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 여행
정선 병방치 짚와이어 & 스카이워크
“꺄아아~!” 동강이 내게 달려오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소원 취재기자
휘돌아 나가는 동강줄기에 안긴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로 곱히던 정선 병방치가 달라졌다.
투명한 전망대 발 아래로 동강이 펼쳐진다.
정선은 강원도에서도 두메산골 오지로 꼽힌다. 태백·영월·평창 등과 접해 있는 이곳은 불과 40여년 전만 해도 석탄으로 이름을 날리던 광산 도시였다. 탄이 나는 산을 품은 대신 평지는 부족했고 산줄기가 험준한 만큼 계곡이 발달했다. 이는 쌀이나 보리 대신 옥수수·감자·메밀 등이 나는 조건이 되었다.
올챙이국수와 콧등치기국수 메밀총떡 등 산골의 척박함을 품은 정선의 음식은 21세기에 들어와 대표적인 산골마을의 별미가 되었다. 호황을 누리던 광산 시절 그리고 배고픈 두메산골의 굶주림을 달래던 음식들은 산골의 애환을 오롯이 품은 채 두메산골을 넘기 시작했다.
강원도 산골, 정선으로 사람들이 향하는 이유는?
* 정선 뷰포인트로 꼽히는 병방치에서 내려다본 한반도 지형. 지금은 스카이 워크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진다. 언제부터였을까. 산악고장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정선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은. 산골 처녀같은 풋풋함으로 외지인들을 무장해제 시켜버린 정선5일장(2, 7일)이었을까 아니면 시끌벅적한 장터에서 새어나오던 흥겨움이었을까.
도시인들은 정선 산골을 자꾸만 파고들었다. 전국 각지의 속살을 소개하는 KBS <1박2일>도 한 몫 거들었다. 조용하게 계곡트레킹을 즐길 수 있던 덕산기에는 게스트하우스며 펜션 등이 들어섰고 여름 휴가철이면 정선군청 주변 읍내는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 엠티비(왼쪽 위) 레일바이크(오른쪽 위) 계곡트레킹(아래) 등 정선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 *
이렇게 정선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즐길까. 정선 지도를 살펴보자. 한강으로 이어지는 조양강 줄기가 산줄기 사이를 굽이굽이 파고든다. 풍부한 산과 물은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한다. MTB 계곡트레킹 래프팅 등으로 정선의 여름이 더 뜨거워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기서 끝일까. 송천과 골지천 두 물줄기가 몸을 섞는 아우라지, 운행을 멈춘 철도 위를 달려보는 레일바이크 등도 즐길 거리를 더한다.
한 가지 더, 정선의 뷰 포인트로 꼽히는 병방치가 있다. 정선 군청에서 차로 10여 분이면 닿는다. 병방치, 병방산(861m) 전망대로 알려진 명소다. 이웃한 영월의 선암마을과 함께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어 인기다. 지금이야 차에 몸을 싣고 올라와 가뿐하게 물줄기에 감탄하면 되지만 옛날 산아래 귤암마을 사람들은 정선읍을 오가기 위해 두발로 굽이굽이 산자락을 오르내렸다. 그러다 이곳 북실리에 닿으면 한반도 지형을 만든 물줄기를 보며 땀을 식혔으리라. 1978년 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걸어 다니며 생필품을 옮겼단다.
*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U자형 병방산 전망대. 스카이워크라는 이름처럼 발 아래 낭떠러지가 그대로 펼쳐진다 *
* 스카이워크에 들어서려면 강화유리를 보호해 줄 덧신을 신어야 한다 *
21세기 새롭게 태어난 병방치, 동강을 향해 날다
산골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품은 병방산 전망대는 21세기 들어 스카이워크(Sky Walk)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말 그대로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병방산 전망대에 투명한 U자형 조망대를 만들었다. 다리 아래로 천길 낭떠러지가 펼쳐지고 휘몰아치는 동강 줄기는 한 손에 잡힐 것 만 같다.
2년 전만 해도 무료였던 이곳은 지금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의 관람료가 생겼다. 이른 아침이 아니고서는 이곳까지 차량을 가져올 수 없다. 정선버스터미널과 스카이워크 사이에 아리힐스 셔틀버스 승차장이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아리힐스에서 스카이워크와 함께 짚와이어를 즐길 수 있다.
