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차려낸 캠핑 별미, 화암약수야영장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강원도 산자락에 둘러싸인 화암약수야영장의 아침 풍경
정선은 아름답다. 정선 어디나 산을 만나고, 계곡이 이어지고, 강이 흐른다. 그 땅이 품은 약수터에 텐트를 내려놓았다. 창을 열어 풍경을 들여놓고, 약수로 밥을 지어 소반을 차린다. 작은 밥상에 자연이 넘실대고, 숲은 가을이 물들어간다.
눈이 즐겁고 입은 더 즐거운 캠핑장이 있다. 정선 화암약수터 골짜기에 둥지를 튼 화암약수야영장이다. 정선은 강원도 땅에서도 깊고 깊은 산골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절경이라는 화암약수 근처에 화암팔경이 몰려 있다.
제1경인 화암약수를 필두로 화암동굴, 몰운대, 거북바위, 용마소, 화표주, 설암, 광대곡 등 8개의 절경이 바로 화암팔경이다. ‘화암(畵岩)’은 ‘그림바위’라는 뜻. 이름대로 산속 바위를 뚫고 샘솟는 화암약수는 주변 경치와 함께 정선 나들이의 1번지로 손꼽힌다
.
텐트에서 바라본 풍경
약수가 솟아나는 계곡 옆에 야영장이 있다. 산 능선에 겹겹이 둘러싸인 야영장은 아늑한 숲속에 자리를 잡았다. 나무 그늘 아래 데크가 놓여 있다. 데크나 노지, 원하는 곳을 선택해서 텐트를 치면 된다. 텐트를 치는 동안 계곡을 따라 물소리, 새소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강원도 최고의 약수터답게 산이 높고 계곡이 깊다. 야영의 치명적인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산과 계곡을 텐트 앞으로 끌어다놓을 수 있다는 것. 그 풍경이 강원도의 것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아늑한 숲속에 자리 잡은 야영장
화암약수는 맑고 힘찬 강원도 산천의 기운이 모였으니 약수 중 으뜸이다. 입구에서 조금 올라오면 오른편으로 계곡에 가로놓인 다리가 있다. 아치형 철 구조물로 된 다리를 건너면 쌍약수다.
두 개의 약수가 나란히 있는 쌍약수에서 산책로를 따라 5분 남짓 걸어가면 본약수가 나온다. 본약수에는 안팎으로 하나씩 두 개의 약수가 있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 쌍약수로 가는 가족들
[위/아래]두 개의 약수가 나란히 있는 쌍약수 / 본약수
야영장은 화암약수뿐만 아니라 약수터에 있는 산책로와 작은 수목원, 피톤치드 웰빙풍욕장을 정원처럼 누릴 수 있다. 수목원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자작나무 숲도 만나고, 피톤치드 바람 아래 나무그네도 만난다. 화암약수야영장은 정선군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한다.
덕분에 요금도 비교적 저렴하고 편의시설도 깨끗하다. 전기 사용도 가능하고 샤워장에는 온수도 나온다. 12동의 카라반 사이트가 있어 예약하면 편안하게 화암약수야영장을 즐길 수 있다.
*화암약수야영장 산책로
입이 즐거운 야영장
텐트를 쳤다면 약수를 맛볼 차례다. 줄 서서 약수를 떠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약수 한 사발 들이켜보자. 처음엔 조금 비린 맛이 나지만 쭈욱 들이켜면 톡 쏘는 탄산 맛이 입안에서 온몸으로 짜릿하게 퍼진다. 약수가 솟아나오는 둥근 우물은 주위까지 불그스름하다. 약수에 포함된 철분 때문이다. 그 밖에도 탄산이온, 칼슘, 불소 등 건강 필수 요소를 함유해 위장병과 피부병, 빈혈과 위암에 특출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약수는 그냥 마시는 것보다 음식을 만들었을 때 맛이 더 좋다. 요즘은 간편하게 즉석밥을 준비해가는 경우가 많지만, 화암약수야영장으로 떠날 땐 밥 지을 쌀을 빠뜨리지 말자. 방금 떠온 약수를 부어 밥을 지어보자. 밥 익어가는 냄새가 고소하게 나기 시작하면 뜸 들이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뚜껑을 열면 푸른빛을 띠는 밥에 군침이 돈다. 너도나도 숟가락 들고 달려들어 밥이 순식간에 바닥난다. 약수로 지은 약밥은 말 그대로 꿀맛이다. 유난히 고소하고 맛있어 평소보다 넉넉하게 할 것을 권한다. 약수만으로도 건강한 밥이지만 이왕이면 대추, 은행, 버섯, 밤 등을 넣으면 일류요리사 부럽지 않은 영양밥을 만들 수 있다.
[위/아래]약수로 지어 푸른빛이 도는 약밥 / 약수로 만드는 캠핑 별미
약수로 만드는 음식의 최고봉은 닭칼국수다. 닭, 대추, 파, 마늘 그리고 한약재를 푹 우려낸 약수 국물에 칼국수를 넣고 끓여낸다. 약수로 끓인 닭고기는 유난히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닭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국물이 깔끔하다. 부드러운 닭고기와 쫄깃한 면발이 만나 먹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화암약수는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냥꾼이다.
민둥산 은빛 물결이 지척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억새군락지로 이름난 민둥산이 화암약수야영장에서 지척이다. 야영장에서 약 17km, 자동차로 20분이면 민둥산 등산로 초입인 증산초교 입구에 닿는다. 해발 1,119m 정상에 펼쳐진 약 99만㎡(30만 평)의 억새바다는 가을이면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가장 인기 있는 등산로는 증산초교에서 쉼터를 지나 정상 억새밭에 이르는 코스다.
증산초교에서 억새밭까지 약 1시간 30분, 왕복 3시간이 소요된다. 9월 27일부터 시작된 민둥산억새꽃축제는 11월 3일까지 이어진다. 약수로 지은 약밥을 먹은 힘으로 민둥산 은빛 물결을 느긋하게 즐겨보자. 화암약수야영장에서 민둥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몰운대도 놓치지 말자.
* 은빛 물결 넘실대는 민둥산이 야영장에서 지척이다.
여행정보
화암약수야영장
주소 : 강원 정선군 화암면 약수길 1300 문의 : 033-562-7062(정선군 시설관리공단), 033-560-2576(화암약수 매표소)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 중앙고속도로 제천 IC → 38번 국도 → 영월삼거리 → 미탄 → 정선 읍내 → 화암약수
* 대중교통
서울→정선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회(07:00-18:46) 운행, 3시간 20분 소요
* 정선버스터미널에서 신도로행 버스를 타고 화암정류장에서 하차
2.주변 음식점
고향식당 : 곤드레나물밥 / 정선군 화암면 약수길 1330 / 033-562-8929
싸리골식당 : 곤드레나물밥 /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12 / 033-562-4554
성마령가든 : 곤드레돌솥밥 / 정선군 정선읍 용담길 95 / 033-562-0055
장터식당 : 콧등치기국수 / 정선군 정선읍 봉양7길 45 / 033-563-8999
3.숙소
하이랜드호텔 : 정선군 고한읍 고한로 26 / 033-591-3500 / 굿스테이
국립가리왕산자연휴양림 : 정선군 정선읍 가리왕산로 707 / 033-562-5833
도사곡휴양림 : 정선군 사북읍 지장천로 436-27 / 033-592-9400
정선통나무집 : 정선군 북평면 스무길 213 / 033-563-6975
<출처> 2013, 1.18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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