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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부산. 경남

구례-거제, 봄바람 따라 떠나는 남녘 봄마중 여행

by 혜강(惠江) 2017. 4. 6.

 

구례-거제

봄바람 따라 떠나는 남녘 봄마중 '구례-거제'

 

스포츠조선 김형우 기자

 

 

 

 

*산중의 봄은 고로쇠 나무의 달달한 수액으로도 맛볼 수 있다. 사진은 지리산 피아골에 서식하는 고로쇠 나무가 수액을 토해내는 모습.

 

 반짝 꽃샘 추위가 찾아왔지만 봄기운이 대세다. 개구리도 겨울잠을 깬다는 경칩(6일). 이맘때면 우리의 몸과 마음도 생기를 원한다. 부드러운 훈풍이 스치고 지나간 잿빛 대지는 예외 없이 생명의 기운이 꿈틀댄다. 남녘의 지리산 자락에도 새봄이 성큼 다가왔다. 양지바른 계곡과 섬진강이 굽이도는 언덕배기에는 봄기운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산중에는 달달한 수액을 토해내는 '고로쇠'가 산골의 봄기운을 전한다.바닷가에도 부드러운 해풍이 봄을 실어 나른다. 한려수도의 초입 경남 거제엔 봄기운이 완연하다. 초봄, 거제를 찾으면 화사한 '봄꽃의 향연'과 '봄철 별미'라는 흡족한 여정을 맛볼 수가 있다. 지심도 숲에 핀 붉은 동백꽃이며 공곶이 바닷가의 노란 수선화는 거제의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에 다름없다.

 

 

고로쇠 수액 한 잔에 산중의 봄소식이 담겨 있다.


 

◆산중의 봄소식 '고로쇠'

 산중의 봄을 미각으로 맞는다! 산중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 전령사가 있다. '고로쇠'다. 하루가 다르게 부드러워진 봄바람 속에 맛보는 은은한 듯 달달한 고로쇠 한 잔에는 산골의 봄기운이 통째로 담겨 있다.

 고로쇠는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에 작은 구멍을 내고 채취한 수액이다. 뼈에 이롭다고 해 골리수(骨利水)로도 불린다. 해발 700∼1000m의 고지대에 자생하는 수령 30∼10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은 칼슘 등 미네랄 성분이 물보다 40배나 많아 골다공증, 신경통, 위장병, 피부미용 등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즈음 지리산 깊은 골에서는 고로쇠나무가 밤낮으로 달달한 수액을 토해낸다. 산골 주민들은 경칩을 전후 한 요즘 고로쇠 수액 채취로 분주하다.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직전마을도 고로쇠 산지로 유명하다. 주민들은 달짝지근하고도 말금한 고로쇠 수액이 봄맞이에 최고라고 자랑한다. 고로쇠 수액 한 잔에 우중충한 겨울 기분을 씻어 내고 활기찬 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로쇠 수액은 마시는 방법도 독특하다.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로쇠 수액 한 말(18ℓ)을 4∼5명이 밤새도록 마셔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떼문에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지리산 자락의 민박집, 리조트 등에서는 밤새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로쇠 약수는 따듯한 방이나 사우나 등에서 땀을 뺀 후 한 번에 다량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흑염소, 토종닭을 수액에 넣고 삶거나 미역국, 북어국으로 끓여 먹어도 좋다.



대표적 봄꽃으로는 동백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메모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함양IC-88고속도-남원IC-19번국도-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피아골.
경부고속도-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완주·순천고속도로-화엄사IC-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피아골/ 화엄사

◇고로쇠 맛보기=한화리조트 지리산에서는 지리산 해발 1000m 인근에서 채취한 고로쇠 약수를 판매하는 한편 '고로쇠 패키지'를 이달 말까지 선보인다. 호텔 객실과 조식 2인, 고로쇠 약수 4.3리터를 포함해 일반실 주중 10만 4000원, 주말 11만 9000원, 특실 주중 14만 4000원, 주말 15만 9000원. 이와 함께 배송비 포함 고로쇠 수액 18리터 6만 원, 4.3리터 4팩 6만 5000원, 2팩 3만 5000원을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

◇둘러볼 곳=지리산 자락에는 곳곳에 거찰이 자리하고 있다. 화엄사, 천은사, 쌍계사, 실상사, 대원사 등 사찰 순례를 하는 것도 좋은 여정이 된다.



이른 봄 공곶이에는 수선화가 만발한다. 3월초 부터 개화를 시작해 중순 이후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남녘의 화사한 봄꽃 소식

 거제의 대표적 봄꽃으로는 동백을 빼놓을 수가 없다. 동백은 선홍빛 두툼한 꽃송이와 짙은 초록의 잎사귀가 화사하고도 강건한 자태를 뽐낸다. 따라서 감상만으로도 건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거제의 동백 감상 포인트로는 학동, 지심도, 바람의 언덕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일운면 소재 지심도다. 지심도는 우리나라 유인도 중 원시에 가까운 숲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따라서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태곳적 신비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지심도를 다녀온 이들의 흡족한 이구동성이다.

