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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이 겨울, 혼자 떠나는 겨울 포구여행

by 혜강(惠江) 2012. 1. 31.

 

이 겨울, 혼자 떠나는 겨울 포구 여행

 

 

글, 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진하게 차가워지는 공기에 코끝이 찡해지는 계절이 왔다. 이 차가운 공기가 무겁다고 느껴진다겨울 포구로 떠나보자. 겨울과 포구라. 이 얼마나 근사한 조화인가. 4계절 한 바퀴를 돌고 새로운 봄을 기다리며 한 박자 쉬어가는 지금,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도 찾아가기 수월한 인천 소래포구를 찾았다.

 

 

  전철과 버스를 이용해 수도권 웬만한 곳에선 1~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어린 연인들에게없이도 바다를 만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 가족들에게는 별 부담 없는 나들이 코스로, 들에게는 젓갈이며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 있는 쇼핑(?) 코스로 사랑받는 이유다. 이쯤 눈치챘겠지만 소래포구는 수도권 최대의 재래어시장이다. 

 

  

   

 

 

* 소래포구 어시장에 들어서자 꽃게와 문어 대하 등 싱싱한 해산물이 반겨준다.  

 

 

* 동백하 다음 시즌 잡히는 꽃새우. 크기는 더 크지만 갈아서 김장에 넣을 수 있고,  튀김이나 부침개 등으로도 요리할 수 있다.  

 

 

 

* 바닷가 제일의 군것질 거리, 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 

                      

 

소래철교 위에서 소래포구 석양을 기다리다.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소래 철교 위에 오르면 소래포구 어시장이 한눈에 펼쳐진다. 철교를 사이에 두고 인천 소래포구와 시흥 곶동이 마주하고 있다. 

 

 

 

* 인천과 수원을 잇던 협궤열차가 다니던 소래철교를 건너와 바라본 인천 풍경 

 

 

* 건너편 시흥 월곶에서 인천 남동구 소래로 들어서는 풍경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자리한 소래포구. 서해의 짠물이 육지를 가르며 파고드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소래대교나 소래철교 등을 통해 짠물을 건너면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에 닿는다. 멀지 않은 곳에 월곶포구가 자리하고 있다. 물줄기를 두고 시도군 행정구역이 나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지만 걸어서 채 3분도 걸리지 않는 다리를 건너 인천광역시에서 기도 시흥시로 넘어가는 체험은 왜인지 각별하다. 다리를 건너기 전과 후 모두 쌍둥이처럼 닮은 풍경이 주는 어색함 때문일까.

 

  행정구역을 소개한 김에 소래철교부터 살펴보자. 이곳은 인천 송동과 경기 수원을 잇던 수   인선 협궤열차가 다니던 곳이다. 시속 60km로 뒤뚱거리며 달리던 협궤열차 철길은 그 폭이   채 1m도 되지 않는다. 덕분에 ‘꼬마열차’라는 귀여운 별명을 얻을 수 있었다. 이름이야 귀엽   지만 이용객들은 마주 앉아 있으면 그 사이를 지나가기에도 불편해 고생깨나 했으리라.

 

  일제강점기, 소금을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한 협궤열차는 광복 후에는 학생들의 통학 수단   으로, 1980~90년대에는 낭만과 사랑을 싣고 달리던 이색 철차로 이름을 날리다 1994년 운행을 중단한다. 만성 적자가 큰 이유였다. 이후 홀로 수인선을 증명하던 소래철교는 안전을 이유로 철거될 뻔 했으나 ‘추억과 낭만’을 무기로 살아남았다. 소래포구를 찾는 이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말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자, 소래철교에 올라보자. 인천의 소래와 경기 시흥의 월곶을 잇는 소래철교는 약 126m 길이. 거뭇하게 시간 때 탄 나무 철로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데이트나 나들이로 소래포구를 찾았다면 철교 위에서 바라보는 낙조를 기억해두자. 철교 위에서 소래포구 어시장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진다. 오전 밀물 때를 맞춰 하나 둘씩 고깃배들이 들어선다. 이른 아침 좌판에서 만난 이곳 주민들이 “이따 11시 즈음 생새우 배가 들어온다”고 했다. 아직 시간은 이르지만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 걸음에 포구 어시장으로 내려선다. 

 

사람들 온기로 가득찬 겨울 포구의 다양한 표정

                      

 

 

  고깃배는 의외로 다양한 ‘짠것’들을 품고 돌아왔다. 고기를 채운 어선들이 들어오자 포구는 활력이 넘친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며 금방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꽃게는 물론 주꾸미(지금부터 3월 봄까지 주꾸미철)며 장어, 복어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끔 힘이 넘치는 것들은 과감하게 탈출을 감행하기도 한다. 금방 다시 잡히긴 하지만 날것의 기운이 싱그럽다. 찬바람을 녹이는 열기다. 날이 밝기 전까지만 해도 쓸쓸하다 못해 처량하기 짝이 없는 겨울 포구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은 서해 바다 어디쯤에선가 잡혀 온 짠것들이다.

 

  11월 김장철에는 생새우 잡이 배가 이른 새벽부터 들고난다. 겨울에 잡히는 잔새우를 ‘동백하(冬白蝦)’라고 부른다. 이런, 한발 늦었다. 12월 말 소래포구에서는 동백하보다 갑절은 큰 ‘꽃새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동백하는 새우젓갈용 새우를 생각하면 된다. 젓갈 뿐 아니라 김장에 넣어 시원한 맛을 내기도 한다. 또 튀김가루에 묻혀 튀겨 내거나 부침개에 넣기도 한다. 고소함과 새우향이 살아있는 별미다.  

 

 

 

 “소래에서 이제 꽃게는 끝물이에요. 지금부터 슬슬 주꾸미가 나기 시작하고 3월쯤 되면 제대로 된 놈을 맛볼 수 있어요. 주꾸미 시즌 즈음 봄꽃게 철이 다시 오지요. 7~8월 금어기 지나고 추석 지나 김장철에는 생새우, 그거 지나면서 물메기 아구 간재미 꽃게 장대 등이 많이 나기 시작해요.”

 

  막 잡아온 ‘짠것’들을 두고 금새 좌판이 벌어진다. 오늘의 시세는 주꾸미 kg에 2만원, 꽃게는 1만5000원, 물메기는 4마리에 1만원, 꽃새우는 한말(4kg)에 1만원이다. 시세는 당일에도 차이가 나기도 한단다. 구경 실컷 했으니 이제 맛볼 차례다. 어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생물 말고도 젓갈을 파는 곳이 많다. 바깥쪽으로는 회나 매운탕, 바지락 칼국수, 생선구이 등을 맛볼 음식점이 빽빽하다. 간단하게 회 한점에 한잔하고 싶다면 어시장 옆 바다를 끼고 나란히 자리잡은 노천식당으로 향하자. 겨울 별미 굴이며 꼴두기회도 보인다. 2~3만원이면 회 한 접시 맛볼 수 있으니 이 정도면 훌륭한 겨울 여행이지 않을까.

 

[교통]

 

자가운전
수도권→경인고속도로→서운분기점→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장수나들목→장승백이 사거리(남동구청 방면 우회전)→남동구청 사거리(소래 방면으로 좌회전)→소래포구 어시장 <서울시청 기준 1시간20분 소요 >

대중교통
전철 1호선 개봉역 버스정류장에서 510번 버스 이용. <1시간20분 소요>
지하철 수인분당선 이용 소래포구역 하차 

 

 

[문의]  소래포구 어시장 032-446-4124  / 어촌계 032-442-6887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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