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과 마음 달래줄 온천명소
차가운 세상, 따뜻한 네가 그리웠어
부산 박주영, 인천 최재용, 진안 김정엽, 예산 김석모 기자
부산 해운대엔 짭조름 해수온천… 열린 족욕장서 퇴근길 피로 싹
강화 석모도엔 15개 노천탕, 수평선 너머 아름다운 석양 감상
500년 역사 이어온 덕산 온천, 율곡 선생도 효능 책으로 소개
소설가 박완서의 단편 '겨울나들이'의 주인공은 무턱대고 홀로 나선 여행길에 온천을 찾아간다. '여지껏 악착같이 집착했던 내가 이룩한 생활을 헌신짝처럼 차 버리고 훨훨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여지껏 산 게 말짱 헛것이었다는 진실을 가르쳐 준 게 바깥의 황량한 겨울 날씨였던 것처럼 나는 어느 먼 곳의 겨울 풍경에 그리움을 느꼈다.'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날, 마음을 데워줄 전국의 온천이 기다린다. 온천에 요양 건물까지 들어서 복합 휴양시설로 변신 중인 곳도 늘어나고 있다.
◇ 폐업한 온천 활용해 요양병원으로
해운대 구청 앞의 ‘열린 온천 족욕장’
부산 해운대에는 해수욕장 말고 온천도 있다. 해운대구 측은 "해운대 온천은 짭짜름한 맛이 나는 해수(海水) 온천으로 신라시대 때부터 이름나 있었다"고 말했다. 해운대 온천탕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온천탕·온천폭포·객실 등을 갖춘 '해운루'가 등장하면서 대중탕 시대를 시작했다. 현재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10곳이 있다. 1920년대에 생겨 가장 오래된 '할매탕'의 후신인 해운대온천센터, 1961년에 생긴 송도탕, 물을 데우지 않아 굴뚝이 없는 청풍탕, 탕에 앉아 큰 창 밖으로 해운대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달맞이고개의 힐스파 등 전통 대중온천탕형부터 호텔식 고급 스파형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용 요금은 성인 기준 6000~1만5000원. 2015년 생긴 해운대구청 앞 '열린 온천 족욕장'도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족욕장은 주민, 관광객 등 누구나 찾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와 인접한 전남 화순군 북면 도곡온천 지구는 변신 중이다. 광주대학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도곡온천 '도곡원네스 스파·리조트'는 기존 6층 온천 건물을 리모델링해 물놀이장을 갖추고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화순군은 도곡온천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온천지구 건물의 용도 변경을 허락했다. 이 업체는 워터슬라이드·유아풀·성인풀 등이 들어선 실내 수영장과 각종 테마탕, 가족탕, 바비큐장, 객실 등을 갖췄다. 다만 물놀이 시설은 수리를 거쳐 오는 4월 재개장한다. 화순군 관광과 관계자는 "뜨거운 온천수에 몸만 담그는 단순한 시설로는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폐업한 온천 건물을 활용한 요양병원도 탄생했다. 지난해 8월 '비오메드 요양병원'은 5층 온천 건물을 병원 시설로 고쳐 개원했다. 이 병원은 "온천수가 쏟아지는 사우나 시설을 치료용으로 활용한다"며 "대중탕을 갖춘 특색 있는 요양병원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기는 인천시 강화군 석모도의 '석모도 미네랄 온천'에는 노천탕 15개가 있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멀리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는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어린이(4~7세) 6000원이다. 주변에 보문사, 민머루 해수욕장, 석모도 수목원과 휴양림 등이 있어 온천욕과 함께하는 하루 관광 코스로도 제격이다.
◇홍삼 거품으로 전신 마사지도
전북 진안 홍삼 스파에선 홍삼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을 내세워 물놀이형 온천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연평균 1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 진안의 대표 관광지다. 따뜻하게 데워진 돌의자에 앉아 목까지 차오르는 홍삼 거품으로 전신 마사지를 할 수 있다. 홍삼 엑기스를 넣은 탕에서 즐기는 수압 마사지도 인기다. 몸을 뜨게 하는 도구를 착용하고 물 위에 편안히 누워 수중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듣는 '사운드 플로팅' 공간에선 태아가 엄마 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충남 예산군 덕산온천 테마파크인 리솜스파캐슬의 야외 온천장. 한겨울 차가운 설경을 바라보며 뜨거운 온천수에서 몸을 풀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
<출처> 2018. 1. 8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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