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감성마을 5일장(章)
이외수 선생과 함께 떠나는 여름 문학 축제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오는 8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과 붕어섬 일대에서 후·시·미·청·촉 5감을 주제로 '감성마을 5일장(章)'이 펼쳐진다. 이 여름, 문학의 향기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화천(華川)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겨울 빙판을 뜨겁게 달구는 산천어축제? 아니면 화악산(1468m)·광덕산(1046.3m)·백암산(1179.2m) 등의 산자락?
서울춘천고속도로 덕분에 춘천은 닭갈비 점심 메뉴로 닭갈비를 도전해 볼만큼 가까워졌건만 북한강 줄기를 되짚어 북쪽으로 올라야 닿는 화천은 그보다 멀고 높고 깊다. 이름은 모를지언정 화천땅에 들어선 적이 있다면 이곳 하늘을 채우는 높다란 봉우리들을 기억 하리라. 어디 산자락뿐이랴. 또 '화천'은 이름부터 물(川)을 품고 있다. 이웃한 호반의 도시 춘천과는 또 다른 생생하고 힘이 넘치는 산과 물이 포진하고 있다.
높고 깊은 산과 물의 고장, 화천
자식이나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본 이들에게도 화천은 낯설지 않은 고장이다. 민간인보다 군인수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최전방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지도를 살펴보면 백암산(1179m) 뒤가 북한땅이다. 산줄기만 있으랴. 금강산 자락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내려오던 금강천은 강원도 화천 휴전선 부근에서 금성천과 몸을 섞으며 북한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동해안을 향해 직선을 그어보면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속초 아바이 마을과도 멀지 않게 이어진다.
* 화천을 대표하는 인공호수 파로호 *
여기에 전국 강태공들을 설레게 하는 화천의 유명호수 '파로호(破虜湖)'가 더해진다. '오랑캐를 무찔렀다'는 뜻의 파로호는 6·25전쟁 중 한국군이 중공군을 수장시킨 것을 기념해 이승만 대통령이 지은 이름이다. 대한민국 최전방에 자리한 산 높고 물 깊은 고장이라. 숨어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지 않은가. 한반도 허리가 끊어지기 전, 예로부터도 선비들의 은둔 장소로 사랑받았던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21세기, 지금 화천에는 작가 이외수 선생이 머물고 있다. '외수(外秀)'라는 이름이 선생의 발자취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1946년 춘천 태생으로 오랜 시간 그곳에 머물며 호수, 막국수와 함께 '춘천 3대수'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6년 전 이곳 화천으로 터를 옮겼다.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799번지, 그가 머무는 감성마을 주소다.
* 감성마을을 찾은 방문객들과 담소중인 이외수 선생 *
3년만이었다. 이십대 후반 질풍노도의 시기, 인터뷰를 빙자해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갔던 감성마을. 초입 '길이 있어 /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 내가 감으로써 / 길이 생기는 것이다' 라고 적힌 비석이 찾은 이들을 여전히 반긴다. 선생이 기거하는 공간으로 가려면 다정하게 서로를 감싼 나무 터널을 지나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 감성마을 풍경. 초입 주차장 뒤 숲길과 이외수 선생의 시가 적힌 시비가 이어진다.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이외수 문학관을 지나 자리한 작은 시비공원이 분주하다. 길게 땋아 내린 백발성성한, 익숙한 뒷모습이 보인다. 이외수 선생이 감성마을을 찾아온 이들과 담소 중이다. 무슨 얘기가 그리 재미있을까. 이곳에서는 불청객이 없다. 불쑥 끼어든 초면도 어색하지 않게 스며든다.
"후배 시인이 교사가 되어 정선으로 갔어요. 아이들에게 '백일장 나가 본 사람' 있냐고 물으니까 '선생님 여기는 백일장이 아니라 오일장이래요' 하더라는 거에요. 백일에 한번씩 서는 장으로 알아들은 거죠. 공부만 하느라 백일장도 안 나가본 거지. 그래서 탄생했어요. 감성마을 5일장(章)은."
