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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미국. 캐나다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하와이 섬은 지금도 화산활동 중

by 혜강(惠江) 2009. 4. 1.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하와이 섬은 지금도 화산활동 중

 

마우나로아와 킬라우에아

 

 

글·사진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 

 

 

  하와이 화산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에는 두 개의 활화산인 마우나로아(4,169 m)와 킬라우에아(1,243m)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화산으로 하와이 남동부의 약 929㎢의 광활한 면적에 자리한다. 1987년 유네스코에서는 마우나로아와 킬라우에아, 그리고 두 산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바다로 흘러간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와이 화산공원 표지판

 

 

  하와이 제도는 북태평양 동쪽에 위치한다. 여덟 개의 큰 섬과 백여 개의 작은 섬들이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큰 동그라미를 그리며 600km에 걸쳐 이어져 있다.

 

  5세기경, 오세아니아 동쪽의 폴리네시아 군도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와 처음으로 하와이에 살기 시작했다. 유럽인 들 가운데 하와이 제도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군인이자 탐험가인 영국인 제임스 쿡이다. 하와이 원주민들의 독립 왕조가 있었으나 1959년 미국에 합병되어 50번째 주가 되었다.

 

 

 

마우나로아 화산은 활화산이라 땅속에서 흰 연기가 솟구쳐 오른다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은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하와이섬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오아후섬에 살고 있다. 하와이의 7개 섬을 합친 것보다 넓은 하와이섬에 주민들이 많이 살지 않는 것은 이 섬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이유도 있다.

 

  약 6천만 년 전, 지금의 하와이제도가 있는 깊은 바다 속에서는 용암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용암 줄기는 수천 미터 물 밖으로 뿜어져나와 섬이 되었다. 가장 처음 만들어낸 섬은 가장 북쪽의 카우아이섬이다. 화산은 서서히 남쪽으로 움직이면서 차례로 섬을 만들어 냈다. 북쪽의 일곱 섬들은 지금은 화산활동을 멈췄다. 

 

 

 

▲ 거대한 마우나로아 화산의 분화구 

 

 

   가장 남쪽에 위치한 하와이섬은 하와이 제도가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또렷이 보여준다. 하와이섬은 나머지 일곱 섬을 합친 것보다 두 배나 크며, 두 개의 큰 산 마우나케아(4,205m)와 마우나로아(4,169m)가 있다. 북쪽 마우나케아산은 화산활동이 멈췄으며, 산꼭대기에서는 하와이제도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다. 남쪽 마우나로아는 여전히 화산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마우나로아 남동쪽에 있는 킬라우에아는 분화구에서 끊임없이 연기가 피어오르고 용암을 뿜어낸다. 뿜어져나온 용암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서서히 섬의 면적을 넓히고 있다. 하와이제도의 나머지 섬들도 이렇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또 앞으로 더 남쪽의 태평양 한가운데에 섬이 새로 생겨날지도 모른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인 킬라우에아는 지구의 저 깊은 내부가 뜨겁게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의 순상화산 마우나로아

 

 

 

 

  마우나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순상화산이다. 순상화산이란 방패를 엎어놓은 모양처럼 넓고 완만한 화산을 말한다. 우리나라 제주도 한라산의 아랫부분도 바로 이 순상 화산이다. 순상 화산은 용암이 약하게 뿜어져 나오거나 성질이 부드러워서 넓게 흘러내려 서서히 굳어지면서 생겨난다.

 

  순상화산처럼 서서히 쌓이지 않고, 한꺼번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순식간에 굳어져 버리는   화산을 종상화산이라고 한다. 종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한라산 꼭대기 부분은 전형적인 종상화산이다.

 

  마우나로아 꼭대기에는 커다란 칼데라가 있다. 칼데라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산꼭대기를 통째로 날려버리거나 용암이 뿜어져나온 구멍으로 주위의 흙이 메워지면서 생겨난다. 기록에 따르면 마우나로아는 1832년부터 지금까지 50번 정도 화산 폭발을 일으켰다고 한다. 마지막 대폭발 때(1950년)에는 용암이 하늘로 20km까지 솟아올랐으며, 12억 톤이나 되는 용암이 흘러나와서   30km나 떨어진 바다까지 흘러내렸다. 하와이 섬에 주민들이 많이 살지 않은 이유도 마우로니아 화산이 언제 또 폭발해 마을을 덮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원주민이 마찰을 시켜 불을 만들고 있다. / 하와이에서 가장 큰 아카카 폭포. 

