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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경북 안동, 국보 121호 하회탈과 함께하는 여행

by 혜강(惠江) 2012. 9. 27.

 

 

경북 안동

 

국보 121호 하회탈과 함께하는 여행

 

안동민속박물관 : 경상북도 안동시 민속촌길 13 / 전화번호: 054-821-0549 

 

 

글, 사진 김수정(여행작가)

 

 

 

 

 


  안동은 불교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유교문화가 뿌리 깊이 남아있으며 벼슬길을 탐하지 않고 학문을 숭상했던 안동양반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이 지금까지 잘 남아있어 대쪽같은 선비정신을 여행중에도 느낄 수 있는 멋이 살아있는 고장입니다.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안동


*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안동 *

 

  편안한 동녘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안동을 일컬어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부릅니다. 척박한 산악지역인 경상북도에서 비교적 너른 땅을 차지하고 있는 안동은 불교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다른 지역들과는 달리 유교문화가 뿌리 깊이 남아있으며 벼슬길을 탐하지 않고 학문을 숭상했던 안동양반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이 지금까지 잘 남아있어 대쪽같은 선비정신을 여행중에도 느낄 수 있는 멋이 살아있는 고장입니다.

 

  1999년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잔치를 열었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안동을 두고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운 지닌 마을’ 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굽이쳐 돌아가는 아름다운 하천과 깎아지를 듯 아찔하지만 수려하고 기품있는 절벽들, 그리고 그 아래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풍경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편안하게 남아있는 곳이 바로 안동입니다. 안동은 또한 양반문화가 뿌리깊은 고장인만큼 양반들의 음식문화가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통적으로 남아있어 경상북도의 인근 지역들과는 다른 독특한 음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고장이기도 합니다.

 

  양반들의 제사문화가 담겨있는 헛제삿밥, 내륙지방에서 생선을 즐길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었던 간고등어, 몸에 좋은 건강한 발효음료인 식혜, 콩가루를 섞어 반죽해 만든 건진국시, 달콤한 간장양념에 매운 청량고추와 감자, 당면등을 넣어 보글보글 끓여만든 맛있는 안동찜닭등은 안동에서 빠뜨리면 섭섭한 음식들입니다. 맛과 멋이 가득한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국보 121호 안동 하회탈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69호로도 지정되어있습니다.

 

 

국보 121호 하회탈

 

 

다양한 하회탈 모습


* 다양한 하회탈 모습 *

 

  하회탈은 안동 하회마을에서 전해내려오는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되는 탈을 일컫는 말입니다. 원래는 12개의 탈이었지만 현재 전해내려오는 하회탈은 모두 9개입니다. 탈 하나하나가 표정이 풍부하고 생동감이 느껴지며 턱이 분리되어 말을 할 때 움직이도록 만들어진 탈도 있어서 탈을 사용하여 표정연기가 가능할만큼 기능적인 면에서도 탁월합니다. 

 

 

 

하회탈 속에 숨어있는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하회탈 전설

 

 

  아주 먼 옛날 이야기입니다. 하회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자주 발생하여 마을에 근심이 대단하였습니다. 이 때 하회마을에는 허도령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마음씨가 맑고 고왔을 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한눈에 허도령임을 알아볼 수 있을만큼 외모도 곱고 잘생긴 청년이었습니다.

 

 어느날 허도령은 꿈을 꾸게 됩니다.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허도령에게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지금 마을에 흉흉한 변고들이 자꾸만 생겨나는 이유는 마을을 지켜주는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탈을 만들어 쓰고 춤을 추어야한다. 이 탈을 네가 만들거라. 단, 탈을 다 만들때까지는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되느니라. 만약 누군가가 이 사실을 알게되거나 엿보기만 해도 모두다 피를 토하고 죽게될테니 그리 알아라.”

 

  허도령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러나 꿈이 너무나 생생하여 쉽게 잊혀지지가 않았습니다. 허도령은 아무도 몰래 마을 어귀에 움막을 짓고 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총 12개의 탈을 만들어야했습니다. 원래 탈만들기에 재주가 뛰어났던 허도령은 신을 기쁘게 할 탈을 만들기위해 죽을 힘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허도령이 마을에서 사라진 것을 알아낸 한 처녀가 허도령을 찾아나섰습니다. 평소에 허도령을 사모하던 마을처녀였습니다. 처녀는 허도령의 행방을 알기위해 밤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화수 물안으로 허도령의 잘생긴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처녀는 순간 이성을 잃고 허도령을 백방으로 찾아헤매다가 드디어 허도령이 작업하던 움막에서 허도령을 찾아냈습니다.

 

  허도령은 마침 마지막 탈을 조각하던 차였습니다. “도령님..” 처녀는 사모하는 마음을 담아 허도령을 불렀습니다. 허도령은 흠칫 놀라 돌아보았습니다. 처녀와 눈이 마주친 허도령은 목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피를 토하고 죽는 허도령을 보고 처녀는 너무 놀라 뒷걸음질 쳤습니다. 처녀는 사모하는 허도령을 자신이 죽이고 말았다는 죄책감에 그길로 부용대 높은 절벽 위로 올라가 자결하고 말았답니다.

