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양양~강릉 7번국도 따라가는 ‘새해맞이 여행’
장엄히 솟는 태양과 기세등등 겨울파도,
황금빛 동해서 힘찬 스타트!
문화일보 양양·속초·강릉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일출 직후 양양의 해안으로 밀려드는 거친 파도 위로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양양 바다의 파도는 다른 동해안의 파도와는 사뭇 다르다. 먼 해안부터 일제히 일어서서 밀려오다가 한쪽부터 규칙적으로 무너진다. 첩첩이 봉우리로 이어진 산맥처럼 일어선 파도가 양양의 해안으로 차례로 밀려들면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일출의 장관 못지않다.
▲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 마당에서 만난 일출. 오래된 소나무를 거느린 의상대를 배경으로 해가 솟는다. 딱 맞는 자리에 딱 맞는 것들이 그림처럼 배치된 풍경이다.
▲ 이즈음 양양의 포구마다 지천인 도루묵. 수도루묵은 이렇게 꾸덕꾸덕 말렸다가 구워 먹거나 조려 먹는데 100마리에 1만 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 강원 인제에서 양양으로 이어지는 한계령 초입의 설경. 이쪽에는 눈이 워낙 잦아 이런 설국의 풍경쯤은 일부러 겨눠서 찾아가지 않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제 곧 한 해가 저물면 새날이 시작됩니다. 떠나보내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시간을 맞는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지만, 사실 한 해를 시작하는 여행에서 ‘장소’는 큰 문제가 아닐 듯합니다. 해야 어디서든 지고 또 뜨는 법. 어제의 해가 오늘의 해와 다를 리도 없습니다.그곳이 어디가 됐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의 순간을, 한 해를 다시 시작하는 감격을 누구와 누리느냐는 것이겠지요. 붉은 여명을 뚫고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아침 해의 기운을 받을 때보다는 함께 발을 동동 구르며 해돋이를 기다리던 가족들과 뜨거운 밥과 국을 앞에 두고 둥글게 둘러앉았을 때 한 해를 살아갈 희망과 용기가 더 불끈 솟는 게 아닐까요. 신년의 해맞이 여행으로 ‘겨울 여행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강원 양양군을 중심으로 북으로, 혹은 남으로 7번 국도를 따라 동해안을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 눈 쌓인 한계령을 넘어서 동해로 가다
동해 북부 해안으로의 여정이라면 그 여행은 설악과 대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구룡령,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 북부 동해안 쪽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눈 덮인 설악과 오대가 버티고 선 험한 고갯길을 넘어야 했다. 겨울이면 잦은 폭설로 자주 두절되곤 했던 험한 고갯길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미시령 아래로 인제에서 속초를 단번에 잇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미시령 터널)가 개통되면서 이런 고갯길들은 모두 ‘과거형’이 되고 말았다. 험준한 산자락을 타고 넘는 오래된 고갯길은 예나 지금이나 빼어난 경관을 품고 있지만, 이제 여행자들은 십중팔구 터널의 속도와 편리함을 택한다. 특히 눈길이 미끄러운 겨울철에는 더 그렇다.
이쯤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추억을 더듬어보자. 설악의 한계령은 미시령에 터널이 놓이기 전에 동해안을 찾아가던 여행자들에게는 ‘경계’와 같은 곳이었다. 구룡령은 너무 길었고, 미시령은 툭하면 통제됐으니 한계령 말고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한계령은 여행자들에게 단순한 고갯길의 의미 그 이상이었다.
한계령의 이쪽이 일상의 공간이라면, 그 고개 너머 쪽은 여행의 공간이었다. 한계령 정상에서 ‘이동의 시간’은 비로소 ‘여행의 시간’이 됐다. 한계령은 말하자면 번잡스러운 일상의 ‘속계’와 그 너머 자유의 ‘선계’를 가르는 지점이었던 셈이다. 다들 한계령 정상의 휴게소에 차를 대고 설악의 협곡 사이로 굽이치는 도로를 내려다보면서 여행의 기대와 흥분을 느끼곤 했다.
단언컨대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는 겨울에 가장 아름답다. 한계령 고갯길의 인제 쪽 초입의 설경은 가히 황홀하다. 눈 내린 직후나 상고대가 피어나는 이른 아침이면 나뭇가지마다 달라붙은 얼음꽃이 설악의 기암과 어우러져 동화 속 세상을 그려낸다. 차 안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길은 흔치 않다.
