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걷기 여행길
계절의 여왕 알현 가는 5월 걷기 여행길
제공=서울 뉴시스
5월에는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 22일 ‘부처님 오신 날’ 등 휴일이 즐비하다. 덕분에 가족·친구·연인과 들로, 산으로 나들이를 가기에 제격이다. 휴일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5월 안에는 가야 한다. 모처럼 임하신 ‘계절의 여왕’을 향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5월을 맞아 싱그러운 봄 날씨와 어울리는 ‘걷기 여행길’ 7곳을 선정했다.
점점 짙어지는 녹음 속으로 걸어가 보자. 몸도, 마음도 봄으로 물든다. 걷는 내내 중국산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따위는 걱정할 필요 없다. 청정 자연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비롯한 좋은 기운이 얼마든지 이를 막아준다. 걸을 때뿐이냐고. 아니다. 한참 걷고 집에 돌아오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 그 어떤 나쁜 기운도 막아낼 수 있다.
◇대부해솔길 1코스(경기 안산시)
안산 대부해솔길은 예부터 있던 오솔길과 해안가 길을 따라 대부도를 한 바퀴 돌며 바다 풍광을 감상하도록 조성됐다. 그중 대부도 관광안내소를 출발해 24시 횟집에 이르는 1코스가 이 길의 백미다. 푸른 바다와 너른 갯벌을 곳곳에서 만나고, 바다와 어우러진 빽빽한 해송 숲도 실컷 구경한다.
북망산(약 300m), 구봉도 구봉산(약 264m)과 낙조 전망대 등에서 영종도·인천대교·송도국제도시·시화호·서해 낙조 등을 감상하자. 북망산, 구봉산, 돈지섬 등 3개 산을 넘나들지만 야트막한 산길이라 다니기가 수월하다. 그래도 힘들면 구봉약수터에서 시원한 샘물을 마시면 피로가 바로 사라진다.
♣ 경로 : 대부도 관광안내소(방아머리 공원) ~ 북망산 ~ 구봉 약수터 ~ 개미허리~낙조 전망대 ~ 구봉 선돌 ~ 종현 어촌체험마을 ~ 돈지섬 안길
♣ 거리 11.3㎞, 소요 4시간, 난이도 보통
♣ 안산시 관광과 031-481-3406~9
◇안동 선비순례길 1코스 선성현길(경북 안동시)
안동호는 낙동강 상류 지역인 안동시 와룡면 협곡을 막으면서 탄생했다. 낙동강 수계 최대 인공 저수지다. 안동시는 호반을 따라 9개 코스로 이뤄진 총 91㎞ 걷기 여행길을 조성했다. ‘안동 선비순례길’이다. 길 이름에 걸맞게 서당, 서원, 향교, 고택 등을 만나고, 조선 중기 대학자 퇴계 이황(1501∼1570) 등 옛 선비들의 흔적도 접할 수 있다.
1코스 ‘ 선성현길’은 오천리 군자마을에서 시작해 코스 이름이 된 선성현문화단지를 거쳐 월천서당에 이른다. 군자마을 뒷산을 넘어 안동호반을 따라가는데 편안한 산길과 걷기 쉬운 데크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천유적지부터 과거 접근하기 힘들었던 안동호 수변을 따라가므로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특히 도산면 서부리에는 호수면 위에 길이 1㎞, 폭 2.75m 수상데크가 설치돼 물 위를 걷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 경로 : 군자마을입구 ~ 군자마을(오천유적지) ~ 군자마을 입구 ~ 보광사 ~ 선성현문화단지 ~ 안동 호반 자연휴양림 ~ 월천서당
♣ 거리 13.7㎞, 소요 4시간, 난이도 보통
♣ 안동시청 유교신도시진흥과 054-840-5840
◇대구올레(팔공산 올레길) 3코스 부인사 도보길(대구 동구)
팔공산 올레길 3코스 부인사 도보길은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산촌을 만날 수 있어 정겹고 마음이 푸근해지는 길이다.
이른 봄 벚꽃 터널이 이뤄졌을 용수동 팔공로 벚나무길을 걸어 팔공산 그림자가 물에 어린 수태지를 지나면 부인사다. 창건 연대와 창건자는 알지 못 한다. 그러나 예부터 사당인 선덕묘가 있는 것으로 서기 640년 전후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절로 추정된다. 매년 음력 3월 보름 마을 사람들과 스님들이 함께 선덕제를 지낸다. 이 절은 팔만대장경보다 무려 200년 앞선 991년 초조대장경이 제작돼 봉안되기도 했다.
부인사부터 종점까지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걷기를 참 잘 했다고 싶을 정도로 편하다. 고려 시대 불상으로 알려진 신무동 마애불좌상을 지나면 옛 마을이 나오고, 선비들이 강학하던 농연서당에 이른다.
서당을 거쳐 전원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곧 용수동 당산에 도착한다. 정월 보름날 새벽 마을의 평안과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이곳에서 제를 지낸 사연이 깃들었다. 이어 미곡마을의 푸른 들판이 펼쳐져 피로를 떨쳐준다.
