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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서천 신성리갈대밭의 가을 풍경

by 혜강(惠江) 2011. 10. 7.

 

서천 신성리갈대밭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갈대7선'으로 선정

 

 

글·사진 남상학

 

 

 

 

 서천에서 모시로 유명한 한산을 찾기만 하면 된다. 한산에서 작은 시골길로 접어들어 논둑길을 지나면 강을 막아선 높은 둑에 이른다. 둑 중간에 작은 집 한 채가 서 있는 게 이상하다 싶어지면 그곳이 바로 갈대밭이다.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 펼쳐진 신성리갈대밭을 찾아가는 길은 풍요로움이 넘실거렸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 벌판이 그렇고, 도로변 마을의 감나무에서 자태를 뽐내는 탐스런 감이 우리를 즐겁게 했다.

 신성리갈대밭은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사이를 흐르는 금강하구 둑에 잇대어 있다. 충청남도 서천 쪽의 금강 둑에 오르자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 뒤로 아침 햇살을 받아 출렁거리는 금강 물결이 넘실거리고 그 뒤로는 짙푸른 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수십 만 마리의 겨울 철새를 조망하기 좋은 언덕이다. 금강 하구는 늪이 많고 먹이가 많아 겨울이면 고니와 각종 도요새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특히 신성리갈대밭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7선”으로 꼽히고 있으며, 각종 교육기관의 자연학습장으로,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은 우리나라와 북한의 비무장지대의 공동경비구역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여 철을 가리지 않고 연중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금강이 하굿둑으로 막히기 전에는 현재의 갈대밭 둑 너머로 드넓게 형성된 농경지 전체를 덮는 대규모의 갈대밭이었다고 한다. 갈대밭이 훨씬 무성하여 사람이 안에 들어가면 길을 잃고 헤맬 정도였다고 한다. 옛날 신성리 주민은 갈대를 꺾어 빗자루를 만들어 쓰기도하고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꾸리기도 했는데 ‘갈비’라 불리는 신성리 특산품이기도 했던 갈비는 쇠기 전에 꺾어다 삶아 만들면 10년을 썼을 정도로 우수한 제품이었다 한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면서 둑을 경계로 내륙 쪽은 넓은 논으로 변했고, 강 쪽으로는 갈대밭이 생계의 수단이 아닌 관광자원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처음 신성리 갈대밭을 찾은 것은 잎과 줄기가 말라 스산함을 더하는 겨울이었다. 내 키보다 훌쩍 자란 갈대들이 하늘 높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것처럼 보였다. 더구나 철새들의 서식장소로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이곳에 날아드는 고니, 청둥오리검은머리물떼새 등 철새들이 있어 가을과는 사뭇 다른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그런데 오늘은 높이 달아난 하늘과 천리를 내달아 더욱 도도해진 금강 물결이 무성한 갈대와 어우러져 평온함과 애잔한 가을의 정취를 선사해 주는 것 같다. 가을 정취 속에서 깊은 사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가을 갈대숲만 한 곳이 어디 있으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논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둑에 올라서면 금강변에 펼쳐진 신성리 갈대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에 서면 폭 200m, 길이 1㎞, 면적이 무려 20만㎡에 이르는 장대한 갈대밭이 펼쳐진다. 햇볕이 여울지는 금강물결과 신비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갈대밭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다음으로는 숲길을 걸어보는 일. 면적으로 치면 순천만 갈대숲을 따를 수 없지만 순천만은 갈대숲이 갯벌이어서 인공적적인 나무로 만든 데크길을 따라 걷는데 비해, 이곳 갈대숲은 숲 속 여러 갈래로 나있는 모래 흙길을 밟으며 걷게 되어 있어서 더욱 자연친화적이다. 나무 현판에 씌어진 신경림의 시 시를 보게 되는 시점에서부터 갈대밭 산책의 재미가 시작된다.

 

  제법 넓은 공터를 중심으로 먼저 오른쪽의 나무다리를 건너 강 속으로 그림자를 드리운 갈대들의 모습을 보고나서 갈대밭 속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소롯길로 들어가면 된다. 어디선가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새끈한 콧소리도 들리지만 정작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신성리 갈대밭의 갈대는 유난히 키가 크기 때문이다. 걷는 사람들은 키 높은 갈대숲에 파묻혀 빼곡히 들어선 갈대 숲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며 걷는 색 다른 맛이 있다. 특히 중간 중간 재미있는 퀴즈문제를 풀어보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예를 들면,  남녀가 자고나면 생기는 것은? (눈꼽) 1일에 100원씩 부어서 1년에 1억 원이 되는 것은? (황당무계) 문제투성이인 것은? (시험지) 구명보트는 몇 명이 타야 하나? (아홉 명) 헌병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엿장수), 오뎅을 다섯 글자로 하면? (뎅뎅뎅뎅뎅) 산토끼의 반대말은?” (집토끼-IQ 80, 죽은 토끼-IG 90, 끼토산-IQ 100, 알칼리토끼-IQ 110, 판토끼-IQ 120) 등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여자와 공> <치매와 건망증> 등 재미있는 이야기나 “철새는 골다공증이다?”, “철새는 길을 어떻게 알까?”, “철새는 이동하면서 먹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등 철새에 대한 궁금증을 알려주는 교육적인 읽을거리도 만들어 놓아 흥미를 다해주었다.



 한바퀴 하늘과 갈대만을 벗하여 돌아 나오면 머쓱하게 키만 큰 시골아이들이 병정놀이마냥 좌우로 늘어선 억새가 반긴다. 끝으로 보게 되는 억새터널은 한결같이 이어지는 갈대들의 행진에 깔끔한 마무리가 되어준다. 이곳은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던 영화 "JSA(공동경비구역)“의 촬영장소다. 북한군으로 나왔던 송강호와 남한군의 이병헌이 최초로 만났던 달밤의 갈대밭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주요 장면을 알려주는 판넬 앞에서면 나도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 신성리 갈대밭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금강 주변에 ‘지역명소 8곳’을 선정해 ‘생태수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 곧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갈대밭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생태수변공간 조성 사업이 갈대밭을 살리는 쪽으로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생적인 갈대밭은 훼손될 것은 뻔한 일이다. 스쳐가는 나그네로서는 당장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 문의처 : 관리사무소 041-950-4606

 

 

 



<가는 길>


*승용차


1. 서해안고속도로-서천ic-섬거리에서 좌회전, 또는 직진 후 서천시내방향으로 진입-오거리-부여/강경방향의 29번국도-금강하구언입구-한산방향-한산모시관-한산시내초입-sk주유소-사거리-우회전-신성리-갈대밭
2. 호남고속도로-논산ic-연무-강경-정송-임천-29번국도-한산-한산시내초입의 사거리-좌회전-신성리 갈대밭
3. 부여-29번국도-장암-임천-원산-한산

*대중교통


1. 버스편 : 서울남부터미널-서천 대전, 천안, 공주, 부여, 대천, 군산-서천
2. 현지교통 : 서천에서 한산까지 직행버스가 매시 운행-한산에서 신성리까지 택시이용하거나 신성리까지 하루 4회 운행하는 시내버스 이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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