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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충남 논산, 새콤한 딸기 따면서 봄기운 충전

by 혜강(惠江) 2018. 3. 16.


충남 논산


새콤한 딸기 따면서 봄기운 충전…

'물 위의 나무' 감상하며 호숫가 산책 어때요



논산 =강정미 기자



하우스 딸기 수확 체험
딸기 딸 때 '방귀 소리' 크면 클 수록 단 맛 강해
내달 논산딸기축제 열려

황산벌 전투 시간여행
계백의 충혼 깃든 유적지 무기 관련 유물 전시
백제군사박물관도 볼만

관촉사 은진미륵
고려초 승려 혜명이 만든 높이 18m 국내 최대 석불
파격적 생김새… 國寶승격

대문·담장 없는 명재고택
유학자 윤증 선생의 고택 선비들이 걷던 '사색의 길'
한옥스테이 이용할 수도

탑정호 산책
물속에 뿌리 박은 나무들 이색적인 풍경 연출
벚꽃 필 때 운치 절정에



탐스럽게 딸기가 익어가는 딸기밭에서 봄 향기가 진동한다. 딸기 산지로 이름난 충남 논산엔 매년 봄이면 농장마다 딸기 수확 체험이 한창이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결에 봄이 실려 왔다. 딸기의 달콤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왔다. 코를 자극하는 봄 향기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진동하는 봄 향기를 따라 충남 논산으로 떠났다. 딸기 산지로 이름난 논산에선 매년 봄이면 농장마다 딸기 수확 체험이 한창이다. 벚꽃 만개하는 4월엔 딸기축제도 열린다. 탐스럽게 딸기가 익어가는 딸기밭에서 입안 가득 달콤하고 새콤한 봄을 맛봤다. 초록빛 움트기 시작한 풍경도 눈에 담고 보니 어느새 봄이 곁에 와 있다.


직접 따서 맛보는 '빨간 맛'


3월부터 5월 말까지 딸기 수확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이루리농장. 수경재배로 간편하게 딸기를 수확할 수 있다(위). 논산딸기축제에서 딸기 비빔밥을 만드는 모습.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논산딸기축제 추진위원회

 
 딸기가 익어가는 농장은 입구부터 달콤한 향기로 가득했다.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로 가득한 하우스에 들어서니 침샘이 먼저 반응한다. 딸기를 따서 맛볼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검지와 중지로 '브이(V)자'를 만들어요. 두 손가락을 줄기 사이에 넣고 아래로 가볍게 툭 꺾어주면 됩니다." 논산시 가야곡면 왕암리 이루리농장(010-2225-7162) 정미정(43) 대표가 초보들을 위해 알려준 딸기 따는 법을 따라 딸기 수확을 시작했다. 처음이라 어설프던 동작도 너덧 개를 따고 나니 어느새 익숙해진다. 정 대표는 맛있는 딸기 고르는 팁도 알려줬다. "꼭지가 하늘을 향하면 잘 익은 딸기예요. 딸기 딸 때 나는 소리를 '방귀 뀐다'고 하는데 방귀 소리가 클수록 달아요."

 넓은 하우스를 오가며 잘 익은 딸기를 따서 맛봤다. 이루리농장에서 재배하는 딸기 품종은 '설향'. 입안에 터지는 봄 딸기의 향연에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직접 딴 딸기는 그 자리에서 실컷 맛볼 수 있다. 일정량은 케이스에 담아갈 수 있다. 요즘엔 고설식 수경 재배가 보편화해 딸기를 따느라 허리를 숙일 필요도, 발에 흙 묻을 걱정도 없다.

 논산은 전국 딸기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다. 논산 일대 딸기 농장에선 딸기 수확 체험을 3월부터 시작한다. 딸기의 생육 조건이 좋고 환경 제어가 가능한 시기가 봄이기 때문이다. 체험은 5월 말 늦은 봄까지 가능하다. 딸기는 봄이 제철이란 게 옛말이 된 요즘이지만 봄은 봄대로 딸기 맛을 즐기기 좋다. 천천히 자라 알이 크고 단 겨울 딸기와 달리 해가 길어 좀 더 빨리 자라는 봄 딸기는 새콤하다. 이루리농장의 딸기 수확 체험은 성인 1만5000원, 초등학생 1만2000원, 미취학 아동 1만원, 24개월 이하 무료다. 4~5월과 딸기축제 기간 가격이 조정된다. 딸기향 디퓨저 만들기(5000원), 딸기 화분 심기(5000원) 등 체험도 가능하다.

