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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천리포수목원, '신의 비밀정원'서 휴가를 즐기다

by 혜강(惠江) 2011. 8. 29.

 

천리포수목원

 

'신의 비밀정원'서 휴가를 즐기다

 

귀화 미국인 총 62ha 조성 400종 이상 다양한 목련 볼거리

 

 

글·사진 신성순 여행작가 
 
 

 

* 멸종위기식물 전시원에 핀 가시연꽃 *

 

 

  온갖 나무와 꽃들로 가득한 너른 정원을 쉬엄쉬엄 걷는다. 그러다가 바닷가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눈부시게 고운 백사장 앞으로 작고 앙증맞은 섬이 두둥실 떠 있다.  닭섬이라고도 불리는 낭새섬이다. 수풀로 우거진 낭새섬은 하루 두 차례 썰물 때면 육지와 이어져 나그네에게 문을 연다.

  이곳은 천리포수목원. 1979년에 한국으로 귀화한 첫 미국인인 민병갈(1921~2002)이 세운 아름다운 식물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출신인 민병갈의 원래 이름은 칼 페리스 밀러(Carl Ferris Miller)로 1945년 미군 해군 장교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한국의 인심과 풍광에 매료되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1962년 어느 농민이 천리포 해변의 땅 2㏊를 사달라고 부탁하면서 수목원 터 구입이 시작되었다. 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땅을 팔았으며 이윽고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목원 조성에 나섰다.

  그는 주식투자로 번 돈을 모두 수목원에 쏟아부었고 해마다 한두번씩 미국의 묘목 경매에 참여해 신품종을 사들였다.  천리포수목원을 키워온 토대는  ‘수목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나무’라는 설립자의 유별난 나무 사랑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천리포수목원은 재정난에 시달렸다. 2002년 그가 타계한 이후에도 재정적 어려움이 계속되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할 형편에 이르자 마침내 2009년 3월 1일부터 일반에 공개하게 된다.

  일반인에게 개방하기 전 천리포수목원의 별명은 ‘신의 비밀정원’이었다. 허락을 받은 식물연구자나 후원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 비공개 시절 연간 1만여 명 정도였던 방문객 수는 이제 20만 명으로 늘었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 받아

 

 

 

 

* 예수의 십자가를 만든 꽃산딸나무 *

 

 천리포수목원은 총 62㏊의 부지에 본원인 밀러가든을 비롯해 생태교육관, 목련원, 낭새섬, 침엽수원, 종합원, 큰골 등 7개 지역으로 나누어 이루어져 있다.

  각 지역의 국지적 미세기후 환경에 따라 다양한 식물 종류들을 알맞게 배치하여 관리한다. 목련류 430여 종, 호랑가시나무류 400여 종, 동백나무 380여 종, 무궁화 250여 종, 단풍나무 200여 종을 비롯해 모두 1만 3200여 종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조성 초기에는 국내 자생종을 중심으로 심어오다가 1973년 이후 외국에서 다양한 묘목과 종자를 수집했으며, 1978년부터는 다국간 종자교환 사업인 인덱스 세미넘(Index Seminum)에 참여해 전세계 식물원과 수목원, 자연사박물관, 식물애호가, 식물재배농장, 대학들과 잉여종자들을 교환하면서 다양한 외국 수종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0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원장 겸 재단이사장인 민병갈이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6년에는 환경부로부터 가시연꽃, 노랑무늬붓꽃, 망개나무, 매화미름, 미선나무 등 멸종위기식물 5종의 서식지 보전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또한 2010년에는 국내 수목원으로는 유일하게 농어촌공사로부터 'R-20(Rural-20) 관광명소'로 선정되었다.

 


남북으로 두 개의 해수욕장 이어져

 

 

 

* 게스트하우스의 하나인 측백나무집 *


 

 

  천리포수목원의 가장 큰 자랑은 목련이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처음 보는 목련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백목련과 자목련만 보아오다가  연지색이나 노란색 목련,  겹꽃이 피거나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늘어진 목련, 만개해도 봉오리를 오므린 목련 등 신기한 목련들로 가득하다.

  전세계 수목원 가운데 400 품종 이상의 목련을 갖춘 곳은 천리포수목원뿐이다. 이러한 진가를 인정받아 천리포수목원은 1997년 국제목련학회 총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천리포수목원은 8채의 게스트하우스와 생태교육관 등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일가족이 편안히 쉬며 묵을 수 있다. 이용객이 많아 예약(041-672-9985)이 요구된다.

  천리포수목원 북쪽으로는 천리포해수욕장, 남쪽에는 만리포해수욕장이 있어 휴가를 보내기에도 그만이다. 천리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1㎞, 너비 200미터, 면적 20㏊에 이른다.

  원래는 고기를 잡던 어막이 많아서 막동이라고 불리다가 1955년 만리포해수욕장을 개장하면서 이곳에도 피서객이 몰려들어 천리포로 바뀌었다.  뭍닭섬과 섬닭섬이 자연적인 방파제 구실을 하여 파도가 잔잔하며 경사가 완만하다.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고 패류와 해초를 채취할 수도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 및 변산해수욕장과 더불어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해변 길이는 약 2.5㎞이며 썰물 때는 수백 미터 너비로 드넓은 백사장이 드러난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며 모래가 고와 가족 해수욕장으로 사랑받는다. 다만 소나무 숲이 백사장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아쉽다. 

 

       

* 썰물 때 천리포수목원과 이어지는 낭새섬 *

* 서해안 3대 해수욕장의 하나인 만리포해수욕장 *
* 천리포해수욕장과 어항 *

         

 

 

찾아가는 길

 

  서산 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난 다음, 32번 국도-만리포해수욕장을 거친다.대중교통은 서울남부, 강남(센트럴시티), 동서울, 인천, 수원, 대전동부, 천안 등지에서 태안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 다음, 천리포 방면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맛있는 집

 

 

  천리포해수욕장 옆의 천리포식당(041-672-9170)은 각종 생선회와 해산물, 우럭매운탕과 꽃게탕, 붕장어구이와 두루치기 등으로 이름난 맛집이다.  특히 갱개미(간재미)무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직접 담근 고추장에 식초, 참기름, 마늘, 파 등을 넣고 양념한 초고추장에 갱개미와 배, 야채 등을 빨갛게 무쳐낸 맛이 매콤하면서 새콤하다. 얼큰한 갱개미찌개와 찜도 일품이다.



<출처> 2011. 8. 24 / 주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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