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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태국,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 동남의 여행의 출발지이자 종착지

by 혜강(惠江) 2019. 1. 4.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

 

동남의 여행의 출발지이자 종착지

 

 

·사진 변종모 여행작가

 


 

야시장, 클럽이 불야성을 이루는 배낭 여행객의 성지,

작은 골목마다 마사지 가게, 맛집 많아 여행 피로 푸는 데 그만

 

 

 

 

01.동남의 여행의 출발지이자 종착지가 되는 카오산 로드.

 

   방콕이다. 그리고 카오산 로드다. 방콕과 카오산 로드는 한 몸이면서 전혀 다른 앞과 뒤가 있는 곳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동남아 여행의 모든 출발지가 되고 거의 모든 종착지가 되는 곳. 그곳에 다시 왔다. 여권에 찍힌 태국 도장은 거의 다 방콕으로 표기되어 있고, 다른 국경에서 넘어와도 나는 결국 방콕, 또 카오산 로드에 짐을 풀고 만다.
  지긋지긋하지만 지긋지긋하게 신나는 곳. 징글징글하다면서 그렇게 표현한 여행자 대부분이 꼭 다시 찾게 되는 곳. 마치 이곳을 거치지 않고서는 다른 세계로 갈 수 없는 듯. 그야말로 방콕은 여행자의 대합실이다.

 

카오산 로드, 하나의 골목에 모인 온 세상

 방콕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곳이라 함부로 정의하기 어렵고 설명하기는 더욱더 힘들다. 그래서 오랜 여행자들의 골목 하나만 소개하기로 한다. 짜오프라야(Chaophraya)강과 방람푸 운하를 끼고 있는 카오산 로드는 방람푸 시장 가까이에 자리한 곳으로, 저렴하게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다.
  예전에는 배낭여행의 종착지 또는 여행의 첫 시작점이 되어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어울려 같은 방향으로 흩어지기도 했다. 방법은 달라졌지만 지금도 여전하다. 많은 여행사가 몰려 있어 이곳에서 태국 어디든, 이웃 국가 어디든 갈 방법이 생긴다. 여행자가 구하고 싶은 것은 그곳에 다 있다.

 

 

02. 카오산 로드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왕궁

 

 

 카오산 로드가 만만한 이유는 부담 없이 즐길 거리가 많은 것 외에도 다양한 문화유적과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경 1~2Km 내에도 갈 곳이 너무나 많다. 우선 카오산 로드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은 동남아에서 몇 안 되는 다량의 소장품이 전시된 곳이다. 이곳에 태국 미술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걷는 모습의 불상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도보로 5분이면 왕궁(Grand Palace)과 왓 프라깨오(Wat Phrakaew) 즉 에메랄드 사원을 만날 수 있는데 역대 국왕들이 기거했던 왕궁과 왕실의 제사를 지내는 사원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사원의 본당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상, 에메랄드 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웃 나라 라오스의 비엔티안에서 가져온, 차크리 장군의 전리품으로 전해져오는 이 불상은 국왕의 수호신으로 숭배받을 정도며 참배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외국인과 내국인들이 방문하는 첫 관문이 되기도 한다.

 

밤이면 야시장이자 클럽 골목이자 카페촌이 되는 골목



 바로 근처에 있는 사원 왓 포(Wat Pho). 수많은 불두와 석상들이 모셔져 있는데 방콕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사원의 백미는 와불이다. 방콕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불상 앞에서 찍은 사진이 한 장 정도는 있을 것이다. 거대한 황금 불상(길이 45m, 높이 15m)이 누워 있는데 5m 길이의 발은 자개로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다.

 

 

 

03. 왓 포에 있는 거대한 와불, 5m 길이의 발은 자개로 정교하게 세공됐다.

 

 

 경내에서 담 너머로 보이는 사원은 왓 아룬(Wat Arun)이다. 이 사원은 짜오프라야강 건너에 있어서 대게는 카오산 로드의 방람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유람하듯 다녀올 수 있다. 왓 포 가까운 곳에도 선착장이 있다.


 아룬은 태국어로 새벽이라는 뜻으로 새벽 사원이라고도 불리는데, 동틀 무렵이나 일몰에 그 아름다운 빛이 최고조를 이룬다. 선착장 입구에서부터 멋진 경관을 느낄 수가 있어 방콕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원에 속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카오산 로드에 짐을 푼다면, 문화유적지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보다 카오산 로드 자체의 매력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모든 여행자가 카오산 로드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만만하고 편한 이 거리엔 간혹 여행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는 호객꾼들이 여행의 피로감을 올리기도 한다.

 태국 여행에서 가장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태국식 마사지일 텐데, 카오산 로드의 작은 골목에도 수많은 곳의 마사지 가게가 있어서 너나 할 것 없이 더운 오후나 이른 저녁에는 이곳에 누워 마사지로 피로를 푼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방콕에 오래 머물다 보면 체중이 저절로 늘어나기도 한다. 실제로 카오산 로드 주변의 음식점들이 한국 TV에 방영되면서 많은 한국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04. 밤이 되면 카오산 로드의 매력은 극에 달한다. 색색의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 야시장이자, 클럽 골목이자, 카페촌이 된다.

 

 

 밤이 오면 카오산 로드의 매력은 극에 달한다. 온갖 카피 제품들이 골목에 진열되고 색색의 전구에 불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진정한 골목이 된다. 야시장 같기도 하고 클럽 골목 같으면서도 카페촌이기도 하다. 최신 유행하는 음악부터 60년대 전 세계를 떠돌던 유행가들이 뒤섞인 밤. 시원한 맥주잔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그 밤에는 세상의 거의 모든 대륙의 사람들이 비슷한 처지로 비슷한 단어들로 여행을 채워 나간다.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환영받을 수 있는 만만한 곳 한 곳 정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거기가 바로 방콕일 것이며 카오산 로드가 될 수 있겠다. 거대하지도 넓지도 않은 골목 하나에 날마다 세상 모든 여행이 진행된다. 한 번쯤 그 골목을 걸었다면 자주 생각날 것이다. 그때마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그 거리의 모든 것들이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래도 걱정 없다. 방콕은 언제나 당신을 환영하고 카오산 로드는 오늘도 누구나 한 번쯤 쉬었다가 맥주 한잔하기에 부담이 없는 곳이니까.

 

PS. 카오산 로드의 나날들


 카오산 로드에 머물고 싶다면, 카오산 로드를 살짝 비껴간 곳에 숙소를 알아보는 것이 더 쾌적함을 보장할 수 있겠다. 카오산 로드 근처의 방람푸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면 태국 서민들의 일상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고 생각보다 다양한 곳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카오산 주변을 다 둘러봤다면 방콕 시내를 공략하거나 방콕 주변으로 나가는 일이 일반적인데, 모두 숙소에서 알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근교의 아유타야와 메끄렁 수상 시장 또는 파타야로 가거나 꼬창으로 잠시 다녀오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다.
 
변종모는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였다가 오래 여행자로 살고 있다. 지금도 여행자이며 미래에도 여행자일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서 한 번은 떠나게 될 것이니 우리는 모두 여행자인 셈이므로. 배부르지 않아도 행복했던 날들을 기억한다. 길 위에서 나누었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들을 생각하며, 그날처럼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등을 썼다.
 

 

                                                                   <출처> 2019. 1. 4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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