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설2

(시) 강설(降雪) / 남상학 (시) 강설(降雪) - 남상학 그 날 저녁 별빛이 빛나듯 헐벗은 대지 위에 눈이 내린다. 하이얀 옷깃을 펴고 한 무리의 양무리가 와서 눕고 별들이 종종걸음으로 내려와 눕고 하늘이 다시 포개어 눕고 아낌없이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심으로 죽으실 일 하나로 소리없는 갈채로 고요하게 그 날의 당신처럼 오신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 밝힌 뜰을 밟고 와서 영혼의 장지문 열고 천상의 수분으로 나의 마음 포근히 적셔주노니 칭얼거리는 아기 잠 재우듯 잠자는 머리맡에 자애롭게 솜이불을 덮는 하늘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 오늘 밤, 나는 흰 옷 입고 꿈에 그리던 당신 나라 백성이 되어 당신을 맞이하듯 강설을 본다. 2022. 12. 24.
(시) 강설(降雪) / 남상학 강설(降雪) - 남상학 그 날 저녁 별빛이 빛나듯 헐벗은 대지에 눈이 내린다 하이얀 옷깃을 펴고 한 무리의 양무리가 와서 눕고 별들이 와서 눕고 하늘이 다시 포개어 눕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심으로 죽으실 일 하나로 소리없는 갈채로 고요하게 그 날의 당신처럼 오신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 밝힌 뜰을 밟고 와서 영혼의 장지문 열고 천상의 수분으로 나의 마음 포근히 적셔 주노니 칭얼거리는 아기 잠재우듯 잠자는 머리맡에 자애롭게 솜이불을 덮는 하늘 어머니의 자장가 오늘 밤, 흰 옷 입고 꿈에 그리던 당신 나라 백성이 되어 당신을 맞이하듯 강설을 본다. 시집 「비상연습」 2009.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