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덕
'희망 발전소' 영덕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김형우 기자
겨울 여정으로는 산보다 바다가 풍성하다. 그중 동해안이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 미식거리와 장쾌한 일출 등 발품이 아깝지 않을 여행 테마가 즐비하다. 이즈음 여행지로는 경북 영덕을 추천할 법하다. 살이 한껏 오른 영덕 대게에 힘찬 날갯짓이 역동적으로 다가오는 풍력발전소에서 이색 일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설을 쇠고 나면 영동지방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창포리 산 능선에 자리한 풍력발전기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신새벽에 찾는 '바람의 언덕'
경북 영덕에는 여느 지방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색 지대가 있다. '강축'(강구~축산) 해안도로를 내닫다 보면 영화 속에서나 봤음직한 풍광이 나타난다. 어촌 마을 뒷산에 거대한 바람개비 수십 대가 줄지어 돌아가는데,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산24번지. 거대한 바람개비 24기가 여명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쉬익 쉬이익~'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동심원을 그린다.
야산을 수놓은 풍력발전기는 80m 높이의 타워에 달린 직경 82m의 거대한 날개가 회전하는 매머드 급 피조물이다. 멀리서 보면 바람개비처럼 앙증맞지만 가까이에 서면 그 엄청난 규모에 위압감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하늘이 붉은 기운으로 물들고 장쾌한 동해의 아침 해가 솟아오르는 순간 풍력 단지는 멋진 이국적 풍광을 그려낸다.
풍력단지는 수백만평 규모의 광활한 지역이다. 따라서 멋진 일출을 감상하려거든 미리 포인트를 잡아 둬야 한다.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을 배경으로 수십기의 풍력발전기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은 실로 장관이다. 산봉우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그려대는 동심원과 함께 멀리 퍼져 가는 아침 햇살은 찬란한 희망 에너지로 다가온다.
영덕 풍력발전기는 산불의 상처를 딛고 세워진 '희망 발전소'에 다름없다. 십수 년 전 발생한 대형 산불로 송림이 울창하던 야산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지만 영덕 사람들은 바닷가 절벽에 무인등대를 세워 해맞이공원을 일궜다. 또 2005년 4월에는 버려진 야산에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발전단지도 건립했다.
풍력발전기의 몸체는 강철이지만 날개는 복합탄소합금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날개에 탄성력이 있어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면 살짝 휠 뿐 부러지지 않는다. 날개는 자동으로 돌아간다. 초속 3m 이상이면 움직이기 시작해 초속 13m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돌고, 초속 20m가 넘으면 멎는다.
▲ 강축해안도로의 갈매기.
낭만의 '강축해안도로'& '영덕대게'=영덕 해안에는 국내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길로 통하는 '강축해안도로(20번 지방도)'가 있다. 강축해안도로는 영덕 강구항 ~축산항~대진해수욕장에 이르는 도로로 굽이치는 해안선 끝자락을 따라 푸르른 동해와 나란히 달린다.
절경 마다 이어지는 어촌 풍광은 여유롭다. 철따라 해안도로변에는 청어, 미역, 오징어, 가자미 등 싱싱한 해산물을 따사로운 햇살에 말린다. 특히 올망졸망 포구 곳곳에서는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즉석에서 흥정해 '싱싱한 동해'를 한 입에 털어 넣을 수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기암절벽이 나서고 작은 모래사장도 만나며 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푸른 동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배기에 하얗고 빨간 등대가 서 있다. 대게가 등대를 감싸고 안은 형상이다. 백사장 길이가 8㎞에 이르는 고래불해수욕장도 명물이다. 명사 이십리 고운 모래밭이 가물가물 펼쳐진다.
한편 대게 집산지인 강구항 등 포구 식당가에는 대게찜 냄새가 진동 한다. 대게는 12월부터 5월이 제철이지만 설을 쇤 후 잡히는 대게가 충실하다. 대진항, 축산항 등 크고 작은 포구에서 대게 맛을 볼 수 있다.
▲오징어 덕장
▶가는 길=영동고속도로~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안동IC~34번 국도~영덕읍 시외버스터미널 좌회전, 하저리~대부리~창포리 지나 해맞이 공원~공원 앞에서 왼쪽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풍력발전단지
<출처> 2009.02.05 / 조산닷컴
'국내여행기 및 정보 > - 경북. 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0) | 2009.05.15 |
---|---|
‘신라 고도(古都)’의 신록엔 ‘조선’이 숨쉬고 있었다. (0) | 2009.05.06 |
경북 영덕 망일봉, 그 정상에서 잠시 시름을 잊다. (0) | 2009.01.31 |
울진 월송정, 솔숲 정자 올라 달님 보며 소원 비세 (0) | 2009.01.28 |
소원 빌러 가는 길 ‘팔공산 석굴암·갓바위’ (0) | 2009.0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