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구룡산
어머니 품 같이 넉넉한 대모산(大母山)
- 구룡산까지 연계하여 오르는 산행 -
글·사진 남상학
내가 강남구 개포동에 와서 산지 어느 덧 20년이 되었다. 개포동으로 이사 오기 전 대치동에서 산 것까지 합치면 30년이 된다. 그 오랜 기간을 대모산과 이웃에 살았다. 하지만 바쁜 탓에 그저 바라만 보고 살다가 체중을 줄이라는 의사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대모산 산행에 관심을 갖게 되어 요즘은 매주 2~3번 정도 오르게 되었다.
산행의 코스는 여러 코스이므로 편의에 따라 선택하면 되지만, 개포동 5단지에 사는 나는 개포동 4단지 서쪽 지하도로를 이용하여 양재대로를 건너면 바로 산행의 입구가 된다. 집에서 출발하여 가까운 코스로 대모산~구룡산을 돌아오는 시간은 2시간 정도. 보통걸음으로 1만보 내외의 거리로 내 체력으로는 알맞은 거리에 해당한다.
대모산은 서울시 강남구 수서동, 일원동, 개포동, 포이동 사이에 솟은 도심근린공원과 같은 산이다. 높이도 비교적 낮고, 도심에 근접해 있어 명산으로 대접받지 못하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 더욱 정겹다.
대모산(大母山)은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다가 이 산의 남쪽에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고쳤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올라도 넉넉한 어머니 마음처럼 포근하다. 이 산에는 불국사(약사절)를 비롯하여 수질 좋은 약수터가 있고, 체력단련장과 자연학습장이 있어 학생들의 야외교육장 및 주민들의 휴식공간과 산책, 등산로로 크게 사랑받고 있다.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가까이서 꿩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체력단련장을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면 완만하여 산책하는 기분이다.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그리 길지 않은 막바지 길은 급경사로서 전에는 로프를 잡고 오르내렸으나 요즘은 나무계단을 가설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망 좋은 병풍바위 위에는 전망대와 화재감시 초소가 있고 그 위로 철탑 송수신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철탑 바로 옆에 활공장 같은 헬기장이 있고 더 동쪽에는 대모산(292m) 정상 표지석이 있다. 도심 조망은 정상보다는 헬기장이나 병풍바위 전망대가 훨씬 낫다.
대모산 병풍바위 쪽에서 서남쪽 맞은편을 보면 비슷한 높이의 구룡산(九龍山, 306m)이 보인다. 대모산에서 구룡산까지는 주능선을 따라 내려와 다시 오르면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 가까이 이르러는 대모산에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다소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헬기장으로 평탄하게 닦은 공터가 시원스럽게 나타나면서 정상 표지석이 보인다. 이곳에 해발 306m인 구룡산 정상이다. 구룡산 정상에서는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의 원경을 살필 수 있다.
대모산과 동서로 나란히 하고 있는 구룡산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10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9마리만 하늘로 올라가 구룡산이라 불렸다는 전설이 있다. 이 산에는 대모산과 마찬가지로 소나무, 참나무, 밤나무, 신갈나무, 아카시나무ㆍ현사시나무 등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희귀한 물박달나무가 자라고 있어 도시림의 높은 잠재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산에 오르는 코스는 여러 갈래다. 산을 기준으로 동쪽에서는 수서역이나 일원동에서 오르면 되고, 서쪽에서는 염곡동에서 오르면 된다. 그리고 남쪽에서는 헌인릉에서 오르면 되고, 북쪽에서는 개포동이나 포이동에서 오르면 된다. 하산하는 길은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을 위한 산행이 각광을 받으면서 대모산, 구룡산을 연결해 종주산행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운동량을 늘리려면 수서역이나 염곡동에서 두 산의 능선을 타고 반대방향으로 내려오거나, 이것도 부족하다면 왕복하면 된다.
8월 장마비가 잠시 멈춘 사이 산에 올랐더니 여러 가지 모양의 버섯이 여기저기 솟아 있었다. 그 모양이 재미있어 카메라에 담았다. 이름은 알 수 없으나 얼마나 예쁘던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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