 

  허도령이 마지막에 작업하고 있던 탈은 이메탈로 처녀가 허도령을 훔쳐보는 바람에 이메탈의 턱은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습니다. 하회마을 사람들은 허도령과 처녀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며 해마다 제사를 지내주었습니다.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민속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안동민속박물관

 

 

안동민속박물관


* 안동민속박물관 *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비롯하여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민속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안동민속박물관은 안동댐과 월영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강변에 위치해있습니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 경상북도 북부지방의 민속문화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안동민속박물관 주변에 위치해있었던 KBS 드라마 촬영장은 철거되었으니 여행하실 때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 

 

 

안동웅부 현판에 담긴 뜻

 

 

안동웅부현판


* 안동웅부현판 *

 

 

  안동민속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안동웅부’라는 기상넘치는 멋진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현판의 뜻은 ‘영남에서 가장 으뜸 가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안동웅부’ 현판은 얼마전까지만해도 구 안동시청 현판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안동민속박물관 전시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현판의 글씨를 쓴 분은 다름아닌 고려 공민왕이십니다.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침입을 피해 안동으로 피난을 내려왔습니다. 피난길에 고단하고 힘이 들었던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안동에 다다랐을 때 만나게 된 것은 풍산 소야천이라는 너른 하천이었습니다. 추위에 떨고 있던 노국공주를 안쓰럽게 여겼던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젖지 않게 강을 건너게 하려했으나 방법이 없어 발을 구르던중 안동 부녀자들이 모두 강으로 쏟아져 나와 엎드려 노국공주를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줌에 감동을 받게 됩니다. 이 때의 전통이 지금까지 계승되어 안동에서는 지금도 ‘놋다리밟기’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피난행열를 재연하고 있습니다. 홍건적이 격퇴된 후에도 공민왕은 안동에 머무르며 사찰을 짓는등의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때 제작된 현판이 바로 ‘안동웅부’입니다. 고려시대때 그 어느 지역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던 안동의 자부심이 담겨있는 현판이기도 합니다.

 

 

삼삼기

 

 

아낙네들이 삼을 삼는 풍경


* 아낙네들이 삼을 삼는 풍경 *

 

 

  안동삼베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안동의 특산물입니다. 안동에서는 신라 유리왕때 삼을 삼아 삼베를 만드는 대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삼베를 만들어왔습니다. 안동포라고 불리우는 안동삼베는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대표적인 여름옷감으로 일컬어질만큼 유명한 안동의 특산품이 되었습니다. 삼을 째고 삼을 삼고 베매기를 하는 과정을 통해 안동포는 고급상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부녀자들이 모여 삼을 삼는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놓았습니다.

 

 

 

월영교

 

 

아름다운 월영교풍경


* 아름다운 월영교풍경 *

 

  월영교는 2003년에 개통된 다리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하는 목책교입니다. 월영교는 안동에서 발견된 원이어머니의 편지와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를 테마로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원이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뱃속에 있는 아이와 함께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하는 회한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쓰고 하늘나라에 먼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저승길 가는 남편의 발에 신기기위한 미투리를 만들었습니다. 원이어머니의 편지와 미투리는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으며 원본 편지와 미투리는 현재 안동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있습니다. 월령교의 모양새는 원이어머니가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를 닮았습니다.



안동의 먹거리

 

헛제사밥

 

 

까치구멍집의 헛제사밥


* 까치구멍집의 헛제사밥 *

 

  경상북도 지역은 태백산맥이 가로놓인 폐쇄적인 지형적 특성상 상당히 독특한 음식문화를 발전시켜왔습니다. 내륙지방 특유의 매콤하고 짭짤한 밑반찬과 산에서 나는 갖가지 산나물을 비롯하여 밭에서 나는 밭작물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때에도 콩가루를 넣어 반죽했답니다. 특히 안동은 유교문화와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식문화를 발전시켜왔습니다. 처음에 맛보면 상당히 독특한 이색적인 맛이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성 강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특히 유명한 음식은 간고등어자반구이와 고춧가루를 넣어 엿기름에 발효시킨 안동식혜, 콩가루를 섞어 만든 건진국수, 그리고 양반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헛제사밥이 유명합니다. 유교문화가 뿌리내린 안동은 집집마다 제사를 많이 지냈습니다. 제사음식이 남으면 각종 나물반찬에 맨고추장(양념을 하지 않은)을 쓱쓱비며 다른 제사음식들을 곁들이 반찬으로 즐겨먹던 것이 제사를 지내지 않는 날에도 제례음식을 만들어 먹게된 헛제삿밥의 유례랍니다.

 

 

<출처> 2012. 9. 21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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