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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북도

보은 속리산, 울창한 오리(五里) 숲을 걷다…명상에 빠져

by 혜강(惠江) 2008. 3. 19.

보은 속리산

 

명상에 빠져 울창한 五里숲을 걷다.

 

 

보은|김영이 기자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는 속리산은 ‘속세를 떠난다’는 의미다. 신라 선덕왕 5년(784년) 진표(眞表)율사가 이곳에 이르자 밭갈이를 하던 소들이 무릎을 꿇어 율사를 맞이했고, 이를 본 농부들이 속세를 버리고 진표율사를 따라 입산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져온다.

 

 

법주사 전경

 

 

 속리산은 우리나라 8경 가운데 하나다. 해발 1058m로 태백산맥에서 남서쪽으로 뻗어나온 소백산맥 줄기 한가운데 솟아 있다. 우리나라 대찰 가운데 하나인 법주사를 품고 있다. 속리산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해 변성퇴적암이 군데군데 섞여 있어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고,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올라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을 이루고 있다.

  속리산에는 산이름과 석문(石門)·대(臺)·봉(峰)이 각각 8개씩이다. 산이름은 속리산과 광명·지명·구봉·미지·형제·소금강·자하산 등이, 석문은 내석·외석·상환석·상고내석·상고외석·비로석·금강석·추래석문 등이다. 대는 문장·경업·배석·학소·은선·봉황·산호대 등이, 봉은 최고봉인 천왕봉을 비롯해 비로·길상·문수·보현·관음·묘·수정봉 등이다. 복천암, 상환암 등 크고 작은 암자도 8개다. 다리도 8개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수정·태평교 등 3개만 남아 있다.

  문장대는 상주 쪽에, 이를 제외한 봉과 대는 보은 쪽에 위치하고 있다. 상주 쪽에는 용유동계곡, 쌍룡폭포, 오송폭포, 장각폭포, 옥량폭포, 용화온천 등도 있다.

  속리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법주사, 문장대, 정2품송이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한 법주사 경내에는 국보인 쌍사자석등, 팔상전, 석련지, 사천왕석등, 마애여래의상 등 문화재가 많다.

  문장대는 해발 1033m로 속리산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위가 높이 치솟아 흰 구름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운장대(雲藏臺)라고도 한다. 문장대 안내판에는 문장대를 세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정2품송은 법주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수령 600여년의 소나무. 세조대왕(1464년)이 법주사로 행차할 때 대왕이 탄 연이 이 소나무에 걸릴 것을 염려해 ‘연 걸린다’고 소리치자 소나무 가지가 번쩍 들려 무사히 통과했다는 사연이 전해 내려와 ‘연걸이 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세조에게서 정2품송이란 벼슬을 하사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강풍에 우산 모양의 아래 양쪽 가지가 부러져 나가 예전만큼의 우아한 자태를 찾아볼 수 없다.

  속리산은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무성한 녹음, 가을에는 만상홍엽의 단풍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고 겨울에는 설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하는 등 4계절 경관이 수려하다.

 

  심산유곡과 망개나무(천연기념물 제207호) 등 627종의 식물과 큰잣새, 붉은가슴잣새, 딱따구리, 사향노루 등 344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84년엔 속리산 줄기인 화양동도립공원과 쌍곡계곡 일대가 편입돼 확장됐다. 화양동계곡에는 조선후기 학자 송시열 선생이 은거하며 필적을 남긴 화양구곡과 이황(퇴계)이 찾아왔다가 도취되어 노닐었다는 선유동구곡이 있다.

 

 

 

해발 1033m에 위치한 거대한 암석 ‘문장대’

 

 

속리산 등산로

 

 

 속리산은 경사가 완만해 산행이 어렵지 않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찾아와 부담없이 산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등산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속리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는 법주사 쪽과 화북 쪽을 이용할 수 있다. 속리산관광호텔을 지나 우거진 숲이 오리나 된다는 오리숲을 통과해 법주사 입구에서 산속 도로인 임도(林道)를 따라 1시간쯤 가면 세심정 휴게소에 닿는다. 이곳부터는 속세를 떠난 듯 조용한 돌계단길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문장대는 왼쪽으로, 천왕봉·경업대는 오른쪽 계곡을 들어서 계단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문장대는 해발 1033m에 위치한 큰 암석이다. 50여명이 올라가 앉아 쉴 수 있는데 봉우리에서 사방에 전개된 산야를 굽어보면 그 절경에 압도된다. 문장대는 2개의 암석이 아래 위로 있어 올라갈 수 없었으나 철사다리를 놓아 자유로이 올라갈 수 있게 됐다.

  경업대는 임경업 장군이 스승인 독보대사를 모시고 심신단련을 연마하던 곳. 이곳에서 30분 정도 오르면 신선대다. 이 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문장대, 우측으로 가면 입석대를 지나 천왕봉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입석대는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7년 수도 끝에 신통력을 얻어 세웠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입석대에서 2시간 정도를 더 산행하면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1058m)에 오르게 된다. 산 정상에서는 세줄기 계곡의 물을 볼 수 있다. 동류는 낙동강, 서류는 한강, 남류는 금강의 발원지 역할을 하고 있어 속리산의 웅장함을 더해준다.

  화북 쪽 등산로도 인기다. 법주사 쪽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교적 순탄해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입장료만 내고 문화재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관광객들이 평평한 오리숲길을 걸으면서 느끼는 지루함을 덜어 주기 위해 이곳에 모노레일을 설치키로 했다. 또 최근엔 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속리산 접근이 한결 쉬워졌다.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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