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소명을 이루는 과정서 그 단점이 귀한 자산이 돼 사람은 ‘장점’을 더 귀하게 여겨 자신을 개조하려 자존감에 상처 지금의 자기 모습이 최적 조건
예언자의 단점이 곧 자산
자신의 ‘소명(召命ㆍvocation)’을 생각해 본적이 있으신지. ‘부름(calling)’에서 비롯된 개념이며, 영어로 vocation은 직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하늘이 불러 이루고자 하는 인생의 과업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관찰한 네 명 예언자의 인생은 흥미롭다. 그들의 인생 경험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합하여 선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인생은 어떠할까? 혹 아모스처럼 사회의 불의에 이를 갈고 계시는 분이 있는지. 그 칼 버리지 말고 잘 갈아두시면, 언젠가 불의와 타락을 한 칼에 날려버릴 일에 쓰임 받을지 모른다. 너무 잘나고 자신감이 넘쳐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시는지. 자신감이 넘치시니 하는 일도 진취적으로 잘 하실 것이다. 나는 성격적 결함이 있어서 사회 부적응자이며 쓸모없는 인생이라고 말하지 마시라. 예레미야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예언자들의 일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인생의 장점이 아니 단점이 인생의 귀한 자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울한 예레미야, 당돌한 이사야, 콩가루 집안의 호세아, 욕쟁이 아모스 모두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쓰임을 받았다. 우리는 보통 인생의 미래를 위해 자기의 ‘장점’만을 귀하게 여긴다. 자기 인생에 닥쳤던 어둡고 암울한 경험은 저주라고 여겨 갖다 버리려고만 한다. 하지만 예언자들에게는 그 악몽이 사실 악몽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선을 이루리라
창세기의 요셉은 타고난 꿈쟁이였다. 그는 한 때 꿈 때문에 망했다. 어릴 적에 철없이 자기가 꾸었던 꿈을 떠벌리고 다니다가 형들에게 미움을 샀고, 결국 머나먼 땅 이집트에 팔려가 노예가 된 것이다. 얼마나 자기의 꿈을 원망했을까? 그러나 그는 이집트에서 다시 꿈을 해석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인생역전에 성공한다. 그의 꿈꾸는 버릇은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였던 것이다. 한 때 자신을 망쳤다고 여긴 꿈꾸기가 후에 자신을 살릴 줄은 요셉도 처음엔 몰랐을 것이다.
인생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계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의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개조하려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며, 자존감에 상처만 줄 수 있다. 위 예언자 중 단 한 사람도 자기 인생의 단점을 고치지 못했다. ‘있는 그대로’가 하늘의 소명을 이루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의 개성 또한 비웃을 필요 없다. 각 사람을 각기 난 그대로 하나님이 쓰셨기 때문이다.
과거는 묻지 말아야 하지만, 과거를 묻을 필요도 없다. 바울처럼 우리도 인생의 어느 한 정점에서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인생을 산 것이리라.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서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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