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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예천 회룡포, 한 폭의 동화 같은 육지 속의 섬

by 혜강(惠江) 2015. 4. 17.

예천 회룡포

한 폭의 동화 같은 육지 속의 섬

예천군 용궁면 회룡길 92-16,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950

 

 

 ·사진 남상학 

 

 

* 회룡대에 오르기 전 회룡포 전경이 그려진 안내도를 살펴보는 일행

 

 

천의 경치 좋은 볼거리는 단연 육지 속의 섬 회룡포입니다.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틀임을 하는 듯한 특이한 지형의 회룡포는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육지 속의 섬마을’입니다. 회룡포가 속한 용궁면의 ‘용궁’이란 지명은 조선 시대에도 사용된 것으로, 이곳은 과거 용궁현, 또는 용궁군이었습니다. 회룡포는 내성천의 용이 비상하기 위해 힘차게 몸을 휘감고 꿈틀거리며,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오를 듯한 기세를 보이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회룡포는 원래는 '의성포'로 불리었는데
이웃한 의성군에 속하는 지명으로 착각할 것을 우려해 회룡포로 바꿨다고 합니다. 의성포의 유래는 곡류하는 내성천에 의해 기묘하게 이루어진 지형이 의로운 자연환경을 이루었다고 해서  ’의’ 자와 내성천의 ‘성’ 자를 따서 ‘의성’이라 하고, 삼면이 강변이나 개천이 끼어 있다 해 물가를 의미하는 ‘포’ 자를 합해 ‘의성포’라 명하였다고 합니다.

 

* 회룡대로 오르는 계단 옆으로 시를 적은 푯말이 있습니다 * 

 

 

 정말 이곳 강변은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합니다. 인근 비룡산은 숲 속 등산로와 원산성, 봉수대 등 역사적 정취가 숨 쉬는 자연공원으로 산책과 등산코스에 이곳만큼 적합한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 산에는 통일신라 시대의 운명선사가 세운 천년고찰 장안사가 산 중턱에 있으며 이 사찰의 뒷산에 올라가면 팔각정의 전망대가 있어 회룡포 마을의 절경이 한눈에 들여다보입니다.   2000년도에 방영되었던 KBS 인기드라마 『가을동화』의 초기 배경이 이곳 회룡포와 용궁면 소재지로 하여 촬영되었기 때문에 그 후 회룡포에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기 전 회룡포의 전경을 보기 위해 비룡산 입구에 있는 장안사를 거쳐 제1전망대 격인 회룡대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차를 주차해 놓고 올려다 보니 장안사는 천상의 정기 서린 곳에 비룡(飛龍)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서 있었습니다.

 

안사의 모습은 천 년 신라에 학이 춤을 추듯 뭇 봉우리들이 힘차게 굽이치고, 구름을 담아 놓은 듯 비룡이 꿈틀거린다는 비룡산(飛龍山)의 모습을 닮아 있었습니다. 

 

 * 장안사는 비룡산 중턱 천상의 정기 서린 곳에 비룡(飛龍)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서 있습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국태민안을 염원하여 전국 세 곳의 명산에 장안사를 세웠는데, 예산 장안사, 양산 장안사와 함께 국토의 중간 지점인 이곳 용궁면 용궁리 비룡산에 장안사를 세웠다고 합니다. 13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고찰이지요.  전망대는 장안사를 뒤로 하고 용주팔경 시비의 오른쪽 산길을 따라 1.3km 정도 올라면 나옵니다.

 

제1 전망대(회룡대)에 오르기까지 계단 양옆으로 유명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를 음미하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지요.  드디어 회룡대에 올랐습니다. 장안사와 더불어 장안사 뒷산에서 내려다보이는 회룡포는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유명한 자랑거리입니다.  회룡대가 있는 비룡산 지역은 강변 쪽으로 경사가 매우 급해 주변의 경관을 장쾌한 파노라마처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전면에 확 트이는 시야 속으로 회룡포의 전경이 들어왔습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비경은 눈을 의심할 만큼 신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의 조화라지만 기실은 신이 만든 작품이지요.

