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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즐거웠던 날들, 모국이 그리워 찾아온 친구와 함께…

by 혜강(惠江) 2023. 11. 6.

 

즐거웠던 날들,

 

모국이 그리워 찾아온 친구와 함께… 

 

글·사진 남상학

 

 

  어디에서 살든 정들면 ‘고향’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고향을 떠나 사는 사람을 위로하는 말이거나 억지로라도 그리움을 떨쳐내고 일상에 충실해지려는 마음에서 애써 지어낸 말이다.

 

  고향을 멀리 두고 사는 사람은 누구나 늘 그림자처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한다. 이런 감정은 고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에도 문득 고향이 그립고,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지냈던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40여 년 미국이민 생활을 한 친구(김종세 장로, 임영자 권사)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다. 세 번째 방문이다. 10여 년 전, 첫 방문 때는 한국의 발전상에 놀라워하며 감탄을 연발했다. 두 번째는 그 강도가 누그러졌지만 역시 고국의 발전을 보며 감사한 마음을 놓지 못했다. 코로나로 닫혔던 문이 열리자 다시 왔다. 80 중반이 되었으니 어쩌면 생애 마지막 방문일지도 모를 일이기에 친척과 친지, 친구들이 보고 싶고, 실컷 얘기를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우리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여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양평으로, 인천으로, 춘천으로 차를 몰고 서울 근교로 자주 나간 것도 오고 가는 시간을 이용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찬란했던 젊은 날 여러 활동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추억들, 청춘의 사랑이야기, 사소한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깔깔거리며 웃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같은 얘기가 반복되어도 상관없었다. 친구와의 만남은 이렇게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듯이,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못다 한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 모든 여건이 허락되어 2년 뒤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석별의 정을 나눠야 했다. 나는 친구를 보내면서 <만남>이라는 시 한 편과 함께 여행 중 새로 만든 추억을 사진에 담아 보낸다.

 

  우리는 그리움의 바닷가에서

  너는 발 빠르게 달려오는 밀물로

  나는 발 빠르게 달려가는 썰물로

  서로 뜨겁게 만난다

 

  한 번은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젖은 눈물로 만나고

  한 번은 육지와 맞닿은 곳에서

  만월(滿月)의 가슴으로 만난다

 

  하늘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육지가 되고

  우리는 비로소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밀물과 썰물이 서로 만나듯

  너와 나는 그리움의 바닷가에서

  뜨거운 입맞춤으로 다시 만난다.

 

          - 남상학의 ‘만남’ 전문

 

 

우정의 사진첩

 

 

▲춘천 화목원에서

 

▲춘천 카페 산토리니

 

▲ 영종도 구읍뱃터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동해막국수에서의 저녁식사, 그 집 뜰의 탐스런 모과 열매

 

▲마시안해변, 마시안제빵소에서 디저트 후 기념촬영

 

▲양평 내츄럴가든

 

▲남한산성 은고개 '애마오리'에서 훈제 오리고기 식사

 

▲팔당호수변 팔당빵집

 

(사진 설명 : 꽃재교회에서의 마지막 송별의 자리, 좌측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문성, 민영옥, 이종임, 남상학,

김종세, 임영자, 김영주, 오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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