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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부산. 경남

양산 통도사에 깃든 가을

by 혜강(惠江) 2012. 11. 6.

                                                                                양산 통도사에 깃든 가을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천년고찰


 

                                                                                      글·사진 남상학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 사찰의 기록에 따르면 통도사라 한 것은 이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하므로 통도사라 이름지었다고한다. 영취산 속에 자리한 통도사는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까지 걷는 길은 청아한 소나무 숲길이다. 그 길에는 ‘무풍한송(舞風寒松)’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이름 그대로 상쾌한 바람이 부는 이 길에는 훤칠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멋스럽게 서 있다. 

 

*  ‘무풍한송(舞風寒松)’이란 이름이 붙어있는 소나무 숲길, 통도사에 드는 길은 명상의 길이다.


  

오래된 소나무 숲길은 명상의 길이 아닐까. 헷세의 싯타르타에서는 흐르는 물소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명상을 하며 20여분 남짓 들어가면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불보종찰로 꼽히는 천년 고찰 통도사를 만날 수 있다.


 

* 통도사로 들어가는 소나무 숲길 *

 



  통도사는 당나라에 수도를 떠난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석가의 진신사리와 가사(袈裟), 그리고 대장경 400여 함(函)을 모시고 와서 신라 27대 선덕여왕 15년(646년)에 이 절을 창건함으로써 창건 당시부터 매우 중요한 사찰로 부각되었고,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300여 년 동안 법등이 꺼진 적이 없는 사찰이다.

  대웅전 안에 불상을 모시지 않고 불단만 마련해 놓고 있으며 대신 대웅전의 금강계단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것이 이 사찰의 특징이다. 또한, 통도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 유형불교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43종)하고 있으며, 1999년 신축개관한 성보박물관은 세계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교 유물을 자랑하는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이다.

 

 


  통도사의 가람 배치는 신라 이래의 전통 법식에서 벗어나 있는데, 냇물을 따라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다. 서쪽에서부터 가람의 중심이 되는 상로전과 중로전, 하로전으로 이어진다. 또 그 서쪽 끝에 보광선원이 자리 잡고 있다.  동쪽에서부터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의 세 문을 통과하면 금강계단에 이르게 된다. 금강계단 앞의 목조 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45년(인조 23) 우운(友雲)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 상부의 기본 형태는 정(丁)자형의 특이한 구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정면격인 남쪽에는 금강계단, 동쪽에는 대웅전, 서쪽에는 대방광전(大方廣殿), 북쪽에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편액이 걸려 있다.

  한편 금강계단 불사리탑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지고 온 불사리를 세 곳에 나누어 황룡사탑, 태화사탑, 그리고 통도사 계단에 봉안하였다고 하는 불사리 계단이다. 통도사의 특징은 불사리 계단에 있으며, 또 이로 인하여 불보 사찰의 칭호를 얻게 된 것이다. 부처의 신골인 사리를 봉안하였기 때문에 대웅전 내부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았고, 내부에는 불상 대신 거대하고 화려한 불단이 조각되어 있다.  상로전의 법당에는 금강계단과 대웅전을 비롯하여 응진전, 명부전, 삼성각, 산신각, 일로향각(一爐香閣) 이 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96호로 지정된 통도사 응진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 건물로서, 창건한 시기는 1677년(숙종 3)이며, 내부에는 석가삼존과 그 주위에 16나한상(十六羅漢像)을 봉안하였다. 후벽의 탱화를 위시하여 내외 벽화는 주목되는 불화들이다. 이와 같은 가람 배치와 사찰 조경 측면에서도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산내 암자로는 극락암, 비로암, 자장암, 백운암, 축서암, 취운암, 수도암, 사명암, 옥련암, 보타암, 백련암, 안양암, 서운암 등이 있다.

 또한 통도사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건물마다 붙여 놓은 현판 글씨. 추사 김정희, 흥선대원군, 석재 서병오의 글씨가 경연을 벌이듯 붙어 있다. 먼저 주지실 현판에 쓰인 ‘노곡소축(老谷小築)’과 ‘탑광실(塔光室)’이란 글씨가 바로 추사의 솜씨다. 힘차고 살진 획이 돋보인다.

 

 이보다 더 눈길을 잡는 것이 ‘일로향각(一爐香閣)’ 현판. ‘한 마음을 화로에 넣고 담금질해 향기를 만든다’는 뜻이다. 글의 뜻도 뜻이지만, 예서체로 쓰인 이 글씨에서는 독특한 운치가 느껴진다. 대원군의 글씨도 곳곳에 있다. 통도사에 들어 가장 먼저 만나는 일주문의 현판 ‘영취산 통도사(靈鷲山 通度寺)’가 그의 솜씨다.

 

 통도사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4면의 이름이 각각 다르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 남쪽은 ‘금강계단’, 북쪽은 ‘적멸보궁’의 현판을 걸고 있다. 이 중 서쪽의 ‘대방광전(大方廣殿)’과 남쪽의 ‘금강계단(金剛戒壇)’이 대원군의 솜씨다. 따로 보아도 단정한 것이 같은 사람의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관음전 맞은편의 원통소 현판은 같은 대원군의 솜씨지만 이와 달리 조형적이다. 

  동서로 나뉜 사찰 건물 사이의 냇물은 주변 단풍이 든 나무와 어울려 통도사의 가을을 연출하고 있다. 대부분 관람자들은 사찰 건물을 휘 둘러본 뒤 가을 풍광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곱게 물든 풍광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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