벚꽃 피는 4월에는 논산딸기축제(041-746-8387)가 열린다. 4~8일 5일간 논산천 일대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에선 딸기 무료 시식은 물론 딸기잼 만들기, 딸기 비빔밥 체험 등과 다양한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딸기 수확 체험 농장까지 무료 셔틀을 운행하며, 체험 비용도 1만원으로 조정된다. 딸기 수확 체험 가능 농가는 논산딸기축제 홈페이지(nsfestival.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사의 흔적 따라 시간여행


1 조선 숙종 때 학자 윤증 선생의 고택인 명재고택.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의 운치를 느끼며 사색하기 좋다. 2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국내 최대 석불 ‘석조미륵보살입상’을 만날 수 있는 관촉사. 3 황산벌 전투가 벌어진 논산 연산면 신량리 일대에 조성된 계백 장군유적지.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딸기로 봄기운을 가득 채웠다면 역사의 흔적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660년 황산벌에서 큰 전투가 벌어졌다. 계백이 이끄는 백제군과 김유신, 소정방의 나당 연합군이 맞붙은 싸움이었다. 계백이 이끄는 5000명의 결사대는 황산벌에서 네 번의 승리를 거두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 계백은 황산벌 전투에서 전사했고 백제는 멸망의 길을 걸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역사적인 전투 현장 황산벌이 논산시 연산면 신량리 일대다. 이곳에 계백장군유적지가 있다.

 계백장군묘와 그의 위패를 모신 충장사, 계백 장군과 오천결사대를 기리는 충혼공원, 황산벌과 유적지 일대를 볼 수 있는 황산루 등이 모여 있다. 역사의 현장에서 백제의 흔적과 계백 장군의 충혼을 잠시 떠올려 본다. 백제의 역사와 무기 등에 관한 유물과 전시를 볼 수 있는 백제군사박물관(041-746-8431)도 함께 들러보면 좋다. 월요일 휴관이며 오전 9시~오후 6시 개장, 무료 관람.


호수 위를 걷듯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탑정호수변생태공원.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면 탑정호의 운치는 절정을 이룬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백제를 지나 고려 시대의 유물을 눈에 담으려 관촉사로 향했다. 국내 최대 석불 인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이곳에 있다. 정식 명칭보다 '은진면에 있는 미륵불'을 뜻하는 '은진미륵'이라는 별칭이 더 유명하다. 높이가 18.12m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이 석불은 고려 초인 968년 나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조각 장인으로 손꼽히던 승려 혜명이 제작했다.

 은진미륵은 압도적인 크기만큼 파격적이고 대범한 생김새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몸에 비에 큰 얼굴과 손, 원통형의 보관 등 전체적인 비율이 맞지 않지만 투박하면서도 유려한 조각미를 발견할 수 있다. 찢어진 눈과 커다란 코는 온화한 인상을 준다. 독창성을 인정받아 1963년 보물 218호로 지정된 지 55년 만에 국보로 승격된다.

 지난달 13일 문화재청은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한 바 있다. 은진미륵 바로 앞에 보물 제232호 '관촉사 석등'이 서 있다. 석탑 앞에 놓인 배례석에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정교한 연꽃 조각이 선명하다. 역사적인 유물들이 가득한 고즈넉한 천년 고찰을 둘러보며 잠시 마음을 다스려보는 것도 좋다.


즈넉한 풍경 담고, 색다른 추억 쌓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맞으며 호수 따라 천천히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탑정호는 논산을 대표하는 호수이자 여행지다. 1944년 농업 용수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탑정호는 동서 길이 4㎞, 남북 길이 3㎞ 정도, 둘레는 27㎞에 달한다. 물 맑기로도 이름났고 철새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에서 시작된 산책로는 호수 위로 만든 데크길로 이어지는데 찰랑거리는 물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산책길 주변으로는 물속에 뿌리를 깊이 박은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이색적이다. 호수 주변에 조성된 '탑정호 소풍길'을 따라 나만의 여행 코스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4월 중순 벚꽃이 만개할 무렵 탑정호의 운치는 더욱 절정이다.

 고요함을 즐기며 사색하기 좋은 한옥도 있다. 조선 숙종 때 유학자 윤증(1629~1714) 선생의 고택인 명재고택(041-735-1215)이다. 대문도 담장도 없다. 사대부 집안의 가옥이지만 마을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자연스레 자연과도 어우러져 사시사철 고즈넉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고택에는 사색의 길이 있다. 옛 선비들이 걷던 길을 따라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4시. 윤증 선생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실내 공간 출입은 금지된다. 미리 예약하면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고택을 둘러볼 수 있다. 한옥 스테이를 운영해 고택에서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폐교한 초등학교 건물을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KT&G 상상마당 논산(041-734-6980)에서 보내는 하루도 특별하다. 2011년 논산시 상월면 한천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선 곳이다. 갤러리와 미디어실, 사진 스튜디오, 세미나실 등을 갖춘 문화예술교육센터와 캠핑 전용 공간인 아트캠핑빌리지, 디자인숍·카페·독서 공간이 함께 있는 아팅 라운지 등이 모여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아트캠핑빌리지. 예술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캠핑족들의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한 카페 겸 책방에선 따스한 햇살과 여유를 즐기기 좋다



[출처] 2018. 3. 13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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