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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부산. 경남

거제 해안도로 드라이브, 굽이굽이 달리다 절경속에 앉으니 시간도 쉬어가네

by 혜강(惠江) 2013. 6. 27.

 

거제 해안도로 드라이브

 

굽이굽이 달리다 절경속에 앉으니 시간도 쉬어가네

 

 

거제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오전 나절에 우람한 술숲이 만든 그늘이 백사장까지 길게 드리워지는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명사마을 의 명사해수욕장. 소나무 그늘 아래 캠핑 의자를 펼쳐 놓고 쪽빛 바다와 마주 앉으면 더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언젠가부터 이른바 ‘걷기여행’이 대세입니다. 느린 걸음의 도보여행. 그 미덕 중의 하나가 바쁘게 지나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찬찬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풍경을, 또 세상을 자세히 보는 것이 꼭 걸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차를 타고 마음 가는 대로 달리다 때때로 멈춰 서서 풍경 앞에서 시간을 넉넉히 내주는 것만으로, 걷기 못잖은 여행이 가능하니까요. 두 발로 땅을 딛고 길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도보여행은 또 요즘처럼 뙤약볕 쏟아지는 한여름이거나 습한 장마철에는 적당하지 않은 듯합니다.

  여름의 한복판으로 드는 이즈음에 ‘해안도로 드라이브 여행’을 권합니다. 차를 타고 닿을 수 있는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는 경남 거제도에 있습니다. 거제 해안도로의 정취는 감히 비교할 만한 곳이 드뭅니다. 딱 한 곳, 바다 건너 제주만 빼놓는다면 말입니다. 제주의 해안도로야 가장 압도적이지요.

  하지만 거제의 해안도로도 제주 못지않습니다. 제주 해안이 ‘이국적인 아름다움’으로 간추려진다면, 거제 해안의 아름다움은 거기에 여러 풍경들이 뒤섞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푸근한 고향바다도 있고, 손대지 않은 비포장의 해안도 있고, 기암괴석이 그려내는 절경도 있으며, 부드러운 백사장의 해변도,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갯벌도 있습니다. 해안 쪽으로 흘러내려 산줄기가 만든 언덕을 타고 넘을 때마다 그 너머로 펼쳐질 풍경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려지는 건 그 때문입니다.

 

쪽빛바다 파노라마 ‘황홀’… 아늑한 소나무 그늘 ‘휴식’

 

 

▲ 거제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여차∼홍포 구간의 비포장도로변에 2층짜리 목조 전망대가 새로 들어섰다. 전망대에 오르면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가까이 떠있는 섬의 무리가 소병대도이고, 왼쪽 뒤편이 대병대도. 오른쪽이 가왕도다. 

 

 

▲ 거제 해금강으로 드는 길목의 주차장 부근에서 바라본 신선대의 모습. 거대한 갯바위들이 어우러져 우람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신선대 공중화장실 뒤편에 지어놓은 나무 덱이 이런 풍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자리다.

 

 

 

# 세 잎 클로버의 한 잎을 따내고 길 위에 오르다 

 


  출발 전에 먼저 거제 지도를 펴보자. 섬은 세 잎 클로버 이파리 모양이다. 풍경을 찾아간다면 위쪽의 이파리 하나는 ‘똑’하고 따내도 좋다. 거제 섬 동북쪽 해안은 일찌감치 거대한 조선소들이 차지했으니 말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크레인들이 가득한 거제의 조선소들이 그쪽에 모여 있다. 그러니 거제에서 드라이브 코스는 한 잎을 따내고 아래쪽 남은 두 개의 이파리 모양의 해안선을 따라가며 이어진다.

  거제의 드라이브는 섬 안에서 가장 번성한 포구인 장승포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보통이다.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거제 해안도로는 자주 언덕을 오르내린다. 한 굽이를 돌 때마다, 혹은 언덕 하나를 올라 정점에 설 때마다 어김없이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그냥 지나쳐 가기에는 아무래도 아쉬운 풍경들. 아차 하는 사이에 이런 풍경들이 휙휙 차창 밖으로 지나간다. 거제를 드라이브하는 데 가벼운 캠핑용 의자 하나쯤 가져가라 권하는 건 이런 아쉬움 때문이다. 차를 멈추고 좀 오래 보았으면 하는 풍경들이 거제의 해안 도처에 있으니 말이다.

  장승포를 출발했다면 가장 먼저 멈춰 서 풍경을 바라볼 자리는 바로 서이말 등대다. 등대는 거제 동남단에 쥐의 주둥이처럼 튀어나온 곶 끝에 서 있다. 그래서 등대 이름도 ‘쥐 서(鼠)’에 ‘입 이()’, 끝 말(末) 자를 쓴다. 장승포에서 지세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쯤에서 좌회전해 초소 앞에서 빛이 들지 않을 만큼 울창한 숲속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4㎞쯤 더 가면 서이말 등대다. 등대 주변 숲이 어찌나 짙은지 고라니가 툭툭 튀어나오고 너구리며 삵까지 어슬렁댄단다.