 

 

  마우나로아 남동쪽 킬라우에아 꼭대기에는 지름 4.5km, 깊이 120m에 이르는 거대한 칼데라가 있다. 칼데라 안에 있는 여러 분화구는 끊임없이 연기를 피워 올리고 해마다 용암을 뿜어낸다. 킬라우에아 화산폭발은 그리 크지 않고, 용암도 정해진 길을 따라 온순하게 흘러간다. 화산이 한꺼번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여러 분화구에서 자주 용암을 뿜어냄으로써 마그마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왕성한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아무리 온순하다고 해도 용암의 온도는 1,000℃를 훌쩍 넘어선다. 분화구에서 꾸역꾸역 솟아난 시뻘건 용암은 세상 모든 걸 태워버리고 삼켜버린다.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고 거무튀튀하게 굳어버린 용암만 남는다. 용암이 지나간 자리에는 온갖 모양의 흔적이 남는다. 소용돌이와 거북이 등껍질 같은 무늬를 남겨 두었고, 움푹 패인 계곡과 유리처럼 매끈매끈한 평지와 거대한 구덩이를 파 놓았다. 또 공기와 닿은 표면은 굳고 그 안으로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동굴을 뚫어 놓기도 했다. 바다로 흘러간 용암은 쉭쉭 소리를 내며 물 속으로 곤두박질친다. 바닷물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온통 유황 증기로 뒤덮는다. 이렇게 굳어진 용암은 서서히 섬을 넓혀 간다.

 

  하와이제도의 다른 섬들이 그렇듯이 킬라우에아 화산도 언젠가 활동을 멈추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 시커먼 죽음의 땅에도 꽃씨가 날아와 피어날 것이다. 화산지대에 강한 풀이 먼저 피어날 것이고, 뒤이어 나무들이 자라날 것이다.  용암이 흐르지 않는 산 반대편에서는 폴리포디오스와 메트로시더로스 같은 풀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하와이섬의 화산지대는 화산활동과 더불어 화산으로 뒤덮였던 지구가 어떻게 생명체를 이루어갔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소다.

 

 

 

▲ 1 사화산인 해발 4,205m의 마우나케아 화산. / 2 하푸나 리조트의 아늑한 정원. 바로 앞이 태평양 바다다. 

 

 

  하와이 원주민들은 여러 신들을 받들었다. 모든 신들의 아버지 카네와 농사짓는 일을 돌보고 비를 내리는 로노, 전쟁의 신 구, 바다의 신 카날로아, 화산의 신 펠레가 있고, 이 신들 밑에는 또 사람들의 모든 일과 집을 돌보는 수호신이 있었다. 전쟁을 시작할 때면 전쟁의 신 구에게 사람의 생명을 바치며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멸종된 긴가슴깃털벌새와 키고시흑벌새

 

 

  하와이 원주민의 전설에 의하면 불의 여신 펠레는 심술이 심하고 변덕쟁이다. 언제 심술이 폭발할지 몰라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하며 시시때때로 제사를 지냈다. 그런데 펠레는 누나의 남편을 사랑하다가 들통나 가족들에게서 쫓겨난다. 처음에는 카우아이섬에서 살다가 다시 오아후섬, 마우이섬 등으로 도망다니다 지금은 하와이섬 킬라우에아 화산에 산다고 한다. 펠레가 쫓겨다니는 섬을 차례로 살펴보면 하와이제도가 생겨난  순서와 일치한다.

 

  검은 빛 가슴과 긴 꼬리에 노란 빛을 띠는 긴가슴깃털벌새는 옛날부터 왕이 자신을 나타내는 표시로 이용할 만큼 아름답다. 긴가슴깃털벌새는 아주 독특한 울음소리를 낸다. ‘오- 오-’ 하는 금속이 부딪치는 높은 소리를 내서 멀리서도 들을 수 있다. 원주민들은 새 울음소리를 본 따 ‘오오’라고 불렀다. 오오는 마우나로아에서 해발 1,800m를 넘는 높은 곳에서만 살았다. 조그만 기척도 재빨리 눈치 채고 도망쳐 버리기 일쑤여서 오오를 잡기는 여간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오오는 유럽인들과 함께 들어온 고양이와 쥐한테 잡아먹혀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와 사람들은 마우나로아의 숲에 불을 지르고 거기에 열대 과일 사탕수수 커피 같은 작물을 심었다. 오오는 살아갈 터를 잃어 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1934년 마지막 오오를 봤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뿐 화려한 모습과 독특한 울음소리는 영영 사라져버렸다.

 

  키고시흑벌새도 오오와 더불어 멋진 자태를 뽐내던 새였다. 키고시흑벌새의 황금빛 깃털은 원주민 전사들을 장식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황금색 깃털을 뽑고나서는 다시 새를 놓아주었다. 그런데 유럽인들이 몰려들면서 키고시흑벌새는 1900년대에 멸종하고 말았다. 

 

 

여행 정보

 

가는 방법  오하후섬까지는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약 8시간 걸린다. 하와이섬까지는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시차와 날씨  한국보다 19시간 늦다. 아열대인 하와이는 일년 내내 우리나라의 초여름과 비슷한 날씨를 보인다. 무역풍의 영향으로 습도가 낮아 신선하므로 그리 덥게 느껴지지 않는다. 연평균 기온은 24℃, 가장 시원한 2월의 평균기온은 22℃, 여름의 경우 27℃다. 비자  양국 간의 비자면제 조치로 필요 없다. 여권에 미국 비자가 있다면 그것으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기타 자료문의  주한하와이관광청

 


필자
서울 태생. 중앙대와 고려대 대학원 졸업. 사진 개인전 7회, 77년 전국대학미전 문교부장관상, 88년 서울올림픽 보도관련 공로 체육부장관상 수상. 세계 90개국 700여 곳 취재. 78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각국 풍물을 담은 책 16권 출간.

 

 

<출처> 2009. 3 / 월간산 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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