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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하동~광양, 2번국도 미식여행

by 혜강(惠江) 2013. 9. 9.

 

하동~광양, 2번국도 미식여행

 

 

섬진강 줄기, 이웃한 마을 별미 대결

 

 


  진주 별미 냉면과 비빔밥을 맛 본 후 다시 길 위에 올라 하동으로 향한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하동과 광양의 별미를 맛볼 시간이다. 섬진강 줄기는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으로 행정구역상으로 나누는 동시에 같은 마을권역으로 묶어준다.

 


 

석쇠에 구워먹는 광양불고기

석쇠에 구워먹는 광양불고기


 

  외지인들에게는 경남과 전남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강 건너 이웃마을인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 두 마을 모두에서 섬진강이 품은 별미를 맛볼 수 있지만 이번 맛기행에서는 조금이라도 지역 별미를 분명하게 알기 위해 하동에 섬진강 별미를 넘겨주고 광양에서는 육고기를 맛보기로 했다. 물론 섬진강 주변이라면 그곳이 하동이건 광양이건 모두 섬진강 자락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섬진강 하구에 자리한 두 고장은 지리적 특성상 모두 민물과 짠물이 뒤섞이는 공간을 품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벚굴 또한 이 두 고장의 공통 별미에 속한다.

 

  진주에서 2번 국도를 타고 먼저 닿는 하동 별미부터 알아보자. 섬진강 재첩과 참게요리, 그리고 은어가 이 고장의 대표적인 맛으로 꼽힌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하동 야생차까지 더할 수 있다. 개중에는 맛 중의 최고를 차(茶)로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일반적인 음식에 중점을 두겠다.



 

섬진강 줄기 따라 흐르는 하동 별미, 재첩·참게·은어

 

  

                        

섬진강에서 재첩잡이하는 모습

 

                        

섬진강에서 재첩잡이하는 모습

                             

지금도 섬진강에서 재첩잡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첩으로 맛볼 수 있는 재첩국, 재첩무침, 재첩부침

재첩으로 맛볼 수 있는 재첩국, 재첩무침, 재첩부침


 

 

  먼저 섬진강 맑은 물이 품은 재첩. 흔히들 재첩을 해장국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재첩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들어있어 간장의 활동을 도와준다. 덕분에 태생적으로 간이 약하거나 후천적으로 간을 혹사시키는 애주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금도 오뉴월 재첩 제철이면 섬진강에서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긁어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이런 장비 없이도 그냥 강바닥에서 재첩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많이 났다고 한다.

 

  이렇게 잡아낸 재첩은 일단 해감을 시켜야 한다. 가장 흔하게 맑은 국으로 끓여 먹는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으뜸이다. 처음에는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맛’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 두 번 맛본 이들은 이만한 해장국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입에서도 좋고 몸에서는 직접적인 해독작용까지 해주니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이 맑은 국에 부추를 더해 먹는데, 이는 재첩국에서 부족한 비타민 A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재첩국 말고도 재첩은 새콤달콤 양념을 다해 재첩비빔밥으로 먹기도 하고 부침으로 맛보기도 한다. 섬진강 자락에 자리한 대부분의 재첩전문점에서 ‘재첩정식’을 주문하면 다양한 재첩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화개장터에서 볼 수 있는 광양의 매실

 

                            

화개장터에서 볼 수 있는 하동의 은어튀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하동과 광양. 둘 사이에 자리한 화개장터에는 광양의 매실이며 하동의 은어튀김이며 모든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재첩의 뒤를 잇는 섬진강 별미로 참게가 있다. 민물과 짠물이 뒤섞이는 하동에서 나는 참게는 훨씬 작고 딱딱한 껍질을 지녔지만 조선시대 임금의 수랏상까지 오르던 별미다. 참게는 탕이나 장으로 맛보는 경우가 많다. 된장을 풀어 시래기와 갖은 야채를 넣고 끓여낸 참게탕은 애주가들의 별미 안주로도 인기다. 여기에 여름 별미로 유명한 은어회가 더해진다.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는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귀하신 몸. 아무래도 민물회가 어렵다는 이들은 튀김으로 맛보아도 좋다. 담백하면서도 향긋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 말이 필요없는 광양불고기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하동에서 섬진강의 맛에 푹 빠져봤다면 이제 광양으로 넘어가 육고기의 참맛을 느껴보자. 아, 이곳을 찾은 계절이 봄날이라면 광양 망덕포구에서 한번쯤 벚굴을 맛보아도 좋겠다. 짠물과 민물이 뒤섞이는 곳에서 자라는 벚굴은 일반굴의 몇배에 달하는 크기와 향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아쉽게도 양식이 불가능해, 오직 벚꽃이 피는 계절에만 맛볼 수 있다.

