다는 이 번지점프대는 가까이서 올려다보니 까마득하다. 국내 최대 45m의 타워식 수상 점프대에서 율동호수를 바라보며 곧장 뛰어내리도록 되어 있어 점프장면을 관람하기 위하여 찾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만 운영하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평일인데도 번지점프를 하고 있었다. TV에서나 볼 수 있던 광경을 산책길에서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새처럼 날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인다. 보는 이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면 점프를 하는 이는 그 쾌감이 얼마나 클까? 한때 나도 점지점프를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만50세까지로 한정한다는 얘기를 들고 아쉬움을 달랜 적이 있다.     

  번지점프대 뒤쪽에는 건강을 위해 마련한 발지압장과 잔디광장, 어린이놀이터, 배드민턴장 등이 있다. 잔디광장은 야외조각공원으로 꾸며 놓아 각종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동요작가인 박태현 선생의 노래비도 서있다. 

     산위에서 부는 바람 서늘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대요.

     강가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도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사공이 배를 젓다 잠이 들어도/ 저 혼자 나룻배를 저어 간대요.

 

 


  박태현 선생은 ‘산바람 강바람’등 200여곡의 동요를 작곡하고 ‘3.1절 노래’, ‘한글의 날 노래’ 등 국경일 노래와 시조, 가사, 가곡 등 전 장르의 작곡을 남긴 음악가로 어린 시절 불러 우리 귀에 익숙한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의  동요도 박태환 선생의 것이다. 이용상 작사 ‘나 성남에 살리라’를 유작으로 남기기도 했다. 성남시는 성남에서 10여년 간 살았던 연고를 살려 이곳에 박태현 노래비를 세운 것이다. 

  잔디광장 오른쪽에는 책테마파크(Book Thema Park가 있다. 자연과 공존하는 책의 공원으로 ‘책=공원’‘공원=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솟대를 앞세우고 있는 건물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글씨로 가득 채워진 자주색 벽면 위에 어른과 아이가 앉아 책을 일고 있는 모습이다.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들어서면 벽면과 책상이 깔끔하게 꾸며진 열람실이 있다. 데스크에는 여기서 일하는 종사자들뿐 책을 읽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4월 중 ‘책을 사랑하는 그대에게 장미꽃을 드려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이곳 책테마파크에서 “Book 문화를 입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책읽기 축제>가 성황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독서를 통하여 마음의 여유와 양식을 조금씩이라도 쌓아갈 수 있을 때 삶의 질은 더욱 높아질 테니까.   

 

 

 


  산책로를 따라 공원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면서 호수를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에 오기까지 약 1시간이 걸렸다. 산책만 한다면 30~40분이면 족하다. 그러나 산책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한나절 혹은 하루를 내어 호수주변에서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인근에 중앙공원·토지박물관 등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남한산성이 있다.  

 * 위치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412번지 | 문의 :  031-702-8713 
* 찾아오는 길 :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 2번 출구, 80번 마을버스이용. 
일반버스 33번, 좌석버스 119, 1500, 1500-2,  마을버스(3,222-1), 도시형버스(17, 200)를 이용하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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