  등대의 모습이야 그다지 특별할 건 없고, 등대 자리에 올라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압권이다. 등대에서 바다를 향해 서면 오른쪽으로 쪽빛 바다 너머 길게 누운 외도와 그 뒤의 거제 해금강이 펼쳐진다. 섬 주위에는 작은 고깃배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그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등대 옆 사무실의 옥상. 하지만 특별한 양해 없이는 출입이 제한되는 곳이니, 아쉽더라도 등대 옆의 길 쪽에다 의자를 놓고 풍경을 감상하자. 외진 위치 탓에 관광객은 거의 없고 간혹 극성스러운 낚시꾼들만 찾아드는 곳이라 풍경을 제 것 삼아 느긋하게 누릴 수 있다.


# 자갈 구르는 소리와 비밀처럼 숨은 해변 

  장승포에서 지세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거제에서 가장 이름난 와현과 구조라, 두 곳의 해수욕장을 지난다. 섬 안쪽으로 부드럽게 휘어진 백사장이 멋스럽지만 이 정도 풍경에 멈춰 서기에는 갈 길이 바쁘다. 여기보다는 파도가 들고날 때마다 둥근 자갈이 자그르르 구르는 학동 몽돌해변의 운치가 더 낫다. 구태여 의자를 놓을 것 없이 자갈밭에 털썩 앉아서 맑은 바다를 구르는 자갈 소리를 듣는 맛이 일품이다. 워낙 이름난 거제의 명소라 학동의 몽돌해변은 피서철이 아닌 때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지만, 해안선이 워낙 길고 넓어 피크시즌만 아니라면 호젓한 자리를 찾아 자갈 구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거제 드라이브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학동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도로 옆에는 온통 풍성한 방망이처럼 꽃을 피운 수국과 가는 꽃대가 바람에 물결치는 금계국들이 도열해 있다. 학동을 넘어서자마자 거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해금강이 있다. 본래 갈도로 불리다가 북녘 땅의 해금강과 비슷하다 해서 아예 ‘해금강’으로 이름 붙여진 곳. 해금강은 그러나 육지 쪽에서 보자면 볼품없다. 일월관암, 돛단바위, 망부석, 두꺼비바위, 쌍촛대바위 등 해금강을 이루는 천태만상의 바위가 죄다 섬 뒤편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금강을 보려면 유람선을 타야 하고, 유람선을 타지 않는다면 해금강은 보지 못한 것이나 진배없다. 

  육지에서 보는 풍경이라면 오히려 해금강으로 드는 입구 쪽의 신선대 일대가 훨씬 더 낫다. 신선대는 기암괴석들이 층층이 쌓여서 이룬 바위지대. 아무래도 ‘신선’보다는 ‘이무기’가 출몰할 것 같은 분위기다. 신선대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자리는 신선대 주차장 부근의 공중화장실 뒤편에 있다. 화장실을 끼고 목조 덱이 놓여 있는데, 관광객들은 무심히 지나치지만 그 자리가 신선대의 풍경을 감상하는 특급 포인트다. 그늘이 없어 볕이 따갑긴 하지만, 덱 위에 의자를 놓고 앉는다면 신선대를 전망하는 데 더 이상의 명당은 없겠다. 이 부근에서 풍경 한 폭을 더한다면 함목해안의 ‘가시버시 펜션’이 들어선 자리를 빼놓을 수 없다. 펜션의 베란다 쪽에 서면 우람한 갯바위 사이로 낭만적이고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함목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 여차에서 홍포까지. 거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장승포에서 줄곧 따라온 14번 국도는 다포삼거리에서 1018번 지방도로와 길이 갈린다. 1018번이란 도로번호는 꼭 기억해 두자. 1018번 지방도로는 몇 구간을 빼고는 줄곧 거제의 해안을 바짝 끼고 이어진다. 혹여 드라이브를 하다 길을 잃거든 이 도로번호만 짚으면 길을 찾을 수 있다.

