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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계절 따라 미식가들을 손짓하는 홍원항

by 혜강(惠江) 2009. 1. 21.

 

서천 홍원항

 

계절 따라 미식가들을 손짓하는 홍원항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도둔리) 

 

·사진 남상학



 

* 봄, 가을의 시끄러운 모습과는 달리 평화롭고 한적한 홍원항 *

 

 

  마량리 동백나무 숲을 둘러보고 홍원항으로 방향을 돌렸다. 홍원항은 동백나무 숲에서 차로 불과 10분 정도 거리로 마량 동백나무 숲과 춘장대 해수욕장 사이 움푹 들어간 만(灣)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유명한 항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마량포구보다는 규모도 크고 배도 많다. 서해안 항구 가운데 유독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어 어선들이 많이 출입하는 곳으로, 어종이 풍부하며 해변에는 그 자리에서 회를 떠주는 가게들이 여럿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 한가로운 홍원항이지만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식당들이 문을 열고, 어판장 옆에선  서대와 우럭들을 말리고 있다.

 


  홍원항은 겨울철 어느 어항이나 포구와 마찬가지로 호젓하기 그지없다. 추운 날씨에다 바람이 불고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포구에 정박한 배들도 겨울잠을 자는 듯 한가롭고 어판장 근처에도 사람 인적이 드문드문, 다만 건조대에서 건어물을 말리는 모습만 보일뿐이지만, 겨울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풍경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 여느 항구처럼 방파제 끝에 등대가 서있고, 방파제의 안과 밖은 물결이 다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

 

 

  덩그렇게 차량 한 대가 놓여 있는 방파제 끝까지 걸어 본다. 홍원항의 방파제 끝에는 좌우양쪽으로 붉고 하얀 등대가 있어 낙조를 배경으로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며, 방파제 위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육중한 테트라포트(Tetrapod)가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안쪽으로 는 소형 고기잡이 어선들이 늘어서 있고, 바다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짙게 푸르고 멀리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 가물가물 보인다.   

 

   가벼운 나들이를 전제로 서해에서 선호지역을 꼽는다면 아마도 안면도와 대천 다음으로 서천 마량을 꼽을 수 있으리라.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구를 비롯하여 동백이 피는 동백정이 있고, 인근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어 해안 풍경의 볼거리와 함께 먹을거리가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량포구를 찾는 사람이면 동백정과 춘장대해수욕장, 홍원항을 연계하여 둘러보아야 마량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호젓하게 떠나고 싶어 하는 연인들이라면 안면도와 대천보다 오히려 마량지역을 더 선호한다.  

 

 

 *홍원항 어판장에 들어온 다양한 어종과 전어축제에는 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   

 

  무엇보다 홍원항의 매력은 다양하고 풍부한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어, 우럭, 광어, 꽃게 등이 주로 잡히고, 주꾸미, 전어가 많이 잡힌다. 동백정에 동백이 한창일 때는 홍원항에 주꾸미가 나고,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빌 때는 전어가 홍원항으로 사람을 이끈다. 그래서 서천군은 동백이 피는 4월에는 동백꽃주꾸미축제를 마량포구에서 열고, 9월말에는 홍원항 전어축제를 열어 미식가들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 자연산 전어로 가득찬 홍원항의 수족관 *

 

  그러나 홍원항을 유명한 곳으로 만든 것은 아무래도 전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고대 중국의 화폐 모양과 유사하다 하여 전어(錢魚)라 불리게 되었다고도 하며, 또한 맛이 좋아 사먹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는데, 전어는 몸통은 측편이며 빛깔은 약간 푸른빛이 섞인 누른빛을 띤다. 등에는 갈색반점으로 된 세로줄이 여럿 나 있고, 옆구리에는 큰 흑색반점이 있으며, 배는 희며 주둥이는 아래턱의 끝보다 좀 나와 있다. 길이는 150∼310㎜정도이다.

 

 

* 전어에 칼집을 내고 소금을 뿌려 연탄불에 구워내는 전어구이의 맛은  고소하기 그지없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가을에 잡히는 전어의 맛이 일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예부터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집에 돌아온다.”는 말이 구전되는 것을 보면 그 맛과 냄새는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할 정도로 서해안에서 나는 생선 중 최고로 꼽힌다. 참맛은 9월말부터 11월초까지가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 전어는 개인의 입맛에 따라 회와 회무침, 구이로 먹는다. *

 

 

    전어는 주로 비늘을 긁어낸 후 내장과 두부를 제거하고 뼈를 발라낸 뒤 가늘게 썰어 회로 올리거나 그렇게 썰어낸 전어와 온갖 야채에 초고추장을 얹은 회무침, 그리고 칼집을 낸 후 소금을 뿌려 구워낸 것을 손님상에 올린다. 회무침을 밥에 얹어 먹으면 회덮밥이 된다.

 

   그러나 홍원항은 축제와 상관없이 들러도 좋다. 동백정과 연계하여 해양박물관, 춘장대해수욕장을 둘러봐야 서천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다. 춘장대해수욕장은 완만한 경사와 맑고 잔잔한 수면이 특징으로 울창한 아카시아 숲과 해송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휴양지로 적합한 곳이다. 이곳을 거쳐 부사방조제를 경유, 대천으로 향하는 코스는 서해안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 경사가 완만하고 고운 모래로 덮힌 춘장대 해수욕장 모습 *

 

* 해안을 따라 서천에서 보령으로 이어지는 부사방조제 *

 

 

* 찾아가는 길 : (서울 기준) 서해안고속도로-비인/춘장대 나들목-비인 방면-비인검문소4거리-춘장대해수욕장-포구-동백정 방향-홍원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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