겨울 한계령을 차로 넘는 건 평상시라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눈이 내린 뒤에도 한계령을 넘는 길은 다른 어떤 도로보다 제설작업이 신속하고 깔끔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테면 이런 때다. 먼저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 조금이라도 눈이 쌓여 있다면 단념하는 게 좋다. 잦은 제설작업에도 길에 눈이 남아 있다면 그건 직전에 내린 눈임에 틀림없다. 미처 제설이 시작되기 전이란 얘기다.
눈발이 흩날릴 때도 위험하다. 산 아래쪽에 한두 송이씩 눈이 날린다 해도 고갯마루에는 폭설이 쏟아지고 있는 경우가 적잖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눈이 내리고 나서 제설이 말끔히 됐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 때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바람을 타고 도로 군데군데 쌓이는데, 깨끗하게 제설된 도로를 방심하고 달리다가 이런 구간이 나타나면 미끄러지기 쉽다. 기온이 급강하하는 날에는 예외없이 바람이 거세지니 이런 때는 한계령 넘기를 단념해야 한다.
# 연암 박지원, 1만 냥의 월급을 경관으로 받다
인제에서 한계령을 넘어서면 곧 양양 땅이다. 내로라 하는 관광지인 속초와 동해 북부의 중심도시 강릉 사이에 끼어있는 양양은 쇠락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속초나 강릉은 고층 건물과 리조트가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고 있지만, 양양읍의 풍경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의 모습 그대로다. 지금의 모습에서 연상하기란 쉽지 않지만 과거 양양은 강원도의 명실상부한 중심이었다. 한때 강원도는 원양도 혹은 강양도라고 불렸다. 원양도는 원주와 양양을, 강양도는 강릉과 양양을 합쳐 불렀던 이름이다. 원주와 강릉은 들고 났지만, 양양만큼은 이름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셈이다.
양양은 조선 태종때 도호부가 설치됐을 정도로 위세가 당당했다. 양양은 단순히 행정적인 기능만 했던 건 아니었다. 설악의 정수리인 대청봉을 등 뒤로 두고, 앞으로는 동해의 푸른 바다를 내다보고 있는 양양은 예로부터 빼어난 경관으로도 이름이 높았다. 양양이 지닌 경관의 아름다움을 말하자면 연암 박지원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양양 부사로 부임했던 연암이 임기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가 다른 지역의 전직 부사들을 모아 모임을 가졌다. 지금으로 치자면 전직 도지사와 시장, 군수들의 모임쯤이었다. 전직 관료들은 이야기 끝에 서로 재임시의 월급(녹봉)을 비교했다. 대부분 한 달에 받는 월급이 2000∼3000냥 내외였는데, 연암은 “나는 1만3000냥을 받았다”고 했다. 모두 부러워하자 연암은 “3000냥은 돈으로 받았고, 나머지 1만 냥은 양양 땅의 경관을 돈으로 환산해보면 그렇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게 연암의 이른바 ‘경관 녹봉론’이다.
‘택리지’를 쓴 이중환도 양양 땅을 두고 한마디 안했을 리 없다. 양양의 낙산사, 의상대를 비롯해 동해안의 정자 네 곳을 두루 살피고는 “그 안에 들어간 이는 황홀해지고 하늘로 날아오른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이 지역을 한 번이라도 거친 이는 저절로 딴사람이 되고 10년이 지나도 얼굴에 산수의 기상이 서려있게 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옛 사람들의 다소 호들갑스럽다 싶을 정도의 찬사의 중심에는 양양의 낙산사가 자리 잡고 있다.
# 의상대, 여백의 수묵화에 그려진 간결한 그림
양양의 낙산사는 신라 화엄종을 일으킨 의상대사가 관세음보살을 만나 창건했다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관음도량이다. 몽골군의 침략과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의 전란을 거치며 수차례 파괴와 복원이 되풀이되면서 법맥을 이어오다가 지난 2005년에는 산불로 원통보전을 비롯한 전각들이 다 불타기도 했다. 많은 전각들이 불에 타고 국보였던 동종까지 녹아 내렸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불로 폐허가 되면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켜 국가적인 복원 불사가 이뤄졌다는 것. 두 차례에 걸쳐 본격적인 발굴이 이뤄졌고, 조선 정조 때의 김홍도가 그린 18세기 후반의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그 결과, 화재 이전에 강원도 유형문화재였던 낙산사 일원은 2007년에는 명승으로 지정됐고 2009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해 사적으로 대접 받고 있다.
