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및 정보/- 북구(스웨,핀,노르)

'피오르의 진주'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by 혜강(惠江) 2016. 5. 20.

 

'피오르의 진주',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빙하가 빚은 대자연의 파노라마, 그곳에서 인간은 겸손을 배운다

 

 

 

◇예이랑에르의 플뤼달렌에서 내려다본 피오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짙푸른 바다, 하얀 눈의 암봉이 어우러져 웅장한 풍광을 빚어낸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인간을 압도하는 웅장한 자연미의 정수다. 1만년 전 녹기 시작한 두께 2∼3㎞의 빙하가 굴러 떨어지며 암봉을 파내고 뜯어 낸 협곡은 경외심을 느낄 정도로 장엄한 풍경을 빚어낸다.

  노르웨이의 4대 피오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예이랑에르 피오르. 노르웨이 사람들이 ‘피오르의 진주’라고 부르며, 2005년 노르웨이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예이랑에르 피오르가 빚어내는 ‘대자연의 경이’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예이랑에르라는 작은 마을의 절벽 위에 올라야 한다.

  노르웨이 중서부 내륙 안쪽에 자리한 예이랑에르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노르웨이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 19세기 후반까지 외부와 단절되어 있었고, 1869년 선교사를 실은 배가 도착한 게 바깥 세상과의 첫 접촉이다. 지금도 인구가 250여명에 불과하고 병원과 교회가 없어 매주 수요일에 한번씩 의사가 검진을 오고, 일요일에 목사가 들어온다. 이 오지가 피오르 덕택에 이제는 여름이면 160여척의 크루즈선이 찾는 세계적인 여행명소가 됐다.

  선착장을 출발한 미니버스가 가파른 바위산을 갈지(之)자로 힘들게 올라간다. ‘플뤼 달렌’이라는 전망 포인트에 서자,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예이랑에르 피오르의 짙푸른 바다와 크루즈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빌딩 크기의 크루즈선이 이곳에서는 성냥갑만 하게 보인다.

  협곡에는 아슬아슬한 수직 절벽이 서 있다. 그 바위 끝에 사람이 서자, 보는 이도 아찔해진다. 이곳에 실제 와 보지 않은 사람은 여기서 찍은 사진을 보면 십중팔구 ‘합성이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믿기지 않는 장면이 펼쳐진다.

  협곡을 내려온 버스는 선착장을 통과해 플뤼 달렌 반대편의 ‘이글 로드’를 올라간다. 원래 이름은 외르네베겐이지만, 독수리처럼 높은 곳에서 천하 비경을 볼 수 있다는 뜻의 ‘이글 로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조각도로 잘라낸 것 같이 빙하가 파낸 가파른 산면을 열한 구비나 돌아간다.

  이글 로드 전망대에 서자 플뤼 달렌에서의 전망에 버금가는 비경이 펼쳐진다. 탄성을 자아내는 비경을 수없이 보아 왔지만, 플뤼 달렌에서 내려다본 예이랑에르 피오르는 단연 발군이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앞에서 왜소한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더없이 차분해질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예이랑에르의 플뤼 달렌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피오르와 백야의 나라 노르웨이. 국토 대부분이 눈과 얼음, 바위로 뒤덮인 이 나라는 수십년 전만 해도 유럽 변방의 약소국이었으나, 지금은 북해 유전이 개발되며 1인당 국민소득이 6만달러에 육박하는 세계 최고의 부국이 됐다. 예전에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척박과 험지의 상징이었던 피오르와 백야도 이제 세계적인 여행 테마가 됐다. 피오르와 백야로 대표되는 노르웨이의 대자연은 장엄하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5월 하순 올레순에서는 오후 10시30분은 되어야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크루즈선에서 밤 11시에 맞는 석양

 

  예이랑에르까지는 보통 ‘피오르 여행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베르겐에서 ‘후티루틴’사의 크루즈선을 타고 출발한다. ‘노르웨이 북쪽’이라는 뜻의 ‘노르 노르겐’호를 타고 서해안을 거슬로 올라간다. 이 크루즈선을 타고 북쪽으로 이틀쯤 올라가면 백야를 만나게 된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북극권에 속한 노르웨이 북쪽 지방에서는 24시간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을 하지 무렵부터 수주 동안 목격할 수 있다. 대략 북위 66도 지점인 외르네스부터 북위 71도인 최북단 노르카프 사이에서다.

