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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고창 청보리밭에 일렁이는 싱그러운 초록물결

by 혜강(惠江) 2012. 5. 21.

 

고창 청보리밭 

고창 청보리밭에 일렁이는 싱그러운 초록물결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전북 고창은 봄의 정점과 함께하는 고장이다. 그 중심에 청보리밭이 있다. 한번이라도 보리의 초록 물결을 보았다면 궁금해지리라. 어째서 그리고 언제부터 이곳에 이렇게 널따란 보리밭이 자리 잡게 되었을까? 굳이 무언가를 해야 할 필요도 없다. 바람을 타고 춤추는 청보리 물결에 잠시 쉬어가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터이다.
 

 

30여 만평 펼쳐진 청보리 물결에 가슴이 콩닥


 

청보리밭 전경


<시원하게 펼쳐진 고창 청보리밭 전경>

 


  서해안을 끼고 전라북도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한 고창. 아래로는 전남 영광과 경계를 이루며 위로는 전북 부안과 닿는다. 이렇게 바다를 한켠에 끼고 육지를 품은 고창의 청보리밭, 초록 들판을 원없이 걸어볼 참이다. 고창은 옛날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했다. 보리농사가 잘 되기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자는 보리를 뜻하며 ‘양’자는 태양을 뜻한다. 모양현을 풀어내자면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가장 무난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보는 여행’이기 때문일까. 어린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청보리밭을 찾는다. 군데군데 서린 어린시절의 추억을 그리기도 하고 청보리밭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봄이면 청보리로 일렁이는 학원농장은 가을이면 하얀 메밀꽃으로 채워진다. 학원농장에 속한 15만평의 농지에서 보리와 메밀을 수확한다. 봄이면 보리의 초록물결이, 가을이면 메밀꽃의 새하얀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수십 만평의 초록물결에 순간적으로 숨이 막힌다.

  농장을 이처럼 가꾼 이는 기업체에서 이사까지 지냈던 진영호씨다. 어린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1992년 낙향한 그는 잡목만 무성했던 야산 등을 개간해 지금의 학원농장을 만들었다. 학원농장이 관광농장으로 인가받고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한 건 1994년이다. 그 이전에도 이 땅에서 보리 재배는 계속되어왔다. 차이점이라면 당시의 보리는 단순한 농작물이었다는 것.



 

보리의 초록 물결을 즐기는 모습


<보리의 초록 물결을 즐기러 나온 이들>

 

 

축제기간의 즐길거리와 먹거리들


<청보리 축제기간에 맞춰 가면 옛날 부모님 어린시절에 즐기던 군것질 거리들도 만날 볼 수 있다>

 

 

   학원농장과 주변 동네주민들의 보리밭까지 더하면 약 30만평에 달하는 청보리 물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좋은 풍광을 찾아다니던 사진가들이 봄을 대표하는 초록물결을 놓쳤을 리 없다. 1990년대 후반 사진가들에게 인기를 끌던 청보리밭은 2000년대 들어서야 관광지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축제가 열리기 전에도 봄이면 사람들은 청보리를 찾아 몰려들었다. 청보리축제가 생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보리 물결 사이에서 알아가는 보리의 일생  

 

  올해로 9회를 맞이한 청보리축제가 시작된 것은 2004년이다. 첫해 축제 한달동안 20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굉장한 인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연초록의 고운 빛깔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전망대에서 본 보리밭 풍경


<망대에서 내려다 본 보리밭 풍경. 초록 물결이 싱그럽다>

 

 

보리밭 사이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나들이 나온 이들은 보리밭 사이를 걸으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보리는 10월말에서 11월초에 파종한다. 11월 말이면 잔디크기로 자라 성장을 멈추고 눈 속에서 봄을 기다린다. 이때 보리가 얼어 죽지 않게 밟아준다. ‘보리밟기’다. 겨울을 이겨낸 보리는 새봄과 더불어 무럭무럭 자란다. 4월 중순이면 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5월 중순 이후부터 누렇게 익어간다.

