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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정선아리랑, 그 유장하고 애절한 소리를 찾아서

by 혜강(惠江) 2012. 11. 7.

정선아리랑

 

그 유장하고 애절한 소리를 찾아서

 

 

 위치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김남기 선생 (사진제공 : 정선군청) *

 

 

 

   정선아리랑은 산간 지역인 정선의 자연과 정서를 쏙 빼닮았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하는 빠르고 경쾌한 밀양아리랑이나 영화 〈서편제〉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딸이 장구 치고 춤추며 부르던 구성지고 유려한 진도아리랑과 달리 정선아리랑은 단조롭고 유장한 것이 특징이다. 또 가사는 구슬프고 애절하다.

  20년 전만 해도 정선은 오지 중의 오지요, 두메산골의 대명사였다. 신경림의 《민요기행》과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도 정선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아찔한 비행기재를 위태롭게 넘어가야 했다”고 묘사되었을 정도다. 그보다 앞서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무릇 나흘 동안 길을 걸었는데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다”며 정선의 험한 산세를 이야기했다.


 

 

 
* 억새가 하얗게 피어난 가을의 정선 *

 

  정선아리랑 가사 3천여 수에는 그처럼 첩첩이 빼곡한 산자락, 산과 산 사이로 꺾이고 휘어 흐르는 강물, 지형적 고립성, 산골 생활의 고단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지 않는 삶에 대한 낙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선아리랑은 1971년 강원도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되었고, 1976년부터 해마다 정선아리랑제가 개최되고 있다.

  무형의 아리랑을 찾아가는 유형의 여행 코스는 거칠현동, 아우라지 처녀상, 정선아리랑전수관, 아리랑극 공연장 등 어디라도 좋다. 다만 가장 먼저 고갯길에 올라 정선 땅을 한번 조망하길 권한다.

  정선읍에서 나전역 가는 길에 위치한 반점재는 차량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450m 정상에 서면 조양강에 포근히 안긴 마을 풍경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신동읍 조동리의 새비재는 반점재에서 보는 전망과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오르는 길 어느 지점부터인가 고랭지 배추밭이 그림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 [왼쪽/오른쪽] 반점재 정산에서 바라본 정선 / 신동읍 조동리 새비재 *

 

 

 

  정선읍 북실리와 귤암리 사이의 병방치 전망대에서는 한반도 모양의 밤섬 둘레를 동강 물줄기가 180˚로 감싸 안고 흐르는 비경을 만날 수 있다. U자형으로 돌출된 구조물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아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전망대도 있다. 병방치 스카이워크라 불리는 이 전망대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방문객이 급증했다.


 

 

                                          * 병방치 스카이워크 *

 

 

 

   다음은 정선아리랑 발상지를 찾아보자. 구비 전승되는 민요의 특성상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고려 멸망 후 조선의 신하 되기를 거부하고 정선군 남면 낙동리 거칠현동에 들어와 살다 죽은 고려 유신 7명에게서 기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이 망국의 한을 읊은 노래가 바로 정선아리랑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정선아리랑 노랫말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 가사 속의 만수산은 고려 송도에 있던 산을, 먹구름은 왕조의 위기를 뜻한다고 한다.

  정선아리랑은 느리고 길게 부르는 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정선아리랑이라고 하면 느리고 긴 노래(긴아리랑)를 뜻하지만, 엄연히 긴아리랑과 엮음아리랑으로 구성된다. 서양의 랩처럼 빠르게 쏟아내는 엮음아리랑은 가락이 흥겹고 가사가 해학적이다.

  어린 신랑에게 시집온 처녀의 신세 한탄부터 시집살이의 고단함, 늙은 남편에 대한 원망 등 다양한 가사가 있는데, 주제에 따라 수심편, 산수편, 애정편, 처세편, 무사편, 뗏목편과 같이 분류한다. 그중에서 애정편의 무대가 바로 여량의 아우라지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 사시장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이 가사에는 폭우로 물이 불어 강을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여량 처녀와 유천리 총각의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무대인 아우라지와 처녀상 *

 

 

    아우라지는 강원도 일대에서 벌목한 목재가 1천 리 물길을 따라 한양까지 운반되던 출발점으로, 전국에서 몰려든 떼꾼들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떼꾼들은 벌이가 상당해서 ‘떼돈 번다’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생겨났으며, 동강 주변에는 객줏집이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아우라지 강기슭에는 정선아리랑전수관도 있다.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4인(김남기, 유영란, 김길자, 김형조)을 비롯해 전수 교육 조교, 전수 교육 이수자, 전수 장학생들이 활발한 전승 활동을 펼치며, 매주 수요일에는 정선아리랑 교육도 진행된다.

 

 

 

        * [왼쪽/오른쪽] 정선아리랑전수관 /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김길자선생 *

 

 

     아우라지를 출발한 뗏목들은 정선 읍내의 조양강과 동강을 거쳐 한양까지 목재를 운반했다. 동강은 조양강에 동남천이 합해지는 정선읍 가수리~영월 구간을 일컫는데, 정선 지역인 가수리~신동읍 고성리 구간도 황홀한 풍경의 연속이다.

  자동차도 좋고 자전거도 좋으니 이 구간을 한번 달려보자. 오가는 동네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어주는 가수리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는 맛이 각별하고, 고성리에 도착하기 전 나리재에서 내려다본 동강도 무척 아름답다.