  중부 지방인 예이랑에르 주변에서도 5월이면 한밤에 해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밤 11시가 넘어야 해가 진다. 석양을 맞으려면 적어도 밤 10시30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노르웨이 서해안을 밤새 달려 온 배는 올레순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내륙 쪽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크루즈선 위에서 올려다보는 피오르 풍경도 예이랑에르 주변이 최고다. 카메라와 망원경을 꺼내 든 관광객으로 크루즈선의 갑판은 발디딜 틈이 없다.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도 시간을 내서 꼭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베르겐에서는 보통 플뢰엔산 전망대, 노르웨이 국민 음악가인 에드바르 그리그의 집,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브리겐 거리, 어시장, 베르겐 국립극장, 한자동맹 시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한자 박물관’ 등을 찾게 된다.

  그리그 집에서는 ‘트롤 살’이라는 작은 콘서트 홀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 200여석으로 규모는 작지만 무대 뒤편 창문 밖으로 그리그의 작업실과 바다가 펼쳐지는 멋진 공연장이다. 피오르가 보이는 절벽 중간에 마련된 그리그의 무덤도 눈길을 끈다. 플뢰엔산은 대개 푸니쿨라(케이블로 끄는 산악열차)로 오르내리게 되지만, 숲길을 천천히 걸어서 내려오는 재미도 그만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대서양과 베르겐 시내 전망이 어우러져, 산길을 걷는 내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로 가득 찬 올레순은 저녁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올레순

 

 

  예이랑에르 피오르의 입구인 올레순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04년 도시를 전소시킨 대화재 이후 아르누보 양식으로 석조 건물을 다시 지은 올레순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다. 예이랑에르 피오르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올레순의 건축물도 한몫을 했다. 도시 미관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올레순에서는 지금도 네온사인을 부착할 수 없으며, 간판도 사전심의를 통과해야 설치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악슬라산 정상의 전망대, 대화재와 도시 재건 과정의 자료를 모아 놓은 ‘아르누보 센터’, 1만여종의 어류를 관찰할 수 있는 ‘아틀란틱 해양 공원’, 바이킹 전통 통나무집 50여채를 전시해 놓은 ‘순뫼레 박물관’ 등이 올레순의 여행 명소다.

  늦은 저녁을 먹고 올레순 시내를 걸으니 밤 10시30분이 넘었는데, 올레순 앞바다의 피오르에 황홀한 석양이 드리워진다.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는 카약. 노르웨이 사람들은 긴 겨울을 보내고 맞은 5월의 봄을 이렇게 즐기고 있었다.

 

#절경이 펼쳐지는 돔보스 기차여행

 

 

  노르웨이에서 기차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험한 지형이어서 철로는 수많은 협곡과 터널을 지나고, 자연히 차창 밖으로는 기가 막힐 정도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올레순에서 버스로 2시간쯤 달려 도착한 온달스네스. 온달스네스역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돔보스역까지가 노르웨이에서 손꼽히는 기차여행 구간이다. 이곳에서는 바닷물이 들어찬 피오르가 아닌 빙하수가 흘러내리는 계곡을 만나게 된다. 5월의 노르웨이는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산 위에는 아직 하얀 눈이 남아 있지만, 계곡 주변은 연초록 신록으로 가득 차 있다.

 

  민들레가 피기 시작한 초원 위에서는 양떼가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다.  묵직하고 웅장한 피오르부터 화사한 햇살과 싱그러운 숲까지, 노르웨이는 이같이 다채로운 면모로 여행자의 가슴을 들뜨게 만든다.

 

 

여행정보

 

 

 

한국에서 오슬로, 베르겐 등 노르웨이 주요 도시까지 직항은 없으며, 암스테르담이나 프랑크푸르트 등을 경유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물가가 가히 살인적이다. 0.7ℓ짜리 생수 한 병에 5000원쯤 하고, 맥도널드 햄버거 하나가 1만6000원이 넘는다. 노르웨이 화폐 단위는 크론(kr). 1크론은 215원 정도. 주요 도시에서 그 지역의 여행카드를 구입하면 박물관 등 명소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식당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한글 여행정보는 스칸디나비아 관광청(www.stb-asia.com/02-773- 6421)에서 구하면 된다.

 

 

 

<출처> 세계일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