복원된 낙산사는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홍예문을 지나서 전면으로 펼쳐지는 원통보전 영역, 바다에 접한 홍련암과 의상대 및 공중사리탑과 해수관음상으로 이어지는 해수관음 영역, 그리고 이 두 영역의 중간에 있는 보타의 영역이다. 낙산사의 전모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자리는 의상대 앞의 공양간 자리. 여기 서면 관음을 주제로 펼쳐진 낙산사의 3개 영역이 한눈으로 다 조망된다.
낙산사에서 동해의 일출을 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는 바다를 끼고 있는 해수관음 영역. 의상대사가 동굴 속으로 들어간 파랑새를 쫓아 석굴 앞 바위에서 기도하다 붉은 연꽃 위의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세웠다는 홍련암은 2005년에 바로 앞의 요사채가 전소됐음에도 다행히 무사했다. 의상대사를 기리기 위해 1925년 바닷가 바위벼랑에 세운 의상대와 의상대 주위에 똬리를 틀고 자란 소나무 서너 그루도 용케 화마를 피했다.
해수관음 영역 중에서도 홍련암 앞의 손바닥만 한 마당이 일출을 감상하는 명소로 꼽힌다. 여기 서면 의상대가 올라선 벼랑을 근경(近景)으로 두고 멀리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만날 수 있다. 해가 수면 위로 막 떠오를 때의 감격도 좋지만, 일출 전 해가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여명의 시간 쯤에 먹빛의 의상대 너머로 새파란 여명 속에서 붉은 기운이 차츰 번져가는 모습도 못지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바다의 색감을 돋보이게 하는 건 우람한 소나무 사이의 정자 의상대다. 의상대는 그 안에 들어 바깥을 보는 풍경도, 물러서서 배경이 돼서 스스로 경관이 되는 모습도 훌륭하다. 여백으로 충만한 수묵화 속에 간결하게 그려진 그림처럼 딱 맞는 제자리에 서있다는 얘기다.
# 일출, 가족의 뜨거운 연대를 확인하는 일
북쪽의 속초나 남쪽의 강릉도 그리 다르지 않지만, 양양에는 너른 백사장이 펼쳐지는 해변이 곳곳에 있다. 대충 헤아려도 스무 곳 안팎이다. 낙산 해변에서 강원지역의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남애항 너머까지 100여 리에 이르는 해안 어디서나 일출을 만날 수 있다. 겨울 동해안에서는 해가 수평선을 차고 오른 직후에 백사장으로 연이어 겹쳐지는 겨울 파도가 겹치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일출에 시선을 뺏겨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서 그렇지, 첩첩이 겹쳐진 산의 능선처럼 밀려드는 겨울 파도가 막 떠오른 햇빛에 붉게 달궈지며 포말로 부서지는 모습의 장쾌함도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굳이 하조대와 남애항, 죽도정 등 해안 경관으로 이름난 명소가 아닌들 어떨까. 양양 해안에는 와불 형상과 거북 형상의 바위로 유명한 휴휴암이나 암초 위로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조도를 바라보는 38선 휴게소를 위시해 일출 명소에 버금가는 자리가 곳곳에 있으니 말이다.
신년 초마다 해맞이 행락객들로 붐비는 곳보다, 차라리 이름 없는 자그마한 해변이나 이른 새벽부터 고깃배의 출어와 입항으로 분주한 포구에서 일출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빼어나다는 일출 명소라고 해서 해가 두 번 솟는 것도 아닌 바에야 공연히 명소를 찾아가 추위에 떨기보다는 포구마다 있는 민박을 겸하는 횟집 2층 쯤에 숙소를 잡아놓고 가까이에서 일출의 경관을 맞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다. 어차피 새해의 해돋이란 자연의 경관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한 해를 함께 기다리는 가족들과 어깨를 같이하며 손을 꼭 잡은 채 연대를 확인하고 사랑을 다짐하는 일이니 말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양양에서 출발해 속초를 지나서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최북단의 거친 동해안을 따라 달려도 좋겠고, 남쪽으로 주문진을 지나 강릉과 삼척으로 이어지는 겨울 해안길을 이어도 좋겠다.
# 설악의 조망대, 그리고 삶의 조망대
양양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혹은 남쪽으로 7번 국도를 따라가는 여정을 택했다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나눠주는 관광지도 한 장이면 길잡이로 충분하다. 속초며 고성, 강릉과 삼척 일대는 일찌감치 관광지로 개발된 탓에 관광지도 한 장 안에 빠짐없이 명소가 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요즘 같은 겨울 여행에 꼭 들러봐야 할 두 곳을 더 보탠다.