* 정선 레포츠의 뉴 페이스, 짚 와이어 *
* 짚와이어 타기 위한 준비. 한번에 4명이 출발하고(왼쪽) 1분20초 동안 동강을 향해 날아간다(오른쪽) *
짚와이어(Zip-Wire)는 래프팅 MTB 레일바이크와는 또 다른 풍미를 갖춘 정선의 새로운 레포츠이다. 익사이팅만 두고 따진다면 선두에 꼽히리라. 스카이워크보다 좀더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스카이워크를 걷고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는 편이 동선상 편리하다. 짚와이어를 타러 올라가는 길, 패스트푸드점 중 다섯손가락안에 들 풍광을 자랑하는 <롯데리아> 가 먼저 반긴다. 옆에 편의점도 있다. 먼저 시설사용료를 내고 올라간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하면 좀더 수월하게 짚와이어를 즐길 수 있다.
자, 표까지 끊었다면 이제 동강 줄기를 향해 날아볼 시간이다. 스카이워크에서 봤던 물줄기와 한반도 지형이 다시 한번 펼쳐진다. 병방치 스카이워크와 광하리 생태체험학습장을 연결하는 짚와이어는 계곡과 계곡 사이를 쇠줄로 연결한 도르래를 이용해 최고 120km/h로 활강한다. 높이 325.5m, 총 길이 1.1km로 아시아 최고,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사실 아무리 스펙을 읊어도 한번 날아보는 것을 따라올 수 없다. 답답하거나 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 정선 짚와이어에 몸을 맡겨보자. 1분20초 동안 동강을 향해 날아가는 새가 될 수 있다.
유독 겁이 많거나 심약해 놀이기구를 잘 타지 못하는 이들은 궁금하리라. "이거 무섭지 않을까?" 바이킹도 정 가운데 타는 주제에 소리란 소리는 혼자 다 지르는 기자의 경험담을 풀자면 처음 20초는 득음할 정도의 괴성이 튀어나간다. 하지만 급경사를 지나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풍광이 펼쳐진다. 동강의 속살을 향해 허공을 헤치고 달려가는 기분은 글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짚와이어 사용료는 4만원. 스카이워크 관람요 5000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문의: 정선 아리힐스(스카이워크&짚와이어) 033-563-4100, www.ariihills.co.kr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진부IC→59번 국도→나전리 삼거리에서 직진→42번 국도(정선읍 방면)→정선
* 대중교통
서울→정선 동서울터미널(1688-5979)에서 매일 9회(07:10, 09:35, 10:50, 13:05, 14:15, 15:25, 16:35, 17:45, 18:55) 운행. 3시간30분 소요.
부산→태백(고한) 동부시외버스터미널(051-508-9400)에서 매일 6회(07:28, 09:28, 11:52, 15:31, 16:51, 18:41) 운행. 5시간20분 소요.
광주→태백 금호터미널(062-360-8114)에서 매일 1회(14:00) 운행. 5시간50분 소요
태백→정선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매일 6회(09:00, 10:00, 11:45, 112:55, 15:20, 17:30) 운행. 1시간40분 소요
강릉→정선 강릉시외버스터미널(033-643-6092)에서 매일 11회(07:00, 08:00, 09:00, 10:00, 11:00, 12:00, 13:00, 14:00, 16:00, 17:00, 19:00) 운행. 1시간40분 소요, 고단·임계·여량·나전 경유
2.맛집
싸리골식당 / 곤드레밥 / 정선읍 / 033-562-4554
동박골식당 / 곤드레밥 / 정선읍 / 033-563-2211
동광식당 / 콧등치기, 황기족발 / 정선읍 / 033-563-3100
동호식당 / 올갱이국, 곤드레밥 / 정선읍 / 033-562-5204
짐포리식당 / 민물매운탕 / 정선읍 / 033-562-2479
3.숙소
동호호텔 / 정선읍 / 033-562-9000
아라리모텔 / 정선읍(정선역 근처) / 033-562-1555
가리왕산자연휴양림 / 정선읍 / 033-563-1544
수정헌 / 정선읍 / 033-563-8860
하이원리조트 / 고한읍&사북읍 / 1588-7789
옥산장 / 여량면(아우라지) / 033-562-0739
고향민박 / 여량면(구절리 레일바이크) / 033-562-5005
<출처> 2012. 8. 27 / 한국관광공사
'국내여행기 및 정보 >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초 동명항, 가을, 바다, 항구의 아침 (0) | 2012.09.27 |
---|---|
평창 백룡동굴, 대한민국 유일의 탐사형 동굴 (0) | 2012.09.25 |
홍천 미약골 - 15년간 고이 숨겨뒀던, 그래서 아직은 억센… (0) | 2012.09.03 |
곰배령에서 만난 들꽃들 (0) | 2012.08.24 |
강원 정선 ‘화암팔경’, 서늘한 협곡… 폭염이 ‘덜덜’ (0) | 2012.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