  다포 삼거리를 지난 도로는 여차해변 쪽으로 접어든다. 여기서 홍포까지 이어지는 길이야말로 거제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그 길을 한 번이라도 가보았다면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여차해수욕장에서 홍포까지는 경사면을 차고 오르는 비포장도로다. 거제시가 행여 풍경을 흩뜨려뜨릴까 우려해 앞으로도 이 구간의 도로를 포장하지 않기로 한 것만 봐도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비포장 길이지만 속도를 내지 않고 조심조심 달린다면 승용차로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고갯마루쯤에 전망대 두 곳이 있다. 여기 오르면 거제 남쪽의 섬들과 둥근 자갈이 깔린 여차해변이 발아래로 굽어보이는데 그 장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길이 비좁아 전망대 주변에는 차를 세울 자리가 마땅치 않다. 차를 세 대쯤 세우면 길을 막을 정도니, 차가 몰려들 때는 얼른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그래도 아쉬울 게 없는 게 홍포 쪽으로 내려서다가 제법 너른 길 옆에 목조 덱으로 지은 2층짜리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거제 최남단의 섬 대병대도와 소병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바다 위에 열도처럼 떠있는 섬들은 완벽한 구도와 배경, 그리고 여백까지 갖추고 있어 한 폭의 수묵화를 방불케 한다. 여기서는 목조 덱 아래층이 명당이다. 따가운 햇볕도 들지 않으니 의자를 펴고 오래 머문대도 좋다. 의자에 깊이 몸을 묻고 점점이 떠 있는 섬 사이로 간혹 지나가는 고깃배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호사도 이런 호사가 또 없다.


# 소나무 그늘 아래서 만난 가장 평화로운 바다

   홍포를 지나 해안도로를 더 달리면 명사마을을 만난다. 자그마한 어촌마을에는 제법 긴 백사장을 두른 명사해수욕장이 있다. 이름난 거제의 해수욕장들을 외지인에게 내준 거제 사람들이 행여 알려질 새라 쉬쉬하며 찾아오는 곳이다. 명사해수욕장의 백사장에는 열그루 남짓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활개 치듯 가지를 뻗고 있는데 오전 나절에는 나무 그늘이 좁은 도로와 백사장을 넘어 바다 끝에 닿을 듯하다. 그늘이 드리운 고운 모래밭에 의자를 놓고 바다와 마주 앉는다면 가장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소나무의 운치 때문일까. 명사해수욕장에는 가족단위로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흔하다. 단출한 캠핑 장비로 보아하니 외지인들보다는 부근에서 찾아온 듯한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명사해수욕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다에서 물장구를 치는 어촌마을의 아이들이었다. 대부분의 해수욕장들이 외지인들 차지인데, 이곳만은 어촌의 아이들이 주인이었다. 물장구를 치고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해수욕장 옆에는 오래전에 문을 닫은 듯한 낡은 폐교가 있는데 학교 현관에 붙여놓은 오래된 교훈이 눈길을 끌었다. ‘배우고 땀흘려 이기자’. 배우고 땀 흘리자는 것까지야 이해가 될 법한데, 과연 누구를 ‘이기자’는 것일까. 그래, 초등학생에게조차 ‘이기자’는 구호가 가치이자 덕목이 되던 시대가 있었지…. 그러나 요즘의 교훈은 이렇지 않다. 거제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계단식 논이 펼쳐진 율포마을에서 만난 동부초교 율포분교의 자그마한 교사에 걸린 교훈은 ‘기분좋게 생활을 즐기자’였다. 초등학생에게는 ‘이기자’는 구호보다 ‘즐기자’는 권유가 더 정당해 보이는 건 당연한 이치. 하지만 구호는 결핍에서 나오는 것. 이전에는 ‘지는 학생’이 많으니 ‘이기자’고 했겠고, 요즘은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즐기자’고 했을 터. 그러니 ‘생활을 즐기자’는 교훈은 어쩌면 ‘즐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걸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명사마을의 까까머리 아이들은 그림자가 길게 끌리는 오후 늦게까지 바다에서 뛰놀았다.



# 인적 없는 해안 벼랑길을 천천히 달리는 맛

   명사마을에서 해안길을 따라가면 어느새 저구마을이다. 저구마을을 지난다면 저구양조장에 들러 막걸리 몇 통을 사 가져가길 권한다. 충북 진천이 고향이라는 맹하남(74) 씨가 1977년부터 여기서 막걸리를 빚었다. 본래 이곳에 있던 양조장을 인수한 것이라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저구양조장에서 술을 빚은 지는 족히 80년이 넘었다. 수요가 적어 매일 막걸리를 담그지 않는데 2∼3일에 한 번 술을 빚어 대형 냉장고에 넣어두곤, 냉장고 문에 가격표를 붙여놓았다. 술을 사려면 평상에 돈을 놓고 냉장고를 열어 막걸리를 가져가면 된다. 막걸리는 한 병에 1400원. 요즘 막걸리처럼 탄산이 많지 않아, 술맛은 좀 무겁고 텁텁한 편이었지만, 옛 막걸리 맛이 그대로 났다.