 

  

 

                         * [왼쪽/오른쪽] 가수리느티나무 / 가수리마을앞길 *

 

 

    극단 무연시가 공연하는 정선아리랑극 〈어머이〉도 꼭 챙겨볼 것. 정선오일장(끝자리 2, 7일)이 열리는 날 오후에 군청 옆 문화예술회관 3층 공연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정선아리랑극 <어머이> (사진제공 : 극단 무연시) *

 

 

   아리랑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 기록사랑마을전시관(옛 함백역)과 억새전시관(옛 별어곡역)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기록사랑마을전시관은 한때 함백 지역 탄광 산업의 중심지였던 신동읍 조동8리의 사라진 함백역을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복원, 관련 기록물을 보존해둔 곳이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조동8리를 기록사랑마을 1호로 지정하고, 전시관 앞에 표지석도 세웠다. 옛것이 자꾸 사라지고, 옛것을 기억하는 이도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같은 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곳이다.

 

 

          * [왼쪽/오른쪽] 기록사랑마을전시관 / 신동읍 조동8리 기록사랑마을 *

 

 

    기록사랑마을전시관 가까이에는 정선아리랑학교가 있다. 정선아리랑연구소가 아리랑 보존과 교육을 위해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개별 여행객을 위한 아리랑 체험이 아닌 전문적인 교육이 펼쳐진다. 주말에는 우표, 딱지, 성냥, 크레용, 각종 학용품 등 추억의 물건과 근현대사 자료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 정선아리랑학교 추억의 박물관 *

 

 

   억새전시관도 함백역처럼 별어곡역의 이용객이 줄어들자 보통 역에서 간이역으로, 간이역에서 작은 전시관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억새 군락지 사진, 민둥산 모형도, 향토 사료 등을 전시한다. 두 곳 모두 상시 개방하지 않으니 신동읍과 남면사무소에 문의해보고 가야 한다.

 

 

 

                                   * 억새전시관(옛 별어곡역) *

 

 

<당일 여행코스>
아우라지→반점재→병방치 전망대→정선오일장→아리랑극 관람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아우라지→반점재→병방치 전망대→정선오일장→아리랑극 관람

둘째 날 / 가수리~고성리 드라이브→새비재→기록사랑마을전시관→추억의 박물관→억새전시관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정선군 관광문화포털 정선여행 www.ariaritour.com

-정선아리랑학교 www.arirangschool.or.kr
-병방치 스카이워크 www.ariihills.co.kr

○ 문의전화
-정선군 종합관광안내소 1544-9053

-정선아리랑전수관 033)560-2897
-추억의 박물관, 정선아리랑학교 033)378-7856
-정선아리랑극공연 033)560-2562
-병방치 스카이워크 033)563-4100
-억새전시관 033)591-1301(남면사무소)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동서울종합터미널-정선, 매일 9회 운행(07:10~18:55), 약 3시간 3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신고한, 매일 30회 운행(06:00~23:00),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정선버스터미널 033)563-9265, 고한∙사북공영버스터미널 033)591-2860

 


[ 기차 ]
청량리역-사북역(강원랜드), 매일 7회 운행(07:10~23:15) 약 3시간 30분 소요
청량리역-고한역(하이원), 매일 7회 운행(07:10~23:15), 3시간 20분 소요
정선관광열차(정선오일장날 운행) : 청량리역→양평역→원주역→예미역→민둥산역→정선역→아우라지역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코레일관광개발 1544-7755, www.korailtravel.com, 정선역 033)563-7788

○ 자가운전 정보호법 JC→영동고속도로→진부 IC→59번 국도→정선
-호법 JC→영동고속도로→새말 IC→42번 국도→안흥→31번 국도→평창→42번 국도→  미탄→정선
-중앙고속도로→제천 IC→영월삼거리→미탄→정선

○ 숙박정보
-하이랜드호텔 : 고한읍 고한로, 033)591-3500, www.hi-landhotel.co.kr(굿스테이)

-문호텔 : 사북읍 사북2길, 033)591-0707(굿스테이)
-라스베가스모텔 : 사북읍 소금강로, 033)591-6668(굿스테이)
-옥산장 : 여량면 여량3길, 033)562-0739, www.oksanjang.pe.kr
-가리왕산자연휴양림 : 정선읍 가리왕산로, 033)562-5833, www.huyang.go.kr
-락있수다 펜션 : 화암면 소금강로, 070)8840-9387, www.rockitsuda.com
-엘카지노호텔 : 남면 무릉1로, 033)592-8222, www.l-casino.com
-하이원호텔 : 고한읍 고한7길, 1588-7789, www.high1.com

○ 식당정보
-싸리골식당 : 곤드레나물밥, 정선읍 정선로, 033)562-4554

-동박골식당 : 곤드레나물밥, 정선읍 정선로, 033)563-2211
-대운식당 : 곤드레나물밥·닭볶음탕, 여량면 노추산로, 033)562-5041
-동광식당 : 콧등치기국수∙황기족발, 정선읍 녹송3길, 033)563-3100
-만항할매닭집 : 황기백숙·닭볶음탕,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3136

○ 축제 및 행사정보
-두위봉철쭉제 : 5월 말~6월 초, 033)560-2635(신동읍주민센터)

-아우라지뗏목축제 : 7월 말~8월 초, 033)560-2665(여량면 문화체육추진위원회)

-민둥산억새꽃축제 : 9~10월, 033)591-9141(민둥산억새꽃축제위원회)
-정선아리랑제 : 10월 초, 033)563-2646


○ 주변 볼거리
민둥산, 정암사, 몰운대, 화암동굴, 숙암별천지박물관, 백두대간약초나라

 

 

 

※ 글·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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