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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제주도

제주 우도, ‘신들의 만찬’보다 더 푸짐한 한 상

by 혜강(惠江) 2012. 9. 13.

 

제주 우도

 

‘신들의 만찬’보다 더 푸짐한 한 상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엇갈린 운명을 안고 자란 두 여성 요리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신들의 만찬>. 여주인공 준영이 만들어내는 '신들의 만찬'은 제주도의 작은 섬마을, 우도에서부터 시작된다. 

 

 

 * 우도봉 아래 그림처럼 펼쳐진 푸른 초원 *

 

 

   엇갈린 운명을 안고 자란 두 여성 요리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신들의 만찬> . 여주인공 준영이 만들어내는 '신들의 만찬'은 제주도의 작은 섬마을, 우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친아버지와의 안타까운 엇갈림, 가슴 떨리는 첫사랑과의 조우…. 준영에게 우도는 슬픔과 설렘, 기쁨이 공존하는 섬이다. 

 

 

엇갈린 부녀 상봉, 우도봉

 

 

* 준영과 영범이 엇갈려 지나간 길. 우도등대공원 이정표가 보인다. *

 

 

 * 우도봉에서 영화<연리지>와 <화엄경>도 촬영되었다.*

 

 

   "우도봉 12시야, 잊지 마!" 도박 빚에 쫓기던 재철이 원앙어선을 탈 결심을 하고 준영에게 친아빠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그 시각, 연우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범도 진짜 인주를 찾아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재철의 말에 반신반의하던 준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도봉으로 달려가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고, 뒤따라온 친구로부터 재철이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났다는 말을 듣는다. 다시 급하게 달려 내려가는 준영, 뒤늦게 우도봉을 향해 차를 타고 올라가는 영범이 서로 엇갈려 지나쳐간다. 우도봉. 그곳에서의 부녀 상봉은 끝내 이뤄지지 못한다.


  아쉽게도 드라마 속 준영에게는 안타까움 가득한 장소로 남았지만, 우도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으라면 이 우도봉을 빼놓을 수 없다. 우도 8경 중 하나인 지두청사(地頭靑莎)가 펼쳐진 우도봉은 푸른 잔디와 바다, 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해발 132m, 우도봉 정상에 서면 온 섬이 발아래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 좋은 날에는 건너편 성산일출봉이 눈앞에 있는 것만큼 가깝게 보인다. 그뿐일까. 바다 너머로 오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풍경도 일품이다. 오르는 길마다 절경이고, 보이는 것마다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섬 동쪽에 높이 솟아오른 우도봉은 '섬머리'라고도 불리는데, 위치가 딱 섬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우도봉, 어디로 오를까

 

 

* 우도봉 정상 *

 

 

  우도봉을 오르는 길은 두 가지이다. 우도봉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입구 바로 아래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에 차나 자전거, ATV 등을 세워두고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영범이 인주를 찾기 위해 차를 타고 달렸던 길로 실제는 주차장까지만 차가 올라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내 시야가 확 트인 너른 잔디밭이 나타난다. 바로 지두청사다. 제주도에서 최고로 꼽히는 잔디답게 이곳에 오는 누구든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어지는 동화 같은 풍경이다.


  한쪽으로는 성산일출봉, 다른 한쪽으로는 너른 초원을 감상하며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어느새 우도봉 정상이다. '우도봉 12시'를 외치던 재철이 가리킨 바로 그 장소다. 진짜 친아빠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준영이 한달음에 달려왔던 곳. 드라마 속 준영처럼 우도봉 정상에 서 있는 우도 등대를 한 바퀴 돌아본다. 앞쪽으로는 지두청사가, 뒤쪽으로는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마음속 묵은 때가 말끔하게 씻겨 내려간다.

 

 

 

* 우도봉 정상에 우뚝 선 우도 등대 *


 

   우도봉 정상에 서 있는 우도 등대는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우도봉에는 두 개의 등대가 있는데 드라마에 출연한 원형의 순백색 등대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 바로 옆쪽에 신식으로 지은 좀 더 규모가 큰 등대가 현재 무인 등대로 사용되고 있다. 깜깜한 밤바다에서 어선들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제주 동쪽 바다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우도 등대에서 검멀레 해안까지 능선을 따라 내려갈 수 있다. *

 


 

   우도봉을 오르는 또 다른 길은 우도 등대에서 검멀레 해안 쪽으로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준영이 열심히 뛰어 올라갔던 바로 그 길이다. 자박자박 흙길을 밟아 내려가며 바라보는 풍광이 그야말로 운치 있다. 검멀레 해변이 가까워질수록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 소리도 점점 더 커져간다. 우도봉에서 검멀레 해변까지, 이왕이면 능선길을 따라 쉬엄쉬엄 내려가면 더 좋다.