그중 한 곳이 속초의 청초호를 끼고 있는 청호동에서 속초항 쪽으로 넘어가는 다리 설악대교다. 철제 아치형의 설악대교 교각의 딱 중간 쯤이 겨울 설악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의 자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급 전망대다. 청초호 너머로 속초시내가 펼쳐지고 그 뒤로 눈 덮인 설악의 거대한 자태가 웅장하게 펼쳐진다. 다른 계절에는 시계가 뚜렷하지 않아 설악이 흐릿하지만, 겨울만큼은 설악이 능선과 암봉까지 또렷하게 펼쳐지며 성큼 눈앞에 다가서는 듯하다.
또 한 곳을 꼽으라면 강릉의 주문진항이다. 올겨울 동해안에서는 도루묵과 양미리(까나리)가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잡히고 있다. 주문진어시장 한쪽의 어민좌판시장 입구에 상인들이 팻말 하나를 내걸었다. 거기 적힌 가격표. ‘도루묵 80마리에 1만 원’. 좌판 끝쪽에 가니 거기서는 1만 원에 무려 100마리를 내줬다. 1마리에 100원꼴. 알이 없는 수도루묵이라 싸다고는 해도, 소비자들이 어민이나 상인들을 걱정할 정도다. 알이 단단해지기 시작하는 끝물 알배기 도루묵도 1만 원이면 서른 마리가 넘게 담아준다. 양미리 가격도 비슷하다. 잘 손질해서 두름에 꿰어 말린 것이 40마리에 5000원씩이다. 덩달아 이즈음에는 오징어도 풍어다. 횟감으로도 손색없는 죽은 것이 25마리에 1만 원이고 펄펄 뛰는 산 것도 1만 원이면 열댓 마리를 담아준다. 손질해서 회로 썰어주는 수고까지 포함한 값이다.
갓 잡아올린 싱싱한 바다 것들이 은빛으로 펄펄 뛰는 어시장이야말로 누구든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곳. 어시장의 상인들이 시린 손을 녹이는 모닥불 앞에 함께 둘러서 온기를 나누다 보면 날 선 추위와 고된 노동을 이겨내는 삶의 힘을 생각하게 되리라.
가는 길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 나들목에서 내려 속초·인제 방향으로 44번 국도에 올라선다. 인제를 지나서 한계교차로에서 직진하면 한계령을 넘고 오색약수를 지나서 곧바로 양양에 닿는다. 한계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미시령 터널을 넘어 속초로 가거나 진부령을 넘어 고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한계령을 넘어가는 게 최단 코스이고, 길에서 보는 설악의 경관도 이쪽이 가장 좋지만, 눈이 내린 직후라면 한계령보다는 미시령 터널로 우회하는 것을 권한다. 미시령 터널을 이용하면 속초를 거쳐 양양으로 가게 되지만, 소요시간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먹을 것 & 묵을 곳
쏠비치리조트는 동해안의 리조트 중에서 단연 첫손에 꼽히는 매력적인 숙소다. 바다를 끼고 있는 리조트의 입지도 훌륭한데다 리조트의 뻬어난 외관도 여행의 설렘을 더해준다. 스파 시설인 아쿠아월드 등 편의시설 또한 잘 갖춰져 있다. 숙소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곳이다. 낙산의 스위트호텔 낙산(033-670-1100)이나 낙산에어포트콘도(033-672-5114) 등을 추천할 만하다. 양양에서 속초까지는 차로 30분 남짓. 속초의 해안가 언덕에 우뚝 서있는 마레몬스호텔(033-630-7000)도 추천할 만하다. 맛집으로는 양양에서 한계령 쪽의 범부리에 있는 범부막국수(033-671-0743)를 빼놓을 수 없다. 꺼끌꺼끌한 면발의 메밀향 짙은 막국수를 낸다. 이즈음 동해안에서 도루묵은 끝물이고, 양미리(까나리)는 한창이다. 오징어도 풍어라 가격이 싸다. 양양의 수산항과 기사문항, 남애항 등에 횟집들이 모여 있는데, 상차림이나 메뉴는 다 거기서 거기다. 굳이 애써 찾아갈 일이 없다는 뜻이다. 횟집을 정해놓고 예약한 뒤에 메뉴 중에서 택하지 말고 ‘1인당 얼마짜리로 해달라’고 미리 주문하는 게 좀 더 나은 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 문화일보 / 201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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