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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2

'상록수'의 산실 필경사와 심훈기념관 당진 여행 '상록수'의 산실 필경사와 심훈기념관 글·사진 남상학 우리나라 농촌소설의 거장 심훈(沈熏,1901~1936)의 문학적 산실인 필경사(筆耕舍)와 심훈기념관을 찾아가는 길은 가을 햇살을 받아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을 끼고 달리는 길이어서 풍요가 넘치고 평화스러웠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을 타고 서해대교를 지나자마자 우측 나들목으로 빠진 차는 당진군 송학면으로 접어든다. 필경사 주변의 가옥들은 모두 개량 주택으로 바뀌고 논밭은 알곡이 익어가는 정경이 풍요로 넘친다. 한참을 달려 한진포구 입구에서 '필경사'라는 표지판을 따라 왼쪽으로 들어가면 상록초교와 종탑이 높은 상록수교회가 보이고, 좁은 길을 따라 좀 더 진행하면 길 왼쪽으로 필경사가 나온다. 왼쪽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초가집이 심훈이 직접.. 2020. 9. 16.
그날이 오면 / 심훈 그날이 오면 - 심 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고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인경(人磬):옛날, 밤에 통행 금지를 알리기 위해 설치해서 치던 큰 종. 인.. 2020.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