 지심도는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 수종의 70%가 동백나무로 뒤덮여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이밖에도 후박나무, 소나무, 풍란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다. 따라서 섬의 주요 산책 코스 곳곳에 숲터널을 이루며 호젓한 오솔길이 펼쳐진다. 통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를 벗 삼아 느긋하게 섬전체를 둘러보는데에는 2~3시간이면 족하다. 겨울부터 선홍빛 동백이 고운자태를 뽐내지만 3월이면 지심도의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게 된다.

 지심도는 면적이 0.356㎢ 규모의 작은 섬이다. 조선 현종 45년에 15가구가 이주해 살았으며, 1936년 일제 강점기 주민들이 강제 이주됐고 이후 일본군 요새로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다. 지금도 일본군의 포진지, 방공호, 방향 지시석 등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역사 교훈의 장이기도 하다. 해방 후 주민들이 다시 이주해 현재 12세대 20여 명이 살고 있다.

 



공곶이 산책로는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거제도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특히 봄꽃구경이라면 더 그러하다. 거제시 일운면 소재 '공곶이 농원'이 그곳이다. 공곶이는 바다에 접한 산자락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보태니컬 가든으로 가꿔져 있다. 겉에서 보면 멀쩡한 산이지만 그 안에는 비탈진 계단식 밭에서 수십 종, 수천 그루의 꽃과 나무가 생장하고 있다. 이곳에 피어난 꽃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농장주 강명식(84)-지상악(80) 노부부의 값진 노력의 결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변변한 장비 없이 40여 년 동안 삽과 괭이만으로 4만여 평의 거대한 농장을 일궈냈다. 때문에 세련미 대신 인간의 땀 냄새가 솔솔 풍겨나는 곳이다.

공곶이는 수년 전부터 외지인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근자에 들어서는 산마루까지 찻길이 놓여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 공곶이는 입구에서부터 붉고 하얀 동백이 터널을 이루고, 비탈에 마련된 계단식 밭에는 수선화가 심어져 있다. 이달 중순이면 노란 수선화가 바다를 바라보며 고혹한 자태를 뽐낼 차례다.

3월초 농원의 양지녘에는 노란 수선화가 수줍은 듯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강명식 옹은 "날씨 상태에 따라 만개 시기가 약간 조정되지만 20일을 전후 해서 아주 볼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장 앞 몽돌 해변으로 나와도 운치가 있다. 한적한 해변에는 바람소리, 파도소리만 들릴 뿐이다.

한편 거제시에서는 최근 거제도 천주교 발상지인 공곶이를 아우르는 천주교순례길을 만들었다. 지세포~공곶이 끝자락 서이말 등대까지 4km 구간으로 공곶이의 또 다른 탐방 명물이 탄생한 셈이다.



도다리쑥국


▶거제의 봄별미

봄철 대표 어족으로는 도다리를 꼽을 수 있다. 남녘에서는 이맘때 싱싱한 도다리쑥국을 최고의 별미로 꼽는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내는 것으로 도다리와 봄쑥의 궁합이 환상이다. 야들야들한 도다리 살과 향긋한 쑥 내음이 함께 어우러지니 겨우내 돌아선 입맛을 되돌릴 법하다.

거제에는 도다리쑥국을 끓여내는 식당이 많다.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포구에 자리한 60년 전통의 평화 횟집을 비롯해 주요 포구에서 싱싱한 제철 미각을 맛볼 수 있다. 시세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1만~1만 5000원선(1인분)이다.

거제의 봄 별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봄멸'이다. 봄에 난 멸치라 해서 '봄멸'. 작은 몸집에 남해 바다의 싱싱한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어 월척이 부럽지 않다. 국내 3대 멸치 생산지로는 기장 대변, 남해 미조, 거제 외포를 꼽을 수 있다. 그중 거제 외포 멸치는 그 맛이 고소하고 육질이 부드러워 명품으로 꼽힌다. 싱싱한 멸치는 부드럽고 고소해 횟감으로도 그만이다. 특히 미나리와 양배추, 깻잎, 당근, 상추 등을 넣고 매콤한 초고추장에 무쳐 먹는 맛이 일품이다.

봄멸치는 3월 중하순부터 본격으로 선보인다. 멸치회를 봄나물에 싸먹는 장목면 외포 '양지바위식당'을 비롯해 포구 곳곳에서 멸치회를 맛볼 수 있다. 멸치회는 대략 3만(2인), 4만, 5만원 선.



멸치회


◆여행 메모

▶가는 길=◇서울~KTX~부산역-렌트카-거가대교-거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마지막 IC인 동통영 IC~거제~사등면 성포리 포구~공곶이 해안
◇지심도 도선운항(편도 20분소요, 뱃삯 왕복 1만 2000원 / 장승포항 지심도터미널(지심도 도선협회 055-681-6007)



 

[출처] 2017. 3. 5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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