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백석 자연석박물관
아름다운 테마별 자연석박물관 (아름다운 돌 박물관)
문화일보 박상문기자
▲ 돌로 차린 수라상 중국 북쪽의 네이멍구 사막에서 수집한 각양각색의 돌을 사용해 갖가지 음식을 소재로 연출, 임금님의 수라상을 푸짐하게 꾸며놓았다.
“자연이 차려놓은 진수성찬의 식탁입니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천년을 두어도 부패하지 않습니다. 보석 마노가 변해 산해진미가 된 식탁이죠.”
얼마 전 경기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에 문을 연 ‘아름다운 돌 박물관’의 손원익(60) 관장이 자연석을 이용해 전시된 ‘임금님의 수라상’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다.
기산저수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기묘묘한 천연석들이 관람객들을 한껏 유혹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그저 보기에 좋은 돌을 모아 단순히 전시만 해놓은 곳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연이 빚어낸 가장 아름다운 자연석을 테마별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세계 최초의 돌 박물관이라는 사실이다.
전시된 작품은 전혀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수석들로 모두 2000여점이다. 손 관장이 30여년 동안 국내는 물론 중국, 러시아, 키르기스스탄, 대만, 필리핀 등을 찾아다니며 수집한 것으로 하나같이 진귀한 보석들이다. 품질과 함께 종류의 다양성에 있어서도 단연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렇기에 테마별로 전시가 가능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돌 박물관은 모두 6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자연의 사계를 감상할 수 있는 화중유시(畵中有詩)관, 각종 음식을 수석으로 표현한 신(神)의 식탁관, 예수와 성모마리아를 만날 수 있는 기독교관, 오백 나한(羅漢)상의 불교관, 대중가요와 돌의 만남관, 그리고 남녀의 생식기 모양을 전시해놓은 행복관이 산뜻하게 꾸며져 있다.
▲ 고향마을 초가집과 장독대, 원두막 등 자연석이 만들어놓은 돌 속의 고향 마을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향수에 젖게 한다.
▲ 예수와 12제자 다양한 십자가 모양이 전시된 기독교관에서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열두 제자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화중유시관에선 인간의 희로애락과 함께 사군자, 일출, 소나무, 폭포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돌 속에 그려진 그림은 놀랄 만큼 섬세해 사람의 솜씨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다. 많은 화가와 시인들이 가장 즐겨 관람하는 코너이기도 하다. 화중유시의 돌을 바라보며 곧장 예술적 영감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양의 돌을 비롯해 다양한 십자가 모양이 전시돼 있는 기독교관에서는 자못 경건함까지 느껴진다. 기독교 신자라면 옷깃을 여미고 기도를 올리며 충분히 하나님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
오백 나한이 전시돼 있는 불교관은 어느 유명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천연 자연석으로 500점이나 되는 나한상을 수장하고 있는 것은 세계 최다 규모로,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불가에서 나한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은 인물로, 생전에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실존 인물들이다.
자연이 차려낸 신의 식탁엔 중국의 네이멍구 사막지역에서 나오는 120여종류의 마노와 옥을 소재로 각종 음식을 연출해놓았다. 만지면 말랑말랑한 감촉이 느껴질 것도 같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를 것 같기도 하다. 보면 볼수록 오히려 돌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눈으로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 제각각 오백 나한상 손원익 관장이 스님을 닮은 갖가지 형태의 오백 나한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세 이하 청소년들에게 관람불가인 행복관에는 각 나라의 음양석들이 전시돼 있어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밖에 대중가요의 제목이나 내용에 걸맞은 돌을 전시해놓은 곳, 그리고 돌로 꾸며진 고향마을은 초가집과 장독대, 원두막 등이 정겨운 고향의 향수를 자아내고 있다.
▲음악과 앙상불
이처럼 값지고 귀한 돌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이면에는 손 관장의 불굴의 노력과 함께 수많은 위험과 고통이 뒤따랐다. 러시아에서는 마피아에게 쫓기며 생명에 위협을 당하기도 하고 국경수비대에 붙들려 여권을 빼앗기고 엄청난 벌금을 물기도 했다. 해당 국가에서 수출 승인을 받기 위해 한 달가량 기다리기도 했으며 세상과 연락도 되지 않는 위험한 지역에서 노숙을 하며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돌이라는 보석을 찾기 위해 전 재산을 바친 손 관장은 “돌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그는 수천만 년 동안 자연의 신비를 곱게 간직해온 보석이기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감상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일깨워나갔으면 하는 것이 박물관을 열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고 말했다.
주소 :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 224-3 / 031-871-2233
<출처> 2008-03-15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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