 


 

                                         

석쇠에 구워먹는 광양불고기

 

            

석쇠에 구운 광양불고기 쌈

석쇠에 구워먹는 광양불고기. 여기에 다른 불고기와는 다른 맛을 내는 비법이 숨어 있다고!


 

 

  불고기계의 전국구 맛집을 찾으려 한다면 전남 광양으로 가야 한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양불고기는 이미 유명하다. 이곳에 가면 ‘광양불고기 거리’ 안내판에 ‘광양불고기’가 유명해진 유래가 적혀있다.

 

  먼 옛날, 광양의 이름은 마로현이었다. 이곳에 한 선비가 귀양을 왔는데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에 어느 아이의 부모가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암소를 잡아 선비를 초대했다. 양념한 고기를 화로에 숯을 피워 석쇠에 구워내니 그 맛이 일품이었던가 보다. 귀양살이를 마치고 돌아간 선비는 마로현에서 먹었던 고기맛을 잊지 못해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賊·이 세상 최고의 맛은 광양불고기)’이라 읊었다. 광양불고기의 유래다.

 

  한양 선비가 잊지 못했던 불고기의 맛은 40여년 전 광양읍에 숯불고기집이 자리 잡으며 다시 세상에 소개되었다. <삼대광양불고기>를 필두로 <매실한우><대호불고기> 등 불고기 전문점들이 모여 불고기거리를 조성하게 된 것도 그 덕분이다. 서천변 줄기를 따라 자리한 광양불고기 특화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 어디든 들어가서 맛보면 된다.

 

  어디 불고기 맛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불고기를 기다리면서도 대체 어떤 맛이기에 전국구 유명인사가 되었을까 싶은데 일단 입에 넣어보니 혀가 먼저 알아차린다. 그동안 먹어왔던 불고기와는 다른, 맛이다. 이런 차이는 광양불고기의 양념과 석쇠에서 나온다. 먼저 질 좋은 고기를 선택해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고 과일 등 천연재료로 단맛을 낸다. 달달하면서도 느끼하지가 않다. 자꾸자꾸 들어간다. 육수가 없지만 충분한 수분을 품고 있어 부드럽게 씹힌다. 생고기처럼 보이지만 주문이 들어가면 양념을 더해 버무려 내놓는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터지는 육즙이 한번 더 입안을 감싸준다. 한양 선비의 입맛이 거짓이 아니었구나!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고장에서 민물고기와 육고기의 맛을 음미하며 이제부터 펼쳐질 전라남도의 맛을 향한 워밍업을 다진다. 남도의 맛이여, 기다려라!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하동
대전통영고속도로 → 진주 → 하동

▶광양
순천완주간고속도로 → 순천분기점 → 남해고속도로(진주 방면) → 광양IC → 광양읍내 →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2.주변 음식점

▶하동
원조강변할매재첩식당 : 고전면 전도리 / 055-882-1369
어여식당 : 하동읍 광평리 / 055-884-0080
동백식당 : 화개면 탑리 / 055-883-2874

▶광양
삼대광양불고기집 : 광양읍 칠성리 / 061-763-9250
매실한우 : 광양읍 칠성리 / 061-762-9178
시내식당 : 광양읍 칠성리 / 061-763-0700


3.숙소

▶하동
수류화개 : 화개면 탑리 / 055-882-7706
섬진강펜션 : 화개면 부춘리 / 055-884-8051

▶광양
백운산자연휴양림 : 광양읍 인동리 / 061-797-2655
비치모텔 : 광양읍 진월면 / 061-772-7727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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