감성마을 5일장(章), 문학으로 희망을 깨우련다
* 감성마을 5일장(章)에서는 북한강 자락의 시원한 물줄기에 더위를 식힐 수도 있고(왼쪽) 이외수 선생의 문학강연을 들을 수도 있다(오른쪽) <사진제공-재단법인나라>
감성마을 5일장(章)이라. 닷새에 한번씩 서는 5일장은 '場(마당 장)'을 쓰는데 여기서는 '章(글 장)'을 쓴다. 아이들이 백일장(章)과 5일장(場)을 혼동한데서 발견한 재미다. 그대로 풀어내자면 닷새간의 글, 문학 축제쯤 되지 않을까. 거기에 후·시·미·청·촉의 5감이 더해진다. 8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매일 하나의 감각이 메인 주제가 된다.
닷새간의 일정을 살펴보자. 장이 개장하는 8월8일(1일장, 후각)은 붕어섬 일대에서 쪽배축제 체험이, 8월9일(2일장, 시각)은 독서진흥백일장과 울랄라세션 공연이, 8월10일(3일장, 미각)에는 농어촌사랑 학생백일장, 문학기행(시티투어), 8월11일(4일장, 청각)에는 백일장 심사와 이외수 선생의 문학강연과 음악회, 8월12일(5일장, 촉각)에는 시상식과 함께 폐막장이 진행된다.
* 감성마을 5일장(章)은 8월8일~8월12일까지, 물의나라 화천쪽배축제는 7월28일~8월12일까지 진행된다. 감성마을과 붕어섬 일대에서 펼쳐지는 감성마을 5일장(章)을 구경갔다면 화천쪽배축제도 놓치지 말자. 백일장 참가자는 당일 무료로 쪽배축제를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화천군 나라축제조직위원회>
메인 무대는 감성마을과 화천쪽배축제가 펼쳐지는 붕어섬 일대다. 감성마을에서 문학의 향기에 푹 빠져봤다면 북한강 자락에 자리한 붕어섬에서는 시원한 수중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독서진흥백일장이나 농어촌사랑 학생백일장을 신청한 이들은 당일에 한해 무료로 쪽배축제체험을 즐길 수 있다니 기억해두자.
감성마을 5일장의 메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건 둘째날 8월9일 진행되는 독서진흥백일장이다. 독서진흥백일장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전국 각지의 도서관에서 미리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8월5일까지 거주지 근처 동네 도서관에서 가능하다. 2012 독서의 해를 맞아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도서관에서 백일장 접수를 받기로 했단다. "훈련된 문장보다는 순수한 글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이외수 선생의 팁이 더해졌다. 우승자에게는 신청한 도서관에 우승자 이름으로 된 서고를 제공할 예정이다. 참, 8월10일 셋째날 펼쳐질 농어촌사랑 학생 백일장 신청은 감성마을 5일장(章) 공식 홈페이지(www.ogamstory.com)에서 하면 된다. 모두 무료다.
참, 오는 8월31일까지 농어촌사랑 귀농귀촌UCC 진행되는 공모전도 놓치지 말자. 5일장(章)의 마지막, 촉각의 날에는 백일장 시상식이 있다. 이외수 문학관 개관식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여름 문을여는 감성마을 5일장(章)은 "문학이 희망이 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는 이외수 선생의 바람을 이뤄가는 시작이지 않을까.
여행정보
**tip 감성마을 5일장(章) / 화천군 문화체육과 033-440-2541, www.ogamstory.com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퇴계원IC→47번 국도(포천 방면)→372번 지방도(이동막걸리공장 지나서 우회전, 백운계곡 방면)→56번 국도→감성마을
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분기점→중앙고속도로→춘천IC→5번 국도(화천 방면)→56번 국도→감성마을
* 대중교통
서울→다목리 동서울터미널(1688-5979)에서 매일 8회(07:30, 14:20, 14:50, 15:20, 15:35, 15:50, 16:10, 16:50) 운행. 2시간10분 소요
춘천→화천 시외버스터미널(033-241-0285)에서 매일 30분 간격(06:30~21:20)으로 30여회 운행. 1시간 소요
춘천→다목리 시외버스터미널(033-241-0285)에서 매일 4회(07:00, 12:00, 16:30, 18:50) 운행. 1시간20분 소요
화천→다목리 시내버스터미널(033-442-2092)에서 매일 9회(06:40, 08:10, 09:20, 10:30, 12:30, 14:00, 16:30, 17:40, 18:50) 운행. 40분 소요
2.맛집
시골돈돌이순대국 : 상서면 다목리 033-441-0012
안양식당 : 상서면 다목리 033-441-9006
3.숙소
그랑프리모텔 033-441-2071(3)
다목리파크장여관 033-441-7110
다목민박 033-441-1231
<출처> 2012. 7. 27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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