  회룡포를 자세히 살펴보면
해발 약 60m 안팎 되는 곳에서
상류로부터 남서 방향으로 직류하던 내성천이 S자가 좌우로 뒤집힌 모양(Ϩ)으로 휘돌면서 감입곡류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며, 이후 내성천은 다시 크게 반시계방향으로 휘돌아 흐르면서 낙동강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맑은 물이 휘돌아 나가는 넓은 강가는 비단을 깔아놓은 듯 보입니다. 최대식 시인의 시 <회룡포>가 떠오릅니다. 

    심장의 디딜방아 소리

    태고의 낙동강으로 회귀하고

    태극 회돌이에 머문 눈길

    용암처럼 이글거린다

 

 

강물이 휘돌아 가는 곳은 십중팔구 `회’자가 붙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이 하회가 아닐까요? 돌아드는 것은 단지 강 구비만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생명이 그러할 것이니, 사람의 욕심이 이를 어지럽게 합니다. 

 

 

 * 회룡포는 물이 휘돌아 나가는 가운데 육지 속의 섬처럼 자리잦고 있다(위), 섬으로 통하는 다리가 인상적이다(아래). *

 

 

  팔각정 안에는 고려 시대의 문관이며 재상이었던 이규보(李奎報)가 장안사에 머물면서 장안사에 대해 쓴 시가 걸려있습니다. 이규보는 이곳 장안사에 오래 머물면서 글을 지었으며 만년에는 불교에 귀의했다고 전해 집니다. 또한 이 지역의 많은 인물들이 이 장안사 도량에서 원(願)을 성취하고 밖으로 역량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회룡대를 지나 비룡산 등산로를 따라 사림재 쪽으로 향하는 길에 제2전망대인 용포대가 나옵니다. 회룡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점으로는 회룡포 북서쪽, 비룡산 부근의 회룡대와 서쪽의 해발 235.6m 고지 남쪽의 용포대 그리고, 남쪽의 사림봉 전망대 등 세 곳이지만 회룡대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주변전망이 그 무엇보다 절경입니다. 박영교 시인의 <회룡포 마을>의 시입니다.

    낙동강 긴 물줄기

    굽이쳐 돌아가는

    물무늬 짙은 그늘 바람소리 외려 운다

    비룡산 둘레길 산행

    용추팔경 시비 앞에 선다

 

    내성천 휘감아 도는

    능선 따라 소나무 숲길

    장안사 큰 부처님 석탑도 앉아 있고

    회룡포 돌아 나오는 물소리

    오솔길로 훤하다 

  이 멋진 장관의 대상을 실제로 체험하기 위해서는
다시 내려와 회룡포 마을로 향하는 내성천을 건너야 하겠지요. 임시 가설판의 구멍에 물이 퐁퐁 솟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뿅뿅다리’는 새로운 명물이 되었지요. 뽕뽕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내성천을 건너 학교를 다녔답니다. 

 

 

* 회룡포를 조망하기 제일 좋은 회룡대입니다 *



  뿅뽕다리를 지나고 나서 만나는 실제 마을 내 풍경은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과 견주기 때문인지 다소 평범해 보입니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금천이 남쪽과 서쪽으로 흐르고 비옥한 농경지가 잘 형성되어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룡포마을에는 7, 8년 전만 해도 20여 남짓 가구가 살았으나, 모두 도회지로 떠나고 지금은 9가구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마을은 논밭까지 합쳐 5만 평 정도이며 한 바퀴 도는데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곳이니 마치 동화 속 마을이나 다름 없지요.  우리 일행은 마치 동화 속 '육지 속의 섬'을 둘러보고 서둘러 예천의 또 다른 모습을 위해 장소를 옮겼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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