  누렇게 익기 전, 4월에서 5월까지의 보리는 싱그러운 초록을 자랑한다. 아직 먹을 수는 없지만 보기만 해도 예쁜 것이 ‘청춘’과 닮았다. ‘청보리’라고 불리는 이유다. ‘청보리’는 보리의 다른 독립된 ‘종(種)’이 아니라 누렇게 익기 전, 푸릇한 한창 때의 보리를 뜻한다. 그리고 이때, 보리의 전성기에 맞춰 ‘청보리축제’가 열린다. 그러니까 우리는 보리의 청춘을 즐기러 가는 셈이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기어코 살아난 보리의 초록은 그래서 더 싱그럽다. 



 

보리와 유채꽃이 눈부신 봄 풍경


<보리의 초록 물결과 유채꽃의 노란 물결이 눈부신 고창의 봄 풍경>

 


   세월이 좋아져 지금이야 청보리가 예쁘다고 구경 가지만 배고픈 시절에는 아마 청보리가 하루라도 빨리 익길 바라고 기다렸을 것이다. 보리의 초록 물결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는 5~6월은 바로 그 악명높은 ‘보릿고개’였다. 지난 가을 수확한 양식은 다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익지 않았으니 먹을 것이 귀했을 터다. 그럴 때 허기진 배를 달래며 아직도 푸릇한 보릿대를 꺾어 보리피리 불지 않았을까. 가냘픈 보리피리 소리가 안쓰러운 건 기분 탓일까.

  올해는 지난 5월 중순까지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진행됐다. 전국 각지에서 보리의 청춘을 구경하러 몰려들었다. 아직 푸른 물결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학원농장 관계자는 “5월은 지나야 보리가 누렇게 익어간다”며 “이달까지는 청보리의 초록물결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찾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고 청보리는 절정인 지금, 5월 중순 이후 좀더 여유롭게 청보리를 즐길 수 있는 때일지도.


 

기념촬영하는 모습들


<보리의 초록 물결에 구경하는 이들도 신이 났다.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 된다는 게 고창 청보리밭의 매력 포인트!>

 


  바깥에서 바라만 보던 초록 물결 사이로 들어선다. 한 켠에 자리한 노오란 유채꽃이 분위기를 돋운다. 청보리밭 사이에 난 샛길을 걸어보는 것도 놓치지 말자. 부드러운 구릉에 자리한 초록물결이 시원하게 펼쳐진 청보리밭은 그만의 독사진으로도 좋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간 배경으로도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되니 여기저기서 예쁜 척 하느라 한창이다. 소리도 없이 사라진 봄의 여운은 이곳 청보리밭 곳곳에 스며있다. 가냘픈 보릿대 피리가 전한다. 봄날은 간다고.

 



여행정보


1.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고창분기점→고창담양고속도로→남고창IC→23번 국도(성송 방면)→홍교교차로(장성·삼계·공음·대산 방면으로 우측 방향)→796번 지방도→학원관광농원

 

 

 * 대중교통

서울→고창 센트럴터미널(02-6282-0114)에서 매일 40~70분 간격으로 15~16회(07:00~19:00) 운행. 3시간10분 소요, 요금 1만5300원.
부산→광주 서부시외버스터미널(1577-8301)에서 매일 40여분 간격 16여회(06:10~22:30) 운행. 3시가10분 소요, 일반 1만4500원 우등 2만1400원 심야 2만3500원.
광주→고창 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에서 매일 40~50분 간격 18회(06:40~20:20) 운행. 1시간10분 소요, 요금 4800원.

 


2. 별미

학원농장내 식당 보리비빔밥 063-564-9897
산장회관 장어구이 063-563-3434
아산가든 장어구이 063-564-1680
우리회관 장어구이 063-564-4279
우리풍천장어 장어구이 063-563-8882
우진갯벌장어 장어구이 063-564-0101

 


3. 숙박

동백장호텔 063-562-1560
그랜드모텔 063-561-0037
워커힐모텔 063-561-5358
황토한옥민박 063-561-0845

 


* 참고 :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063-560-2457

 

 

<출처> 2012. 5. 14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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