♣ 경로 : 동화사집단시설지구 ~ 팔공산 순환도로 가로수길 ~ 신무동마애불좌상 ~ 독불사 ~ 농연서당 ~ 용수동 당산 ~ 용수교 ~ 팔공와송 갈림길 ~ 소연이네 에코농장 ~ 미곡동 입구
♣ 거리 9.8㎞, 소요 3시간30분, 난이도 매우 쉬움
♣ 대구녹색소비자연대 053-983-9798
◇진안고원길 11-1구간 감동벼룻길(전북 진안군)
평균 고도 300m쯤 되는 진안군을 흔히 ‘진안고원’이라 부른다. 진안고원길은 마을길·고갯길·숲길·옛길·논길·밭길·물길 등을 두루 걸으면서 진안군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100여 마을과 50여 고개를 지나며 마을과 마을의 문화를 이어준다.
그 가운데 11-1코스 감동벼룻길은 금강을 따른다. 과거 감동마을 주민들이 용담면과 안천면 등으로 가거나 아이들이 등교할 때 이용했다. 2003년 감동교가 놓인 뒤 이용이 뜸해졌다. 덕분에 양치류, 솔이끼, 야생화 등 식생이 더욱 건강해지고, 철새가 늘어나는 등 원시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게 됐다. 도로는 물론 인공 시설물 하나 없어 투박하고 순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 경로 : 용담체련공원 ~ 신용담교 ~ 섬바위 ~ 벼룻길 ~ 감동
♣ 거리 3.7㎞, 소요 1시간30분, 난이도 쉬움
♣ 진안고원길 063-433-5191
◇버그내 순례길(충남 당진시)
버그내 순례길은 당진 합덕읍에서 삽교천을 따라 이어지는 물길이다. 합덕 장터의 옛 이름인 ‘버그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길은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조선의 카타콤’이라 불리는 신리성지까지 이어진다. 대한민국 천주교 역사상 가장 많은 신자와 순교자를 배출한, 명실상부 국내 최대 천주교 성지를 걷는 길이다.
2014년 천주교회 최고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찾은 뒤 해마다 국내외 천주교 신자와 순례객이 찾는, 명실상부한 한국 대표하는 신앙과 힐링, 관광의 순례길이다.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받기도 했다.
♣ 경로 : 솔뫼성지 ~ 합덕제 ~ 합덕성당 ~ 합덕수리민속박물관 ~ 합덕농촌테마공원 ~ 합덕제중수비 ~ 원시장 원시보 우물터 ~ 무명순교자의 묘 ~ 신리성지
♣ 거리 13.3㎞, 소요 4시간, 난이도 쉬움
♣ 충청남도 당진시 문화관광과 041-350-3580~5
◇오리숲길·세조길 (충북 보은군)
‘속세를 떠난다(俗離)’는 뜻을 이름에 담은 속리산(1057m) 기슭에 오리숲길과 세조길이 있다. 문장대 가는 등산로 옆으로 새롭게 길을 닦았다.
오리숲길은 버스 터미널부터 법주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예부터 법주사를 찾는 스님이나 신도가 걷던 길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더위를 막아주고, 남한강 지류인 달천이 함께하며 더위를 식혀준다. 거리가 약 2㎞라 십리(약 4㎞)의 절반인 ‘오리’를 이름에 달았다.
세조길은 오리숲길이 끝나는 법주사 앞부터 속리산 등산로를 따라 세심정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조선 제7대 세조가 속리산을 수차례 다녀간 것에서 착안했다. 속리산 등산로이기는 하나 오르막이 거의 없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찻길을 피해 숲속으로만 걷게 되는데 울창한 침엽수림이 힐링하는 데 그만이다. 달천을 넘나들며 약 2.5㎞가량 이어진다.
문화재 입장료를 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법주사 관람도 하게 된다. 이 길의 1.2㎞가량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무장애 탐방로’다. 장애인이 다닐 만한 길은 비장애인에게는 아주 편한 길이다. 무장애 탐방로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할 이유다.
♣ 경로 : 속리산 버스터미널 ~ 오리숲길 입구 ~ 법주사 매표소 ~ 법주사·오리숲길 끝·세조길 입구 ~ 탈골암 입구 ~ 세심정 갈림길
♣ 거리 4.6㎞, 소요 1시간40분, 난이도 쉬움
♣ 속리산국립공원 043-542-5267
◇가야산 소리길(해인사 소리길)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은 홍류동 옛길을 복원하고 다듬어 홍류동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다.
가야산 국립공원 아래 팔만대장경을 모신 해인사와 그 아래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논두렁길, 소나무숲길, 민가 사이로 난 작은 고샅길 등 다양한 ‘길맛’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길에는 가야산 19개 명소 중 신라 말기 유학자 최치원(857~)이 말년에 수도하던 농산정, 칠성대, 낙화담 등 16개 명소가 자리한다. 누구나 쉽게 탐방(체험)하며 자연과 역사·경관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다.
5월이면 졸졸 흐르는 계곡물 따라 신갈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팝콘처럼 꽃을 틔우는 이팝나무 향이 진동한다. 걷는 데는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명소들을 지나다 보니 눈은 한창 ‘열일’할 수밖에 없다.
♣ 경로 : 대장경테마파크 ~ 소리길탐방지원센터 ~ 농산정 ~ 길상암 ~ 영산교
♣ 거리 6㎞, 소요 2시간30분, 난이도 쉬움
♣ 가야산 국립공원사무소 055-930-8000
<출처> 2018. 5. 5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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