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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2

강강술래 / 김준태 강강술래 - 김준태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느덧 산국화 냄새 나는 팔순 할머니 팔십 평생 행여 풀여치 하나 밟을세라 안절부절 허리 굽혀 살아오신 할머니 추석날 천릿길 고향에 내려가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언제나 변함없는 대밭을 바라본다. 돌아가신 할아버님이 그렇게 소중히 가꾸신 대밭 대밭이 죽으면 집안과 나라가 망한다고 가는 해마다 거름 주고 오는 해마다 거름 주며 죽순 하나 뽑지 못하게 하시던 할아버님 할아버님의 흰 옷자락을 그리워하며 그 시절 도깨비들이 춤추던 대밭을 바라본다. 너무 늙어 앞도 잘 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손톱과 발톱을 깎아 주면서 강강술래 나는 논이 되고 싶었다 강강술래 나는 밭이 되고 싶었다. -.. 2020. 5. 4.
강강술래 / 이동주 강강술래 - 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 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래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白薔微) 밭에 공작(孔雀)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에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 《이동주 시집》 *삐비꽃 : ’삐디‘는 ’띠‘의 전라도 사투리. 벼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꽃이 피기 직전에 어리고 부드러운 꽃이 핀다. *달무리 : 달 언저리에 둥그렇게 생기는 구름 같은 허연 테. 공작(孔雀) : 공작새, 꿩과의 새. 꿩과 비슷하나 깃이 매우 화려하고 몸이 크다. *뇌누리 : 소용돌이,또는 여울의 옛말 *.. 2020.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