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젊어진 여의도공원, 정원박람회 놓치지 마세요

by 혜강(惠江) 2018. 10. 3.

 

여의도공원

 

젊어진 여의도공원, 정원박람회 놓치지 마세요

 

박순욱 기자


 여의도공원이 개장 20주년(1999년 1월)을 맞아 공원을 둘러싼 2.9km의 나무 외벽을 허물고 공원을 가리는 나무 가지들을 쳐내 바람길을 새로 내는 등 공원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더불어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공원 곳곳에서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려 총 95개의 정원이 시민을 맞고 있다. 행사기간 동안 토요일 포함 공휴일이 나흘이나 돼 여의도공원이 모처럼 가을햇살을 만끽할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11개의 푸드트럭이 공원 곳곳에서 운영되며 영화상영, 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공연도 덤이다.

◆ 개장 20년 맞아

2.9km 외벽 허물고 바람길 조성...공원 생동감 살아나

지금의 여의도공원이 조성된 것은 1999년 1월. 총 면적은 22만9000여 제곱미터로 약 7만평에 달한다. 여의도공원은 그동안 변신을 거듭해왔다. 1916년 일제에 의해 비행장으로 처음 만들어져 1922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인 안창남이 모국방문 기념비행을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아스팔트 여의도’라는 이미지에 ‘도전’하는 행사 중의 하나다. /연합


  1958년 비행장이 김포공항으로 이전하면서 1971년 활주로 자리에 ‘여의도광장’이 조성돼 국군의 날 행사, 대통령 후보 연설을 비롯한 대규모 행사와 자전거,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됐다.

 그러다 1999년 1월 최초의 서울형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생태의 숲, 문화의 마당, 잔디마당, 한국전통의 숲 등 4개의 주제공원을 만들어 숲과 문화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은 여의도공원은 그동안 서울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첫번째 지역적 특성이다. 여의도라는 섬에 위치하다 보니 서울시민들의 접근이 제한적이었던데다 그마저도 공원 인근에 대형아파트 등 주택가가 적어 집에서 걸어서 산책 나오는 시민들을 보기 어려웠다.

 낮에는 주변 오피스건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공원을 거니는 경우가 많지만 저녁 무렵에는 7만평 규모의 공원에 사람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낮에만 반짝 사람들이 모이고 아침, 저녁엔 오가는 사람들이 뜸하다 보니 ‘공원에 생기, 활력이 없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여의도공원을 ‘한국의 센트럴파크'라고 칭하는 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또, 다소 음침한 공원 분위기도 가족단위 나들이객의 외면을 받았다. 20년간 무성하게 자란 크고 작은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뤄 공원 내 시야와 가로등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 범죄발생 우려도 제기돼 시민들의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든 것이다.

지난 1일 기자가 가본 여의도공원은 ‘과거의 어두운 모습'을 많이 걷어낸 모습이었다. 한결 젊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의도공원관리소는 공원 개장 20주년을 맞아 개방감 확보를 통해 공원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개장 20주년을 맞아 여의도공원관리소는 나무 외벽을 모두 철거, 공원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서울시 제공


 우선 공원을 둘러싼 2.9km의 나무 외벽을 모두 제거했다. 공원 조성 때 만든 나무 펜스는 20년이 지나 낡기도 했지만, 그동안 공원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받아왔다. 지난 9월 공원 외곽을 둘러싼 20년의 벽을 모두 철거함으로써 이용 시민들이 12개 출입구뿐 아나라 어디서나 공원 안으로 진출입이 가능해져 공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두번째 변화는 크고 작은 수목들을 정리해 숲속 바람길을 조성하는 등 개방감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공원측은 최근 공원 경관을 해치는 불량수목과 고사목을 제거하고, 울창하게 자라 시야를 차단하는 나무가지도 잘라냈다. 여의도공원관리소 김영익 운영팀장은 "공원 역사가 20년 되다보니 빽빽하게 자란 수목들로 인해 음침하게 변한 공간 같은 안전사각지대를 최대한 없애 시민들이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재정비했다"고 말했다.

 

여의도공원 순환로 곳곳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산보객을 맞고 있다. /박순욱 기자

 

 여의도공원의 개방성 확대는 금방 효과를 보고 있다. 공원 외곽 벽을 철거한지 보름여만에 선선한 바람과 함께 이용시민이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는 게 공원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2.5km 산책로에는 이용시민들이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나 공원내 생동감이 넘치고 있다. 10월 들어 햇살의 따가움도 한층 꺾여 모자와 선글라스 정도만 준비한 산보객들이 많아 한결 공원의 여유를 더해주고 있었다.


◆ ‘비밀정원’ 같은 자연생태의 숲 등 4개의 주제정원

볼거리 지천에 널려

 여의도공원은 공원 외곽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도록 보행자용, 자전거용 순환로를 조성했다. 자전거길은 2.9km, 보행자용 산책로는 2.5km이다.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다.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는 대여소에서 빌릴 수 있다.

 공원 외곽 길을 걸어서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공원 안의 다양한 콘텐츠를 자세히 들여다보려면 공원 안을 천천히 걸어볼 것을 권한다. 여의도공원 안은 크게 자연생태의 숲, 문화의 마당, 잔디마당, 한국전통의 숲 등 4개의 주제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시민들에게 덜 알려져 가장 한적한 곳이 자연생태의 숲이다. 한강쪽에서 볼 때 제일 안쪽에서 위치한 탓에 여의도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주로 잔디마당이나 문화의 마당 근처에서 놀다 생태의 숲은 있는지조차 모르고 외면하기 일쑤라는 게 공원측의 설명이다. 

