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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양옥의 변신, 가정집 개조한 카페·책방… 아늑함에 반해 단골됐죠

by 혜강(惠江) 2018. 4. 25.



2층 양옥의 변신


가정집 개조한 카페·책방… 아늑함에 반해 단골됐죠


 강정미 기자 / 편집=섹션편집팀



취향 공유 '취향관'
음악·책… 주제별 살롱 대화의 장 열어주기도, 월간·시즌별 회원제 운영

책방 '유어마인드'
누군가의 서재에 온 기분, 독립출판물·아트북 등 쉽게 구할수 없는 책 많아

홈패브릭 '잼머' 쇼룸,

침실·거실·주방… 아기자기하게 꾸며,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도

베이커리 카페 '브래드랩'
아침마다 빵냄새 진동… 집의 따뜻한 느낌 좋아, 대문·담장만 없애


담 허물고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한 '2층 양옥'이 늘고 있다. 큰 대문과 마당이 있고 2층에 박공지붕과 난간 두른 전형적인 1970~80년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이 낡고 오래된 집들이 초고층 아파트와 빽빽한 빌딩숲 사이에서 향수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늑한 분위기에 누군가의 집에 놀러 간 듯한 색다른 기분도 들어 찾는 사람 많아지고 있다. 카페, 방앗간, 문화공간, 책방, 쇼룸, 미용실 등 다양한 쓰임새로 변신한 '색다른 집'으로 놀러 가봤다.


'취향'을 채우다

올 초 서울 합정동에 문 연 문화 살롱 ‘취향관’ 내부. 198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나무 바닥과 계단, 천장 등 낯익은 집 풍경을 그대로 살렸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담장도 간판도 없는 2층 양옥집 입구엔 '취향관'이란 문패 붙은 문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올해 초 서울 합정동에 문 연 취향관(02-332-3181)은 독특한 입구부터 이름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문화 살롱이자 사교 클럽'이라고 이름 내건 곳이다. "현대판 살롱을 만들고 싶었어요. 취향을 누구나 공유하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 말이에요." 고지현(32)·박영훈(32) 대표는 '지식인의 집' 같은 느낌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오래된 단독주택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1980년대 지어진 집 내부의 나무 바닥과 계단, 천장 등을 그대로 두고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에서 영감 얻은 컨시어지와 바(bar), 낡은 가구를 둬 아늑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호텔처럼 컨시어지를 만든 건 체크인을 하면서 생소한 공간 사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책, 음악 등 주제별 살롱을 운영해 대화의 장을 열어주기도 한다. 취향을 찾고 싶다면 취향가이드의 도움도 얻을 수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월간(12만원)·시즌(3개월·30만원) 멤버십이 있다. 현재 시즌 멤버십은 마감된 상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project-chwihyang.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위 부터)서울 연남동의 홈패브릭 브랜드 ‘잼머’의 쇼룸은 오래된 2층 양옥집을 활용해 침실, 주방, 거실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서울 연희동 2층 주택에 자리 잡은 책방 ‘유어마인드’에선 누군가의 서재에 들어온 듯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무로 된 벽과 바닥, 천장까지 옛 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서울 연남동 베이커리 카페 ‘브래드랩’.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유어마인드·강정미 기자



유어마인드(070-8821-8990)는 서울 연희동의 2층 양옥집에 자리 잡은 아담한 책방이다. 연희동 주택가의 평범한 2층 단독주택 건물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공간 '은는'에 입점해 있다. 2010년 홍대 앞에 문을 열었다가 지난해 이곳으로 옮겨왔다. 활짝 열린 대문을 통과해 마당을 지나고 철제 계단 따라 2층으로 오르는 길에선 막 꽃 피운 라일락 나무가 손님을 맞아준다. 2층 책방에 들어서면 커다란 창문이 먼저 눈에 띈다. 액자 같은 창밖 풍경과 나무로 만든 서가가 조화를 이룬다. 따스한 햇살 덕에 책방 분위기는 더욱 아늑하다.

유어마인드에선 국내 소형 출판사와 아티스트 개인이 제작한 독립출판물, 아트북 등을 판다. 직접 제작하는 서적도 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이나 취향에 맞는 책 구하러 일부러 찾는 사람이 많다. 대학생 손지현(23)씨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지만 누군가의 집, 서재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직접 제작한 제품부터 다른 브랜드의 천가방을 판매하는 '원모어백'도 책방 한편에서 만날 수 있다. 첫째·셋째 화요일 휴무, 오후 1시에서 8시까지.

서울 연남동 골목에 숨어 있는 홈 패브릭 브랜드 잼머(02-2256-7720)의 쇼룸은 비밀의 정원 같다. 1970년대 지어진 오래된 2층 양옥집과 아담한 텃밭, 정원의 조화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동화 같은 풍경에 다시 놀란다. 침실과 거실, 주방과 욕실까지 공간마다 패브릭 제품과 소품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내부에 오래된 천장과 나무 계단 등 옛집의 흔적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도 신기하다. 앞치마, 잠옷, 커튼, 침구 등 제품을 직접 보고 사려고 찾아오는 손님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은 편. 사진 찍으러 일부러 찾는 사람도 많다. 정수인(36) 대표가 직접 수집한 빈티지 소품과 인테리어 제품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구수한 빵 냄새, 향기 가득한 집



1.합정동 취향관. 담장도 간판도 없는 2층 양옥이 문화 살롱으로 변신했다. 2197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과 아담한 텃밭, 정원이 어우러진 서울 연남동 '잼머'의 쇼룸. 3 향기 전문 브랜드 '수향'의 서울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빌라수향'의 2층. 4 푸른색이 인상적인 빌라수향의 외관.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매일 아침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2층 양옥집이 있다. 197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 2층에 자리 잡은 서울 연남동 베이커리 카페 브래드랩(02-337-0501)이다. 나무로 된 오래된 현관문부터 바닥과 천장 등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집의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과 빵이 잘 어울리잖아요. 일부러 옛 모습들을 그대로 남겨뒀어요." 유기헌(50) 대표가 말했다.

없앤 건 대문과 담장뿐. 오래전 집주인이 심어둔 모과나무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 대표가 개인적으로 수집하던 빈티지 소품도 매장 곳곳에 비치했는데 원래 제자리인 듯 조화롭게 어울린다. 50~60대는 옛 추억 떠올리며 좋아하고, 20대는 어릴 적 할머니 집을 떠올리며 반가워한단다. 화학첨가물을 첨가하지 않은 건강한 빵을 만든다. 앙버터와 치아바타, 페이스트리, 우유 크림빵이 인기다. 월요일 휴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기도 전에 향긋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안쪽 골목에 자리 잡은 빌라수향(02-516-5518)은 향초와 디퓨저 등을 만드는 향기 전문 브랜드 '수향'의 플래그십스토어다. 고풍스러운 2층 양옥이 짙은 푸른색 옷으로 갈아입고 찾는 이들을 반겨준다. 1층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수향의 향에 취한다. 짙은 초록색을 배경으로 전시된 수향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심플하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수향의 대표 제품으로 핑크색 라벨이 사랑스러운 향초 33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쇼룸의 주소를 따서 만든 '이태원565'처럼 빌라수향의 주소를 따서 만든 시그니처 향 '강남8'도 만날 수 있다. 직장인 김주영(33)씨는 "집에 온 듯 아늑하고 편안하게 제품을 고를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외국인 손님도 많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따스한 햇살 즐기며 디퓨저, 홈스프레이, 왁스 태블릿, 차량방향제, 성냥 등 다양한 제품도 둘러볼 수 있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8시까지



[출처] 2018. 4. 20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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