  검멀레 해변은 우도봉에서 이어진 가파른 바다 절벽 아래 형성된 '검은 모래' 해변이다. 해안가 끄트머리에 일명 '콧구멍'이라 불리는 동굴이 유명하다. 물이 빠지면 동굴 안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안이 꽤 크고 널찍하다. 예전에는 큰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평소에는 큰 볼거리는 없지만 매년 가을쯤 동굴 안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또 다른 촬영 명소, 눈부신 백사장에 빠지다

 

 

 * [왼쪽/오른쪽]홍조단괴해수욕장은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꽉 들어찬다. / 해녀상이 서 있는 하고수동해수욕장 *

 


   사실 우도는 <신들의 만찬> 외에도 이미 여러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지로 유명한 이른바 스타 섬이다. 영화 <연리지> , <인어공주> , <시월애> 를 비롯해 드라마 <탐나는도다> , <러빙유> 등이 우도에서 촬영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새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일렁이는 홍조단괴해수욕장은 로케이션 매니저들이 즐겨 찾는 단골 촬영지이다. 해조류의 일종인 홍조류의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해변은 우리나라에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풍경으로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작게는 쌀알만 한 것부터 큰 것은 아이 주먹만 한 홍조단괴들이 해변을 뒤덮고 있다. 이곳에 가면 "여기, 우리나라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홍조단괴 해변과 더불어 우도의 또 다른 절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하고수동 해변이다. 홍조단괴 해변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홍조단괴 해변처럼 너른 백사장과 시시각각 변하는 물빛이 무척 매혹적인 곳으로 수심이 얕아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어떻게들 알고 오는지 외국인 여행객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 어느 곳보다 자유분방함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우도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만찬'보다 더 특별한 '우도 별미'

 

 

 

우도에서 맛보는 보말죽 

 


   <신들의 만찬> 을 찾아 우도까지 왔으니 '만찬'은 아닐지라도 '별미'를 맛봐야 할 터. 섬마을 답게 우도에는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보말죽과 보말칼국수는 낯선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입맛까지 모두 충족시켜주는 별미 중 별미다.

 

  보말은 제주 사투리로 바다 고둥을 가리키는데, 깊고 구수한 맛이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 죽이나 칼국수 한 그릇에 우도 특산물인 활소라 한 접시를 곁들이면 '신들의 만찬' 부럽지 않은 훌륭한 한 상이 차려진다.


 

 

화가 안정희 씨가 운영하는 간이 카페

 

  * [왼쪽/오른쪽]화가 안정희 씨가 운영하는 간이 카페 / 우도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작품 세계에 담아내는 안정희 씨 *

 


   우도의 또 다른 '별미(別美)'를 찾고 싶다면 안정희 갤러리를 찾아가보자. 10여 년 전 우연히 우도에 왔다가 섬 총각과 사랑에 빠져, 그 길로 섬에 눌러 앉은 화가 안정희 씨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버스를 개조해 만든 그녀의 작은 갤러리는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그녀가 만들어준 열무국수를 맛보는 간이 식당이며, 또 그녀가 틈틈이 붓을 놀려대는 작업실이기도 하다. 처음 버스 안에 들어서면 정신없이 변신하는 환경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탁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이 공간에 익숙해진다. 10년 간 우도를 주제로 그려낸 그녀의 작품을 한 장 한 장 펼쳐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근래 한 방송국에서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방송으로 내보낸 이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즉석에서 당일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야 할 정도로 바빠진 그녀는 알고 보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사촌동생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우도에서 색다른 '별미'를 맛보고 싶다면 그녀의 갤러리를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특별한 것 없는 열무국수 한 그릇이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그녀의 작품들로 한 상 풍성하게 차려지니 말이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 → 용문로 → 월성사거리에서 우회전(시청, 종합경기장 방면) → 오라오거리에서 좌측 방향(시청, 종합경기장 방면) → 서광로 → 국립박물관사거리에서 우회전 → 번영로 → 대천동사거리에서 좌회전 → 비자림로 → 수산2리 방면 우회전 → 수산2리 입구에서 성산 방면 좌측 방향 → 성산등용로 → 성산항

 

* 대중교통

제주국제공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 동일주 노선을 타고 성산항 입구에서 하차.

 

 

* 우도 가는 카페리 *

 

*우도 가는 배편

성산항에서 우도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카페리가 다닌다. 우도까지 12~15분 소요. 왕복 요금은 5,500원. 문의 064-782-5671

 

2.맛집

해광식당 : 우도면 오봉리 / 보말죽, 보말칼국수 / 064-782-0234
안정희 갤러리 : 우도면 전흘동 / 열무국수, 핸드드립 커피 / 010-3087-4882
마를린먼로 : 우도면 연평리 / 수제 햄버거
산호반점 : 우도면 서광리 / 전복짜장, 해물짬뽕 / 064-783-3542

 

3.숙소

다이아몬드호텔 : 제주시 연동 / 064-742-7744~6 / 굿스테이(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로그하우스 : 우도면 서광리 / 064-782-8212

그린제주우도펜션 : 우도면 서광리 / 064-782-7588



<출처> 한국방송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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