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휴휴암(休休庵)
몸도, 마음도 쉬어가고 싶은 바닷가 암자
글·사진 남상학
* 7번 국도 옆에 휴휴암을 알리는 표지목이 선명하다.
강원도 양양군 현암면 광진리 1번지, 강릉에서 속초 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약 40여분 달리다 보면 바닷가에 자리한 작은 암자 휴휴암(休休庵)을 만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쉬고 또 쉬는 절'답게 세상 모든 시름과 번뇌를 내려놓고 몸도 마음도 쉬고 싶은 곳이다.
1997년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로 창건된 암자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다. 99년 바닷가에서 누운 부처 형상의 바위가 발견 되면서 유명해져 불자들의 발길이 늘었다. 그래서 당초 묘적전 한 채이던 것이 비룡관음전, 요사채, 종무소, 종루 등이 들어섰다. 묘적전에서 바닷가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서면 절집에서 가장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휴휴암은 1997년 홍법스님이 이곳에 묘적전이라는 암자를 짓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 지 4년째 되던 해, 무지개가 뜨는 해변에 누워 있는 바위 형상이 불도에 경진하고 있는 스님에 관세음보살상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넉넉한 몸피의 달마상도 닮았다. 그의 얼굴에 어린 미소는 때론 환하게 보이지만, 조금만 방향을 빗겨 바라보면 세상을 조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휴휴암 암자의 각종 시설들
- 모래사상 바로 위엔 민박을 하는 집(붉은 지붕)이 두 채 있다.
와(臥)불상 우측에는 관세음보살상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의 거북바위와 선명한 발가락 모습의 발 모양 바위, 그리고 손가락을 가만히 말아 쥔 모습의 주먹바위 등 휴휴암의 너럭바위는 인간의 상상(想像)으로 마음의 절 하나쯤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은 곳이다. 이런 사실이 유포되면서 많은 불자와 관광객들이 이곳 휴휴암에 몰려들기 시작했고 기도와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암자이기도 하다.
- 암자 아래 바위는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관세음보살상, 달마상, 발바닥, 거북 등의 모습으로 보인다.
휴휴암에 펼쳐진 풍경은 그대로 휴식이다.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100평 남짓한 너럭바위인 '연화대'가 나온다. 연화대로 내려서자 절집을 명소로 만든 해수관음 와불상이 절벽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작은 절과 이어진 너른 바위는 바다 물위 평상(平床)처럼 펼쳐져 있다.
너른 바위를 호위하는 듯한 주변 바위들의 각종 형상은 방문객의 작은 탄성을 끌어낸다. 그런가 하면 절 아래 아늑한 앞마당 같은 모래사장은 맨발로 걸어가 그대로 드러눕고 싶어진다. 온갖 세상 풍파와 시름을 떨쳐내고 몸도 쉬고 마음도 쉬고 또 쉬면서 기도하고 싶은 곳이다.
- 휴휴암 아래 해변의 너럭바위인 영화대
암자 아래 모래사장으로 내려오니 대형수족관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수족관 안에는 싱싱한 물고기 대신 넙치 등 치어(稚魚)와 애기거북이 가득하다. 방생용으로 팔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이유로 언제부터인가 이곳 바위 근처에는 우럭과 놀래미, 황어 등 많은 물고기가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또 물결이 찰랑거리는 너럭바위에는 파래 등 해초가 물결에 따라 넘실거린다. 너럭바위 초입에는 아낙네 둘이 이곳 바다에서 딴 듯한 미역과 톳을 그릇에 담아놓고 관광객을 부른다.
또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바다는 경이롭다고 한다. 바다를 가득 채우는 빛은 부유하듯 흔들거리며 바다와 한 몸체를 이루리라. 그런 시간 너럭바위에 서 있으면, 그대로 바다 위에 떠있는 느낌릴 텐데, 사간이 없는 나그네는 여기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시간의 여유가 있어 숙박을 원한다면, 허름하긴 하지만 이곳 모래사장 바로 위 민박집(033-671-0093)에서 묵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집 마당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장관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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