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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두리2

(시) 또 하나의 길 -갈두리 / 남상학 시(詩) 또 하나의 길 - 갈두리 남상학 버릴 건 다 버리고 왔습니다. 애지중지 늘 곁에 끼고 있던 것까지 죄다 버리고 왔습니다. 아침저녁 반갑게 인사하던 아파트 입구의 패랭이꽃도 해거름 벤치 옆 후박나무 그림자 한 자락도 그대로 놓아두고 왔습니다. 새들이 둥지 튼 숲속 오솔길 지나 거대한 욕망이 입을 벌린 터널과 뜨거운 불길이 달아오르는 아스팔트길 사막의 한복판을 지나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왔습니다. 때로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고 부서지고 두 발에 굳은살 못이 박히고 여기저기 생채기 무성한 채로 만신창이가 되어 여정의 마지막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여행자의 짐이 가벼워진 걸까요? 버릴 것 죄다 버린 홀가분한 지금에서야 저 멀리 희미한 등불처럼 내가 가야 할 또 하나의 길이 안개 속에 보이는 듯합니다... 2020. 1. 18.
국토의 땅끝, 해남 송지면 갈두리 사자봉 전망대에 서다. 해남 땅끝전망대 해남 송지면 갈두리 사자봉 전망대에 서다 글·사진 남상학 대흥사에서 나와 땅끝마을 갈두리로 핸들을 돌린다. 여기저기 남도의 들판은 여느 곳보다 훨씬 먼저 봄을 맞고 있다. 파릇파릇 자란 보리가 제법 바람에 나부끼고 이곳의 마늘밭도 줄기가 제법 자랐다. 해남에서 완도방면 13번 국도로 20 Km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난 1번 군도를 따라 13Km 더 가면 송지면 소재지이고, 이곳에서 7㎞ 정도 가면 우측으로 송호리해수욕장이 나온다. 해변에는 오래된 노송이 가지를 늘어드린 채 바다를 향하여 팔을 벌리고 있다. 모래사장에 내려서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저 수평선 너머로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하다. 푸른빛 바다, 바다 내음 가득한 향, 그리고 어쩌다 날.. 2008.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