  저구마을에는 쌍근마을로 이어지는 꼭꼭 숨어있는 빼어난 해안도로가 있다. 왕조산 산자락을 감아도는 임도를 이어 붙인 길인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입금지’ 표지판을 세워놓았다가 이제 ‘칠백리 해안관광임도’란 이름을 내걸고 차량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해안가 벼랑을 타고 가는 이 길은 좁지만 잘 포장된 시멘트 도로다. 길 양쪽으로 숲이 우거져 바다 쪽으로 시야가 가린다는 게 흠. 그러나 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와 해안선의 모습이 제법 운치 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길이라 군데군데 시야가 트이는 길에 내키는 대로 차를 세워 두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길에는 낮잠을 자면 꼭 좋을 정자 하나, 그리고 두 곳의 전망대가 있다.

   쌍근에서 탑포마을에 닿으면 1018번 지방도로를 만나는데 거제대교를 넘어가려면 줄곧 바다에 딱 붙어 가는 이 길을 따라야 한다. 이 길의 해안가에는 굴양식을 위한 지주들이 끝 간 데 없이 꽂혀 있고, 바다 위에는 가지런히 떠있는 투하식 굴양식장의 부표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은 가배마을에서 영월마을을 잇는 1018번 지방도로 위에서 가장 장쾌하게 만날 수 있다.

 
  거제의 드라이브 여행에 꼭 가져가야 할 준비물이 있으니, 바로 ‘캠핑용 의자’입니다. 빼어난 해안도로의 경관을 차장 밖으로 무심히 스쳐 지내 보낼 수는 없는 일. 잠깐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으로도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해안도로를 달리다 최고의 경관이 펼쳐지는 자리에마다 캠핑용 의자를 펴놓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의자를 놓고 앉아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바다를 굽어보거나, 해변의 나무 그늘 아래서 부드러운 물살이 밀려드는 백사장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것. 그건 거제의 바다가 보여주는 풍경을 가장 여유있게 누리는 방법입니다.

  거제에 머문 사흘 동안 이렇게 의자를 놓기에 맞춤한 자리를 찾아 아스팔트와 비포장, 시멘트 도로를 갈아타며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세 바퀴쯤 돌았습니다. 그렇게 발품으로 찾아낸 자리를 골라서 여기 소개합니다. 동행이 있어 거기에 나란히 의자를 놓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무슨 일이든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듯이 풍경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제 가는 길 먹을 것 묵을 곳

 

    

거제도 가는 길 = 수도권에서 가자면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을 지나 판암갈림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통영까지 간다. 통영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신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도의 동쪽 신현, 옥포를 지나 장승포에 닿는다. 거제의 드라이브 여정은 장승포에서 시작이다. 14번 국도를 따라 지세포∼와현∼구조라∼해금강 방면으로 시계방향으로 따라가면 된다.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 = 이름난 관광지임에도 대형리조트가 없었던 거제에 지난 13일 대명리조트 거제가 문을 열었다. 대명리조트는 바다가 내륙으로 깊이 밀려들어온 지세포만의 바닷가에 지어졌다. 28층 건물의 2개동에 들어선 객실 516실은 모두 바다 쪽으로 베란다를 낸 이른바 ‘오션뷰’ 형이다.

  모든 객실이 빼어난 전망과 깔끔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이라면 테마객실을 추천한다. 리조트 A동 2층 테마객실은 엘리베이터와 복도부터 객실 내부에 이르기까지 ‘보물섬’을 주제로 꾸몄다. 복도는 해적선 선착장의 모습을 재현했고, 객실 내부는 해적선의 선실 모습으로 꾸몄다. 특히 일반객실의 두 배쯤 되는 테마객실의 베란다 공간에는 모형 대포와 조타 키를 설치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항해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테마객실은 6개뿐이라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대명리조트 거제는 바다와 딱 붙어 지어졌지만, 해수욕장은 없다. 대신 바다쪽으로 대형 워터파크 ‘오션베이’가 들어서 있다. 오션베이에는 야외파도풀과 유수풀(익스트림 리버)은 물론이고, 다양한 슬라이드 등의 탈것 등을 설치했다.

  거제의 대표적인 맛집으로는 장승포의 ‘항만식당’(055-682-3416)과 상동동의 ‘백만석’(055-637-6660)이 꼽힌다. 항만식당은 갖은 해물에다 된장을 풀어 끓인 해물뚝배기를 내놓는다. 백만석은 다져서 네모꼴로 냉동한 멍게와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비벼 먹는 멍게비빔밥의 원조로 꼽히는 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돌게장과 다양한 반찬을 내는 장승포의 ‘싱싱게장’(055-681-5513)도 알아주는 맛집이다.

 

 

<출처> 2013. 6, 26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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