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으로 한 해를 보내며
- 근하신년(謹賀新年)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세월의 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떠오르는
한 편의 시(詩)가 있습니다.
조병화 시인의 “늘, 혹은”이라는 작품입니다.
‘늘· 혹은 때때로’ 생각 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하면서도
가끔 만나 다정한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고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단 한번이라도 찾아 뵙거나
따뜻한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세모(歲暮)의 턱밑에 와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이 밀물처럼 몰려들 때
이 시는 저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줍니다.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보석 같은 당신들,
지난 한 해 베풀어 주신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망 가운데 맞이하는 새해에는
당신 삶의 자리에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충만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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