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석탄박물관
석탄의 역사를 한 눈에
글·사진 남상학
▲문경석탄 박물관은 '검은 황금'을 캐던 은성광업소 광부들의 웃음, 눈물이 머물던 곳으로, 지금은 석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으로 유명한 문경은 최초의 시멘트 공장이 들어선 데다 석탄산업도 가장 먼저 발달하여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을 주도해 온 도시 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모두 폐광되어 옛날의 검은 자취를 찾아 볼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국가 경제 발전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온 석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석탄 산업은 우리나라 근대사의 한 축이었다. 석탄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부존 에너지 자원으로써 국민생활 연료공급과 국가기간산업의 중추적인 역할로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왔으나 물질문명의 발달로 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나 그간의 석탄산업 변천사를 한곳에 모아 귀중한 역사적 사료가 되도록 하고 후세들에게 석탄산업 전반에 걸쳐 이해할 수 있는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실제 탄광이었던 장소로 갱도와 철길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겨우내 매캐한 가스를 맡아가며 새벽마다 연탄재를 갈아본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아련한 추억거리를 제공해 주고, 연탄이 뭔지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는 한때 우리나라 기간산업이었던 탄광에 대한 공부거리를 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석탄박물관은 야외전시장과 중앙실내전시실, 그리고 갱내전시실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마치 연탄처럼 동그랗게 생긴 주 전시관은 1. 2층에 각기 다른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석탄의 기원, 광물/화석, 석탄의 이해, 석탄의 이용 등 석탄에 관련된 산업과 생활상을 주로 보여준다.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구의 형성, 석탄의 기원이 되는 고생대 그리고 석탄이 형성되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전개했다. 석탄은 오랫동안 소택지와 늪지의 무성한 열대삼림이 지각변동에 의해 땅 속에 매몰되어 두꺼운 지층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지층이 오랜 지질시대동안 압력과 지열을 받아 탄화작용을 일으키면서 높은 칼로리의 물질로 변하여 탄생한 것이다. 이곳에는 은성광업소 지하 600m에서 캐낸 광택이 있는 가공전의 석탄덩어리인 괴탄을 비롯하여 황철석, 자수정, 규화목, 규장암들이 전시되어 있다.
반면 2층에는 광업소에서 채굴을 위해 직접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채탄, 굴진, 출갱 장면, 통신장비, 조사 및 측량장비, 화약 발파류의 각종 소형 광산장비와 광업관련도서와 서류들을 볼 수 있다. 또한 한 광업소의 전반적인 내용을 매직 비전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영상관에서는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주 전시관을 보고 2층에서 빠져나가면 전시관 뒤 작은 언덕에 있는 야외전시장으로 연결된다. 야외전시장에는 갱도내로 사람을 실어 나르던 작은 열차와 기관차, 지하로 공기를 불어넣던 공기압축기, 광부와 광석을 담은 차를 견인하는 동력시설인 권양기, 채굴된 석탄을 운반하는 기계인 체인 콘베어, 일종의 변압기인 기동보상기, 채탄막장용 분사기며 고압수를 사용하여 석탄을 캐내는 장비인 수력채탄분사기가 있다.
그 외에도 각종 기관차 등 수 십 여종의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어 석탄산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차들은 실제로 이곳에 있던 은성광업소에서 사용하던 것들이다.
야외전시관에서 좌측으로 이동하면 230여m의 갱도 전시실이 연결된다. 입구에는 진폐순직자 위령비가 서 있다. 진폐란 분진을 흡입함으로써 폐에 생기는 섬유증식성 변화를 주증상으로 하는 질병을 말하며, 달리 호흡에 의해서 분진이 폐안에 그대로 남게 되어 폐에 조직반응을 일으키는 폐질환의 총칭을 말하기도 한다.
결국 폐 속에 들어간 분진에 의해 일어나는 병이 진폐증인 것이다. 진폐증은 석탄광부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이 이 질환으로 숨진 광부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세운 것이다.
갱도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폐광 직전까지 실제로 사용되었던 실제 갱도를 체험관으로 꾸민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면서 현대식 굴진막장과 기계화된 채탄막장, 버팀목이 부러지는 듯한 붕락 직전의 굉음과 긴급한 목소리로 붕락을 알리는 광원들의 고함소리를 통해 붕락 상황을 소리로서 재현한 붕락체험장, 안전검사 광경과 구호활동 모습, 갱내식사 장면 등이 실제 크기의 모형으로 재구성되어 있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막장에서 고단한 노동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한번 쯤 가슴에 되새겨 볼 수 있는 곳이다.
갱도를 나와 왼쪽 끝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채탄이 되던 당시 광부들의 안전과 대량생산을 기원하고, 광부들의 안전을 빌었던 산신당이 옛 모습대로 복원되어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번성했던 은성광업소에서 생활했던 숙소를 복원해 놓은 건물이 있다.
은성광업소 시절에 건축되었던 25평 규모의 실제 사택을 모델로 하여 건립한 것인데,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광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옥 안에는 은성광업소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판넬을 전시하였다.
또한 주차장 앞에는 파랗게 나무가 자란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는데, 본래는 탄광 내에서 캐낸 돌들을 쌓아놓은 돌무더기 였다고 하는데, 폐광 후에 환경미화 차원에서 흙을 쌓고 나무를 심어 지금의 산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 후 문경시는 이곳에 연개소문 세트장을 만들었다. 높은 지대에 제1세트장(고구려궁, 신라궁)을, 반대편 낮은 지역에 조성한 제2세트장(안시성), 제3세트장(요동성)이 그것이다. 330미터 거리의 제1세트장은 걸어올라갈 수도 있지만 모노레일카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모노레일카를 타면 가은 일대의 조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2촬영장 및 3촬영장을 한 눈에 볼수 있다. (관리사무소 TEL : 054-550-6424)
<규모>
1.전체면적: 50,136㎡(15,166평)
2.건물 구조 1,805㎡(546평: 지하103평, 지상1층214평, 지상2층 229평)
3.야외전시장 : 2,174평
4.갱도전시장 : 동선길이 230m(224평), 전국유일의 기존 실제갱도활용
5.소장품현황 : 6,397점
<관람시간> 하절기(3~10월) 09:00~18:00(17:30까지 입장)
동절기(11~2월) 09:00~17:00 (16:30까지 입장)
1월 1일, 음력 설날 및 추석당일에는 휴관함
<가는 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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