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울릉도
남상학
일만 년일까?
이만 년일까?
아니면 천만년의 천만년일까?
오랜 세월 떠밀려
이 바다에 쫓기운 눈물 방울
추산(錐山)* 봉우리에 뚫린 구멍 같은 삶
모진 바람 휩쓸리며 너는
용케도 살아 있었구나!
올려다본 하늘은
앞을 막아서는 바위 같은 절망
거센 바람은 허구한 날
가파른 구릉을 지나
맨발로 성인봉을 넘었다.
담 너머론 우두커니 출렁이는
물빛 슬픔뿐
집어등(集魚燈) 불빛이 환한 날에도
밤바다의 어둠은 좀처럼 가실 줄 몰랐다.
하지만 거친 풍파에 몸을 던져
다시 호흡을 가누며
오늘도 의연하게 살아
가장 순수한 목숨으로 살아
바람이 불 때마다
내 영혼의 불빛처럼
푸르게 출렁이는 섬
나의 사랑 울릉도
*추산(錐山)은 울릉도에 높이 치솟은 바위로 된 봉우리로 구멍이 뚫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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