 

여의도공원 자연생태의 숲은 매주 일요일 생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1만평이 조금 넘는 자연생태의 숲은 ‘비밀의 정원’ 같은 장소다. 잣나무, 굴참나무, 벚나무, 구절초, 자귀풀을 비롯해 크고 작은 식물들이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고 지천으로 늘려있는 곳이다. 보행자들도 조성된 나무데크 길로만 다니도록 유도하고 있다. 10m 이상의 거목들이 하늘을 온통 가려 여기가 도심이라는 걸 잊게 해주었다.

 생태의 숲은 ‘인간의 관리’를 최소화하고 있다. 관리소측은 "썩은 나무가지도 보행자 안전에 큰 문제가 안되면 그대로 두고 있으며, 땅에 떨어진 도토리열매도 안 주워 다람쥐 밥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는 생태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생태의 숲을 나오면 만나는 광장이 문화의 마당이다. 문화의 마당과 그 옆의 잔디마당은 3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 메인 행사장으로 쓰이고 있어, 평소보다 훨씬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그득하다. 특히 예쁘게 꾸며놓은 소정원들이 많아 ‘좋은 사진 포인트'가 널려 있다. 평소에도 가장 붐비는 곳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서울정원박람회는 1~2회는 월드컵공원, 작년 3회에 이어 올해 4회 행사는 여의도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잔디마당 지나 한강과 가장 가까운 곳의 주제정원이 한국전통의 숲이다. 지당연못, 여의정, 사모정 등의 시설이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5분 정도 더 가면 여의도한강공원이 펼쳐져 있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밤섬철새조망대도 가깝다.



◆ 정원박람회 3~9일 여의도공원서 열려…

소풍을 주제로 95개 정원 조성

 올해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제는 소풍이다. ‘서울 피크닉'으로 정했다. 이상석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은 "시민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정원을 둘러보며 쉬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소풍을 올해 행사 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가장 설레는 날이 ‘소풍가기 전날’이라고 했던가. 박람회 개막 하루 전인 2일 다시 공원을 찾았다. 연이틀 여의도공원 나들이다.

 

3일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공원을 찾은 시민들. /뉴시스

 

 올해 박람회는 잠실야구장 면적의 8배 크기인 11만3000제곱미터의 부지에 신규정원 81개소와 지난해 조성한 14개소 등 총 95개의 정원이 마련됐다. 물론 국제규모인 순천만국가정원에 비할 수준은 못된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것만도 평소 정원가꾸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라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정원박람회 문화의 마당에 조성된 화려한 그늘막. /박순욱 기자

 

 

  올해 정원박람회 볼거리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국내외 유명 조경가 2인의 초청정원 2개소, ▲서울정원박람회가 배출한 정원작가와 자치구가 함께 만든 자치구정원 25개소, ▲정원, 조경 대표 기업에서 조성한 정원산업전 특화정원 7개소 ▲무대 단상을 없앤 메인무대(피크닉 스테이지)와 격식을 벗어버린 축제 같은 개막식 등이다.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동쪽 ‘C47 비행기전시관(상해 임시정부 요인들이 여의도비행장까지 타고 온 비행기와 같은 기종)’ 앞에 조성된 정원이 프랑스 벽면녹화의 거장 아모리 갈롱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린 버블' 정원이다. 다양한 화초류 화분들을 공중에 매달아 독특하게 꾸민 정원으로 녹색이 주는 건강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초청정원인 그린버블 정원. 프랑스의 아모리 갈롱 작품이다. 공중에 식물을 매달아 독특하게 꾸민 행잉가든(hanging garden) 형태다. /박순욱 기자 

 

 아울러, 국내 주택정원 분야 대표적인 전문가인 김용택 소장의 초청작품, ‘꽃밭-텃밭'도 눈길을 끌었다. 김 소장은 일상생활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일종의 피크닉으로 간주, 사람들이 정원에서 꽃도 기르고 채소도 재배해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원형의 정원을 선보였다.

 이밖에 정원용품 관련 업체 32곳이 부스 운영을 하고 있는 가든센터도 둘러볼 만 하다. 유럽의 다양한 홈 가드닝 용품과 인테리어 화분 등 정원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 잔디마당 메인무대는 매일 버블쇼, 버스킹 공연 열려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정원박람회를 찾은 가족들. /연합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잔디마당 메인무대는 정원음악회, 가든시네마 등 정원박람회의 주요 행사와 공연이 매일 열린다. 메인무대 앞 객석에는 야외용 소파들을 마련,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다. 8~9일 이틀동안 잔디마당 메인무대에서는 ‘아이와 함께 하는 정원체험’ 행사가 열린다. 식물활용 체험과 곤충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4일부터 9일까지 마술쇼, 버블쇼, 버스킹 공연 같은 다양한 문화소공연이 잔디마당 메인무대에서 매일 열릴 예정이다.

 작년 박람회 행사엔 68만명이 찾았다. 올해는 행사기간이 7일로 작년 5일보다 이틀 더 늘어나 주최측은 80만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원 내 카페형 편의점 3곳 외에 11대의 푸드트럭도 임시로 운영된다.

 여의도공원 가까운 전철역은 여의도역, 국회의사당역, 여의나루역이다. 주차장은 공원 옆 국회의사당 방면에 있다.  

 

<출처> 20118. 10. 3 / 조선닷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